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우주로 가는 길을 열다
오승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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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우주로 가는 길을 열다

 

이 책 누리호우주로 가는 길을 열다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우주로 쏘아 올린 주역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발사까지의 여정을 기록해 놓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부 우주로 가는 길

2부 순탄치 않은 여정

3부 과학 로켓부터 누리호 발사까지

 

1부에서는 얼마 전에 있었던 누리호의 2차 발사 성공을 다루고 있다.

2022년 6월 21일 오후 4드디어 누리호는 우주를 향하여 날아간 것이다.

그 긴박한 순간을 시간별로 아주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읽는 독자는 그러한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로켓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전무했던 터라순탄치 않은 독서를 했다는 점 밝히고 싶다.

 

무엇보다도저자가 말하는 구체적으로 이미지가 되어 오지 않은 탓에 애를 먹었다.

가장 애를 먹은 것은 발사체부터 발사기지 등 각 분야별로 명칭을 미리 소개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처음 듣는 명칭이 많이 등장하여 구체적으로 이해하는데 힘들었다.

 

한국형 발사체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라 하는데 한국형 발사체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한국형이 따로 있고 외국형이 따로 있는 것인지아니면 우리나라 한국이 개발한 것이라 한국형이라 이름 붙인 것인지 궁금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설계제작시험 및 발사 운용에 이르는 모든 전주기 과정을 우리 기술로 개발해내고 성공시킨 우리의 토종 우주발사체이다. (16)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첫 발사시험이라 그런지 (......) (25)

 

러시아와 공동으로 개발한 나로호의 경우도 (......) (27)

 

그러니 러시아와 공동으로 개발한 나로호는 한국형이라 하지 않은 것을 보니, <설계제작시험 및 발사 운용에 이르는 모든 전주기 과정을 우리 기술로 개발해내고 성공시킨 우리의 토종 우주발사체이>이기에 누리호를 한국형이라 부르는 것이라 짐작할 수밖에 없다.

 

로켓에 전혀 문외한인 독자로서는 다음과 같이 조각 조각 관련되는 내용을 주워가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누리호의 제원은?

 

누리호는 3단형으로 구성된 액체 로켓 위성발사체로 전체 길이가 최대 직경은 3.5 미터에 이른다. (32)

 

특수 이송 차량에 실려 발사대로 이송될 때 누리호의 무게는 20톤 정도이다, (33)

 

산화제가 필요한 이유 (32)

 

대기권을 운항하는 항공기는 대기권 내의 공기가 있는 구간에서 운항하기 때문에 별도의 산화제가 필요없다연료(항공유)만 싣고 비행한다.

 

반면 우주 공간에 올리기 위한 우주발사체는 공기가 없는 지구 대기권 밖으로까지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연료뿐 아니라 산화제까지 같이 싣고 가야 한다.

 

이 경우액체 추진제를 사용하는 액체 추진 로켓과 고체추진 로켓으로 구분된다.

 

고체 추진 로켓은 연료와 산화제 성분을 미리 섞어 고체 형태의 형상으로 만든 추진기관을 사용한다때문에 발사 시에 추진체의 충전 과정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고 불만 붙이면 바로 비행을 할 수 있다.

 

반면 액체 추진 로켓은 발사 직전 발사장에서 연료와 산화제를 충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엄빌리컬 연결 장치는? (34)

 

이런 설명이 나온다.

소위 탯줄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발사 준비단계부터 지상 장비와 발사체를 연결하고 있다가 이륙하는 순간 분리되도록 되어 있다.

 

그림을 찾아보니 이런 것이다.



 

 

순탄치 않는 독서 여정

 

더 큰 험로가 제2부와 3부에 기다리고 있었다.

2부의 타이틀이 <순탄치 않은 여정>인데 이는 저자의 로켓 개발 여정이 그렇다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책읽기도 그러했다.

 

이런 부분 읽어보자.

