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수아즈 사강의 다섯 번째 책이다. 그동안 마주했던 4권은 소설이었는데, 이 책 역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예상과 달리 자신의 삶을 쓴 에세이였다. 더 구체적이라면... 사강이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라는 부제가 어울릴 것 같다. 책을 통해 사강을 접했었기에,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인물의 삶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그저 파격적인 스캔들의 소유자(?)라는 정도 밖에는 말이다.

19세의 어린 나이에 파격적인 작품 슬픔이여 안녕으로 프랑스 문단과 세계를 뒤집어 놓으며 일약 스타가 된 사강은 의외로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이라는 제목의 에세이집을 냈으니 얼마나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물론 자신이 사랑했던 것들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지라, 사강이라는 본인에 대한 이야기는 적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책 속에는 여러 유명한 인물(안타깝게도 내가 알아본 인물은 장 폴 사르트르가 전부다.)들과의 만남과 그들과의 이야기가 반 정도 담겨있고, 사강이 사랑했던 도박, 스피드, 그리고 독서 등의 이야기가 반이다. 혹시나 싶었던 남편들과의 관계나 연애 이야기는 없다. 그저 여러 인물들을 만날 때 동행했던 남편 정도가 전부다.

그가 사랑했고, 존경했고, 좋아했던 인물들로 책 속에 소개된 사람은 전부 5명(빌리 홀리데이, 테네시 윌리엄스, 오손 웰스, 루돌프 누레예프, 장 폴 사르트르)이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머리말에서 역자가 언급했듯이 뛰어난 재능을 가졌음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빛을 보지 못했던 소수자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인종 때문에, 성적 소수자여서, 말년에 시력을 상실해서 등의 이유들은 그들의 삶을 반사하는 거울이었지만 그럼에도 사강은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 안에 있는 천재성들을 글로 다시금 분출해냈던 것 같다.

나로 말하자면, 그의 영화를 생각하면 유감스러웠고 그 자신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았다.

웰스 때문에, 인생 때문에, 예술 때문에, 그리고 그가 말했듯 '예술가들' 때문에, 진실 때문에,

거침없음과 위대함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 때문에,

언제나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 때문에 말이다.

사강 스캔들로 유명한 도박과 스피드광의 모습들 역시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자신이 사랑한 그것들을 그녀는 "그"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찌 보면 변명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겠지만, 적어도 그녀에게는 의미 있고 사랑스러운 존재였던 것 같다.

책을 읽고 나서 다시 만난 사강은 어린아이 같은 순진함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빠져들면 헤어 나오지 못하고 계속 빠져드는, 오롯이 그것밖에 모르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평생을 살았던 것 같다. 그렇기에 타인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려거란전쟁 - 상 - 고려의 영웅들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KBS에서 대하사극을 방영하는데, 제목은 이 책의 제목과 같은 고려거란전쟁이다. 사극 전문 배우인 최수종 배우가 강감찬 장군 역으로 출연한다고 하는데, 기왕이면 원작을 먼저 만나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고려거란전쟁이라는 제목만 가지고는 떠오르는 장면이 없었다. 책을 읽기 전, 저자는 고려거란전쟁에 대한 개괄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희가 993년, 거란의 소손녕을 맞이하여 전쟁 없이 강동 6주를 탈환한 것이 바로 거란 1차 침공이다. 그로부터 17년 후, 거란은 1010년 다시 고려를 재침공한다. 거란이 고려를 침공한 명분은 신하인 강조가 반란을 일으켜 목종을 폐위시키고 현종을 옹립했다는 이유였다.

1차 침공의 선봉장이었던 소손녕은 바로 2차 침공의 선봉장인 소배압의 동생이다. 그렇게 보면 책 속에 유난히 거란인들의 이름이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성은 야율 씨이고, 그다음은 소 씨다. 알고 보니, 거란의 왕족은 야율아보기를 시작으로 소설의 배경이 되는 6대 황제 야율융서(성종)까지 야율의 성을 가지고 있다. 소 씨는 왕비족이라고 한다. 야율융서는 어린 나이에 왕이 되었지만, 거란의 경종이 일찍 사망했으므로 아들인 야율융서를 대신해 승천황태후가 되어 나라를 다스린다. 그녀는 한덕양과 야율사진, 야율휴가의 힘으로 아들을 황제로 옹립하는데 성공한다. 특히 한덕양과는 공식 연인 관계였기에, 한덕양은 야율융서를 아들처럼 생각했고 야율융서 역시 한덕양을 아버지로 생각했다고 한다.

