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준 너에게, 마지막 러브레터를
고자쿠라 스즈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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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준 너에게마지막 러브레터를

 

소설이다재미있는 소설이다.

재미있으면서 또한 의미있는 소설그래서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니

일독을아니 재삼 재사독까지는 아니더라도 재독을 권한다.

 

등장인물들

 

이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거의 다 착하다입방정 떠는 두 명을 제외하고 다 그렇다.

 

아이하라 미즈키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사토 여기 사토란 인물이 등장하는데일본 사람 이름으로 굉장히 흔한 모양이어서 몇 명의 사토가 등장하니 주의를 요한다.

 

사토 아이하라가 받게 되는 의문의 편지 발신자.

사토 도서관의 도서위원아이하라와 같은 학교 3학년

사토 교사

사토 전철에서 만난 남학생

 

사건의 시작

 

주인공 아이하라 미즈키는 학교 도서관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라는 책을 보다가 그 안에서 자기에게 보낸 편지 한 장을 발견한다.

 

갑자기 부스럭하고 무언가가 스치는 소리가 났다나는 마음을 들어 얼굴을 가리고 책에 시건을 돌렸다,

뭘까편지같은 것이 페이지 사이에서 떨어진 모양이다.

가느다란 갈색 괘선이 그어진 편지지에 무슨 글씨가 적혀있었다나는 편지지를 조심스럽게 주워들었다그 내용을 보고 나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덧붙여이 편지가 내 운명을 바꿀 줄은 상상도 못했다. (29)

 

어떤 편지일까읽어보자.

 

 

 

편지답게 아이하라 미즈키에게로 시작되는 첫머리다음으로 러브레터 같은 한 문장마지막에 사토라는 이름. (34)

 

그 편지를 보낸 사토라는 인물전혀 모르는 사람인 것이다.

해서 그때부터 사토 찾기가 시작된다.

아이하라는 그 편지에 역시 같은 방법으로 답장을 보내고 또 그 편지에 답장이 오고.

그렇게 두 사람아이하라는 사토와 편지를 주고 받게 되는데.......

 

이 책 무척 잘 읽힌다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하라가 그런 것처럼독자들도 그 편지를 보낸 사토라는 인물이 궁금해서 아이하라와 함께 그가 누군지 같이 찾는 게임에 동참하게 된다해서 소설이 끝날 때까지 마음 졸이며 아이하라가 되어서 같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편지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다.

편지를 보낸 사람사토라는 인물은 누구일까?

 

한 번이라도 좋으니 이야기해보고 싶었어.”

왜 과거형일까? (35)

 

그 다음에 온 편지에 적힌 말.

 

역시 날 기억할리 없겠지? 

날 기억할 리 없겠지라니무슨 뜻일까?

그렇다면 나는 분명 옛날에 사토와 만난 적이 있다아니라면 사토가 눈에 밟힌다는 표현을 썼을 리 없고애당초 내 존재를 인식하지도 못했을 테니까. (50)

 

독자들은 그렇게 사토 찾기에 기꺼이 동참해서 한 시간을 아이하라와 같이 하는 것이다,

이 책 읽는 것은그래서 즐거운 추리 여행이었다,

 

나의 사토 찾기’ 시작하다. (70쪽 이하)

 

용의선상에 오르는 사람이 몇 명 등장한다.

 

하나는 도서관에서 같은 책 마음을 집어든 스기우라. (79)

 

그 다음 도서관의 도서 위원인 사토,

그는 실내화에 사토라는 이름이 적혀 있어서아이하라는 그가 편지를 보낸 사토라고 생각한다. (85)

 

아마 이건 다른 노림수 같다슬리퍼에 적힌 이름은 사토지만 실제로는 다른 이름일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고그 사람 이름은 사토가 맞았다.

(104, 108 )

 

 

또한 사람교사인 사토 고헤이 (126)

 

그러나 계속해서 추적하는 아이하라의 눈에 그 사토라는 인물은 그리 쉽게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니 독자들도 덩달아 애가 탈 수밖에그게 이 소설의 장점이다. 한마디로 작가는 독자들을 애가 타게 만들어 계속 책을 붙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마음을 마침 읽은 적이 있어마음을 중간 매개로 하여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설정이 또한 마음에 들었다.

