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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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

 

먼저 이 곡 듣고 - 감상하면서 - 시작하자.

 


 

<크로이처 소나타>라는 말을 알게 된 것은 톨스토이로부터다.

그의 소설 크로이처 소나타를 읽고서그 것만 알았었는데그게 원조(?)가 따로 있었던 것이다.

 

그걸 이 책으로 알게 된다바로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이다.

톨스토이는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에서 영감을 받아 같은 제목으로 소설을 썼다.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9>이란 원제보다 더 많이 불리는 별칭으로베토벤이 이 작품을 프랑스 출신의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루돌프 크로이처에게 헌정해서 붙은 제목이다아이러니한 것은 루돌프 크로이처는 평소 베토벤에게 좋은 감정이 있지 않았던 데다가이 곡을 두고 난폭하고 무식한 곡이라 칭하며 연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99)

 

베토벤으로부터 그렇게 시작한 <크로이처 소나타>는 톨스토이에게 영감을 주었고소설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화가 르네 프리네가 그림으로 형상화했다제목은 역시 <크로이처 소나타>.

 


 

그런데 영감은 거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체코의 작곡가 레오시 야나체크가 톨스토이의 소설을 읽고 감명을 받아 <현악 사중주 1> ‘톨스토이의 크로이처 소나타로부터 영감을 받아를 작곡한다.

 

이렇게 베토벤에서 시작해서 톨스토이프리네야나체크까지 영감은 흐르고 흘러간다그렇게 연결이 된다는 것을 이 책에서 배운다저자 덕분이다.

 

저자는 바이올리니스트이수민.

악기만 연주하는 게 아니라 그림도 그린다거기에 인문학적 안목이 뒷받침되니위와 같은 영감의 흐름을 추적해 낼 수 있는 것이다.

 

()과 횡(), 이음줄과 붙임줄로 종횡무진(縱橫無盡)

 

예를 들어보자타이틀이 <커피 한 잔 어때요?>

커피와 관련된 음악생각나는지?

저자의 글에 기대어보면 바흐차이콥스키피아졸라그리고 쇤필드가 연결이 된다, (139)

이건 종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다.

 

바흐의 <커피 칸타타>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중 아라비아 댄스는 커피 요정의 춤이라고도 불리며 신비롭고 나른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

피아졸라 <탱고의 역사>중 카페 1930’

쇤필드의 <카페 뮤직>

 

저자는 이글의 끝머리에 커피와 클래식의 공통점을 이렇게 덧붙인다.

입문이 다소 어려울 수 있으나 점차 자신만의 취향을 갖게 된다는 것,

혼자 즐겨도 좋으나 여러명이 함께 해도 좋다는 것,

순간의 감각이지만 기억에 평생 남을 수도 있다는 것,

똑같은 것을 접해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것......(146)

 

횡으로 연결되는 것은?

마티스와 에릭 사티 (22)

워홀과 거슈인 (32등등

 

다시이 책은?

 

'지금까지는 바이올린으로 나를 표현했다면이제부터는 말과 글과 그림으로 나를 표현해야겠다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10)

 

저자의 그런 결심이 고맙다그 결심 덕분에 독자인 내가 음악에그림에 그리고 그런 음악과 미술의 종횡(縱橫)을 오감으로 느끼게 된다.

 

오감이란 말이 빈말이 아니다.

이 책에 저자가 공들여 집어 넣은 큐알 코드그게 이 책을 더욱 가치있게 해준다.

책에 저자가 곡을 해설하면서 붙여 놓은 큐알 코드를 일일이 확인해들으면서 책을 읽었다그러니 오감 만족이 현실로 이루어진다.

[오감 만족 (五感滿足) :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의 다섯 가지 감각이 모두 흡족함.]

 

그런데 뭐 여기서 후각과 미각이 어디에 있냐고 따진다면?

그건 느낌이다시각과 청각이 어우러지니 후각도 미각도 덩달아 함께 춤을 추는 것이다.

 

그렇게 책에서 온갖 감각이 우러나오니책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가을에는 이런 책으로 몸을 적셔야 한다눈도 귀도 흠뻑 젖어보는 것그래서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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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그리스 로마 신화 - 세상을 다스린 신들의 사생활
토마스 불핀치 지음, 손길영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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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우리가 읽고 있는 그리스 신화에는 저자가 있다.

