북극 허풍담 5 - 휴가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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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5

 

허풍이란?

허풍(虛風이란실제보다 지나치게 과장하여 믿음성이 없는 말이나 행동을 말한다.

 

그러니북극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허풍이 섞인 것이라는 것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는 그런 것을 감안하면서그것을 웃음의 포인트로 삼아 읽으라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읽다보니글쎄 허풍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보이질 않는다.

 

대체 어떤 부분이어떤 말들이 허풍이라는 것일까?

혹시 이런 부분이 허풍에 해당되는 것 아닐까?

 

하우나의 할보르그 녀석이 돌아왔다고?

크리스마스 때 돼지 대신 닐스를 잡아먹은 그 할보르가 돌아왔어. (23)

 

여기서 닐스란 사람 이름이다.

그러니 할보르라는 등장인물이 사람인 닐스를 잡아먹었다는 것이다,

이게 허풍 아닐까?

 

잡아먹는다는 말이 은유로 쓰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 사람을 못잡아먹어 안달이다라는 말도 하지 않는가그러니 그런 은유로 쓰였다면 이것 역시 허풍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인 닐스를 잡아먹었다는 게 은유가 아니라, 사실인 듯 하다. 

 

그런 화제의 주인공 할보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할보르는 지금 신부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 관한 질문을 받은 할보르이렇게 답을 한다.

 

아직 공부를 다 마치지는 않았어그래도 몇주간 사제를 보좌했지그때 여기에 뭔가를 두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그게 뭔지 기억이 안 나. (31)

뭘 잃어버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면 하우나에 가봐. (32)

 

이 소설에는 등장인물들이 많다.

위에 소개한 할보르,

로이비크작은 페데르센

모르텐슨닥터

밸프레드한센 중위

매스 매슨검은 머리 빌리암

백작볼메르센

시워츠,

비요르켄낮짝라스릴

헤르베르트안톤

피오르두르,

올슨

 

이렇게 모두 19명이다이밖에 중간에 등장하는 인물까지 합하면 20여명이다.

 

이 소설은 그런 등장인물 사이에 벌어지는 아기자기한 사건들이 주가 된다.

그런 사건들, 마치 시트콤 같은 소소한 사건들이 벌어져그게 웃음을 주기도 하는데 웃음의 강도는 그다지 세지 않다나의 정서가 그런 웃음 포인트 찾아내는 데 실패한 것일까.

 

그렇게 소설이 진행이 되는가 싶었는데갑자기 하늘에서 사건이 일어난다.

미스 마 킨 마흔이 등장하여비행기를 타고 그린란드를 비행하다가불시착하게 된다.

 

거기에서 운명의 만남이 이루어지는데바로 미스 마 킨과 할보르가 만나는 것이다.

미스 마 킨은 여자할보르는 남자다.

그렇게 만난 두 명의 남녀는 한 침낭에 들어가 하룻밤을 새게 된다.

 

돌이 쪼개질 만큼 날씨가 차서 할보르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 모습을 보고 마 킨이 침낭의 단추를 끌렀다그리고 안으로 들어와 같이 자자고 권했다.(241)

 

그다음 벌어진 일은?

 

둘은 비밀을 나눈 사이가 되었다그리고 어느새 암묵적 동조 아래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다어느 저녁할보르가 잃어버린 것을 찾아 떠나온 여행의 목적을 이야기할 때였다마 킨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로 그의 목을 감쌌다. (249)

 

그래서 이런 결말이 등장하게 된다.

 

할보르그러니까 찾았다는 게 뭐야?

당연히 나 자신이지노르웨이로 끌려갈 때 나는 이미 나 자신을 잃었었어.

 

할보르는 미스 마 킨과 사랑을 시작하면서잃었던 그 자신을 찾은 것이다.

 

그렇게 잃었던 자기 자신을 찾는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의 주제가 아닐까?

이 소설 북극 허풍담은 시리즈로 계속 나오고 있는데이 책은 그 시리즈 중 5권째이다.