고체 추진기관 노즐 내열제 제품 조립 및 검수 과정에서 3차원으로 조립되어 동심도가 맞게 조립되어야 하는 노즐 목 부분에 눈으로 보기에 미세한 단차가 보이는 듯 했다. (83)

 

단차가 무엇인가여기서 또 막힌다.

 

저자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참고할만한 자료도 없이 말 그대로 겁 없이 도전을 했었다(82고 하는 것이 바로 나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단차라는 단어를 사전을 찾아보아도 마땅히 적당하게 적용을 할 개념이 보이지 않는다. .

그래도 저자가 이런 설명을 해주어 조금 감이 오기는 한다.

 

마치 집 화장실 벽에 타일을 붙이는데 숙련되지 않은 작업자가 붙이면 단차가 져서 보기 흉하듯이 말이다. (83)

 

그래도그래도

 

그런 애로를 겪긴 했지만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그 의미는 충분히 전달이 되고 있음을 물론이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국가간의 기술 이전이 불가능한 것이기에 그만큼 더 절실하고또한 힘든 것이라는 것그럼에도 한국형이라 이름 지을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하고 쏘아보냈다는 사실대단한 업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아쉬운 것이다그런 대단한 업적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다그런 업적을 이룬 것을 기술적인 부분에서 일반 독자가 구체적으로 이해하도록 예컨대 로켓의 구조라든가 제원등을 그림으로 보여주고구조별 명칭과 각종 기술 용어들을 말미에 만들어 붙여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이 책 말미에 로켓 발사 현장과 그 장면을 화보로 만들어 실어준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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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지르게 하라, 불타오르게 하라 - 갈망, 관찰, 거주의 글쓰기
레슬리 제이미슨 지음, 송섬별 옮김 / 반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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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지르게 하라불타오르게 하라

 

이 책 제목은 무섭다.

비명 지르게 하라불타오르게 하라

 

무슨 내용이기에 이렇게 자극적이고 무서운 제목을 달았을까?

너무 무섭다. 그래서 부제를 읽으면서 일단 그 무서움을 달래본다.

<갈망관찰거주의 글쓰기>

 

그러니 이 책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체험한 사건들일들을 기록한 글 14편이 실려있다.

그런 글을 읽으면서 저자의 치열한 기억그리고 그 기억을 철저하게 글로 옮긴 기록 정신을 먼저 새겨볼 수 있다대단한 글이다.

 

<갈망관찰거주의 글쓰기>?

 

저자가 부제를 <갈망관찰거주의 글쓰기>라고 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인데그 이유는 무엇일까?

 

종이책에는 책 내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실려있지 않지만인터넷 서점에서는 이런 정보가 보인다.

 

제이미슨은 자신에게 없는 타인의 무엇을 갈망하는 일그리고 그것을 관찰하고 응시하는 일그리하여 결국 그 안 혹은 그 언저리에 정주하고 거주하는 일에 대하여 치열하게 묻고 탐구해나간다.

 

쓰고자 하면 모든 것이 이야기거리다.

 

이 책에 실려있는 글을 보면 정말 이런 말이 실감이 난다.

글을 쓰고자 하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이야기거리고 글감이라는 것이다.

 

예컨대실연박물관 (305쪽 이하)

 

실연박물관에 진열되어 있는 물품들에는,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붙어있다.’

그러니 실연박물관에 있는 물품들만 소개해도 이 책을 꽉 채우고도 남을 것이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있는 실연박물관을 다룬 <실연박물관편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건져낼 수 있다.

 

이곳의 전시물은 무엇을 없애기보다는 그것이 존재했다고 주장하는 것들이다. (305)

끝이 났다고 해서 끝나기 전 일어난 모든 일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321)

 

키스의 역할(?)은 이렇다.