예컨대헤시오도스와 호메로스가 있는가 하면,

핀다로스아이스킬로스소포클레스에우리피데스아리스토파네스가 있고,

로마 시대에 들어서베르길리우스와 오비디우스가 있다.

그 뒤로도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아폴로도로스가 나타난다.

그러다가 현대에 이르러토마스 불핀치가 그리스 신화를 총정리 해서 우리 손에 이르게 된 것이다.

 

말하자면현대에 이르러 불핀치가 그리스 신화를 집대성해 놓은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은 그리스 신화의 최종 완결판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이 책한 권으로 그리스 신화의 모든 신들영웅들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첫 번째그리스 신화는 변한다변했다변해 왔다.

 

그래서 여러 가지 이본이 생겼다.

같은 신이라도 책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예컨대오이디푸스 신화의 예를 들어보자.

 

라이오스는 시종 하나만을 대동하고 델포이로 가는 도중 좁은 길에서 이륜 마차를 몰고 있는 한 청년을 만났다청년이 명령대로 길을 물러서기를 거부하자 왕의 시종은 청년의 말을 한 마리 죽였다청년은 크게 노하여 라이오스와 그의 시종을 죽였다. (이 책, 216)

 

이렇게 되어있는 오이디푸스 신화를 소포클레스는 다음과 같이 변형한다.

 

오이디푸스 질문이 하나 있소.

이오카스타 나 또한 두렵지만 내가 아는 것은 모두 말하리다.

오이디푸스 그는 혼자였소아니면 무장한 근위대와 함께였소?

이오카스타 일행은 모두 다섯이었소왕께서는 마차에 타시고 왕의 깃발을 든 시종도 있었지요.

오이디푸스 그 일을 테베에 알린 자는 누구였소?

이오카스타 노예였소유일한 생존자였지요.

 

이 책 라이오스는 시종 한 명과 함께 길을 갔다즉 2명에 불과했는데모두 죽었다.

소포클레스 일행은 모두 다섯이다그중 한 명은 살아남았다.

 

소포클레스는 극의 진행을 위하여 라이오스 일행의 수를 더하고그중 한 명은 살아남은 것으로 변형했다.

 

그렇게 그리스 비극은 때를 따라상황에 맞게 변형이 되는 것이다. 바뀌는 것이다.

 

오디세우스가 만난 스킬라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 후에 고향 이타카로 돌아오는 길에 모진 고생을 한다.

그 고생길 중에 스킬라를 만난 것도 포함이 된다.

오디세우스의 항로에서 스킬라 곶의 스킬라와메시나 협곡의 카리브디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는 선택지가 유명하다.

스킬라의 경우 고래든 괴물이든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긴 하지만머리가 6개 뿐이라 한번에 여섯명까지만 사냥할 수 있었다반면 카리브디스는 소용돌이 그 자체이므로 배가 통째로 난파당할 위험이 있다.

오디세우스는 고민하다 결국 스킬라를 상대하는 것으로 부하 6명을 제물로 바치고 통과할 수 있었다이는 관련 숙어가 있을 정도로 유명한데, Between Skylla and Charybdis 라고 하면 진퇴양난의 상황을 가리킬 때 사용한다.  - 인터넷에서 

 

 그런 스킬라는 이 책에서 세 번 등장한다.

 

첫 번째 스킬라 : 7장의 <페르세포네글라우코스와 스킬라>

두 번째 스킬라 : 13, <사랑 때문에 부모를 버린 스킬라>

세 번째 스킬라 : 29, <오디세우스의 모험 키클롭스와 라이스트리곤스킬라와 카립디스>

 

먼저세 번 등장하는 스킬라는 같은 인물인가?

 

첫 번째 스킬라는키르케의 미움을 받아 괴물로 변하게 되고결국 마침내 한 개의 바위로 변했다. (116)

 

두 번째 스킬라는메가라 왕의 딸이다그녀는 자기 나라를 정복하기 위해 쳐들어온 적의 나라 왕 미노스를 좋아하게 되어아버지의 머리카락을 베어들고 적군의 진지로 찾아간다그러나 미노스 왕은 운명의 약탈물을 거절한다너와 같은 괴물로 더럽혀져는 안 된다 하면서 그녀를 버린다미노스 왕이 탄 함대가 떠나려 하자 그녀는 바닷속으로 뛰어 들었다. (182)

 

세 번째 스킬라는전에는 아름다운 처녀였는데키르케에 의하여 뱀 모양의 괴물로 변하였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그녀는 높은 절벽 위에 있는 동굴 속에서 살며그곳으로부터 긴 목을 내밀어 그 목이 닿는 거리를 통과하는 배가 있으면각 배의 선원들을 한 사람씩 하나하나의 입으로 잡아먹는 것이었다. (414)

 

첫 번째와 세 번째 스킬라가 같다. 그 스킬라가 오디세우스가 만난 스킬라다.

