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다산어린이문학
탁정은 지음, 이명애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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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응원 때문에 쟤도 나처럼 힘들 날이 있을 거야. 쟤는 떼어 낼 캔디가 없으니 다 들어야 할 거야.

코치님, 엄마, 이기든 지든 제가 알아서 할게요,

응원도 운도 다 실력이라 그러셨잖아요.

이제부터 제가 풀어 나가 볼게요.

책 제목을 읽는 순간 운동경기가 떠올랐다. 책 표지가 보여주듯이, 이 책은 테니스 선수들의 이야기다. 조금 특별하다면, 초등학생 테니스 선수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총 4명의 선수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둘씩 서로의 상대 선수로 경기를 하면서 겪은 내용들이 담겨있다. 어느 선수의 입장에서냐에 따라 관점이 조금씩 달라진다. 덕분에 독자들은 두 선수의 경기를 종합적으로 보며 이들의 경기 내용을 퍼즐처럼 맞춰갈 수 있다. 가령 앞 편에서 안 나온 경기의 결과나 경기 중 있었던 이야기가 뒤편에서 맞물리면서 하나의 경기로 완성된다. 아무래도 각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자신에게 좀 더 중요한 이야기에 집중하기에 감춰진(?) 사연들이 있는데, 두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제대로 된 그날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게 구성되어서 읽는 내내 꽤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이야기는 테니스 신동으로 불리는 고아라의 이야기다. 아라는 뛰어난 실력으로 기대주로 우뚝 선 테니스 선수인데, 이번에 만나게 된 유샛별과의 경기는 아라의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우선 샛별이라는 선수가 그동안 두각을 나타낼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지지 않기도 했지만, 경기가 열리는 곳이 바로 샛별의 홈구장이라는 데 있다. 서브를 넣을 때는 소란을 피워 경기를 방해하면 안 되는데, 샛별의 응원단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라의 경기를 방해한다. 코치진이 강하게 항의를 했지만, 샛별의 점수로 기록이 된다. 사실 아라에게는 한 가지 핸디캡이 있다. 바로 청각장애를 가졌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 중에는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힘들었기에 그동안 아라는 코치의 지도소리나 심판의 이야기를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아라의 사연을 접한 한 회사에서 귀 뒤에 붙이는 보청기를 개발하여 아라가 착용할 수 있게 해주었고, 그 이후로 아라는 경기력이 훨씬 향상되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오히려 보청기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샛별의 응원단들이 벌이는 소리가 고스란히 들리다 보니 경기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실력이 자신보다 낫게 보였던 샛별은 오히려 응원에 힘입어 아라를 추격하고, 결국 아라는 첫 세트에서 지고 만다. 코치와 엄마는 아라에게 보청기를 빼고 경기를 하기를 권유한다. 다행히 두 번째 세트를 이기고 돌아온 아라. 하지만 아라는 고민 끝에 결심을 하게 된다.


아라의 이야기 이후에 이어지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아라와 경기를 벌인 샛별이다. 샛별은 테니스 신동인 아라와의 경기에 무척 설렜다. 드디어 최강 고아라와 맞붙게 된 사실 자체만 해도 감격스럽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샛별이지만, 유난히 공도 잘 맞고 컨디션도 좋았다. 그리고 샛별은 아라와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샛별은 지든 이기든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싶었다. 차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1세트에서 승리를 한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경기에서 샛별은 정말 죽을힘을 다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부상을 입게 된다. 1 대 1로 팽팽한 경기가 이어지고 있었고, 샛별을 이번에는 꼭 우승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과연 샛별은 어떤 선택을 할까?



운동경기는 이기고 지는 승부가 꼭 나야 하기에, 누군가는 눈물을 삼켜야 한다. 초등학생이지만, 선수로 경기에 최선을 다해 임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단지, 경기에서 이기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오롯이 견뎌내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특히 경기가 잘 안 풀리자 모자와 바닥에 화를 내며 분노를 뿜어내는 이안과 그런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스스로 깨닫게 만다는 코치의 이야기, 엘리트 선수 앞에서 위축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지수의 이야기 등 네 명의 아이들의 경기를 통해 각자의 상황과 감정 그리고 행동을 통해 우리 또한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응원 때문에 쟤도 나처럼 힘들 날이 있을 거야. 쟤는 떼어 낼 캔디가 없으니 다 들어야 할 거야.

코치님, 엄마, 이기든 지든 제가 알아서 할게요,

응원도 운도 다 실력이라 그러셨잖아요.