이 책 5권의 주제는 바로 그것운명의 만남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찾았다는 할보르의 발언이 혹시 허풍? 그건 아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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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 - 패권전쟁으로 이해하는 역사의 흐름
썬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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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

 

미국과 러시아의 역사를우리 역사와 관련하여 공부하는 책이다.

미국과 러시아지금 시대에 가장 강력한 국가들인데우리나라는 그 두 개의 나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련이 있다.

그 두 나라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심대한 영향을 미쳤는데그게 이 책을 읽어 그 두 나라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먼저저자의 역사를 읽는 눈을 살펴보자.

 

때로는 단순하게, 무조건 역사책을 줄줄 읽는다고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그 많은 역사(역사적 사건)속에서 우리와 관련이 있는 역사를 알아야그 역사가 제대로 우리를 이끌어갈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역사는 다 연결되어 있다.

역사적 사건 가운데 아무 맥락없이갑자기 발생한 사건은 단 하나도 없다.

한때 일본에 문화를 전파할 정도로 선진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발전이 느렸던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을 때는 그 원인이 있다.

한국 전쟁에 미국이 참전한 것은 단순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할 때이런 상관관계를 하나씩 차근차근 엮어가며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와 관련 있는 미국과 러시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미국 편은

 

미국의 성립과 영토 정리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해서 다음과 같은 항목에 중점을 두고 읽어야 한다.

 

2장 독립 혁명과 미국의 탄생

3장 끝없는 영토 확장

 

'끝없는 영토 확장'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이루어진 다음에는 그 대상을 해외로 넓히고 있다.

<5장 화려한 번영으로의 길>에서 그것을 다루고 있는데바로 아시아로 그 발을 넓히는 것이다.

 

해서 그중의 하나일본과의 관계에서 우리나라를 일본에 넘긴 것이다,

가쓰라 태프트 밀약.

미국은 그 대가로 필리핀을 식민지로 삼을 수 있었다.

 

러시아 편은

 

권력의 변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해서 다음과 같은 항목에 중점을 두고 읽어야 한다.

 

2장 러시아 제국에 닥치는 그림자

3장 끝없이 부는 러시아 혁명의 바람

4장 제국의 붕괴와 소련의 탄생

 

러시아의 흥망은 로마노프 황조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다.

 

러시아가 유럽에서 당당한 국가로 성립된 시기도 로마노프 황조였고

고종이 한양에서 러시아 공관으로 도망을 간 아관파천도 로마노프 황조때의 일이다.

그리고 레닌에 의해 무너진 러시아의 최후 황제 니콜라이 2세도 로마노프 황조였다.

 

다시이 책은? - 미국과 러시아를 공부할 필요성상관관계

 

우리나라가 실질적으로 일본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된 것은 러시아와 일본이 싸웠던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패한 다음이다.

 

러일 전쟁 직후미국의 포츠머스에서 강화조약이 체결되었는데이때 우리나라의 지위가 결정된다.

 

일본이 대한제국에 대해 정치군사경제적 우월권이 있으며 관리 감독보호 조치할 수 있음을 승인한다.“

이 포츠머스 조약 이후로 실질적으로 대한제국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버린다.

거기에 한술 더 떠일본의 가쓰라와 미국의 태프트 사이에 밀약 하나가 체결된다.

가쓰라 태프트 밀약.

 

미국은 일본이 한국을 병합하는데 동의하고일본은 미국이 필리핀을 식민지로 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미국은 우리나라를 한동안 실제로 통치한 적이 있다해방 직후의 군정시대다.

 

조선 시대왕비가 일본 낭인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한 후에당시 임금 고종은 러시아 대사관으로 피신했다이를 아관파천이라 한다.

 

이렇게 미국과 러시아는 우리나라와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그래서 이 두 나라의 역사,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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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젠 ; 미완성 국가 - 장성주 장편소설
장성주 지음 / 북레시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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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젠 미완성 국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는

 

조금 아쉬운 감이 있었다이 책 내용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어진 정보는 책의 뒷날개에 기록된 등장인물에 관한 정보,

그것도 아주 불완전한 것이었다.

 

네오젠미완성 국가』 등장인물 소개

(책의 뒷날개에 수록된 내용들이다이를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에 밑줄을 그어본다.)