두 번째 스킬라는 다른 스킬라다그걸 이 책으로 알게 된다.

 

같은 항목에 다른 이야기도 들려준다.

 

불핀치는 같은 항목에 대하여 한 가지 이야기만 전하는 게 아니라다른 이야기가 있을 경우 그것도 알려주고 있다예컨대 판도라의 경우다.

 

다른 이야기에 의하면, 판도라는 제우스의 호의로 인간을 축복하기 위하여 보내졌다는 것이다판도라는 그녀의 결혼을 축복하기 위하여 여러 신이 선사한 물건이 들어 있는 상자를 받았었다그녀가 무심코 그 상자를 열었더니 선물이 다 달아났는데오직 희망만이 남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앞서의 이야기보다 더 진실성이 있는 것 같다왜냐하면 희망이란 매우 값비싼 보석과 같은 것이므로 그것이 앞서의 이야기처럼 모든 재난으로 충만되어 있는 상자 속에 들어 있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이와 같이 해서 세계의 주민이 살게 되었는데 그 최초의 시대는 죄악이 없는 행복한 시대로서 황금 시대라고 불리었다 (39)

 

이런 글도 읽게 된다.

 

아틀라스와 헤라클레스 :

헤라클레스가 이 땅에서 목숨을 다하고 죽게 되자제우스는 그를 하늘로 불러올린다.

네 마리의 말이 이끄는 마차에 태워 하늘에 오르게 하여 별들 사이에 살게 하였다.

 

그런데 아틀라스의 반응이 책에서 읽게 된다. 

그가 하늘에 도착하였을 때에 아틀라스는 짐이 더 무거워진 것같이 느꼈다. (262)

 

이건유머로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가니메데스의 임무 ;

청춘의 여신 헤베는 신들에게 술을 따르는 일을 맡고 있었는데하늘에 올라온 헤라클레스와 결혼을 하고 난 뒤 그 일을 그만 두었다.

그러자 그 뒤를 이어 그 일을 가니메데스가 맡게 된다,

이 소년이 이데산에서 동무들과 놀고 있을 때 독수리로 변신한 제우스가 하늘로 납치하여 헤베의 후임으로 임명했다는 것이다. (263)

 

다시이 책은?

 

이 책을 그리스 신화의 베이스 캠프로 생각하면 되겠다.

이 책을 베이스 캠프로 생각하고거기에 각종 신화집들의 내용을 더하고감하면서 그리스 신화의 세계를 탐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이 책의 내용과 다른 신화집에서는 어떻게 변형이 되고 있는지 살펴보면 그 변화과정에 드러나고 있는 당시 상황도 저절로 알게 되어신화를 읽는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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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유토피아 - 에덴의 기억이나 예감이 없다면 숨을 쉬는 것도 형벌이다
에밀 시오랑 지음, 김정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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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유토피아

 

역자의 말이 맨 앞에 놓여있다그러니 그럴 읽어보고책을 시작하게 된다.

그중 기억에 남는 말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시오랑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냉혹하다.

모든 인간의 활동은 유토피아와 반대의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시오랑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렇게 인본주의적이다. (6-7)

 

이 책에는 저자의 글 6개가 실려있다.

 

<두 유형의 사회에 대하여>

<러시아와 자유의 바이러스>

<폭군의 학교에서>

<원한의 오디세이아>

<유토피아의 메커니즘>

<황금기>

 

그렇게 읽어간 글첫 번째 글부터 막힌다이제 뭐지무슨 글이야편지글인가?

편지글인 것은 맞다글 앞머리에 이런 글이 써있으니까.

멀리 있는 한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그렇게 첫 번째 글을 두 번아니 세 번을 읽어도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내용도 그렇거니와 글쓴 이의 상황을 모르니 무슨 영문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것이다.