이제부터 제가 풀어 나가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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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수호지
시내암 지음, 이상인 엮음, 최정주 그림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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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돈이 있으면 귀신도 부린다 하더니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구나!


대학교 재학 시절 수호지 10권을 읽었다. 양산박의 도둑 108명의 활약상이 꽤 흥미로웠고, 회원이 업데이트되는 것 같이 양산박으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하나 둘 모이는 모습들과 그 안에서 또 서열이 정해지는 모습이 꽤나 신선했다.


 20여 년이 지나 다시 마주한 수호지는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이미 이 시리즈를 읽어왔고, 앞의 작품들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기에 이번 책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10권의 대작을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다니! 물론 두께가 만만치 않았지만, 10권짜리를 이렇게 축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그리 길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청소년을 위한 시리즈의 강점은 내용이 어렵지 않은 용어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과 함께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수호지에 등장하는 다양한 무기들의 그림과 함께 내용에 등장하는 사자성어까지 배울 수 있기에 다양한 배경지식과 상식까지 넓혀갈 수 있다.


 우리의 의적 임꺽정이나 홍길동과는 달리 양산박에 모인 도적들은 사실 의적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양산박 근처를 지나는 상인이나 돈이 있어 보이는 무리들의 물건들을 빼앗아 산채로 들고 온다. 또 산채 근처의 주막을 차려놓고 돈이 좀 있어 보이는 손님이 있다면 보았다가 음식이나 술에 수면제를 탄 후 물건을 빼앗거나 죽이기도 한다. 양산박을 찾는 인물들은 갖가지 사연을 지니고 있는데, 상당수가 누명을 쓰거나 힘 있는 사람의 눈밖에 나서 쫓기는 신세가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그들과 지인이 되어 양산박에 들어오기도 한다. 물론 처음에는 속이 좁은 왕륜이 양산박의 우두머리였는데 그는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이 무리에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결국 그는 죽임을 당하고 양산박은 새로운 이들에 의해 다시금 꾸려진다. 


 정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읽은 지 오래인지라 인물들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책을 읽다 보니 떠오르는 인물들이 하나 둘 생겼다는 것이다. 송강이나 노지심 처럼 말이다. 


 우리나라처럼 수호지 역시 관리들의 부정부패로 백성들의 삶은 참 고단했던 것 같다. 양산박의 도둑들 덕분에 그 근처 지역의 관리들은 함부로 빼앗거나 백성들을 괴롭히는 게 어려웠기에 지역 사람들은 차라리 양산박의 도둑들이 났다고 하는 걸 보면 씁쓸하기도 하다. 하나 둘 모이는 도둑의 무리는 108명이나 되는데, 도적들이지만 나름 과거에 벼슬을 하거나 용맹과 어짐으로 소문이 났던 이들인지라 나름의 체계를 지키며 산채를 지켜나가는 모습이 꽤 흥미로웠다. 


 물론 이들이 정의롭거나 정도를 걷는 인물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패를 부리거나 사람을 죽이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걸 보면 확실히 의적은 아니라는 사실! 과거에는 그냥 흥미롭게 읽었다면, 아무래도 이들의 행동거지를 보면서 판단을 하게 된 걸 보면 언제 책을 읽느냐에 따라 깨닫게 되는 바가 다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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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몰래 강아지를 키우는 방법 - 나의 엉뚱 발랄 반려동물 키우기 대작전 자꾸 손이 가는 그림책 1
루카 토르톨리니 지음, 펠리시티 살라 그림, 박재연 옮김 / 지성주니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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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마당 있는 집에 살았다. 덕분에 우리 집에는 늘 개가 있었다. 외갓집에서 새끼 강아지를 데리고 올 때도 있었고, 아파트에서 사는 친척이 키우지 못해서 받기도 했다. 또 태어난 지 며칠 안되어서 감기에 걸린 강아지를 데리고 온 적도 있었다. 재건축을 하면서 집을 헐고 주택을 지으면서, 그때 키웠던 두 마리의 개(뽀삐와 다롱이)를 시골 친할아버지 댁에 보내게 되었는데 동생이랑 둘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한 번씩 예전의 사진을 보다 보면 뽀삐와 다롱이 그리고 레이디들(한동안 데리고 온 강아지들의 이름을 매번 레이디라고 지었다. 그림책의 영향이다.)까지 어린 시절 나와 동생의 사진에는 우리의 강아지들이 등장한 사진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결혼을 하고 아파트에 살면서 반려견은 생각도 못 했다. 물론 양가의 극심한 반대도 있었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도 벅찬 내가 또 다른 생명을 키우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끔 아이들이 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아이들과 이야기할 것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예상치 못한 반전이 책의 시작이긴 하다.



