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지도책 - 세계의 부와 권력을 재편하는 인공지능의 실체
케이트 크로퍼드 지음, 노승영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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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지도책

 

AI 지도책

제목이 AI 지도책』 인데, ‘AI’와 지도책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어떤 관계이기에 그 두 개의 개념이 나란히 함께 하게 되었을까?

 

지도책이니까 현재 AI가 진행되고 있는 현황혹은 AI가 발전하고 있는 국가도시들을 보여주면서 그런 현황을 지도를 통해 보여주려는 것이 아닐까라는 나의 추측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이 책의 내용은 그게 아니다.

이런 내용을 말하고 있는 책이다.

 

지구 / AI를 위한 채굴

노동 작업장 AI의 과거 역사

데이터 /기계에 보는 법 훈련시키기

분류 /순환 논증 체계

감정 /감정 예언자 감정이 돈이 될 때

국가 /3차 상쇄 전략

 

그런데 그런 항목을 이해하기 위해서 다음의 장소를 다녀봐야 한다.

 

미국 네바다의 리튬 광산

아마존 창고와

시카고의 도축장,

데이터 센터,

이미지 데이터베이스,

파푸아뉴기니의 산악 마을,

스노든 자료실,

텍사스 서부의 로켓 기지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기에 저자는 그런 곳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이게 바로 이 책의 내용이고 목적이다.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1장 지구>에서는 : 

이 책에서 저자는 인공지능 산업을 추출 산업으로 규정한다여기서 추출은 자원과 에너지의 추출을 뜻하기도 하고 노동력과 데이터의 추출을 뜻하기도 한다. (294그래서 AI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에너지와 광물자원값싼 노동력대규모 데이터를 추출해야 한다.

 

이 일이 벌어지는 현장을 관찰하기 위해 저자는 AI가 실제로 만들어지는 장소들을 살펴보고 있는데그중 하나가 미국 네바다의 리튬 광산이다. (35)

 

마침 오늘 아침 뉴스에 보니, <포스코 인수한 아르헨 리튬 호수관련 기사가 보인다.

그렇게 AI에 대한 관심이, AI 제작에 필요한 리튬에 대한 관심이 여기저기서 폭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2장 노동>에 대해서:

 

이 책에서는 인간이 로봇으로 대체될 것인가를 논쟁하기보다는 감시알고리즘적 평가시간 조정이 증가함에 따라 작업 경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71)

 

좀더 알아보자. 

이제 고용주는 공장을 직접 둘러보지 않고도 노동력을 감시할 수 있다노동자들은 출입증을 긁거나 전자시계에 부착된 판독기에 지문을 갖다 대어 근무시간을 기록한다그들의 앞에 놓인 시한장치는 현재 작업을 끝마쳐야 하는 시간을 분이나 초 단위로 표시한다노동자의 몸에 달린 센서들은 체온동료와의 물리적 거리할당 업무 대신 웹사이트 탐색에 쓰는 시간 등을 끊임없이 보고한다 (93)

 

<5 감정>에 다하여 :

 

이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1967파푸아뉴기니 산악 고원 지대의 외딴 초소에 폴 에크먼이라는 젊은 미국인 심리학자가 한 묶음의 플래시카드와 새로운 이론을 가지고 도착했다. (181)

 

폴 에크먼은 '자연적이고 선천적이고 문화를 아우르고 전 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소수의 보편적 감정을 모든 사람이 공유한다'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려고 그곳에 간 것이다.

 

그래서 이 장은 이렇게 흘러간다 

자동 감정 탐지 시스템은 현재 널리 도입되고 있으며 채용 분야에서 특히 활발하게 쓰인다휴먼(Human)이라는 런던의 스타트업은 감정 인식을 이용하여 입사 지원자의 동영상 면접을 분석한다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입사 희망자의 감정 표현을 포착하여 성격 특질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한그런 다음에야 정직성이나 업무 열정 같은 성격 특질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는 것이다. (184-185)

 

다시이 책은?

 

이상 살펴본 것처럼이 책은 다른 AI 관련 책과는 결이 다르다.