별수 없이 책을 덮고 탐험을 시작했다이 책의 저자는 누구며이 책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알아볼 심산으로 인터넷을 헤매고 다녔다.

 

그러다가 다음과 같은 글을 만났다바로 예스 24의 이 책 소개문이다.

 

<예스 24 책 소개글>

 

나치 독일의 멸망으로 루마니아가 소련의 위성국으로 사회주의국가가 되어버리자파리에서 무국적자로 머물러야 했던 에밀 시오랑은 루마니아어와 이별하고 프랑스어로 글을 쓰기로 결정한다역사와 유토피아는 1960년에 출간된 그의 네 번째 프랑스어 작품으로 상까지 수상하며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첫 에세이 두 유형의 사회에 대하여는 루마니아 철학자 콘스탄틴 노이카(Constantin Noica)에게 보낸 편지로자본주의 사회와 공산주의 사회를 비교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권력과 역사의 흐름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시오랑에 따르면 역사는 정해진 어떤 방향이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것그저 그뿐이라는 것이다그리고 항상 무리 중 가장 강한 자가 권력을 잡는다는 것.

러시아와 자유의 바이러스에서 그는 러시아러시아의 역사발전그리고 그가 자유의 미덕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 시선을 보여준다.

폭군의 학교에서는 스탈린과 히틀러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그는 보기 드문 명쾌함과 설득력 있는 논리로 폭군과 폭정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원한의 오디세이아에서는 이웃을 미워하는’, 즉각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복수를 하려는 우리 모두의 뿌리 깊은 꿈을 조사한다.

마지막 황금기에서는 수많은 시인과 사상가의 유토피아인 성경의 에덴동산인 황금기의 개념을 분석한다논쟁의 여지가 있는 글들이지만 그럼에도 아이러니와 독설과 풍부한 지식과 무해한 사상을 구사한 그의 문명 비평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어찌된 일인지 여기에서도 다섯 번째 글인 <유토피아의 메커니즘>에 관한 소개는 빠졌다.

 

어쨌든 아쉬운 점은 이거다이런 글을 왜 책에서는 읽지 못하고 다른 수고를 해서 찾아내 읽어야 하는지예스 24의 책 소개에 나오는 정도니까 충분히 책에 집어넣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과는 별개로그런 소개글을 읽고 이 책을 읽으니 조금씩 안개가 걷히는 듯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시오랑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냉혹하다.

 

시오랑의 글은 통렬하다냉혹하다.

어쩌면 저런 글들을 서슴치 않고 쓸 수 있을까하는 감탄이 나올 정도다.

이런 글들 읽어보자.

 

인간은 움직였다 하면 나쁜 짓을 한다. (94)

 

야망이란 몸을 내맡긴 사람을 미치광이로 만드는 마약이다. (77)

 

사람을 알게 되면 사랑이 사라진다우리 자신의 비밀을 파고 들수록 다른 사람들을 싫어하게 된다우리를 닮았기 때문이다. (115)

 

우리는 죽은 사람의 우월성은 별수 없이 인정하지만산 사람의 우월성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존재 자체가 우리에게 비난이고 질책이다. (125)

 

창작이란 괴로움을 전달하는 것이다. (135)

 

모두다 금쪽같은 아포리즘이다인간의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는촌철살인의 문장들이 이 책에 넘치고 넘쳐난다. 해서 어떤 생각의 뭉치를 전하는 단락도 좋지만그 생각을 전달하는 문장 하나하나 마다 모두다 새겨볼 만하다.

 

인간들의 모습관계를 냉철하게 분석해 놓았다.

 

저항하는 것은 누구입니까노예가 아닙니다지배자에서 노예로 떨어진 사람들입니다.

(.......) 과거 지배자 역할을 잘했던 헝가리 사람들은 현재 유럽 어느 나라보다 속박을 견디지 못합니다. (22)

 

거기에 저자의 넋두리가 얹혀진다.