데이브와 처음 키스했던 날 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여태 살아 있는 기분이 아니었어그런데 지금은 살아있는 것 같아.”(332)

 

등장하는 햄릿 (52)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주인공 햄릿도 이렇게 등장한다,

 

터커는 어쩌다보니 세상의 호레이쇼들 앞에서 햄릿을 연기하게 된 분별있는 조연같았다천국과 지상에는 ....그대의 철학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더한 일들이 있다.

 

이 글의 터커는 전생에 대해 연구하는 정신과 전문의다저자가 그를 방문하여 그가 만난 전생 체험자에 대해 듣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말을 한다.

 

그러니 우리 철학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있다는 것예컨대 전쟁에 대한 체험도 있다는 것을 햄릿의 입을 빌려서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저자의 이런 발언도 기억해 둔다.

 

어쩌면 세상에는 내가 공감할 수 없는 경험내가 결코 믿지 못할 일이 있을지도 몰랐다. (57)

 

인간이기에 인간의 일이 낯설지 않다.

 

저자는 몸에 새긴 타투를 언급히고 있다. .

 

내 팔에 길게 새긴 타투는 이 사람에 대해이 순간에 대해이 탄환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말이었다. Homo sum: humani nil a me alienum puto(나는 인간이다인간에 관한 그 무엇도 내게 낯설지 않다). (60)

 

그리고 나중에 다시 그 타투를 언급한다.

 

자꾸 내 타투가 생각났다. 1년 전연대감과 호기심을 표현하겠다며 진심 어린 의도를 담아 새긴 것인데이제는 내 팔이 나를 꾸짖는 것 같았다어쩌면 내가 인간에 관한 모든 걸 알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134)

 

그러니 <나는 인간이다인간에 관한 그 무엇도 내게 낯설지 않다>는 말을 인간에 대한 연대감과 호기심을 가지겠다는 의도로 새겼는데지나다보니 그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리라한 인간이 인간을 다 알기에는 인간은 더 넓고 깊은 존재라는 것을 고백한 것이라 할까인간에 대하여 경외감을 표현하고 있는 글로 읽었다.

 

다른 한편으로 저자는 인간을 낯설지 않게끔 열심히 연구하며 살펴가며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기쁘다저자가 낯선 곳에 가서 낯선 것을 만나고 글로 옮기는 많은 것들이 독자들에게는 인간을 배우고 알아가는 것이 되니까많이 듣고 배우는 기분이 든다그게 기쁘다.

 

다시이 책은?

 

모든 출산 이야기는 두 개의 출산 이야기야아기가 태어나고엄마 역시 태어나. (358)

 

저자가 쓴 <태동>에 나오는 글이다이 글을 읽으면서 여자가 아닌 남자로단지 아빠인 내가 다시 한번 내 자녀의 태어남을 생각해 보게 된다. 한 사람이 이 땅에 오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그 글은 이렇게 끝이 난다.

 

내가 거기 있었어도착울음새로운 세계의 시작. (360)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의 마지막 글이 <태동>인데출산을 몸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나는 이 글을 책을 내보내는 작가의 심경으로 읽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를 임신하고 그 아이가 태 속에서 커가는 것을 느끼며 기록하는 것이 글을 써서 이 세상에 내보는 산고의 고통으로 읽혀지는 것이다그러면 모든 글쓰기는 직접 아이를 낳는 것처럼 두 개의 이야기가 되는 것인가?

글이 태어나고또한 작가 역시 글쓰기의 고통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것,

글쓰기는 그런 힘을 갖는 것이다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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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순자 -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한 철학 수업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최종엽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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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순자

 

맹자와 순자는 다르다서로 다른 주장을 편다,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한 사람은 성선설다른 사람은 성악설을 주장한다.

 

맹자는?

인간은 원래 선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순자는?

인간은 원래 악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배움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그렇게 다르다태어날 때 선하게악하게 태어났나고 보니 그 뒤로부터는 인간에 대한 시각이 다르고 처방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책은 맹자와 다른 인간관을 가진 순자의 말을 통해세상을 살아보자는 것이다.