다른 AI 관련 책들은 AI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으며, AI가 인류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측면에 초점이 있고, AI의 기술적인 면미래에 인간과 AI의 공존 문제에 착안하고 있다면그래서 그런 미래가 되면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에 자연스럽게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런 면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대신 이렇게 AI에 접근한다.

 

AI가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면서 실제 어떤 일들이 AI를 위한다는 미명하에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AI 때문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AI 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AI 과연 이대로 좋은가하고 묻는 소리가 들려온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지도책'은 장소를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 바로 이것이 AI 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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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의 역사 - ‘다빈치’부터 ‘타이타닉’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인류사, 2022 한국공학한림원 추천도서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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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들의 역사

 

다빈치부터 타이타닉까지,

역사 속 숨은 유체의 과학!

 

이런 문구를 읽고 호기심이 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빈치 하면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천재라는 소리를 듣는 인물이고또한 타이타닉 하면 영화로 더욱 널리 알려진 배가 아닌가.

 

이 책은 다빈치타이타닉 말고도 재미나는 이야기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 있다.

목차를 살펴보자.

 

1. 제국의 물줄기 로마 제국의 수도교

2. 다빈치의 유산 예술과 과학은 하나

3. 세상을 날다 라이트 형제의 비상

4. 가라앉을 수 없는 배 타이타닉 침몰

5. 검은빛의 파도 보스턴 당밀 홍수

6. 거대한 구조물 후버 댐 건설

7. 위험한 놀이 도약 폭탄 투하

8. 태양보다 밝은 빛 원자 폭탄 개발

9. 조각난 우주여행의 꿈 챌린저호 폭발

 

해서 이야기는 로마로부터 시작한다

로마 도처에서 볼 수 있는 분수그리고 이제는 유적이 되어 버린 목욕탕들.

그리고 그 이름도 멋진 수도교, aqueduct가 있다.

 

그 수도교 모습도 한번 살펴보자.


 

거기에 얽힌 과학은? 

경사로는 0.2에서 0.5 %이는 물이 1m 이동하는 데 낙차가 2-5 mm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정교한 수준이다. 이상적으로 이 경사도가 유지될 경우 낙차만 있다면 물을 10km 까지 운송할 수 있다. (16)

 

또 여기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친구이자 뛰어난 장수였던 마르쿠스 아그리파.(17)

그는 로마의 수도 시설을 정비하고 확장하는 데 막대한 개인 재산을 쏟아부었다.

 

그 다음 살펴볼 인물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2)

 

여기 2장에 등장하는 레오나르도의 행적은 모두 기록해 둘만하다. 

다빈치 노트 (36)

심장의 구조 (37)

혈류역학의 시초 (38)

레오나르도의 역설 (51)

 

라이트 형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형제 (63쪽 이하)

 

이 책과는 관련 없지만 라이트 형제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형제라고 하니까그럼 세상에서가장 유명한 자매는 누구일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아마 브론테 자매가 아닐까?

 

라이트 형제는 1903년 인류 최초로 스스로의 힘으로 하늘을 난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이다.

 

여기서 공기역학을 배운다.

그러니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제국의 물줄기 로마 제국의 수도교 =  물의 흐름

2. 다빈치의 유산 예술과 과학은 하나 = 혈액의 흐름

3. 세상을 날다 라이트 형제의 비상 = 공기의 흐름

4. 가라앉을 수 없는 배 타이타닉 침몰 = 빙산얼음의 문제.

5. 검은빛의 파도 보스턴 당밀 홍수 = 당밀의 점성

6. 거대한 구조물 후버 댐 건설 = 관개공학

7. 위험한 놀이 도약 폭탄 투하 = 물수제비 뜨기 원리.

8. 태양보다 밝은 빛 원자 폭탄 개발 = 유체역학적 결과물

9. 조각난 우주여행의 꿈 챌린저호 폭발 = 비행체의 추진원리오링 원리

 

새롭게 알게 된 것들

 

콩코드 오류 (77)

매몰 비용으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계속 유지하는 상황을 말한다.

 

전기 비행기는?