 

몇 번 편지가 오고간 다음에드디어 마음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기 시작한다. .

 

사토는 마음』 좋아해?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하고도

결국 후회를 지우지 못한 채 자살하다니.

난 결말을 읽고 기분이 좀 별로더라. (87)

 

그 아래 역자의 해설이 붙어있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에서 선생은 한 여자와 삼각관계에 있던 자신의 친구 K를 배신했고, K는 자살한다. (87)

 

그렇지만 선생님은 내내 가슴 속에 담아둔 괴로움을

드디어 말할 수 있었으니,

마지막은 해피 엔드지. (92)

 

무엇보다도 그 편지는

 

아이하라는 사토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성장해나간다.

그리고 그 편지에 자기도 모르게 자기의 마음을 열어 보이며의지하게 된다.

 

사토와 편지를 계속 교환했다도중에 늦어지기도 했지만 사토의 편지는 내 마음이 의지할 곳으로 변해갔다.

내가 비밀로 해온 아기자기한 취미와 취향을 사토에게 처음으로 털어놓은 뒤, ........(141)

 

그러는 가운데 이런 고백을 담은 편지도 받는다.

 

난 아이하라와 편지를 주고받는게 제일 재미있어.

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144)

 

그런 편지를 받고 설레는 아이하라그 뜻을 알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런 편지 주고 받음이 아이하라에겐 어떤 의미일까?

 

요즘 평소 생각이나 그때그때의 심정을 마음속에 잘 갈무리하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내게 됐다그리고 그렇게 하니 의외로 기분이 좋았다마음이 개운할 뿐 아니라내 뜻이 전해져 상대와 마음이 통하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몰랐다. (161)

 

살면서 자신을 성장시켜 주는 사람과 만나기는 쉽지 않아그런 사람과의 인연은 평생 소중히 하렴멀어지고 나서 깨달으면 늦을 때도 있으니까. (161)

 

이 책은 판타지인가?

 

나는 사토 하루키라고 해

너보다 한 살 많은 열 여덟이고,

그리고 암에 걸려서 올해 5월부터 입원중이야.

.....

.....

병원 환자 도서실에서 우연히 마음을 발견했지

네가 줄곧 눈에 밟혔던 나는,

내가 이걸 읽던 게 생각나서

바보 같지만 네게 편지를 써서 끼워놨어.

.......

......

 

그랬더니 네 답장이 왔지 뭐야

거짓말 같겠지만 진짜야.

내가 병원 환자 도서실의 마음에 편지를 끼우면,

학교 도서실의 마음으로 편지가 이동하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아.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한들 믿기지 않겠지

하지만 정말이야,

......

......

 

여기에 이르러 갑자기 판타지 물로 바뀌는 소설나는 이런 게 싫다.

갑자기 문제의 해결을 이딴 식으로 해버리다니이건 저자의 게으름 아닌가?

좀더 창의적으로 머리를 써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지편하게 판타지로 끌고 가다니?

그래서 책을 거기에서 덮고 싶었다진짜다.

 

다시이 책은?

 

그러나 계속해서 읽길 잘했다.

그 다음 페이지허전한 마음을 애써 달래가며 그래도 마무리는 해야지했던 게 잘 한 일이다그딴 식으로 판타지물로 마감을 했더하면후회막급인 독서였을텐데. 그러나 이 저자 내공이 막강하다그렇게 판타지로 끝내지를 않는다.

 

병원 도서실에서 마음에 끼워놓았던 편지가

학교 도서실의 마음에 옮겨지는 기적은 과연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분명 독자들은 이 소설의 마무리에서 무척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편지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소통이 가능한 인연이란 게 얼마나 귀하고 귀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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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역설의 역설이다 - 당신은 지금의 슬픔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개정판
한근태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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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역설의 역설이다 

 

책을 읽는 것은 저자의 말을 듣는 것이다,

해서 저자의 말에 논리가 없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싶으면 집중력이 집중적으로 떨어져, 읽다가 포기하거나 적당히 흘려듣고 만다. 초반 몇 쪽에서 그런게 결판이 나는데이책 다음과 같은 부분 먼저 읽어보자.