고려거란전쟁은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권은 1010년 11월 16일 진시(8시)부터 101년 12월 17일 미시(14시)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강감찬은 상권에는 아직 등장하지 않는다. 사실 고려와 거란 전쟁은 병사의 수치상으로는 싸움이 될 수 없는 전쟁이었다. 이번에도 머릿수로 밀어붙이는 거란은 40만의 군사로 고려를 침공했는데, 고려는 겨우 700여 명의 결사대로 맞섰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전쟁에서 승리한 고려의 군사적 위상은 놀라울 정도다. 삼구 채에서 진을 치고 있던 강조가 결국 거란에 사로잡히고, 강조가 사로잡힌 후 항복서를 가지고 양규를 찾아가는 부도통 이현운의 회유에 거짓을 알아채는 장면이 주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거짓된 말에 현혹되기 보다 상황을 판단하며 항복하지 않는 군인의 모습을 보여준 양규. 또한 도순검사였던 강조가 왕을 내치고 반란을 일으킨 이유는 목종과 김치양 등의 잘못된 정치로부터 백성과 나라를 구하기 위한 이유였다. 물론 강조는 잘못된 계획으로 거란에 사로잡히지만, 끝까지 항복하지 않고 끔찍한 고문을 겪어낸다. 그랬기에 왕은 시해했을망정, 조국을 배신하지 않은 강조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역사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았지만,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김숙흥이라는 인물로 당시 구주 별장직을 맡고 있었다. 이섬이 이끄는 용만(의주)는 거란에 의해 풍전등화의 상태에 놓여있었다. 그럼에도 이섬은 깃발과 구주군가를 통해 군의 사기를 북돋았다. 구주군가를 들은 김숙흥은 구주 도령으로 지원을 간다. 덕분에 군의 분위기를 다 잡을 수 있었고, 흥화진을 지켜낼 수 있었다.

상황이 오기 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대비해야겠지만,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생각에 유연성이 떨어져서 잘 안되는 경우가 더 많다.

준비는 철저히 하되 실전에 임해서는 마음을 비워야 하는 것이다.

마음을 다잡고 서경을 지키기 위해 힘을 합치는 조원과 강민첨. 얼마 없는 군인마저 탁사정과 함께 도망을 간 상황에서, 서 영 안에 있는 백성들과 힘을 합쳐 막아내는 그들의 활약으로 다행히 서경은 거란의 손에 떨어지지 않았다. 과연 거란과의 전쟁은 어떻게 전개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업회계 실무 가이드북 : 실전 편 - 일반인부터 CEO까지 알아야 할 회계와 재무제표에 관한 모든 것, 개정판
신방수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법인 기업에서 꽤 오래 회계업무를 했었다. 소위 세무회계사무소에 취업할 수 있는 "쯩"을 따자마자 입사했는데 재무제표를 배우기 보다 분개나 기장 등을 중심으로 실무를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내가 입사했을 당시, 회사는 이제 막 창업한 신생기업이었기에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상황에서 회계업무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매출이 크지 않았던 것과 기장대리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입사하고 3개월도 안 돼서 법인세 마감을 하는데, 정말 야근하면서 3월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덕분에 차년도 부타는 미리 가마감을 하고 장부를 미리 확인하는 습관이 들었고, 함께 손을 맞추었던 회계사무소 직원과 정말 많이 친해지기도 했지만 말이다.) 얼마 전 퇴사를 하고 나서, 오래 일했던 분야이기에 조금 더 지식을 쌓으면서 재 취업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머리를 놀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기업회계를 다룬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대학 재학 시절, 전공 중 회계가 있었던지라 회계 관련 내용을 배우긴 했지만 그때는 내가 이 분야에서 밥을 먹고 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던 터라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학기에 마케팅 수업을 들으면서, 해외에서 직접 창업을 했다고 가정하고 관련 발표를 하는 수업이 있었다. 당시 재무제표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재무제표의 재 짜로 몰랐던 터라 어디를 어떻게 껴 맞춰야 하는지 난감했던 기억이 있었다. 실무라고 다를까? 물론 재무제표가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지, 전체적인 맥락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지만 재무제표로 기업을 분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으며 제대로 알게 된 것 같다.