 

왜 순자인가?

 

저자는 순자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맹자와 순자의 차이점부터 시작한다.

 

기원전 497년 공자의 사후유학은 크게 두 갈래로 발전한다. (23)

간단하게 말해서인과 충신 같은 것을 중시하는 정신철학은 맹자에게 계승이 되고

실천과 예의를 중시하는 행동철학은 순자에게 계승되었다,

 

따라서 순자의 사상은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것이다.

그래서 삶이 안정되고 순조로운 시기에는 정신과 정의를 북돋아주는 논어나 맹자를 읽어보는 것이 좋은데미래가 불투명하고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는 막연한 이상보다는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난세의 전국시대를 극복하려고 노력한 순자를 읽어야 하는 것이다.

 

해서 저자는 순자를 다음의 네 가지 방향에서 읽어낸다.

 

1미래가 불투명하고 불안한가?

변화가 필요할 때 읽어야 하는 순자

 

2새롭게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가?

용기를 주는 순자의 가르침

 

3어떻게 더 가치 있는 삶을 만들 것인가?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사는 법

 

4한 가지 성취로 만족할 것인가?

계속해서 꿈꾸고 이루는 법

 

그중 몇 개의 가르침 옮겨 본다.

 

<천론편>7장 (28쪽 이하)

군자는 자기에게 있는 것에 힘쓰고하늘에 달린 것은 흠모하지 않기에 날로 발전한다.

소인은 자기에세 있는 것은 버리고하늘에 달린 것을 흠모하기 때문에 날로 퇴보한다.

 

순자는 하늘과 인간사이에 연결되었다고 생각하던 고리를 없앤다하늘은 그저 하늘일뿐이고 사람은 사람일뿐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위와 같은 발언이 나오는 것이다.

즉 인간의 운명은 하늘에 달린 것이 아니라인간 자신에게 달렸다그러니 하늘에 달렸다고 하는 것들이 실상은 아무런 실체가 없는 것이니 그런 것을 바라는 대신에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라는 것이다.

 

<법행편> 8장 (86쪽 이하)

군자에게는 세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젊어서 공부하지 않으면 커서 무능해지고, .....

그러므로 군자는 젊어서는 나이먹은 뒤를 생각해 공부하고......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실천하기는 어렵다.

젊어서 공부하라는 말이 나오니일견 제도 교육만 생각하기 쉬우나요즘 비틀어진 세태를 보면 그냥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험 위주의 교육은 오히려 아이를 망칠 수 있다는 것도 참작해야 한다공부는 지식만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다.

 

<대략편> 71장 (120쪽 이하)

의심스러운 것은 말하지 말고물어서 확인하지 않은 것은 말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말이나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그저 아무말이아 거르지 않고 그냥 내뱉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말대잔치라는 유머도 등장하게 되었다특히 정치권에서 국민의 생존을 책임진다는 사람들의 말이 그렇다그래서 더 갈등이 증폭되는 아이러니사람을 살리는 말이 사람을 죽이는 말로 변질되고 있다해서 위와 같은 순자의 말은 백번 맞는 말이다.

 

<비상편> 6장 (167쪽 이하)

사람이 사람이라 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은 분별력이다.

 

이에 대하여는 다시 순자의 구절로 설명하는 게 좋을 것이다.

 

가까운 것으로 먼 것을 알고한 가지를 바탕으로 1만 가지를 알며작은 것을 바탕으로 큰 것을 아는 것이다. <비상편> 6.

 

문제는 그렇게 하나를 가지고 1만 가지를아니 10개를 아는 지혜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분별력도 지혜의 한 종류이다.

 

<비상편> 10장 (204쪽 이하)

군자는 자기를 헤아리는 기준으로 목수가 먹줄을 놓듯이 하고

남을 대하는 기준으로 사공이 배를 젓듯이 한다.