비행기가 착륙하기 위해서는 최대 착륙 중량 이하라야 되는데전기 비행기가 만약에 정상 운행을 마치지 못하고 착륙할 때는 배터리는 무게 변화가 어렵다. (80)

 

타이타닉과 관련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을 피우는 식물의 이름은 타이탄 아룸(titan arum)으로 그 높이가 3m에 이른다. (85)

 

침몰한 타이타닉호와 관련된 9가지 이야기도 흥미를 자아낸다. (101)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곡물은? (111)

사탕수수다.

 

네델란드에는 움직이는 댐이 있다. (150)

 

테트리스 증후군 (198)

특정 활동에 너무 많은 시간과 관심을 기울여 사고심상 및 상상을 패턴화하는 것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위스키가 마시기 위해 있다면 물은 싸우기 위해 존재한다. (135)

마크 트웨인

서부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말은 앞으로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다시이 책은?

 

우리 눈으로는 거의 파악할 수 없는 바람의 흐름물의 흐름 등 흐르는 것들이 우리 삶에또한 인류의 역사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를 살펴보는 흥미로운 책이다.

 

과학에 흥미나 관심이 없더라도해서 과학과는 담을 쌓고 사는 독자들이라도 일단 책을 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그래서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더 왕성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그래서 세상이이건 문자 그대로 어떻게 흘러가는가에 관심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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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냥
황인규 지음 / 인디페이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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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냥

 

책 내용은 책사냥꾼의 이야기다그걸 소설로 형상화한 것이다.

책사냥꾼이라 함은 르네상스 시대에 고대 문헌을 찾아다니는 사람을 말한다.

 

이 소설의 형식은 액자소설로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들어있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본론인데피렌체의 서기장(총리)을 지낸 포조 브라치올라니가 책사냥꾼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포조가 중세수도원에서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발견하고 그것을 몰래 반출해 온다는 줄거리인에데, <신본주의 시대에 인본주의의 경전을 세상에 알리는 일이 아주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13)

 

이 작품에서 사실과 허구인 것을 골라내며 읽고 싶었다.

 

일단 역사적 사실과 역사적 인물을 추려보았다.

 

15세기 콘스탄츠 공의회

  요하네스 23세의 파멸,

 

후스와 히에로니무스의 화형

 

1378년 이후의 교회 대분열에 종지부를 찍고위클리프를 이단으로 몰고 종교개혁가 후스를 화형에 처하여 이단 문제를 해결한 데 의의가 있었다또 후스를 돕기 위해 공의회에 온 프라하의 제롬 역시 화형에 처했다교황에 대한 공의회의 우월성이 인정되었지만 그 배후에 세속 제후의 힘이 있었으므로 결국 교황권을 약화시키게 되었다.

 

히에로니무스가 두 명이다.

한 명은 불가타 성경을 번역한 히에로니무스역시 영어로는 제롬이라 불린다.

이 제롬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그림에도 등장한다.

 

여기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다른 제롬으로프라하의 제롬이다.

여기 묘사된 대로 후스를 도우러 공의회에 참석하러 왔다가 결국 화형에 처해진다.

 

새로운 교황이 세워진 것.

로마 출신 오도 콜론나가 마르티우스 5세로 새로운 교황이 되었다. (230)

 

포조 브라치올리니

 

포조 브라치올리니는 실제 인물인데이 소설 안에서 벌어지는 그의 모험담은 허구이다.

 

저자는 이에 대하여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밝혀놓고 있다.

스티븐 그린블렛의 1414근대의 탄생에서 포조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그 책에서는 포조가 풀다 수도원에 갔을지도 모른다고 했기에그러한 추측에 기대어 소설을 썼다.(261)

 

포조는 나중에 피렌체의 총리(서기장)가 된다.

브루니의 행적을 뒤따른 인물인데,

브루니의 피렌체 시민사의 보론을 가필했고그 외에도 다양한 기록을 통해 15세기 당시의 사회상을 포착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를 남긴 인물 정도로 알려져 있다. (27)

 

그가 개발한 글씨체로만체 (27)

 

이 책에 거론되는 피렌체의 총리(서기장)는 다음과 같다.