이 책에는 재무제표를 중심으로 해서 일반인, 기업 실무자, 타 부서 실무자, CFO(기업 최고재무관리자), CEO의 입장에서 꼭 알고 있어야 할 활용법에 대해 실제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실제적이라고 이야기 한 이유는, 문제를 통해 실제로 재무제표를 토대로 필요한 정보를 도출해 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계산을 해보며 이 기업이 건강한 지,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렇기에 이 책은 기본적인 용어나 개념은 어느 정도 숙지가 된 상태에서 읽어야 이해가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회계 생초보는 이해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덕분에 이 책을 읽고 나면 타 기업의 재무제표를 통해 실제로 기업의 건실성 여부를 판단해 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솟아오른다. (물론 실제는 더 복잡한 숫자가 나열되어 있겠지만, 그럼에도 기본 공식과 맥락을 이해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사실 회계는 회계담당자나 회계부서의 소관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각 분야(영업이나 제조업, 마케팅 등) 역시 회계 지식이 있는 경우 업무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가 다니던 회사의 경우도 영업사원들에게 회계 관련 책을 읽도록 했는데, 확실히 교육 전과 후의 차이가 있었다. 저자 역시 이 책을 다양한 담당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필요한 부분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 주려 노력했다.

이 회사가 건실한 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물론 실제 회사를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에는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회사의 재무제표를 가지고 회사의 건실성을 판단할 수 있을까? 바로 재무 상태 표의 부채와 자본만 가지고도 기업의 자본구조를 판단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본구조의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도출해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손익계산서를 통해 회사의 매출액이 연초 계획대로 이루어졌는지, 영업이익이나 매출원가를 통해 매출 증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현금 흐름은 어렵지 않은 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실무자 입장에서 헷갈리는 연구개발비와 무형자산 등의 처리에 대한 부분도 설명되어 있다. 연구개발비의 경우 비용과 자산 중 하나로 기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기장을 잘못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실제적으로 마주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신용평가에 대한 부분은 접하기 쉽지 않은데, 따로 파트가 나누어 있어서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밖에도 CFO 입장에서 챙겨야 할 감가상각이나 부실 자산 등의 처리에 대한 솔루션, CEO 입장에서 법인자금 유출에 관한 내용 등도 담겨있으니 관련 담당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수처럼 리드하라 - 예수께 배우는 최고의 리더십
켄 블랜차드.필 하지스.필리스 헨드리 지음, 윤종석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은 리더인가?라는 질문을 꽤 오래전부터 받았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회사 혹은 어떤 위치에서 많은 사람들을 지휘하는 역할을 해야만 리더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우리는 누구나 리더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하듯이 리더란 타인의 생각이 나 행동,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말하니 말이다. 가정에서 부모로, 혹은 언니나 오빠로, 동아리의 선배로 우리는 타인에게 여러 영향을 미친다. 서로 마주하는 관계가 아닌 가상공간에서도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리더이다.

예수처럼 리드하라는 제목을 읽는 순간,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너무 진부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과 종교와 일상은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다. 하... 크리스천인 나조차 이렇게 생각하는데, 과연 예수의 리더십은 실제적으로 대입이 가능할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예수는 리더십만 경험하신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과 업무의 도전도 수십 년간 직접 경험해 아셨다.

그분은 하나님이신데도 스스럼없이 인간의 일을 하셨다.