 

지배자가 될 기회가 없었던 우리는 저항할 기회도 없습니다. (23)

 

사람들은 가까운 데 있는 적보다 먼 데 있는 적을 더 좋아한다. (50)

 

러시아가 세계를 구원해야 한다는 슬라브 주의자들의 주장은 완곡어법이다지배하지 않고 구원할 수는 없다. (61)

 

종교 지도자들은 권력욕을 강하게 느낄수록 다른 사람들의 권력욕을 억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94)

 

 

맥베스와 히틀러스탈린의 공통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내가 권력을 잡는다며 첫째 할 일은 내 동지를 없애는 일이다. (86)

 

여기에 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어른거린다.

 

이에 대하여는 별도의 글로 남긴다.

http://blog.yes24.com/document/17054465

 

역사의 속내를 파악한다.

 

이슬람 군주 마호메트 2세가 비잔틴 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을 포위했을 때 일이다.

당시 기독교 세계는 분열되어 있었다그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로마 교황은 도움의 손길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콘스탄티노플을 방어하기 위한 파병을 약속한 것이다.

 

그러나 너무 늦게 군대를 파병했다같은 기독교지만 동방 정교 분리주의자를 위해 서두를 필요가 있었겠는가? (50)

 

러시아는 동방정교를 선택하면서 서유럽과 결별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그것이 처음부터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법이었다. ( ......) 기독교가 분열한 것은 교리가 달라서가 아니라 민족적 정체성을 내세우려는 의지 때문이었다. (52)

 

 

특별히 유토피아에 관련된 부분 :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할 대목은 유토피아와 관련된 부분이다.

먼저 역자가 <옮긴 이의 말>에서 언급한 유토피아 관련 글 읽어보자.

 

유토피아는 가능할까아니다.

유토피아는 경직과 침체를 피할 수 있는 개념으로 유용하지만 결코 실현될 수도 없고실현되어서도 안 되는 이상향이다악의 어둠이 사라지고 빛만 존재하는 일원성의 세계갈등과 다양성이 진정된 세계영원한 현재가 지배하는 정체된 세계그 유토피아애서 인간은 살 수 없다그 획일성과 단조로움에서 인간은 질식한다. (6-7)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저자의 글이 확실하게 해준다.

 

원칙적으로기본 방향으로 나쁜 일이란 일어나지 않는 유토피아에서는 (.........) 어둠이 금지되어 있고빛만 허용되는 곳이 유토피아다이중성을 찾아볼 수 없는본질적으로 반 이원론적인 세계다비정상기형불규칙을 배격하고 획일성전형반복정통만을 고집한다그러나 생명이란 단절이고 이단이며물질적 기준에서 벗어난 예외다인간은 이단의 하위범주다개인성과 일시적 기분이 승리하는 비논리적 출현이다. (157)

 

여기까지만 읽어도 우리가 정말 이상향으로 생각하던 유토피아가 얼마나 허술한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인간이 인간인 이상유토피아는 흐트러진 한 사람만 있어도 허물어지는 것이다.

 

기독교가 정신적 만족을 주는 한 유토피아는 매력이 없다기독교에 실망하게 되면 유토피아가 다시 나타나 정신세계를 사로잡기 시작한다르네상스 시대 이미 유토피아의 개념이 작동했었지만본격적으로 성공한 것은 두 세기가 지난 계몽주의’ 미신의 시대였다확실한 행복계획된 천국미래는 그렇게 탄생했다. (162)

 

특히 이 부분밑줄 긋고 새겨가며 가슴에 품어야 한다.

하느님의 나라는 여기도 저기도 아니고 우리 안에 있다고 예수가 말했을 때 이미 유토피아를 금지한 것이다. 유토피아주의자들의 나라는 필연적으로 우리의 밖에 있다우리의 내면이나 개인적 구원과는 무관하다그 영향을 받은 우리는 우리의 밖에서사물이나 집단이 지향하는 곳에서 우리의 구원을 찾는다. (165)

 

다시이 책은?

 

맨 처음 읽을 때에는 마치 안개속을 헤매는 것 같았는데에밀 시오랑의 말투에 익숙해지고 나니그의 말이 모두 다 꿀같이 달게 느껴진다우리의 진짜 모습을 밝혀 보여주는 그의 혜안이 놀랍고역사와 유토피아의 관계가 어떤지를 짚어주는 명쾌한 논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역사에 대하여는 이 말기억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역자의 말이다.

 

역사의 본질은 정체가 아니라 끊임없는 생성변화이다.