 

최이안무표정무반응무감 그 자체인 26세 남성유독 새카맣고 위협적인 눈을 가졌다열두 살 때 끔찍한 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은 뒤 유일한 친구인 도스를 제외하고는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않는다바이러스로 달라진 세상에서도 이안만큼은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는다.

 

도스말 많고 감정적인 26세 남성이안을 두려워하는 동시에 그가 가진 무감과 카리스마를 동경한다이안의 잔인한 이면을 가장 잘 아는 인물전쟁과 동시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끔찍한 시간을 보낸다.

 

포먼: 52정형외과 교수이자 대학 병원장으로 재직했으나 비리에 휘말려 병원에서 쫓겨난 뒤 면허마저 박탈당한다유연하지 못한 외골수에 괴짜전염병과 전쟁으로 생존을 위한 길을 떠나던 중 이안과 도스의 목숨을 구하는 한편 서쪽 무리를 헌신적으로 돌본다.

 

미아포먼의 외동딸. 26태어나면서부터 어머니를 잃고 바쁜 아버지 밑에서 홀로 자랐다똑똑하고 매력적인 그녀는 외로움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욱 밝게 행동한다타인의 안위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희생하는 아버지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카알네오젠 본부의 실세인 의문의 남성나이도출신도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강박적으로 깔끔한 외모와 짐승처럼 날카로운 눈을 가졌다자신이 전쟁 전 국제적 구호 기구의 책임자였다고 주장하며 생존자들을 구제하고 문명을 재건할 사명을 가졌다고 말한다.

 

카알과 본부의 견제를 받는 서쪽 무리의 지도자배를 타고 다른 나라에서 도망쳐 온 남자라는 것 외에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는 인물이다치료제를 거부하는 서쪽 주민들은 그를 영웅으로 여기며 전적으로 따른다.

 

밑줄 친 부분을 종합해 본다 할지라도등장인물 소개를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별로 없지 않은가?

 

본부서쪽 무리전쟁과 바이러스로 인해 세상이 달라졌다.

서쪽 무리는 치료제를 거부한다이 정도다.

그래서 이 소설에 관한 간략한 정보라도 더 있었으면 했다.

네오젠이란 국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

네오젠이 대두되기까지의 정세 상황들을 알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소설 속 줄거리가 서서히 떠오른다.

 

그런데그런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를 깨닫게 되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프롤로그를 지나, 1장과 2장으로 접어들 무렵소설의 줄거리가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면서 진행이 된다.

현재는 2038년 3

과거는 2029년 6월 (26), 2024년 8(51등등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현재의 모습이 이루어진 그 상황의 배경을 엮어 보여 주고 있다.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우리의 허를 찌르는 작가의 묘수가 등장한다.

바이러스라 하니까그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인간의 몸에 어느 부분 망가지는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이 바이러스는 그런 바이러스가 아니다.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이런 증세가 나타난다.

 

발작그리고 무력함살아남은 자들중 대부분은 어딘가 고장난 듯 동요가 없었고일부는 특정한 자극을 받으면 응축된 감정을 미치광이처럼 터뜨리곤 했다. (8)

 

환자들은 감염후 평균 2주의 잠복기를 거칩니다초기 증상으로 저체온증을 동반한 세미 코마 상태에 돌입해 동면상태와 비슷한 양상을 거칩니다이후 의식을 회복하고 동시에 고열다량의 구토심한 두통 등의 증세를 보이는데특징적으로 감정 억제 능력의 손실을 보입니다. (29)

 

그런 증세에 치료제는?

 

그런 증세를 가진 자들에게 본부는 치료제를 투여한다.

여기에서 그 치료제에 대한 반응이 두 가지로 갈린다.

 

한 쪽은 이의없이 치료제를 받고 치료를 받아들이는가 하면다른 한쪽은 그 치료제를 거부한다거부하는 사람들이 만든 공동체는 서쪽 구역에 모여 산다.

 

서쪽 구역의 리더가 센이란 사람이다.