 

요즘 역설이란 단어에 꽂혀 있다대부분의 진리는 역설적이다역설적인 말이나 격언은 귀에 쏙 들어온다죽음을 생각하고 살면 더 잘살 수 있다우리가 잘 못사는 이유는 영원히 살 것처럼 살기 때문이다얼마나 맞는 말인가? . (15)

 

다른 말보다도, ‘죽음을 생각하고 살면 더 잘살 수 있다우리가 잘 못사는 이유는 영원히 살 것처럼 살기 때문이다라는 말에 나는 설득을 당한 것이다그리스 신화에 보면 영웅들의 삶이 그러했다신은 영원한 삶을 사는데 비해인간인 자기들은 필멸의 존재이기에 그 삶을 더욱더 적극적으로 살려고 영웅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말한 역설 그게 이해되는 것이다. 

이책은 그런 역설을 다음 몇 가지로 간추려 놓았다.

 

1장 역설의 미학

2장 한계가 디딤돌이다

3장 반대에 감사하자

4장 이기려 하지 말자

5장 모든 진리는 역설적이다

 

이런 제목하에 저자가 제시한 수많은 역설적 진리아니 역설 그 자체가 세상을 새롭게 보는 진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노자의 다음과 같은 말도 그렇다.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대직약굴 대교약졸 대변약눌  

크게 바른 것은 마치 굽은 듯하고크게 솜씨가 좋은 것은 마치 서툰 듯하며,

크게 말 잘하는 것은 마치 어눌한 듯하다.

 

도덕경』 45장에 나오는 노자의 말이다.

 

이걸 저자는 이렇게 풀어낸다.

강직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별거 아닌 일에 고집을 피우고 자기 뜻을 꺽지 않는다. (5)

 

그런 말이 우리 실제 삶에서 얼마나 많이 적용되는지를 사회 생활을 해본 사람은 다들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어떤 일을 처리할 때마치 자기가 뭐라도 되는 사람인 것처럼 되지도 않는 고집을 부리는 사람 있다하기야 남이야기 아니다. 바로 나 자신도 그런 사람이니까.

 

이런 이야기도 흥미있게 읽을 수 있다.

 

천하를 호령하던 스페인의 쇠퇴는 15세기 유대인을 강제로 추방하면서 시작되었다. (43)

 

스페인은 유대인의 재산을 빼앗으려고 유대인을 압박했는데유대인이 추방되자 스페인은 오히려 쇠퇴하기 시작하는 역설적 상황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더 자세히 들어보자 

역사는 사람의 움직임에 관한 것이다어떤 이유에서건 사람들이 빠져나가면 그 동네는 쇠락하고 사람들이 몰려들면 그 동네는 살아 움직인다천하를 호령하던 스페인의 쇠퇴는 15세기 유대인을 강제로 추방하면서 시작되었다당시 스페인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돈이 필요했다그래서 경제를 장악한 유대인의 돈을 빼앗기 위해 개종하라고 압박을 가했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유대인이 다이아몬드 같은 귀금속으로 재산을 처분해 벨기에의 앤트워프 등으로 이주한다앤트워프가 다이아몬드의 중심지가 된 이유 중 하나이다. (43)

 

군중 속의 고독이란 역설

 

우리가 흔히 군중속의 고독이라는 말을 하는데그 또한 역설적 발언이다그런데 그 안에 진리가 있다. 저자의 말로 들어보자.

 

사람은 홀로 있을 때 외롭지 않다혼자 있을 때는 오히려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그렇다면 언제 외로움을 느낄까바로 사람들 속에 있을 때 외롭다다른 사람들의 활달한 모습을 보면서 그렇지 못한 나를 보게 된다남들은 잘 섞여 웃고 떠드는데 잘 섞이지 못하는 나를 느낀다그러면서 고독이 밀려온다군중 속 고독이란 말이 나온 이유다고독을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 안에 들어가는 대신 혼자 있으면 덜 외로울 수 있다이게 고독의 역설이다. (50)

 

<토이 스토리속편에 얽힌 일화다. (55)

속편을 만들 때 비디오용으로 만들려던 영화가 극장용으로 바뀌면서 제작시간이 촉박하게 되었다감독은 개봉일을 늦추려고 했지만 스티브 잡스는 밀어붙였고결과는 대박이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이런 해설을 덧붙인다.