 

클루치오 살루타티

 

레오나르도 브루니

 

카를로 마르수피니

 

그는 임종 직전까지 일리아스를 라틴어로 번역하고 있었다. (233)

 

인문주의에 대하여

 

페트라르카 (37쪽 외)

 

인문주의는 신의 질서 속에서 인간을 새롭게 발견한다. (25)

 

단테의 신곡이 피렌체 속어로 쓰여있다. (30)

 

르네상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근대인의 한 사람으로서 내 사유체계의 유래를 알아보는 것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내 의식의 근본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261)

 

콘스탄티누스 기진장 (238)

 

라우텐티누스 발렌시스 (238) 

포조는 중세의 모호하고 초월적인 언어 사용을 비판한 인문주의자 라우렌티우스 발렌시스를 에피쿠로스주의자고 매도하는 등 가차없는 비방과 교묘한 술책으로 정적들을 무자비하게 제게해 나갔다. (27)

 

라우텐티누스 발렌시스는 콘스탄티누스 기증장이 조작된 문서라고 주장했다.

증서에 기록된 라틴어는 조리가 없고 어법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황제의 교서가 이렇게 쓰일 리가 없다는 것이다. (238)

 

이에 대한 포조의 견해는물론 소설에 나오는 것이지만,

문헌학적으로나 어원적으로 볼 때 발렌시스의 견해에 동조한다.

 

기증장은 후대 야만인들이 로마를 침탈해 제국이 무너지고 난 이후에 작성된 것이 아닐까쑥대밭이 된 로마를 재건하기 위해 뭔가가 필요한 입장에서 교황청이 작성한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발렌시스도 주장했듯이 공화정 시대의 라틴어가 아니라 라틴 세계가 제각각의 공국으로 분열된 시대의 표현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대표적으로 명사에서 엄격하게 남성여성중성을 고집했던 고대 라틴어가 기증장에는 두서없이 표현돼 있다이민족의 언어가 침투해서 그런 것이다, (239)

 

다시이 책은?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은 책들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책에서 책을 소개받는 게 얼마나 귀한 것인지?

그간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스티븐 그린블랫 1417근대의 탄생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포조가 1717년 겨울에 어느 수도원에서 발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의 필사본은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였다이 책은 우리가 쾌락을 찬양한 방탕한 철학자로만 알고 있는 에피쿠로스의 제자인 루크레티우스가 에피쿠로스의 사상을 바탕으로 자신의 사상을 시의 형식으로 표현한 책이다이 책에 의하면 에피쿠로스의 사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꽤 다르다.

 

이 책은 많은 이야기흥미로운 사건들그리고 귀한 자료들이 담겨 있는그야말로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특히나 피렌체에서 시작된 르네상스 시대그리고 당시 시작된 인문주의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귀한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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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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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개정판)

 

이 책은 소설집이다단편 소설 5편이 들어있다.

저자는 <유진과 유진>이라는 청소년 소설로 유명한 이금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유진과 유진>을 읽어 이금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작가가 보여주는 청소년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싶어서였다.

 

등장인물들 -  주인공과 주변인물들

 

이 책 모든 소설이 청소년들의 고민을 보여주고 있는데먼저 각 편의 등장인물들을 살펴보자.

 

<바다 위의 집> (나은조)엄마난주미네르바 (혜림)

<초록색 말(헬렌문이진)혜림재스민

<벼랑난주규완경화은조창호

<생 레미에서희수희수, ()현우,

<늑대거북의 사랑민재현우

 

위에서 밑줄 그은 인물은 각 단편의 주인공이고나머지 인물들은 주변인물들이다.

그런데 등장인물을 가만히 살펴보면각 단편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물 외에 주변인물로 등장하는 인물이 다른 단편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각 단편 소설들은 단편이긴 한데 서로 연결되는 장편의 한 챕터이기도 하다각 단편 소설에서의 주변 인물이 다른 소설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각 단편의 주인공의 상황을 드러내는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하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

 

너희들의 고민이 무엇이냐?

 

<바다 위의 집>

은조는 학교에서 이상한 애로 통한다.