변화의 동력은 다양성이며단절이고 돌발이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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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슈 하이라이트 Vol.04 퓨처 모빌리티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4
김정훈 지음 / 동아엠앤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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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슈 하이라이트 Vol. 04 퓨처 모빌리티

 

얼마 전에 십여 년 동안 타고 다니던 차를 바꿨다.

최신형 차다그랬더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차를 탈 때마다 느끼게 된다.

차가세상에사방팔방을 다 구분하고 다닌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차는 그 방향에서 누가 따라오는지를 번개처럼 알고 신호를 보낸다주차할 때 역시 마찬가지다카메라 몇 대가 나를 위해 복무하는지앉아서 사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준다그것뿐인가 차 밖에서도 차를 움직일 수 있다주차 공간이 좁은 곳에서 밖에서 차를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다예전 차를 타고 다닐 때에 비하면 완전히 신세계다이런 세상이 오다니!

 

그런데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이런 것쯤은 약과라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진짜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일들이 조만간 현실로 펼쳐진다는 것이다.

그런 것을 이 책은 세 가지로 말해준다.

 

외적 변화친환경 자동차·

내적 변화자율주행 자동차·

서비스의 변화공유 자동차·

 

제 1장에서 특히 필수적으로 읽어서 새겨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

 

<내연 기관이 140년 동안 바뀌지 않은 이유이다.

 

자동차를 움직이는 내연 기관은 1885년에 카를 벤츠가 만든 게 시초다.

그러니까 현재 140년 정도 된다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엔진의 기본원리는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왜 그런 것일까?

 

그것은 그 게 너무 훌륭해서 바꿀 필요가 없었던 것일까?

그게 아니라그와 관련된 연관 산업이 워낙 많기에 그것을 쉽사리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내연기관은 반드시 석유가 필요한데이 석유를 자동차에 주유하기까지 다양한 산업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석유를 생산하고 정유시설을 거쳐 주유소에 수송을 하고주유를 하는 연료계통의 산업부터 시작하여  그 연관산업이 끝이 없을 정도이니그 내연기관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순간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탓에 바로 환경문제가 발생한다.

 

온실가스 배출에서 운송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4%이다적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산업 분야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게다가 여기에서 비행기선박 등을 제외하고또한 개인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로만 한정한다면 더 작은 비율이 나올 것이다그런데 왜 자동차 산업만 철저하게 규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37)

 

저자는 이런 의문점에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그건 자동차 산업이 다른 산업보다 최신 환경 기술을 적용하기 쉽기 때문이다발전소나 대규모 생산 설비는 한 번 만드는 데 큰 비용이 들고 보통 수십 년을 운영한다이미 설치된 대규모 설비를 걷어 내고 온실가스를 적게 발생시키는 새로운 설비를 설치하기란 쉽지 않다. (........)

이에 비해 자동차 산업은 상대적으로 유연하다. (38)

 

전기 자동차처음이 아니다.

 

요즘 차츰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전기 자동차는 예전에 이미 나온 것이라는 것이 책으로 알게 된다,

 

놀랍게도 친환경 자동차인 전기 자동차는 내연 기관 자동차보다 더 먼저 발명됐다. 1834년 영국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앤더슨이 원유전기마차라고 부르는 전기 자동차의 시초를 개발한 것이 시작이다최초의 내연 기관 자동차가 1885년 나왔으니 무려 50년이나 앞선다. (40)

 

그런 전기자동차가 왜 사라진 것일까?

 

이유는 현재 전기 자동차가 가진 문제와 비슷하다충전이 번거롭고너무 무거우며주행 거리가 짧다. (41)

 

그렇다면요즘 전기 자동차는 어떤가?

예전의 전기차와 확연히 달라진 것이 배터리이다배터리의 성능이 좋아져서 이제는 전기자동차가 오히려 주종이 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해서 자동차 회사마다 전기차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생산하고 있다.

 

디젤 게이트

 

예전에 타고 다니던 차가 경유 차량이었다오래 사용했기에 탄소 배출 등급이 높게 나와서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었다맨처음 그 차를 샀을 때에는 경유차가 환경친화적이라고 해서 구입했는데완전히 거꾸로 된 것이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그게 바로 디젤 게이트라는 사건이 자리잡고 있었다.