지상 생애 첫 30년을 나사렛에서 목수라는 노동자로 보내셨다. 그래서 그분은 먹고사는 어려움을 아신다.

돈을 떼어먹으려는 진상 고객으로 인한 답답함도 아신다.

마감 날짜에 맞추어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도 아신다.

평범한 가정에서 대가족의 일원으로 사는 어려움도 아신다.

우리가 일상 세계에서 시달리는 문제라면 그분도 다 아신다.

우선 예수의 리더십은 그동안 내가 알고, 떠올렸던 리더십과는 결이 달랐다. 리더십 하면 카리스마가 동반되는, 이끌고 지시를 내리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예수의 리더십은 철저히 섬김의 리더십이었다. 섬김과 리더가 동일선상에 있을 수 있는가?라는 내 물음에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모든 관련자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당신이 리더로서 노선과 방향을 정해준 뒤,

역할을 바꾸어 사람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수행을 지원함으로써 섬겨야 한다.

그렇다면 예수의 리더십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걸까? 우선 리더십은 사랑(은혜)에 기초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리더 자신이 먼저 사랑을 맛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 매일 매 순간 거해야 한다. 내가 무조건 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존재로, 그분의 계획 안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에 입각해 내게 맡겨진 팔로워들의 삶 역시 하나님의 사랑 속에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리더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목적의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 자신의 사명과 가치관을 떠올리고, 그에 맞추어 팔로워들을 섬길 수 있어야 한다.

은혜는 이미 사고를 친 사람에게 베푸는, 행동하는 사랑이다. 은혜는 상대에게 교제를 선사한다.

하나님도 당신에게 은혜로 다가오셔서 그분과의 친밀한 관계를 회복시켜 주셨다.....

우리가 죄 가운데 그분을 떠나도 그분의 은혜는 넘친다.

나아가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변화시킨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그동안 리더십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왜 나는 쫓기듯, 팔로워들을 닦달하면서도 막상 좋은 성과를 내지 못 했던 것일까? 란 물음에 답을 발견했다. 나는 부름받은 사람이 아닌, 쫓기는 사람의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내 소유로 생각했기에, 내 것을 지키는 데 온 시간을 다 들였던 것이다. 이 모든 것에는 재산과 지위뿐 아니라 자녀 와와의 관계도 포함된다. 그렇기에 내 의도와 생각대로 따라오지 않는 자녀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질렀던 것이다. 또한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충분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그분을 온전히 믿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책에 소개된 한 예를 읽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하나님의 계획을 믿고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삶의 계획과 다른 내 삶의 모습 속에서 원망도 참 많이 했었던 것 같다. 리더십을 배우기 위해 읽기 시작했던 책이었는데, 리더십을 넘어 삶의 방향성과 잘못된 신앙의 모습까지 마주할 수 있었고, 그에 대한 해결책 또한 마주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은혜는 이미 사고를 친 사람에게 베푸는, 행동하는 사랑이다. 은혜는 상대에게 교제를 선사한다.

하나님도 당신에게 은혜로 다가오셔서 그분과의 친밀한 관계를 회복시켜 주셨다.....

우리가 죄 가운데 그분을 떠나도 그분의 은혜는 넘친다.

나아가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변화시킨다!

모든 관련자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당신이 리더로서 노선과 방향을 정해준 뒤,

역할을 바꾸어 사람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수행을 지원함으로써 섬겨야 한다.


예수는 리더십만 경험하신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과 업무의 도전도 수십 년간 직접 경험해 아셨다.

그분은 하나님이신데도 스스럼없이 인간의 일을 하셨다.

지상 생애 첫 30년을 나사렛에서 목수라는 노동자로 보내셨다. 그래서 그분은 먹고사는 어려움을 아신다.

돈을 떼어먹으려는 진상 고객으로 인한 답답함도 아신다.

마감 날짜에 맞추어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도 아신다.

평범한 가정에서 대가족의 일원으로 사는 어려움도 아신다.

우리가 일상 세계에서 시달리는 문제라면 그분도 다 아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날 밤 두 사람은 헤어지기 전에 한 가지 합의를 했다.