여기 이 소설에서 센은 자기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다가 나중에 충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렇게 허에 허를 찌르는 작가의 솜씨가 탁월하다.

 

이하는 스포일러라 조심스럽다.

 

그래서 등장인물들모두 애는 쓰는데어찌된 셈인지 그들이 하는 역할에는 힘이 실리지 않는 느낌이 든다모두가 어떤 큰 힘이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는 듯......

 

<네오젠미완성 국가>라 한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저자 소개에 의하면, 저자는 네오젠 미완성 국가』 후속편을 구상중이라는데그 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까?

 

더 이상 이야기를 하자니모든 게 스포일러의 대상이 되어 조심스럽다.

이런 글도 하지 말아야 하나?

이 소설 결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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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 소설처럼 읽는 고대 그리스 생활사
필립 마티작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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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등장인물들

 

이 책 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는 고대 그리스인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그들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을까?

저자는 그 시대 생활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그들이 어떻게 살아갔는가를 보여준다.

 

그 여덟 명의 주인공은 다음과 같다.

 

농부외교관노예 소녀달리기 선수,

어린 신부건축가리라 연주자상인

 

평범한 이들이 1년간 살아가는 모습이 묘사되고 있다알렉산더 대왕 이후의 헬레니즘 시대를 살아간 고대 그리스인들의 삶과 가치관이 이들의 모습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비교를 해보자.

 

(10-11)

농부 외교관 노예 소녀 달리기 선수어린 신부 건축가 상인 리라 연주자

 

(12- 1)

농부 외교관 도망자 달리기 선수어린 신부 건축가 상인 리라 연주자

 

비교해보면위에 기록한 인물들중 한 명의 신상이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10-11)에서 노예 소녀가 (12- 1)에서는 도망자로 바뀌었다그것을 보면 노예 소녀의 신상에 변화가 생긴 것이 분명하다즉 노예였던 소녀는 도망을 쳐서 도망자의 신세가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8명의 대표 인물을 추려내그들의 인생을 이야기 속에 담아내는데그 안에 그들의 삶이 녹아들어 있다.

 

이들은 어디서 만나게 될까?

 

저자가 단순히 8명의 인물을 통하여 각각 그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으로이 책은 그치지 않는다저자는 그들 모두가 만나게 되는 그림즉 빅 픽쳐를 그리고 있다.

 

어디에서 만나게 될까농부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이제 12개월이 지나면 133회 올림피아 제전이 이피타가 꾸려 나가는 농장 근처의 올림피아 경내에서 열리게 된다지금껏 이피타와 그녀의 가족들은 몇 세대에 걸쳐 이 제전에 참가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면서 넉넉한 생활을 꾸려 왔다. (19)

 

133회 올림피아 제전이 열리게 되는 그 시점을 왜 명시했을까?

그게 저자가 그려놓은 타임라인이다그 시점을 향하여 모든 인물들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있다등장 인물과의 관련성이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 어떤 관련이 있게 되는 것일까하나만 예를 들어본다.

 

역시 농부 이야기다.

농부에세 아들 하나가 있다그 아들은 타지에 나가 있다.

 

그 아들은 현재 엘리스의 시가지 중심부에 살면서대부분의 시간을 자신만의 만족을 추구하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철학 연구나 리라 연주에 할애하고 있다. (22)

 

이 아들이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창구가 되는 것이다.

 

(농부이피타의 가족은 아테네에 살고 있는 이곳 엘리스 출신의 어느 가족과 크세니아’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크세니아란 피가 섞인 관계는 아니지만 필요할 경우 서로를 돌봐주는 전통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78)

 

이렇게 밑밥을 깔아놓은 저자아테네에 살고 있는 크세니아는 과연 누구일까?

위에서 소개한 인물 중 누구와 연결이 될 것 같은가?

 

더 읽어보자.

 

이렇게 크세니아 관계로 맺어진 사람들을 보통 크세노스라고 불렀다이런 관계는 평소에도 대단히 유용했는데특히 조심스럽게 알아본 결과 아테네의 크세노스에게는 혼기가 찬 딸이 하나 있었다. (79)

 

다시 그쪽으로 건너가 보자.

