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의 잔 - 경남 스토리 공모전 대상 토마토문학팩토리
박희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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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의 잔

 

소설이다역사소설

이도다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도자기 전쟁의 역사를 그리고 있다.

 

이도다완’(井戶茶碗)이라 함은 이 책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 일본이 보관중인 이도다완 중일급 보물이 된 조선의 막사발은 단 세점뿐이다그중 센 리큐가 가져간 막사발은 기자에논 이도다완으로일본 국보 26호로 지정되어 현재 교토 다이도쿠 샤 고호에 보관되어 있다. 이는 일본인들의 경외를 받고 있다. (423)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조금더 실상을 알아보았는데그중에 이런 글도 보인다.

 

<우리가 만들어낸 그릇을 일본인들이 국보로 지정하여 500여년 보존하여 가치를 유지하고 있으며그것이 가진 미감이 특출한 부분을 인지한다면 그 비밀과 뿌리를 밝히는 작업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과제라고 볼 수 있다이도다완에 대해 좀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복원되어 누구나 이도다완 한 점을 소장하여 차를 따라 마실 수 있는 ~~ 그리고 무엇보다 이를 제작했던 도공의 예술혼이 무엇이었는지 그들의 정신세계가 어떠했는지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영남문화뉴스 2020.02.04.)

 

이처럼 일본에서 국보로 취급받고 있는 이도다완을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등장인물은?

 

도경 사기장

송연주 도경의 연인

해동 민요 (民窯)의 주인도경의 스승

이장평 어기창 편수

 

소우 부산포 왜관의 실질적인 지주이자 대마도 도주 (31)

요시다 어기창의 부관

센 리큐 차두

히시다 사카이 대상

아오이 히시다의 딸

 

관요(官窯) : 관요는 왕실용 도자기를 굽기 위해 정부에서 관리하던 가마 (28)

민요 (民窯) : 조선시대 민간에서 도자기를 굽는 가마 (22)

 

소설의 구조 :

 

무릇 소설에는 주인공인 히어로(hero)와 주인공을 방해하는 빌런(villain)이 있다.

이 소설에는 주인공 히어로에 도경그리고 그 주인공을 못되게 괴롭히는 악역인 빌런을 요시다가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그 둘의 긴장과 투쟁이 이 소설의 큰 줄거리를 만들어가고 있는데그 둘의 힘dl 막상막하라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기에 소설이 더 큰 긴장감을 형성하는 데 일조한다.

 

그래서 그 둘의 싸움은 결국 어느 한 편이 죽어야만 끝이 나는데.....

 

죽여도 죽여도 다시 살아나는 주인공

 

요시다는 도경을 기어코 죽이고 말겠다는 자세로 임한다,

그가 자기의 자리를 언제나 방해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죽이려든다.

그런데 아시는 바와 같이 주인공이 죽으면그대로 소설은 끝이 나기 때문에 죽일 수가 없다.

그러니 도경은 언제나 살아난다총에 맞아도옥에 갇혀서 태장을 맞아도바다에 빠져도 살아난다.

 

그런데 그런 것도 한두번이지너무 자주 죽을 지경에 처하고 그 지경에서도 어김없이 살아나기에 읽는 독자들은 어느 순간 내성이 생긴다그 주인공은 어려움을 겪고 고통을 당해도 금방 살아날 것이니이제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러나 이 소설에서 그런 끈질김도 눈여겨 볼만한 이야기가 된다.

영화 <다이하드>를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악한의 공격에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형사가 주인공인 영화이 소설의 주인공이 그 영화의 형사보다 더하면 더했지덜하지 않을 것이다.

 

삼각 관계중인 연인들

 

도경과 연주는 연인 사이다수령에게 팔려가려는 연주를 도경이 가로채어 도망가다가 관에 걸리는 바람에 일은 어긋나고소설은 시작된다.

그런데 거기 또 등장하는 여인이 있었으니바로 일본 여인 아오이다.

 

그래서 그 이후 세 사람은 삼각관계가 되는데아주 착한 삼각관계다.

두 여인 사이는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는 그야말로 착하디 착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의지하면서 소설을 지탱해나간다.

 

이 소설에서 이런 관계도 눈여겨 볼만한 이야기가 된다.

 

다시이 책은?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줄거리에 도경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못내 아쉽다.