한계 상황 때문에 대박을 낸 것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한계상황에도 불구하고 대박을 낸 것은 사실이다. (55)

 

 

5장 모든 진리는 역설적이다

 

이 책에서 특히 <5장 모든 진리는 역설적이다>라는 부분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그냥 무심하게 지나쳤던 일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생각해 보게 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창의성의 역설

창의성을 아무데서나 인정받을 수 있을까스티브 잡스는 과연 우리나라 기업에 입사할 수 있을까입사한다 할지라도 며칠 못가 쫒겨나갈 가능성이 더 많다.

 

건강의 역설 (212쪽)

건강에 가장 해로운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건강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이다이게 건강의 역설이다

 

금지를 금지하라 (218쪽)

인간은 묘한 존재이다금지할수록 욕망한다재미없는 것도 금지하는 순간 재미있어지는 것이다

 

나를 죽여야 내가 산다. (222)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한 영화 <인턴>을 보면기업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던 주인공이 퇴직후 인턴으로 들어가 일하는 내용이 나온다처음에는 그 기업의 사장이 싫어하지만 곧 상황이 바뀌게 된다이는 주인공이 자기 자신을 죽인 덕분에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222)

 

외로움의 역설 (228)

외로움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친밀감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나와 통하는 사람이 없을 때 생겨나는 감정이다따라서 혼자 산다고 외롭고 같이 산다고 외롭지 않은 것이 아니다.

 

다시이 책은?

 

저자의 방법을 따라 상황을 역설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런 훈련을 이 책 읽는 내내 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으로 역설을 읽는 방법역설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 살다가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난다 할지라도 그것들을 역설적으로 생각하며 힘을 얻게 되는 역설의 힘을 배워이겨나가게 될 것이다.

그런 걸 생각하게 되는 생각의 방법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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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仁祖 1636 - 혼군의 전쟁, 병자호란
유근표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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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仁祖 1636

 

우리 역사는 왜 항상 그 모양인가!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왜 항상 옆의 나라에 굴욕을 당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그런데 문제는 외부의 힘을 이기기 위해 내부의 힘을 뭉쳐야 하는데뭉쳐 싸워도 모자랄 판에꼭 거기에 딴짓을 하는 무리들이 있다는 게 큰 문제다.

 

이 책 인조 1636을 읽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이 책을 읽으니 그런 생각이 백배나 더 강해진다,

 

왜 국제정세를 바로 보지 못하고 코앞의 이익만 위해서 나라를 망치는가?

 

재조지은이 무슨 망발?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임금 자리에 앉아 왕노릇하던 선조는 도망치기 바빴다.

왜군과 싸워볼 생각은 안 하고 저 혼자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오직 그생각만 하고 있었다한양을 빠져나가 평양으로또 평양에서 의주로 도망치고 이제는 중국으로 갈 생각까지 하고 있었으니그게 무슨 왕이람하여간 우리 조선의 역사에 그런(?) 왕이 없었다. 

 

그런데 선조 다음에 광해군그리고 반정으로 왕의 자리에 앉은 인조는 한 술 더 뜬다자기들 이익을 위하여 광해군을 쫓아내고 한 자리씩 나눠먹다가 나라를 망하게 했으니하여간 대단한 왕이다정말로 이런 역사를 읽다보면 열불이 난다.

 

왜 그들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매번 같은 짓을 되풀이 하는가?

선조또 인조 그리고 고종또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가?

어디 그뿐인가?

 

조선후에 겨우 나라를 세운 대한민국에서도 호언장담하다가 정작 북한이 쳐들어오자국민은 나몰라하고 제 살길 찾아 혼자 도망친 대통령이 있지 않은가?

 

이 책 인조仁祖 1636은 그런 역사의 한 줄기 부분을 보여준다.

 

광해군인조의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그 두 임금을 둘러싼 중국의 정세를 잘 풀어놓아조선이 어떤 식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있었는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조선의 입장은?

 

조선 조정의 입장은태도는?

그저 아무 일도 한 게 없다그저 대국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그것도 번지수가 틀리게 눈치를 보느라 결국 나라가 망해버린 것이다.

 

광해는 그래도 국제 정세에 조금 눈을 떠서 명과 청나라 사이에 뭔가 해보려고 노력한 반면에 인조는 광해를 쫒아낸 명분이 재조지은이고 친명배금이었으니그야말로 썩은 동아줄을 열심히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병자호란이 일어난 것이다.