 

이 경우 엘리스의 칼리피데스는 혼기에 접어든 아테네의 처녀 아피아를 원하고 있다. (156)

 

칼리피데스는 농부 이피타의 아들이다그 아들은 현재 엘리스에 살고 있다.

그러면 두 사람의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8명의 등장 인물들은 연결이 되고 있다.

저자는 그렇게 등장 인물들을 도처에 깔아놓고 서서히 말들을 움직여서 나중에는 함께 만나게 하는 행마법을 구사한다그렇게 해서 빅 픽쳐를 그려놓고 있다.

 

다시이 책은?

 

그리스 인문학이란 주제로 그동안 공부를 해오고 있었다.

그리스 신화로부터 시작하여그리스 비극 그리고 호메로스까지 읽어보면서 그리스 문화를 만들고 이끌어온 원동력이 무엇인가를 살펴보고 있다.

 

그런데 아쉬움이 있었다. 바로 고대 그리스의 배경이 되는 그리스인들의 실제 생활상을 알고 싶었는데그게 그런 작품 속에서 조각 조각 발견할 수 있을뿐전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신화비극고전에서 이야기 사이 사이로 그리스인이 살아가는 모습을 조금씩 알아볼 수 있었을 뿐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그게 아쉬웠다.

 

그런데 이 책이 나의 그런 아쉬움을 채워주는 자료를 담고 있었다.

소설적인 서술을 통해 8명의 삶에서 고대 그리스인의 실제 생활을 알아볼 수 있었다.

물론 이 책도 아쉬움은 있다기원전 500년전의 그리스가 아니라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 전쟁이 끝난 약 100년 뒤헬레니즘 세계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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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서울 1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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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서울 1

 

호메로스의 장편 서사시 오디세이아는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파란만장한 귀향기이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후 오디세우스는 고향 이타케로 고난의 귀향길에 오른다.

그렇게 시작한 귀향 행로에서 그는 모진 고난을 당하면서무려 10년간 항해를 계속하여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다른 전승에 의하면 그는 고향 이타케에 안주하지 못하고 또다른 여행을 한다.

그의 피 속에는 모험과 방랑의 DNA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그처럼 다시 모험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선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는 그 후로 몇 번이고 다른 작가의 손에 의해 변주되어 이 땅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이 책도 그중의 하나이다.

 

오디세이아 서울

 

작가 이문열을 오디세우스를 내세워서울이라는 바다를 항해하게 만든다다만 실제 오디세우스가 아니라이 책에는 그 오디세우스의 역할을 몽블랑 볼펜이 맡았다.

 

몽블랑 볼펜몸통이 좀 굵고 우툴우툴한 은장 제품으로 모델 번호는 1644, 제품 번호는 DB 258064이다. (15)

 

주인공 격인 볼펜의 뒤를 따라 나서기 전에저자가 말하는 출항에 나서는 마음을 읽어보자.

 

따라서 나의 항해는 아주 오랜 옛날 오디세우스란 어떤 씩씩한 희랍 사내가 겪었던 그것과 비슷해질 공산이 크다한 눈먼 음유시인이 그 사내의 고난과 모험을 읊고 거기에 붙인 제목을 내 항해일지의 제목으로 빌려쓰는 것은 바로 그런 까닭이다. (11)

 

이 책의 첫 장인 <출항의 노래>에서 저자가 붙인 출항의 변이다.

 

출항의 변에 이어서 저자는 오디세우스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덧붙인다해서 이 책을 읽는데 굳이 오디세우스에 대한 사전 정보 없어도 괜찮다저자가 사전 정보를 깔아주기에 주인공인 몽블랑 볼펜의 뒤를 따라 항해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오디세이아 서울은 1,2 권 모두 두 권으로 이루어졌는데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출항의 노래

가슴 없는 섬

거인들의 숲

마녀들

슬픈 원주민들

난파

 

2,

 

표착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동네

가난한 사람들

희극 또는 비참

돌아온 이카루스

깃발은 쓰러지고 동지만 남아

짜르를 기다리며

 

이런 타이틀을 읽으면호메로스를 읽어본 독자들은 금방 오디세이아의 내용을 떠올릴 것이다. 1권의 <거인들의 숲>이란 말을 들으면바로 오디세우스 일행이 중간에 들렀던 외눈박이 거인의 섬을 떠올릴 것이다그런 식으로 이 책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오버랩 되기에 이 책을 읽으면호메로스를 소환하여 오디세이아와 오디세이아 서울그렇게 두 권을 읽는 즐거운 기분이 들 것이다.