 

온통 거짓투성이던 클린 디젤로 불거진 일련의 사태를 디젤 게이트라고 부른다. (44쪽 참조)

 

자율 주행 시대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말하는데현재는 다음 표에서 보는 것처럼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3단계에 이르면 사고의 책임이 자동차 기업으로 넘어오기 때문에 자동차 기업으로서는 3단계에 진입했다고 선언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자율 주행에 따르는 문제 또한 많은데인공지능과 일자리 문제개인정보 보호 문제보안 문제와 더불어 책임 주체의 갈등이 야기된다.

 

여기에서 트롤리 딜레마가 등장한다. (148)

 

그래도 자율주행으로 인한 사회적 혜택이 있어앞으로의 기술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소유냐 공유냐?

 

모빌리티 서비스가 완성 단계에 이르면 자동차를 이용하는 형태는 두 가지로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는 지금과 같이 개인이 자동차를 구매해서 소유하는 형태다.

두 번째는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는 대신 공유하는 형태다. (197)

 

이런 것도 알게 된다.

 

메모리 효과 (53)

 

Ni/Cd 전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으로써 완전방전후 충전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완전 방전하지 않으면 배터리 용량이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초연결 사회 (154)

 

2008년 미국의 IT 컨설팅 회사인 가트너가 처음 사용한 용어.

인간과 인간인간과 사물사물과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를 말한다.

가트너는 우리는 이미 초연결 사회로 진입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가트너 주식회사(Gartner, Inc.)는 미국의 정보 기술 연구 및 자문 회사이다본사는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퍼드에 위치해 있다가트너의 고객은 정부기관 및 IT 기업투자 회사 등 다양하다. 1979년에 설립되어 5,700여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으며이 중 1,435명이 리서치 애널리스트 및 컨설턴트 인력이다세계 85개국에 12,400여 개의 고객을 두고 있다. (위키백과)

 

비스포크(bespoke)

 

이 말을 광고에서 본 적이 있는데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지냈다.

그 말을 이 책에서 보게 된다,

 

개인별 맞춤형 인테리어는 필수다가전제품에서는 이미 색상과 부품을 맘대로 조합하는 비스포크(bespoke) 서비스가 일반화되고 있다. (197)

 

해서 찾아보았다.

비스포크(bespoke)

1. 형용사 (개인 주문에 따라맞춘 (=tailor-made)

2. 형용사 맞춤 생산을 하는

 

다시이 책은?

 

내가 타고 다니는 차가 예전에 비해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는데궁금해진다앞으로 타고 다닐 차는 또한 어떻게 바뀔 것인가자동차를 둘러싼 과학 기술과 사회 환경은 또 어떻게 바뀔 것인가? 그런 궁금증을 이 책을 통해 풀어갈 수 있다. 

 

문화 지체 (cultural lag)라는 개념이 있다.

 

윌리엄 필딩 오그번은 1922년에 <사회변동론>에서 물질 문화를 비물질문화가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을 문화 지체라고 불렀다. 여기서 물질 문화는 주로 과학 기술을 의미하고비물질문화는 생활방식제도 등을 의미한다즉 기술 발전을 사회 문화가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어느 시대이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그것이 사회에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126)

 

이처럼 차량을 둘러싼 기술은 날로 발전해 가는데그것에 따라가지 못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스스로 문화 지체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게 만드는 책이 책을 잘 읽어서 기술 발전에 스스로를 맞춰가야 할 게 아닌가하는 자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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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맥베스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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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맥베스

 

셰익스피어가 쓴 맥베스를 읽는다.

새롭게 번역되어 나온 책이다. 2022년 10월 6일에 초판이 발행되었으니아마 셰익스피어의 작품 맥베스』 번역본 중에서 가장 최신의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맥베스를 다음과 같은 번역본으로 읽었다.

 

나남동인민음사열린책들시공사펭귄클라식더클라식모두 7종이다.

이 책으로 여덟 번째 번역본을 접한다.

 

해서 맥베스의 내용보다는아무래도 번역에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된다.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한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들

 

지난번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한 햄릿을 읽고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http://blog.yes24.com/document/16940703

 

햄릿여러 종의 번역본을 읽으면서 내용을 겨우 파악했다물론 아직도 다는 아니지만그래도 나름 파악은 할 수 있었다그렇게 햄릿을 파악하고 나니 아쉬움이 생겼다햄릿을 설명 없이 오로지 책만글로만 대사를 읽으면서 음미할 수는 없을까?