 

요즘 사람들은 배 젓는 것이라든가 목수라 먹줄을 놓는다는 말이 낯설어서 위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위의 말을 다시 풀어본다면

자기를 대할 때에는 먹줄 같은 똑바른 기준으로 헤아려야 하며

남을 대할 때에는 배를 젓는 것처럼 너그럽게 대하라는 것이다,

 

해서 이 구절을 이 책에서 가장 으뜸되는 경구로 삼았다.

나에게는 엄격하고남에게는 너그럽게!

 

다시이 책은?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 철학이 무엇보다 확실해야 할 것아닌가?

내가 나 자신에게 적용해야 할 기준이 무엇인지똑바로 세우기 위해 자기 철학이 확실해야 하니 말이다.

 

그런 기준이 필요할 때순자는 지침을 제시하는 책이 된다.

그런 가이드가 되는 순자순자를 제대로 읽고 밝히 적용하기 위해서이 책은 좋은 선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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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준 너에게, 마지막 러브레터를
고자쿠라 스즈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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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준 너에게마지막 러브레터를

 

소설이다재미있는 소설이다.

재미있으면서 또한 의미있는 소설그래서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니

일독을아니 재삼 재사독까지는 아니더라도 재독을 권한다.

 

등장인물들

 

이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거의 다 착하다입방정 떠는 두 명을 제외하고 다 그렇다.

 

아이하라 미즈키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사토 여기 사토란 인물이 등장하는데일본 사람 이름으로 굉장히 흔한 모양이어서 몇 명의 사토가 등장하니 주의를 요한다.

 

사토 아이하라가 받게 되는 의문의 편지 발신자.

사토 도서관의 도서위원아이하라와 같은 학교 3학년

사토 교사

사토 전철에서 만난 남학생

 

사건의 시작

 

주인공 아이하라 미즈키는 학교 도서관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라는 책을 보다가 그 안에서 자기에게 보낸 편지 한 장을 발견한다.

 

갑자기 부스럭하고 무언가가 스치는 소리가 났다나는 마음을 들어 얼굴을 가리고 책에 시건을 돌렸다,

뭘까편지같은 것이 페이지 사이에서 떨어진 모양이다.

가느다란 갈색 괘선이 그어진 편지지에 무슨 글씨가 적혀있었다나는 편지지를 조심스럽게 주워들었다그 내용을 보고 나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덧붙여이 편지가 내 운명을 바꿀 줄은 상상도 못했다. (29)

 

어떤 편지일까읽어보자.

 

 

 

편지답게 아이하라 미즈키에게로 시작되는 첫머리다음으로 러브레터 같은 한 문장마지막에 사토라는 이름. (34)

 

그 편지를 보낸 사토라는 인물전혀 모르는 사람인 것이다.

해서 그때부터 사토 찾기가 시작된다.

아이하라는 그 편지에 역시 같은 방법으로 답장을 보내고 또 그 편지에 답장이 오고.

그렇게 두 사람아이하라는 사토와 편지를 주고 받게 되는데.......

 

이 책 무척 잘 읽힌다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하라가 그런 것처럼독자들도 그 편지를 보낸 사토라는 인물이 궁금해서 아이하라와 함께 그가 누군지 같이 찾는 게임에 동참하게 된다해서 소설이 끝날 때까지 마음 졸이며 아이하라가 되어서 같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편지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다.

편지를 보낸 사람사토라는 인물은 누구일까?

 

한 번이라도 좋으니 이야기해보고 싶었어.”

왜 과거형일까? (35)

 

그 다음에 온 편지에 적힌 말.

 

역시 날 기억할리 없겠지? 

날 기억할 리 없겠지라니무슨 뜻일까?