고생 고생을 시켜가며 일본으로 보냈으면 거기에서 자리잡고 도자기 일가를 이루도록 해야지,

중간에 그냥 맥없이 돌아오게 하다니?

게다가 자기 아들이 동래부사로 부임해 있었는데일본에서 돌아온 사람이라고일본에 협조했다고 아들에 의해 매를 죽도록 맞았으니그게 못내 아쉽다.

 

일본에서 돌아와 성장하는 가운데 자기 부모의 이야기도 들었음직 한데그렇다면 일본에서 돌아온 사람이라면 혹시라도 자기 부모 이야기라도 들을 수 있을까 해서 매 때리기 전에 이야기나 한번 듣는 게 인지상정 아닐까.

 

그런 것에도 불구하고이야기는 재미있다.

저자의 역량이 그런 등장인물들을 이끌고 이야기를 재미있고끈질기게 끌고 나간다.

문장에 박진감이 넘치고해서 독자들은 이야기가 언제 어떻게 되는 거지하는 호기심을 군데 군데 끌어올리며 소설을 읽게 된다밤새워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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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시간 - 100곡으로 듣는 위안과 매혹의 역사
수전 톰스 지음, 장혜인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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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시간

 

피아노를 사랑하는 사람에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책이다.

 

우선 피아노에 대한 역사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1부가 그것이다. < 피아노의 초기 역사 하프시코드에서 피아노까지>

 

더하여 피아노곡을 무려 100곡 수록하고 있는데그 내용이 자세하여 거의 음악을 듣는 것 같기도 하고또한 연주할 때 참고가 되기도 한다.

해서지금까지 읽었던 클래식 관련 책중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일단 수록하고 있는 곡의 수가 많다무려 100곡이나 되는데한 곡마다 설명하는 것이 만족할만하다하나 하나 곡의 흐름을 짚어가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준다그래서 이 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독자에겐 축복이나 마찬가지다.

 

예컨대 이런 부분 읽어보면그것이 얼마나 유용한지 알 수 있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The Goldberg Variations (Johann Sebastian Bach)

 

이 곡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해져온다.

당시 드레스덴에 주재 러시아 대사인 카이제를링크 백작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는데그 불면증을 고칠 수 있는 곡을 만들어달라고 해서 이 곡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요한 골드베르크는 당시 카이제를링크 백작을 모시던 하프시코드 연주자였는데백작이 잠 못 이룰 때마다 하프시코드를 연주해달라고 부탁했다백작은 바흐에게 골드베르크가 자신에게 연주해줄 평온한 곡을 새로 작곡해달라고 부탁해다바흐는 곡의 시작과 끝을 아리아로 열고 닫는 서른 개의 대규모 변주곡을 작곡했다.)

 

그래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작품 구조는 단순하다.

모든 변주가 선율이 아니라 아리아의 저음역에서 들리는 서른 두 마디의 단순한 화성 진행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31쪽 이하 참조)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Mussorgsky: Pictures at an Exhibition

무소륵스키의 상상적 터치 중 하나는 전시회에서 위풍당당하게 산책하는 자신을 표현한 부분이다작품의 시작이나 다른 곡들 사이에 등장하는 <프롬나드>에서는 한 그림에서 다음 그림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무소륵스키는 내 모습은 간주곡에서 분명히 드러난다.”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그는 약간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을 묘사한 듯 대여섯개의 4분음표로 이루어진 마디들을 무작위로 교차한다.

모소륵스키는 도입부 <프롬나드>의 주제에 러시아 스타일로너무 경쾌하지 않게라고 적었다.

주제는 러시아 민요 <태양에게 경배를>의 느슨한 변주로그가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의 대관식 장면에 사용했던 주제다흥미롭게도 베토벤은 같은 민요를 <현악 4중주 e단조>의 스케르초에서 사용했다빈 주재 러시아 대사였던 라주모프스키 백작이 베토벤에게 이 러시아 곡조를 사용해달라고 부탁했을 것이다. (248)

 

그리고 이어진 10곡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를 종합해 기록해 본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한글로만 표제를 표기하고 있어영어도 보충해 보았다.