이 책 2부와 3부에서병자호란과 병자호란 이후의 일을 다루고 있다.

 

병자호란이라는 호된 매를 맞았으면 정신 차리고 무언가 바꿔보려고 노력해야 하는데그런 일은커녕 청나라에서 볼모로 고생하다 돌아온 소현세자를혹시 왕좌를 빼앗길까 두려운 마음에 냉대하고결국 사지로 몰아넣어 버리고 만 것이다.

 

죽어나가는 건 불쌍한 백성들

 

그런 와중에 애꿎게 당한 백성들의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

 

삼천리 강토를 폐허 상태로 만들고 수많은 생령들의 목숨을 앗아간 임진왜란은 ......(19)

 

인조 반정후 이괄의 난이 일어나자...

이괄이 도성에서 빠져나가는 와중에이괄은 40여명의 패잔병을 이끌고 탈출하는데 성공하는데이 과정에서 80여명의 도성 백성들이 참살당했다. (47)

 

역사의 기록에서 백성의 수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진다.

백 명 이백 명은 아무런 의미없는 숫자다웃사람들이 권력놀음에 미쳐 돌아가는데 백성들은 아무런 죄도 없이 백명 이백명씩 죽어나간다.

 

그래서 80여명이란 숫자는 오히려 약과다.

병자호란이 일어나고 인조가 머리를 조아려 항복한 후에는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간 소현세자를 비롯하여 수많은 백성들이 포로가 되어 끌려갔다.

가는 중에또한 청나라에 가서도 아녀자들은 청나라 군사들의 노리개가 되었고남자들은 종노릇하거나 죽거나이에 대한 기록은 이 책 237쪽에서 247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것 새롭게 알게 된다

 

광해군의 술 취한 밤 :

 

인조가 반정을 일으켜 궁궐로 쳐들어간 그 시각에 광해군은 술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25) 

이날 저녁 광해군은 평소 자신이 총애하던 상궁 김개시와 더불어 창덕궁 어수당에서 연회를 벌이고 있었다광해군에게 역모 사실을 고한 신하가 있었으나 술에 취해 있던 광해군은 그 일을 뒤로 미뤄버렸다 

우리 역사에 그런 임금이 있었다.

 

입보처(入保處)란 게 있다. (52) :

유사시 성이나 섬으로 피난할 장소.

백성이 피난할 장소가 아니다왕이나 대신들이 도망칠 곳을 미리 정해둔 곳이다.

강화도가 제일 순위였고그 다음이 남한산성이었다.

 

다시이 책은?

 

친명배금을 명분으로 광해를 쫒아내고 왕위에 올랐으면 왕노릇이라고 제대로 할 것이지그냥 어리석은 짓만 골라 하다가 나라를 토탄으로 빠트린어리석은 임금 인조.

 

역사는 준엄하다.

역사는 조선에 3명의 혼군(昏君)이 있음을 기록하고 있다.

그 중에 한 명이 자랑(?)스럽게도 인조다.

 

나머지 두 분은?

선조와 고종이다그 두 분이 왜 혼군으로 분류되는지 그 이유를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다.

 

우리가 그런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게바로 준엄한 역사인 것이다.

이 책으로 다시 한번 역사의 준엄함을 새겨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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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영화 속 세계 시민 교육 이야기 - 흥미진진한 영화로 살펴보는 빈곤, 기후 위기, 미디어, 인권, 난민, 사회적 책임 십 대를 위한 인문학
함보름 외 지음 / 팜파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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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영화 속 세계 시민 교육 이야기

 

영화는 여러 용도로 쓰인다.

가장 좋은 용도는 킬링 타임용이다무료한 시간을 보내는데 영화는 제격이다.

그런데 그러라고 만들어진 영화도 물론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그 영화에 어떤 의미를 담아놓는다. 어떤 유의미한 의미를 영화에 담아놓기 위해 영화를 도구로 삼아 만드는 것이다.

 

이 책에서 그걸 발견할 수 있다.

영화속 세계 시민교육 이야기.

저자들이 모여 영화속에서 의미를 찾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의미일까?