이런 나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책이 바로 이 책,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시리즈이다.

그런 취지에서 새롭게 번역된 햄릿정말 재밌고홀가분하게 내용을 파악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여기서 만나는 햄릿모처럼 만나는 의미있는 번역본이다.

 

그 이유를 몇 가지 언급했는데,

첫째대사가 입말로 되어있다.

둘째이름 번역을 제대로 했다.

셋째내용을 오히려 더 잘 알 수 있다.

 

그다음 출간된 템페스트에선 '보다 더 충실한 번역이 돋보였다.

다른 번역본에서 발견하지 못한 내용을 이 번역본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http://blog.yes24.com/document/16974049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떨까?

 

맥베스의 야망과 그 야망의 끝이 얼마나 허망한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맥베스.

 

자세한 번역보다는 간결한 번역을 했다,

 

1막 7장의 이런 번역이다.

 

맥베스 부인 :

두려움을 인생의 액세서리처럼 달고 겁쟁이처럼

살면서 감히 난 못해라고 말하면서

할 거야가 나오길 언제까지 기다릴 건가요?

속담에 나오는 가엾은 고양이 신세가 될 건가요?

 

속담에 나오는 가엾은 고양이?

물고기를 먹고 싶어하는 고양이가 발을 물에 적시기는 싫어한다는 속담이다.

 

그 부분다른 번역을 살펴보자.

 

인생의 멋진 장신구라 여기는 것을 갖고 싶어하면서도

스스로 겁쟁이라 평가하며 속담 속의 불쌍한 고양이처럼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한 채 겁쟁이처럼 사시렵니까? (A 출판사, 37)

 

속담에 나오는 불쌍한 고양이처럼갖고는 싶은데,

가져 볼 엄두가 안난다고푸념이나 하고 지낼 거예요? (B 출판사, 54)

 

이렇게 비교해보니이 책이 가장 간결하다.

그래서 무대 위에 올리기에는 가장 적절하게 번역된 것으로 평할 수 있다.

 

원문을 살펴보자.

 

LADY MACBETH

To be the same in thine own act and valour

As thou art in desire? Wouldst thou have that

Which thou esteem'st the ornament of life,

And live a coward in thine own esteem,

Letting 'I dare not' wait upon 'I would,'

Like the poor cat i' the adage?

 

그러니 또한 원문에 가장 충실하게 번역된 것이기도 하다.

 

신의 이름 표기에 대하여

 

2막 2장 한 구절 살펴보자.

 

맥베스 누구지사방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대체 뭘까무슨 일인 거야눈알이 뽑히는 것 같아위대한 포세이돈의 바다가 내 손에 묻은 피를 씻어줄까아니내 손이 무수히 많은 바다를 핏빛으로 물들여 오히려 푸른 바다를 붉게 만들 거야. (53)

그리스 로마 신들의 이름을 표기하는 문제는이미 위의 두 작품에서 언급한 바가 있다.

 

맥베스의 대사에 등장하는 포세이돈은 바다의 신으로그리스 식 이름이다.

 

다른 번역에서는?

 

(A 출판사, 37)

넵튠이 다스리는 대양이라면 내 손의 이 피를 씻어줄까?

 

(B 출판사, 68)

대양의 굽이치는 파도가 내 손에서 이 핏자국을 깨끗이 씻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출판사의 번역은 아예 신의 이름이 빠져있다.

 

그러면 원문에서는 어떤 식으로 되어 있을까?

 

MACBETH

What hands are here? ha! they pluck out mine eyes.

Will all great Neptune's ocean wash this blood

Clean from my hand? No, this my hand will rather

The multitudinous seas in incarnadine,

Making the green one red.

 

원문에는 영어식 표기인 넵튠으로 되어 있다.

당시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극이니 당연히 영어식으로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번역에서는 왜 굳이 넵튠 대신에 포세이돈이라 번역했을까?

 

이런 추측이 가능하다.

한국인 독자에게는 영어 로마식 이름보다는 그리스 식 이름이 더 익숙하니까.

 

다시이 책은?

 

맥베스만 해도

나남동인민음사열린책들시공사펭귄클라식더클라식모두 7종의 번역을 접했다.

물론 다른 번역본도 더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많은 번역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모쪼록 더 많은 번역이 이루어지는 가운데더 좋은 번역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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