 

00:08 Promenade 프롬나드 1

01:57 1. Gnomus 난쟁이

04:14 Promenade 프롬나드 2

05:20 2. II vecchio castello 옛 성

10:20 Promenade 프롬나드 3

10:50 3. Tuileries 튈르리 궁전

11:53 4. Bydlo 비들로 (소달구지) 

14:57 Promenade 프롬나드 4

15:46 5. Ballet des poussins dans leurs coques 껍질을 덜 벗은 햇병아리들의 발레

16:58 6. Samuel Goldenberg und Schmuyle

폴란드의 어느 부유한 유대인과 가난한 유대인

19:14 7. Limoges - Le Marche 리모주의 시장

20:26 8. Catacombe : Sepulcrum Romanum 카타콤

22:24 Cum mortise in lingua mortua 죽음의 말로 죽은 자와 대화

24:32 9. La Cabane sur des pates de poule 닭발 위의 오두막집

27:54 10. La grande porte de Kiev 키예프의 대문

(앞부분에 기록된 시간은 연주에서의 경과시간을 나타낸다.)

 

이렇게 기록하면서 각곡별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어감상에 아주 좋다.

또한 이 책에는 QR 코드로 음원도 제공하고 있어음악을 들으면서 설명을 들으면 더욱 좋다,

 

이 곡은 원래 피아노곡으로 작곡되었는데라벨의 편곡으로 만들어진 관현악곡 버전이 더 유명하다먼저 관현악 버전으로 듣고 다음에 피아노 연주로 본래의 곡을 감상해 보는 방법으로 이 책을 활용했다,

 

모르는 곡이 많이 있어새로운 곡들을 많이 알게 되는 기쁨도 있다.

 

또한 지금껏 클래식을 감상하면서그 느낌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었는데이 책의 저자가 그런 어려움을 해결해 주었다.

 

예컨대 프레데릭 쇼팽의 경우가 그렇다.

 

<전주곡 6번 단조>는 작은 종소리를 닮은 반복음을 사용한 여러 전주곡 중의 하나로이 곡에서는 오른손이 종소리 효과를 내고 왼손은 동경을 담아 노래하는 듯한 선율을 전개한다. (178)

 

종소리와 관련된 다른 곡은 리스트의 <La Campanella> 가 있다. Little Bell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쇼팽의 전주곡과 리스트의 곡을 비교해가면서 들어보는 것도 좋았다종소리를 피아노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음악가에 대한 정리를 해볼 수 있었다.

 

예컨대 모차르트 같은 경우이정도면 모차르트에 대하여 개괄적인 이해를 할 수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인지 요구도가 낮은 감상자도 지루하게 만들지 않으며 인지요구도가 높은 청중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다. (75)

 

사실 이 협주곡들은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습니다훌륭하고 귀에 착 붙지만 흔해 빠지지는 않았어요좋은 귀를 가진 감상자라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악절도 있지만 일반 청중 또는 이유도 모른 채 충분히 즐길 수 있지요. (75)

 

거기에 가 등장한다바로 이런 사람 일반 청중 또는 이유도 모른 채 충분히 즐길 수 있지요.’ 라고 말하는데 그중에 바로 가 있다. 이유도 모른 채 즐긴다이게 다르다충분히는 아니다그래서 그 충분에 다가가기 위해 이 책을 읽었다

 

사족이겠지만또 하나 이 책은 클래식의 전반적인 흐름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은 거시적 차원에서도 미시적 차원에서도 클래식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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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유럽
노현지 지음 / 있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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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유럽

 

이 책은 딸네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파리와 런던 그리고 스위스의 루체른을 여행한 여행기이다이 책은 부모님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 당신들의 유럽에서 당신은 부모님을 칭하는 존대 3인칭이다..

 

여행의 여정에서 부모님을 그리다.

 

딸네 부부에게 여행에서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대상은 부모님이다.

부모님을 모시고저자는 프랑스의 파리에서 영국의 런던으로그리고 스위스의 루체른과 알프스 마을을 다녔다그런 여행을 준비하면서 했던 이런 마음의 준비도 적어둘만 하다.

 

시차 적응 문제도 있고매일매일 그렇게 다니면 힘에 부치긴 하실 거야여유 있게 여행하려면 오전과 오후에 각각 일정 하나씩 잡는 게 최선인데.... 휴, 그래도 유럽까지 가서 하루에 일정을 두 개만 잡으면 너무 아깝잖아너무 볼게 없다고 실망하실 수도 있고.....(32)

 

딸네 부부의 딜레마가 피부로 와 닿는다.