수업에 뜻이 없는 은조는 수업시간에 엉뚱한 질문을 하며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물론 그림으로 대학을 가려는 것은 아니다그런 은조는 학교를 이해하지 못하며또한 학교나 다른 친구들은 은조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느 날 은조는 블로그 이웃 미네르바’(혜림)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그래서 학교의 굴레에서 벗어나 오늘이 행복한 삶을 살고자 자퇴하고 학교에서 벗어난다.

 

<벼랑>

난주는 <바다 위의 집>에서 은조와 같은 학교 학생으로 등장한다.

난조는 가난한 집의 딸이다자기가 지니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해서는 아르바이트를 할 수 밖에 없다그렇게 해서 번 돈으로 남자 친구 규완과 데이트하기도 하는데난조는 어느날 검은 아르바이트에 발을 딛게 되고그게 빌미가 되어 협박을 당하게 된다. 그  협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돈을 마련해야 하려다가 다른 아이 경화를 협박하고결국 경화는 벼랑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만다.

 

벼랑이란 무엇일까?

 

<벼랑>에서 벼랑은 청소년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은유하는 개념이기도 하고 실제 구체적으로 떨어지면 죽을 수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벼랑>에서는벼랑에 몰린 난조가 그 벼랑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경화를 벼랑으로 밀어버리게 되는 결과를 빚어낸다그래서 벼랑은 어느 한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그런 상황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벼랑에서 떨어져 죽은 경화 말고도 이미 벼랑에서 죽은 아이가 하나 있다.

바로 혜림이다단지 혜림은 벼랑에서 떨어져 죽은 게 아니라이 벼랑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물에 빠져 죽어간 아이다.

그 아이 혜림은 이 소설집 곳곳에 등장한다.

 

자살한 혜림은 이 소설집의 단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 아는 사이다이는 무엇을 말하는가모든 주인공들이 혜림에게 애도를 보내는 것이다. 또한 이는 저자가 혜림에게 보내는 애도이기도 하댜.

 

서서히 드러나는 혜림의 모습

 

나은조 미네르바가 혜림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39)

 

문이진 혜림이는 물에 빠져 죽었다사고가 아닌 자살이었다. (55)

 

혜림이는 종종 같은 꿈을 꿨다고 했다나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혜림이가 얼토당토않은 환상에 빠져 시험이나 망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왜 자기 꿈에서는 자유롭고 행복했다는 혜림이가 내 꿈에서는 무표정한 얼굴로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던 걸까? (72)

 

민재와 민재의 가정교사였던 선생

혜림이요그게 누군데요?
기억 안 나내 조카가 너랑 동갑내기였잖아. (188)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나는 그렇게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고 싶다순간마다 살아 있음을 느끼며 그게 행복임을 실감하고 싶다. (22)

 

엄마는 오늘이 살아 있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해그러니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 건 우리 의무야. (23)

 

다시이 책은? - 시시포스

 

계속해서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려야 하는 시시포스가 떠올랐다. (88)


시시포스의 바위처럼 같은 길을 오르내리는 게 아니라 (........) 마음껏 달려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89)

 

매일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처지학생은 물론이고 모두다 그런 처지에 있다는 것그래서 저절로 시시포스가 떠오른다이는 이 소설의 주인공 이진도다른 학생들도 또한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용 소설이긴 하지만성인 독자들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다.

 

영혼이 빠진 내 몸을 집에서 학교에서학교에서 집으로 실어날랐다. (35)

 

이게 바로 시시포스가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려야 하는 바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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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히스토리 - 제국의 신화와 현실
로드릭 브레이스웨이트 지음, 홍우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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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히스토리

 

이 책 러시아 히스토리제국의 신화와 현실은 러시아가 어떻게 현재에 이르렀는지 이해하게 해주는 역사서다.

저자는 소련이 붕괴되던 시점에 영국의 대사로 모스크바에서 주재하면서 현장을 목도한 로드릭 브레이스웨이트인데키에프 루시 시대로부터 현재 푸틴이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르기까지의 러시아 역사를 잘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의 특색은 저자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하는 점이다.