그렇다면 나는 분명 옛날에 사토와 만난 적이 있다아니라면 사토가 눈에 밟힌다는 표현을 썼을 리 없고애당초 내 존재를 인식하지도 못했을 테니까. (50)

 

독자들은 그렇게 사토 찾기에 기꺼이 동참해서 한 시간을 아이하라와 같이 하는 것이다,

이 책 읽는 것은그래서 즐거운 추리 여행이었다,

 

나의 사토 찾기’ 시작하다. (70쪽 이하)

 

용의선상에 오르는 사람이 몇 명 등장한다.

 

하나는 도서관에서 같은 책 마음을 집어든 스기우라. (79)

 

그 다음 도서관의 도서 위원인 사토,

그는 실내화에 사토라는 이름이 적혀 있어서아이하라는 그가 편지를 보낸 사토라고 생각한다. (85)

 

아마 이건 다른 노림수 같다슬리퍼에 적힌 이름은 사토지만 실제로는 다른 이름일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고그 사람 이름은 사토가 맞았다.

(104, 108 )

 

 

또한 사람교사인 사토 고헤이 (126)

 

그러나 계속해서 추적하는 아이하라의 눈에 그 사토라는 인물은 그리 쉽게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니 독자들도 덩달아 애가 탈 수밖에그게 이 소설의 장점이다. 한마디로 작가는 독자들을 애가 타게 만들어 계속 책을 붙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마음을 마침 읽은 적이 있어마음을 중간 매개로 하여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설정이 또한 마음에 들었다.

 

몇 번 편지가 오고간 다음에드디어 마음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기 시작한다. .

 

사토는 마음』 좋아해?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하고도

결국 후회를 지우지 못한 채 자살하다니.

난 결말을 읽고 기분이 좀 별로더라. (87)

 

그 아래 역자의 해설이 붙어있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에서 선생은 한 여자와 삼각관계에 있던 자신의 친구 K를 배신했고, K는 자살한다. (87)

 

그렇지만 선생님은 내내 가슴 속에 담아둔 괴로움을

드디어 말할 수 있었으니,

마지막은 해피 엔드지. (92)

 

무엇보다도 그 편지는

 

아이하라는 사토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성장해나간다.

그리고 그 편지에 자기도 모르게 자기의 마음을 열어 보이며의지하게 된다.

 

사토와 편지를 계속 교환했다도중에 늦어지기도 했지만 사토의 편지는 내 마음이 의지할 곳으로 변해갔다.

내가 비밀로 해온 아기자기한 취미와 취향을 사토에게 처음으로 털어놓은 뒤, ........(141)

 

그러는 가운데 이런 고백을 담은 편지도 받는다.

 

난 아이하라와 편지를 주고받는게 제일 재미있어.

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144)

 

그런 편지를 받고 설레는 아이하라그 뜻을 알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런 편지 주고 받음이 아이하라에겐 어떤 의미일까?

 

요즘 평소 생각이나 그때그때의 심정을 마음속에 잘 갈무리하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내게 됐다그리고 그렇게 하니 의외로 기분이 좋았다마음이 개운할 뿐 아니라내 뜻이 전해져 상대와 마음이 통하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몰랐다. (161)

 

살면서 자신을 성장시켜 주는 사람과 만나기는 쉽지 않아그런 사람과의 인연은 평생 소중히 하렴멀어지고 나서 깨달으면 늦을 때도 있으니까. (161)

 

이 책은 판타지인가?

 

나는 사토 하루키라고 해

너보다 한 살 많은 열 여덟이고,

그리고 암에 걸려서 올해 5월부터 입원중이야.

.....

.....

병원 환자 도서실에서 우연히 마음을 발견했지

네가 줄곧 눈에 밟혔던 나는,

내가 이걸 읽던 게 생각나서

바보 같지만 네게 편지를 써서 끼워놨어.

.......

......

 

그랬더니 네 답장이 왔지 뭐야

거짓말 같겠지만 진짜야.