 

사위 투어 오픈

 

그리고 실제 여행의 모든 경로에서 그런 딸을 아내로 둔 사위의 활약이 눈물겹다.

제일 압권은 걷기를 싫어하시는 장인을 위해 조금이라도 적게 걷게 하기 위해 애쓰다가 주차장에서 차를 빼내던 중  차를 기둥에 박아 긁혀버린 사건(126)이다.

 

또 딸이니까 힘들다고 역정을 내는 아버지의 눈치를 보느라고 애쓰는 사위의 모습이 책을 다 읽고도 눈앞에 어른거린다사위로서의 나의 경험이 떠올라서일까?

 

한국 음식을 찾아다니느라여기저기 검색을 하며 쫓아다니는 모습 또한 빠질 수 없다.

 

왜 우리나라 사람은 해외여행을 가서조차 고추장을 찾는 것일까생각하던 내가 이 책을 보면서저자 부모님을 보면서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다음 날 점심으로 아빠는 또 한국 음식을 찾았고피커딜리 서커스 인근의 어느 한식당애서 돌솥비빔밥을 드셨다저녁으로는 또 호텔에서 전날 사둔 컵라면을 드시겠다고 했다이제야 고백하지만 사실 파리에서의 첫 점심도 루브르 박물관 근처에 있는 한식당이었다. (115)

 

딸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는가?

 

여행하는 내내또 이 책을 쓰는 동안 수없이 부모님을 바라보다가 깨달았다내가 언제 나의 엄마와 아빠를 이렇게 열심히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자주계속 바라보는 시선에는 애정이 깃든다. (8)

 

어릴 적에는 엄마 아빠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딸이 벌써 성장해서이제는 그 자리에 부모님을 두게 되어옛날 아빠가 딸을 바라보던 시선으로 이제 아빠를 바라보게 된 것잘 드러나는 글이다.

 

이 책의 가치와 의미는?

 

책을 펼치면 맨 앞에 이런 헌사가 보인다.

 

언제

우리가 당신들을

이토록 오래다정하게

바라보았던가요?

 

부모님을 향한 애절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한 편의 시다.

저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온 유럽 여행그 기억이 점점 흐려지는 것이 아쉬워 더 잊기 전에 글로 적기로 했고흔한 여행 이야기에 특별함을 더하고 싶어 그림도 그려넣어 아기자기하게 책을 꾸며 펴냈다.

 

맞다요즘 해외여행 흔하다물론 코로나 이전에는 더 그랬지만이제 코로나가 물러가는 시점에서 더더욱 그럴 것이다그렇게 흔한 해외여행에 부모님과 같이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인데 저자는 그것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의미있게 갈무리했다

 

다시이 책은?

 

여기이 순간에 함께 있어서 나는 엄마와 아빠를 그윽하게 감싸는 이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이날의 햇살과 바람그리고 엄마 아빠의 주름 사이로 번지는 웃음까지도 두고두고오래오래. (71)

 

이 글을 읽으려니 울컥하는 심정이 된다.

딸과 아빠엄마세대를 이어가는 그 시간에 그냥 스처 지나가버릴뻔한 그 순간을 그대로 포착해서 보존해 놓은 구절이다.

 

나도 부모를 보며 그런 순간이 있었는데이제 언젠가는 나의 아이들도 나를 그런 시선으로 보게 될 것이 아닌가시간은 사람들을 그렇게 스처지나가며 그런 광경놓는 모양이다.

그래서 이 문장이 책잘 갈무리된 한편의 여행기이며 부모에게 바치는 헌사가 되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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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스라엘 -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최용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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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스라엘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그간 잘못 생각한 것들이 있다.

 

이스라엘에 대하여,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생각하던 잘못,

그저 성경에 등장하는 나라라고 해서좋은 것으로 생각하던 잘못.

해서 이스라엘이란 말이 들어가면 공연히 좋은 것으로 여겼던 잘못.

 

그런 잘못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 고쳐가기로 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가 하면저자의 이력이 그걸 말하고 있기에 그렇다

 

저자 최용한은전직 이스라엘 대사였다.