 

대 항해의 시작은?

 

주인공인 몽블랑 볼펜의 항해 시작은 프랑스 파리의 드골 공항 면세점이다.

거기에 진열되어 있다가만난 주인이 바로 우리나라의 김사장김왕흥씨다.

 

김사장이 여행하고 남은 돈을 모두 털어 산 게 바로 주인공 볼펜이다.

그렇게 하여 김사장의 호주머니에 꽂혀 우리의 오디세우스는 항해를 시작하는데맨 먼저 도착한 곳이 서울에 있는 김사장의 집이다.

 

주인공은 거기에서 김사장의 가족 구성원들의 행동을 통하여 서서히 서울이라는 곳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살펴보게 된다.

 

그는 김사장의 가족을 이렇게 부른다. ‘가슴 없는 섬

 

나는 김왕흥 씨네 집을 가슴없는 섬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솔직히 고백하면 그것은 바로 한여사 때문이다. .... 그녀를 근거로 그런 이름을 붙인 게 얼른 듣기는 이상할지도 모르겠다하지만 내게는 나름의 까닭이 있다. (89)

 

그 까닭을 알아가는 게 이 소설의 줄거리가 된다독자들은 김사장의 가족을 통하여 우리나라 중산층의 겉과 속을 샅샅이 살펴볼 수가 있는데그 사정은 이 책이 쓰여질 당시인 몇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거인들특히 외눈박이 거인들

 

나는 궁금했었다.

저자 이문열이 오디세이아의 거인을 현대에 옮겨와 어떤 식으로 모습을 드러나게 할 것인가그게 궁금했었다.

 

저자는 거인외눈박이 거인을 이렇게 변주하고 있다.

 

그날 나는 네 명의 퀴클로페스 와 한 님페를 보고 돌아왔다그리고 이튿날부터 같은 항로를 되풀이 왕복하게 되면서 나는 더 많은 퀴클로페스더 많은 님페를 만나게 된다. (145)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되는 외눈박이 거인의 현대적 모습은 어떨까?

 

부동산 업자.

여기 또 한 명의 거인이 있다하지만 이 거인은 외눈박이다오직 부동산을 통해서만 세상을 보는 .......(151)

 

화상(?商)

거인같이 느껴지게 했다.하지만 성한 거인이 아니라 외눈박이 거인에 지나지 않았다무엇이든 자신이 가장 값나간다고 단정한 것을 외눈으로 삼아 세상을 보고 해석하며또 그 해석에 따라 충실하게 움직일 뿐인그리하여 함부로 굴리는 자신들의 거구에 세상이야 뭉개지건 짓밟히건 깨어지건 부서지건 아무런 주저가 없는. (155)

 

그렇게 우리의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서울을 항해하며서울을 묘사한다그 곳은 바로 오디세우스가 고난의 항해를 했던 바로 그곳이라고.

 

그 다음 타이틀그리고 2권에서도 역시 오디세우스는 고난의 항해를 계속할 것이다.

 

다시이 책은?

 

이 책은 저자 이문열이 1990년대 서울의 세태를 신랄하게 묘사한 것이다.

그래서우리에게 다가오는 서울의 모습은 지금부터 무려 30년 전의 모습이지만지금도 한결같이 변함이 없는 동일한 모습으로다가온다 

그러나 그 역시 30년전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호메로스가 묘사한 오디세이아』 이후 인류가 겪으면서 보여주었던 다양한 인간사가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었을 것이다.

 

해서 이 책은 오디세이아의 변주이면서그동안 살아왔던 인류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여 그려낸한 폭의 그림이라 할 수 있다변함없이 이어지는 연속화 중의 한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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