내가 병원 환자 도서실의 마음에 편지를 끼우면,

학교 도서실의 마음으로 편지가 이동하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아.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한들 믿기지 않겠지

하지만 정말이야,

......

......

 

여기에 이르러 갑자기 판타지 물로 바뀌는 소설나는 이런 게 싫다.

갑자기 문제의 해결을 이딴 식으로 해버리다니이건 저자의 게으름 아닌가?

좀더 창의적으로 머리를 써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지편하게 판타지로 끌고 가다니?

그래서 책을 거기에서 덮고 싶었다진짜다.

 

다시이 책은?

 

그러나 계속해서 읽길 잘했다.

그 다음 페이지허전한 마음을 애써 달래가며 그래도 마무리는 해야지했던 게 잘 한 일이다그딴 식으로 판타지물로 마감을 했더하면후회막급인 독서였을텐데. 그러나 이 저자 내공이 막강하다그렇게 판타지로 끝내지를 않는다.

 

병원 도서실에서 마음에 끼워놓았던 편지가

학교 도서실의 마음에 옮겨지는 기적은 과연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분명 독자들은 이 소설의 마무리에서 무척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편지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소통이 가능한 인연이란 게 얼마나 귀하고 귀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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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역설의 역설이다 - 당신은 지금의 슬픔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개정판
한근태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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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역설의 역설이다 

 

책을 읽는 것은 저자의 말을 듣는 것이다,

해서 저자의 말에 논리가 없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싶으면 집중력이 집중적으로 떨어져, 읽다가 포기하거나 적당히 흘려듣고 만다. 초반 몇 쪽에서 그런게 결판이 나는데이책 다음과 같은 부분 먼저 읽어보자.

 

요즘 역설이란 단어에 꽂혀 있다대부분의 진리는 역설적이다역설적인 말이나 격언은 귀에 쏙 들어온다죽음을 생각하고 살면 더 잘살 수 있다우리가 잘 못사는 이유는 영원히 살 것처럼 살기 때문이다얼마나 맞는 말인가? . (15)

 

다른 말보다도, ‘죽음을 생각하고 살면 더 잘살 수 있다우리가 잘 못사는 이유는 영원히 살 것처럼 살기 때문이다라는 말에 나는 설득을 당한 것이다그리스 신화에 보면 영웅들의 삶이 그러했다신은 영원한 삶을 사는데 비해인간인 자기들은 필멸의 존재이기에 그 삶을 더욱더 적극적으로 살려고 영웅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말한 역설 그게 이해되는 것이다. 

이책은 그런 역설을 다음 몇 가지로 간추려 놓았다.

 

1장 역설의 미학

2장 한계가 디딤돌이다

3장 반대에 감사하자

4장 이기려 하지 말자

5장 모든 진리는 역설적이다

 

이런 제목하에 저자가 제시한 수많은 역설적 진리아니 역설 그 자체가 세상을 새롭게 보는 진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노자의 다음과 같은 말도 그렇다.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대직약굴 대교약졸 대변약눌  

크게 바른 것은 마치 굽은 듯하고크게 솜씨가 좋은 것은 마치 서툰 듯하며,

크게 말 잘하는 것은 마치 어눌한 듯하다.

 

도덕경』 45장에 나오는 노자의 말이다.

 

이걸 저자는 이렇게 풀어낸다.

강직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별거 아닌 일에 고집을 피우고 자기 뜻을 꺽지 않는다. (5)

 

그런 말이 우리 실제 삶에서 얼마나 많이 적용되는지를 사회 생활을 해본 사람은 다들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어떤 일을 처리할 때마치 자기가 뭐라도 되는 사람인 것처럼 되지도 않는 고집을 부리는 사람 있다하기야 남이야기 아니다. 바로 나 자신도 그런 사람이니까.

 

이런 이야기도 흥미있게 읽을 수 있다.