<2018년부터 현지 대사로 일하면서 이전에 가졌던 이스라엘에 대한 인식과 현장에서 바라본 이스라엘의 모습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있음을 알고 오늘의 이스라엘에 대한 정보를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 날개의 저자 소개글)

 

그러니 외교전문가가 현지에서 직접 보고 들을 것들이니우리들이 가진 편견과 오해를 풀어주기에 충분한 이력을 가진 것이다.

 

그럼 저자가 제시하는 7개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시오니즘과 분쟁

디아스포라와 이민

유대 국가와 유대 정체성

작은 나라 강한 군대의 비밀

창업 정신과 후츠파

조약 없는 영혼의 동맹 미국

젊은 나라 속의 오랜 율법

 

이 책은 이스라엘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하여 친근감을 느끼며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기독교인들물론 기독교인 전체로 일반화시키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성경이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아무래도 이스라엘을 잘 안다그래서 친숙하게그리고 익숙하게 여겨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성경상의 이야기고과거의 모습일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현재의 이스라엘과는 천지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으로 이스라엘에 관한 정보는 이제 지워버리고새옷을 입혀야 한다.

성경에도 있지 않은가새술은 새부대에라고.

 

그래서 이런 정보는 신선하다.

 

성경에 보면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율법이 있다.

안식일은 이스라엘 언어도 샤밧이라 한다.

 

그 샤밧은 현재는 어떻게 지켜나가고 있을까이 책 358쪽 이하에 이스라엘에서 현재 안식일(샤밧)을 어떻게 지키고 있는가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현재의 기독교인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이다.

 

샤밧을 잘 지키기 위해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꼭 필요한 일들을 이방인에게 시키는 경우가 있다그렇게 유대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도 있다샤밧 고이.(358)

 

이스라엘이 좋다고 해도 아무 것이나 따라하지 말자.

 

또 이스라엘에서 사용하는 방법이라 해서, 무조건 추종하는 것이 있는데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에서 불고 있는 하브루타에 관한 뜨거운 관심이다.

그전에는 유대인 엄마의 교육법이라고 해서 집집마다 유대인 교육법 책이 하나씩은 있었을 정도이니지금 하브루타에 대한 관심이 하등 이상할 게 없다.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 중 유대인이 가장 많다는 통계자료는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으니이런 것들 지적한다는 게 어찌보면 쓸데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친구나 동료를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한 하브루타는 유대인들이 탈무드를 배울 때 사용하던 전통적인 방법이다. (335)

 

그러면 그게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일까?

 

책이 문제가 아니라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그 속에 들어있는 유대인이 지향하는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3천년이 넘는 유대인의 삶의 역사와 유대인이 지키는 가치 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하브루타 교육방식에 대한 훈련만 해서는 유대인들의 성공 비결을 결코 배우지 못할 것이다. (337)

 

결론적으로 유대인의 성공비결은 하브루타 교육 방식 때문이 아니라토라의 가르침을 배우고 또한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데 있다는 것이다.

 

다시이 책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오해와 편견을 버린 다음에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이스라엘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런 말을 한다.

 

이스라엘 유대인의 상당수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생각의 틀 자체를 깨트리는 데’ 익숙한 편이라 한다. (8)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으니이건 분명 개인적인 역량이라 할 수 있겠지만어차피 이스라엘에 대하여 뭔가 알자고 이 책을 읽은 것이니,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생각의 틀 자체를 깨트리는 데’ 진심으로 열심을 다하면 어떨까?

 

이스라엘이 다르게 보이고따라서 이스라엘에서 배우는 것도 분명 달라지리라. 그런 배움 이 책에서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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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그리고 리더십 - 개인과 조직을 이끄는 균형의 힘
김윤태 지음 / 성안당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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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그리고 리더십 

 

조선시대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왕그들의 행적을 리더십이라는 도구로 읽어본다.

그러니 이 역시 역사책이다.

역사책이긴 하나 보는 시각이 다른그래서 역사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이 책은 조선 시대 27명의 왕중 9명을 다루고 있다.

누구 누구일까?

태조태종세종세조성종선조광해군영조정조그렇게 9명이다.

 

그들이 왕이 되기 전부터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왕이 된 후의 정치 역정들 그런 과정에 리더십이란 도구를 들이대어 그들의 치세를 평가한다.