 

Part 1 돈을 잘 버는 기업이 늘어나는데 세계는 왜 점점 가난한 사람이 많아질까?

Part 2 인권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우리를 찾아온다

Part 3 기후 위기는 우리를 더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Part 4 미디어세계 시민이라면 반드시 잘 알아야 한다

Part 5 난민, 우리는 지구 공동체입니다

Part 6 사회적 책임을 아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가난의 문제인권기후 위기미디어난민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런 문제를 담고 있는 영화를 살펴보게 된다.

 

물론 이 책에 거론된 영화 중 몇 편은 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영화들을 볼 적에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킬링 타임의 정도가 더 많았다는 점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마션>이다.

그 영화를 보면서, 화성에 잔류되는 주인공의 사투를 보면서도 그 영화에 들어있는 의미들을 굳이 헤아려 보지 않았던 것이다그래서 이 책을 보면서 다시 그 영화를 체크해보게 된다.

 

이 책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몇 가지 주의를 끈다.

 

영화에서는 이미 NASA에서 보유했거나 실증 중인 기술이 구현됐다.

 

이 말을 읽고 나서그런 게 있었나하는 놀라움을 뒤늦게 가지게 된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 그렇다는 것,

 

화성 기지(거주), 식물농장기지 안에서의 물의 재사용산소 공급화성 우주복탐사 차량이온 추진태양광 패널방사성 동위원소 열전기 발생기 등이다. (146)

 

식물농장에 대하여는 다른 책에서 살펴본 적이 있다.

(우주에서 전합니다 당신의 동료로부터노구치 소이치, 137쪽 이하)

 

2021년 2월 16일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바질을 키우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랬더니 사흘 만에 싹이 트고 21일째 되는 날에는 65mm 정도 자랐고마지막 날에는 잎이 정글처럼 무성해졌다.

 

이런 결과로 보아화성에서의 감자 재배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주과학자들의 견해는 현재 기술로도 화성에서 식물(植物)을 재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탐사 차량에 관하여는 현재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에 이어 다음 목표를 탐사차량으로 하고 있다는 것인데, 달과 화성등에서 사용할 탐사 차량을 개발중이라 한다.

 

따라서 그전에는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하고 보았던 영화를 새로운 눈으로영화 속에서 새로운 시대를 보여주는 것들을 찾아보게 된 것이이 책을 읽고난 가장 큰 수확이다.

 

그밖에도

 

레디 플레이어 원트루먼 쇼돈 룩 업

터미널모가디슈〉 등 많은 영화들을 다시 보게 만든다.

 

또한 예전 예전에 보았던 에린 브로코비치는 얼마 전에 개봉한 우리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원조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이 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그런 문제들을 이 책은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다른 이론서보다는 영화를 통해 보여주니세상의 문제들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의 목적은이 세상에 있는 문제들을 보여주고그런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풀어나갈 수 있는지를 성찰해 보자는 것이다.

 

이 책영화가 얼마나 힘있는 미디어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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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교과서 - 규칙과 전략이 한눈에 보이는 똑똑한 야구 관전 가이드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잭 햄플 지음, 문은실 옮김 / 보누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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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교과서

 

야구를 좋아한다.

야구 경기 하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야구 경기 보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그 경기 시청의 역사가 일천하기는 하지만하여튼 어쩌다 야구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좋아하다 보니언젠가부터 야구 경기 룰을 알고 싶어졌다.

 

어떤 베이스에서는 태그 아웃인데다른 베이스에서는 포스 아웃이어야 하는지?

땅볼은 어떻게 유도하는지이건 투수의 입장에서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야구 룰을 설명해주는 책을 찾아보고 있던 중 이 책을 만났다.

그러니 어떤 사람들 말대로 야구를 책으로 공부하는 중이다.

물론 실제 야구를 책으로 배우는 게 아니니그나마 다행이지 않는가?

 

이 책은 나의 야구 룰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 주었다기쁜 일이다.

 

스크라이트와 볼의 차이는? 뭐 그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 밖의 다른 룰을 이 책을 통해서 공부하고 있다공부의 정점은 아무래도 이번 프로야구 개막 즈음이 되지 않을까?

 

포스 아웃과 태그 아웃

 

이런 말의미있게 새겨보게 된다.

 

포스 플레이라는 게 있다영어로는 force play가 되겠다.