역사는 말할 것도 없고러시아를 관통하는 문화 예술에도 골고루 미치고 있다. 

http://blog.yes24.com/document/17229762

 

이제 역사 부분을 살펴보자.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4장과 5장이다.

 

4장에서는 변방의 나라에서 유럽 정치의 결정권자로 성장하는 러시아를 다룬다.

표트르 대제의 활약을 볼 수 있다.

 

5장에서는 제국으로 성장하는 러시아와 4명의 여제들의 통치기간을 살펴본다.

 

4장에서는 표트르 대제가 어떻게 해서 변방의 국가로부터 유럽의 중심 국가로 만들었는지그 과정에 관심이 갔고,

5장에서는 표트르 대제의 뒤를 이은 4명의 여제들은 또 어떻게 나라를 만들어갔는지특히 왕권과는 전혀 관계가 없던 예카테리나가 제위에 오른 과정과 그녀의 치세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 같기도 하다.

 

저자는 단순하게 역사의 기술에만 머무는 게 아니다.

통치자마다 평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저자 스스로 평을 남겨 놓기 때문에독자들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러시아 통치자들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된다.

 

그 예를 들어보자.

예카테리나 2세에 대한 평이다이런 평을 먼저 전하고 있다.

평론가들은 예카테리나 2세가 러시아를 개혁하려던 계획은 언제나 피상적이었고예카테리나의 지적 열망은 자기 과시적 허영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다른 평론가들의 평을 전하면서저자의 의견을 이렇게 덧붙인다.

예카테리나의 눈부신 업적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평가하는 데 이런 항목들은 아무 상관이 없다. (154)

 

그럼 저자의 예카테리나에 대한 평은 어땠을까?

 

예카테리나 2세는 아마도 러시아의 통치자 중 가장 의지가 굳건했던 것은 물론이고 가장 생각이 깊고많은 책을 읽은 통치자였을 것이다.

러시아를 수술대 위에 올리려는 어떤 개혁가도 예카테리나가 한 것만큼 해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155)

 

그레이트 게임 :

 

19세기 유라시아 대륙을 놓고 벌인 영국과 러시아 사이의 패권 경쟁을 말한다.

아프카니스탄은 유라시아 대륙의 정중앙에 위치한다해서 유럽과 아시아를 이어주는 경로로 굉장히 높은 지정학적 가치를 지닌 곳이라영국도 러시아도 이곳을 놓칠 수 없었다.

그래서 두 세력은 이곳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다가듀랜드 라인 조약을 맺어 완충지로 삼았다.

 

이에 대하여는 이 책에서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영국은 러시아를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아프카니스탄을 두 차례나 침략했다아프카니스탄은 공식적으로 전쟁에서 패배한 것으로 기록되었지만 영국은 아프카니스탄을 설득해 러시아와 거리를 두도록 했다소설가들과 영화 제작자들은 그레이트 게임이라고 이름 붙은 이 때의 역사를 영웅이 등장하는 낭만적 이야기로 윤색해 돈을 벌었다. (177)

 

그레이트 게임은 1895년 러시아와 영국이 아프카니스탄의 국경을 두고 합의에 이르며 막을 내렸다. (180)

 

영화 제작자들이 그레이트 게임이라고 이름 붙은 이 때의 역사를 영웅이 등장하는 낭만적 이야기로 윤색해 돈을 벌었다는 영화의 하나가 바로 <12 솔져스>이다.

 

다시이 책은?

 

러시아를 우선은 러시아 땅에서 활동한 문학가들의 이름을 통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이 책으로 그들의 배경이 된 러시아의 역사를 조금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특히나 요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그 배경이 궁금했었는데두 나라간의 관계가 하루이틀에 걸친 것이 아니라러시아라는 나라가 생기기도 전부터 관계가 있었다는 것그래서 그 두 나라간의 관계가 간단하게 정리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한 나라의 역사를그것도 그 이웃 나라와 관련지어서 이해한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인데저자의 놀라운 통찰력으로 정리를 해주어서러시아 역사를 조금은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게 된 것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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