 

우선 저자가 각각의 왕을 어떻게 한 줄로 평가하는지 살펴보자,

 

태조 이성계 대업을 이뤘으나 불행했던 왕태조 이성계

태종 악역을 두려워하지 않은 강인한 책임감의 소유자태종

세종 역사상 가장 뛰어났던 천재 리더세종

세조 강인하고 무자비한 리더십세조

성종 열심히 일하고 신나게 놀다성종

선조 유능과 무능함의 경계선선조

광해군 뛰어났으나 때를 잘못 만나다광해군

영조 절반의 성공절반의 실패영조

정조 누구보다 백성을 사랑한 왕정조

 

이중 몇은 반면교사로 교훈을 주는 역할로 등장한다,

세조선조광해군이 바로 그런 역할을 맡는다.

 

그들에 대한 평가

 

태종을 평가함에 있어, (63)

왕이 되기 전에는 포악하고 잔인함으로부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왕이 된 후에는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가 방향을 잡고 중앙 집권정치로 올바로 순항할 수 있도록 큰 틀을 잡은 공이 있다.

 

태종의 사람을 보는 눈 (83)

장자인 양녕대군이 아닌 셋째 충녕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준 태종의 안목이 역사의 큰 틀을 바꿔놓았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많다.

 

셰익스피어 휴가를 먼저 시작한 세종 (96)

영국에서는 빅토리아 여왕 때에 고위관료들에게 3년에 한 번씩 한 달 휴가를 주어 독서를 하게 한 제도가 있었는데조선에서 세종이 이런 제도를 먼저 시행했다. 바로 사가독서제다.

 

이런 글밑줄 긋고 새겨둔다.

 

정도전이 조선을 설계했다면 그 위에 색을 입히고 건축한 사람은 태종 이방원이다. (59)

 

사대 문제에 관하여 :

세종 역시 중국에 대한 사대를 하긴 했지만그 목적이 달랐다.

사대를 했지만 사대에 갇히지 않고 자주적 활동으로 민족의 자부심을 고취할 수 있는 많은 업적을 남겼다한글도 그 중의 하나다.

 

이애 대하여 저자는 이런 말로 결론을 맺는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친미반미친중반중을 외치기보다 쓸 용(자를 써서 용미용중을 생각해야 할 때다. (101)

 

이런 비교도 돋보인다 : 태종 이방원과 세조

 

태종 공신들과 권력을 나누지 않고 왕권을 강화하여 국가를 안정적인 반석위에 새웠다.

세조 정권의 안정을 위해 공신들의 부정과 부패를 묵인하고 수많은 인재들을 소멸시켰다.

 

또한 왕들의 행적에 만약이라는 설정을 집어 넣어각각의 경우 대체 역사도 생각해본다.

 

예컨대이런 것들이다.

세종의 아들인 문종그는 왕위에 오른지 2년 4개월만에 39세의 나이로 죽는데아버지의 총명함을 그대로 물려받은 문종이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이런 질문은 그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문종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문종은 세종의 후반부 성과 중에 문종과 함께한 치적들이 많다훈민정음 창제도 부자가 함께한 작품으로 보인다. (113)

 

가장 아쉬웠던 임금정조

 

저자가 9명의 임금 중 세종과 정조에 대한 평가는 극진하다.

그들의 리더십이 조선을 그래도 전성기로 이끌어갔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그들 역시 한계는 있었다.

 

그래서 이런 발언이 나온다.

 

세종이 15세기 조선의 최고 전성기를 이끌었다면정조는 조선 후기 르네상스를 이끈 군주라 볼 수 있다아쉬운 것은 조선의 전성기가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쇠한 것이다. (349)

 

다시이 책은?

 

우리 역사상 조선은 518년 동안 유지된 나라다.

같은 시기에 존재했던 중국의 명나라는 300년도 못되어 무너졌다.

그런 점을 감안하여 저자는 조선이 그렇게 오래 유지된 이유를 균형이라는 차원에서 파악하고 있다. (5)

 

어떻게 그런 균형이 가능했을까?

저자는 임금과 신하의 관계에서 균형을 찾아보고 있는데바로 임금의 리더십이 그런 균형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 본다해서 훌륭하게 리더십을 행사한 임금은 국정을 균형있게 이끌어나간 반면에 리더십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임금은 국정을 파탄으로 몰고갔다는 것이다.

그러한 교훈은 비단 조선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리라. 역사는 그점,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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