 

천하를 호령하던 스페인의 쇠퇴는 15세기 유대인을 강제로 추방하면서 시작되었다. (43)

 

스페인은 유대인의 재산을 빼앗으려고 유대인을 압박했는데유대인이 추방되자 스페인은 오히려 쇠퇴하기 시작하는 역설적 상황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더 자세히 들어보자 

역사는 사람의 움직임에 관한 것이다어떤 이유에서건 사람들이 빠져나가면 그 동네는 쇠락하고 사람들이 몰려들면 그 동네는 살아 움직인다천하를 호령하던 스페인의 쇠퇴는 15세기 유대인을 강제로 추방하면서 시작되었다당시 스페인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돈이 필요했다그래서 경제를 장악한 유대인의 돈을 빼앗기 위해 개종하라고 압박을 가했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유대인이 다이아몬드 같은 귀금속으로 재산을 처분해 벨기에의 앤트워프 등으로 이주한다앤트워프가 다이아몬드의 중심지가 된 이유 중 하나이다. (43)

 

군중 속의 고독이란 역설

 

우리가 흔히 군중속의 고독이라는 말을 하는데그 또한 역설적 발언이다그런데 그 안에 진리가 있다. 저자의 말로 들어보자.

 

사람은 홀로 있을 때 외롭지 않다혼자 있을 때는 오히려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그렇다면 언제 외로움을 느낄까바로 사람들 속에 있을 때 외롭다다른 사람들의 활달한 모습을 보면서 그렇지 못한 나를 보게 된다남들은 잘 섞여 웃고 떠드는데 잘 섞이지 못하는 나를 느낀다그러면서 고독이 밀려온다군중 속 고독이란 말이 나온 이유다고독을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 안에 들어가는 대신 혼자 있으면 덜 외로울 수 있다이게 고독의 역설이다. (50)

 

<토이 스토리속편에 얽힌 일화다. (55)

속편을 만들 때 비디오용으로 만들려던 영화가 극장용으로 바뀌면서 제작시간이 촉박하게 되었다감독은 개봉일을 늦추려고 했지만 스티브 잡스는 밀어붙였고결과는 대박이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이런 해설을 덧붙인다.

한계 상황 때문에 대박을 낸 것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한계상황에도 불구하고 대박을 낸 것은 사실이다. (55)

 

 

5장 모든 진리는 역설적이다

 

이 책에서 특히 <5장 모든 진리는 역설적이다>라는 부분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그냥 무심하게 지나쳤던 일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생각해 보게 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창의성의 역설

창의성을 아무데서나 인정받을 수 있을까스티브 잡스는 과연 우리나라 기업에 입사할 수 있을까입사한다 할지라도 며칠 못가 쫒겨나갈 가능성이 더 많다.

 

건강의 역설 (212쪽)

건강에 가장 해로운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건강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이다이게 건강의 역설이다

 

금지를 금지하라 (218쪽)

인간은 묘한 존재이다금지할수록 욕망한다재미없는 것도 금지하는 순간 재미있어지는 것이다

 

나를 죽여야 내가 산다. (222)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한 영화 <인턴>을 보면기업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던 주인공이 퇴직후 인턴으로 들어가 일하는 내용이 나온다처음에는 그 기업의 사장이 싫어하지만 곧 상황이 바뀌게 된다이는 주인공이 자기 자신을 죽인 덕분에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222)

 

외로움의 역설 (228)

외로움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친밀감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나와 통하는 사람이 없을 때 생겨나는 감정이다따라서 혼자 산다고 외롭고 같이 산다고 외롭지 않은 것이 아니다.

 

다시이 책은?

 

저자의 방법을 따라 상황을 역설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런 훈련을 이 책 읽는 내내 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으로 역설을 읽는 방법역설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 살다가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난다 할지라도 그것들을 역설적으로 생각하며 힘을 얻게 되는 역설의 힘을 배워이겨나가게 될 것이다.

그런 걸 생각하게 되는 생각의 방법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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