문자 그대로 루상의 주자가 어쩔 수 없이 몰려서 움직여야 하는 플레이를 말한다.

주자가 다음 베이스로 반드시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다이럴 때는 야수가 공을 쥐고 그저 베이스 건드리는 것만으로 주자는 아웃이다그래서 포스 아웃이다.

 

어떤 경우가 있을까?

두 주자는 한 베이스에 동시에 있을 수 없으므로 (실상 야구 경기를 보면서 그런 룰도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있다마치 윷놀이에서 두 개세 개의 말을 한꺼번에 업고 가듯이 말이다.) 1루에 있던 주자는 타자가 땅볼을 쳤을 때라도 2루를 향해 달리지 않으면 안된다. 1루와 2루에 주자가 있었다면 그들은 2루와 3루를 향해 달려야 한다.

 

이번에는 태그 아웃이다.

2루는 비어있고, 1루와 3루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자가 땅볼을 쳤다고 하자. 1루 주자는 2루를 향해 달려야 하지만, 3루 주자는 홈을 향해 달릴 필요가 없다뒤에 빈 베이스가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만약 3루에 있던 주자가 홈을 향하여 달리게 되면 이때는 포스 플레이가 아니기 때문에 볼이 그의 몸에 닿아야만 아웃이다그래서 태그 아웃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그 개념을 거꾸로 알고 있었던 것이 드러난다.

난 태그 아웃과 포스 아웃을 거꾸로 알고 있었는데그건 포스 플레이라는 개념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또 이런 경우는 어떨까?

내가 가끔씩 공격팀의 주루 플레이를 보면서 상상해보는 경우가 있다.

한 명의 발빠른 주자가 있다고 하자여기서 그 이름은 박찬호. 마침 2루에는 양현종이 있다그런데 타석에 들어선 선동열이 드디어 안타를 쳤다공이 허공을 쭉 가르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박찬호가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뛰었는데그만 앞에 달리던 양현종을 지나 홈에 먼저 들어섰다.

 

그런 경우에는?

여기 책에 보니이렇게 되어있다. (78)

앞서 있던 팀 동료를 지나쳐 가는 주자는 아웃된다수비 팀은 그에게 태그를 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 룰이 있는 걸 아는 프로선수들이 하는 경기이니까 지금까지 그런 경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그 이유가 그런 룰이 있어서였다는 것내 상상을 산산이 깨버리는 룰이다.

 

하나의 동작으로 몇 가지를 시도한다

 

런 다운에 걸려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게 뻔한데도 주자는 몇 번씩 돌고 돌면서 수비수의 태그를 피하려 애를 쓴다.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에 딱 맞는 상황인데도 주자는 기를 쓰고 태그를 피하려고 한다왜 그럴까?

 

런 다운에 걸린 주자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잡히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아웃되지 않기 위해서뿐만 아니라다른 주자들이 진루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84)

 

도루 또한 마찬가지다.

도루를 시도하는 것처럼 보이며 베이스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면투수는 그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그런 경우를 자주 보는데여기에서 다른 상황 하나를 더 듣게 된다.

타자가 유리한 볼 카운트에 있으면 별다른 동작을 취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야구 경기를 볼 때그런 점도 유의해서 보아야겠다도루를 시도하는 선수가 보인다면볼 카운트가 누구에게 유리한가도 살펴본다.

 

이렇게 읽다보니이 책 자체가 재미있다.

 

이 책을 펼칠 때 의도한 바는 야구 경기 룰이나 잘 알아두자는 것이었다.

야구 경기 룰을 잘 알아두면 이번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서 더욱 재미있게 볼 것이라 생각했는데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상상했던 야구 경기 상황들을 대입하면서 풀어보니그런 상황도 은근히 재미있어진다. 이 책 자체가 재미있는 것이다. 

 

또한 이런 것도 있다.

그곳을 잡는 이유’ 라는 타이틀, 무언가 암시하는 게 있다.

그곳은 어디일까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티브이로 중계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사타구니를 잡고 긁어대는 이유는?

이건 생각지도 못했던 깨달음이다.

그런 장면 보긴 봤지만 개인의 일탈(?)로 생각했지야구선수 전체적인 문제일지는 생각도 못했다그 이유는이 책237쪽을 참조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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