고등학교로 돌아가게 되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보다 훨씬 더 서로 모르는 척 굴자고 약속한 것이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낯선 타인이 될 것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규칙이었다.

헨리 킴볼의 세 번째 직업은 사설탐정이다. 다트퍼드-미들햄 고등학교 영어교사를 하던 그는 한 사건을 계기로 교사를 그만두고 형사가 된다. 하지만 제 몸에 맞는 옷 같았던 형사 역시 한 사건 때문에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그는 사설탐정 자격증을 취득해서 탐정이 된다. 의뢰가 많지 않던 차에, 한 여성이 그를 찾아온다. 어딘가 낯이 익은 그녀는 헨리를 킴볼 선생님이라 부른다. 그렇다. 그녀는 1년여 동안 영어교사를 하던 당시 헨리가 가르쳤던 학생이었다. 그것도 학교 내에서 유명 인사였던, 전직 체조선수 조앤 그리브였다. 그 사이 조앤은 결혼을 했고 현재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녀가 의뢰한 일은 남편인 리처드 웨일런의 불륜을 잡아달라는 것이었다. 블랙번 공인중개사의 대표인 리처드는 다트퍼드 사무실 매니저인 팸 오닐이라는 젊은 여성과 불륜 관계에 있는 것 같이 보이는데(조앤이 보기에) 그들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요구한 것이다. 그렇게 헨리는 리처드와 팸을 미행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팸과 안면을 트게 된 헨리. 팸의 입에서 기대했던 내용이 나오기 직전, 조앤으로부터 둘이 금요일에 만나기로 했다는 정보를 입수한다. 팸 곁을 맴돌다가 결국 밤을 보내게 된 헨리. 하지만 팸은 현재의 그 관계(?)를 정리하고 싶어 했다. 세 사람을 위해서도 그게 좋겠다고 말하는 팸. 다음 날, 조앤의 말대로 팸과 리처드는 매물로 나온 집에서 만남을 갖는다. 둘이 들어가고 얼마 후, 총성이 들린다. 패닉 상태에 빠진 헨리는 집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총을 맞고 사망한 팸과 그녀를 쏘고 자살한 리처드의 시신을 발견하고 신고를 한다. 팸은 정말 리처드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했고, 그 말에 격분한 리처드는 팸을 살해하고 자신 또한 자살한 것일까?

책 속의 사건은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간다. 조앤과 또 다른 리처드인 리처드 시든의 이야기다. 다트퍼드-미들햄 고등학교의 재학 중인 조앤은 가족여행으로 윈드워드 리조트에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같은 학교 학생인 리처드 시든을 만난다. 리처드 역시 이모의 가족과 여행을 왔다. 문제는, 사촌인 두에인 워즈니악이었다. 두에인은 조앤을 성추행 하려다 미수에 그친다. 그날 이후, 조앤은 두에인에게 안 좋은 감정을 품게 되고, 우연히 리조트 도서관에서 만난 리처드 역시 두에인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둘은 사고인 척, 두에인을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과연 이들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15년 전 헨리가 교사로 있었을 당시 교실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과 15년 후 일어난 조앤의 남편 리처드의 사건은 교묘한 접점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건. 실족사 혹은 자살로 보이는 이 사건들이 자살이 아니었다? 과연 사건들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건은 과연 어떤 접점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될까?

사건을 통해 살해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과연 이들은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었던 걸까? 반대로 이들의 삶에 대한 선택권은 누구에게 있던 것일까? 그 선택에 따라 누군가는 살려 마땅한 사람이 되고, 누군가는 죽여 마땅한 사람이 된다는 것.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들이지만,(책 속에 등장하는 그 누구도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어느 정도 이해를 바라는 것 같다. 책을 읽고 나니 저자의 전 작 죽여마땅한 사람들이 궁금해진다.


그날 밤 두 사람은 헤어지기 전에 한 가지 합의를 했다.

고등학교로 돌아가게 되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보다 훨씬 더 서로 모르는 척 굴자고 약속한 것이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낯선 타인이 될 것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규칙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