 공원에서 놀다가 겁먹은 강아지(?)를 만나게 된 주인공은 불쌍한 강아지를 엄마 몰래 집으로 데리고 온다. 아무리 동화와 그림책의 눈으로 보고 싶어도 아이가 데리고 온 강아지는 강아지로 보이지 않는다. 두발로 걷는 불곰이 무섭지 도 않을까? 아이를 제외한 다른 어떤 사람도 아이가 귀여워하는 강아지를 똑같은 눈으로 볼 수 없는걸 보면 말이다.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는 부모님께 비밀로 하고 아이는 강아지를 키운다. 우선 배가 고플까 봐 집에 있는 음식을 다 찾아서 강아지에게 주기도 하고, 놀이를 하기도 한다. 근데, 혹시 주인을 잃어버린 강아지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아이는 강아지 주인을 찾는다는 전단지를 만들어 붙이기도 했지만, 강아지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는다. 강아지와 교감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에게는 다양한 변화가 생긴다. 아이를 괴롭히던 못된 언니들이 더 이상 아이 주변에 다가오지 않았고, 밤마다 무서운 꿈에 시달리던 아이의 밤은 평화로웠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강아지가 사라진다. 그날부터 아이는 사라진 강아지를 찾아 나서는데...



 아이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꿈 때문에 곰을 강아지로 착각한 것일까? 다른 사람들은 다 두려워하는 곰이 아이의 눈에는 귀여운 강아지로 보이니 말이다. 엉뚱한 아이지만, 곰을 향한 마음만은 진심이었다. 진심으로 아이는 곰을 좋아했고, 곰 역시도 아이를 좋아했다. 그런 곰이 사라졌을 때, 아이는 얼마나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을까? 아이는 강아지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었고, 울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의 강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아이는 또 다른 동물을 키우게 되었다. 이 또한 반전이니 끝까지 읽어보면 좋겠다.


 길지 않아서 아이와 함께 여러 번 읽어볼 수 있었고, 곰을 강아지라고 이야기하는 아이의 모습에 킥킥대면서 "왜 얘는 곰을 보고 강아지라고 그래?"라고 묻는 둘째에게 왜 그럴까? 하는 질문도 던질 수 있었다. 물론 큰 아이는 이해 가지 않는 아이의 행동을 황당하게 바라보긴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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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 퀴즈 백과 100 - 풀수록 똑똑해지는 바이킹 어린이 퀴즈 백과 시리즈
유초록 지음 / 바이킹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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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바이킹 어린이 퀴즈 백과 시리즈의 이번 책은 바로 맞춤법 퀴즈 백과다. 1학년 2학기부터 받아쓰기 시험을 보는데, 아무래도 이때의 받아쓰기 실력이 평생(?) 가기에 기왕이면 제대로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맞춤법에 맞지 않는 글을 보면 고치고 싶은 마음이 울컥울컥 올라오기에(과거에 했던 교정 아르바이트 때문인 걸까?) 종종 맞춤법에 대한 책을 읽지만, 매번 실수하는 곳에서 실수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


 초등 엄마들 사이에서 몇 년째 핫한 이슈인 문해력 역시 맞춤법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 하지만 같이 앉아서 공부로 하기에 헷갈리는 맞춤법들은 오히려 독이 된다.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닌 재미있는 공부가 필요한 때다. 기왕이면 퀴즈식으로 맞춤법을 공부한다면, 좀 더 지루하지 않게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우리 아이가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퀴즈를 좋아하기 때문이기에 이번에도 한번 도전해 보았다.


우선, 문제를 내면서 나 또한 놀랐다. 생각보다 헷갈리는 부분이 아주 많았다. 우리가 맞다고 생각하면서 사용하지만, 틀린 맞춤법도 꽤 많다. 다행히 나름 맞춤법에 관심이 많아서, 아이 앞에서 체면을 차릴 수 있긴 했지만 내가 보기에도 헷갈리는 문제들이 꽤 있었다. 받아쓰기를 하면서 많이 헷갈려 하는 않과 앉, 돼지와 되지, 바라다 와 바래다, 띠다 와 띄다 처럼 문장에 맞게 정확한 맞춤법을 사용해야 하는 부분들을 문장과 퀴즈를 통해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해설도 다음 장에 담겨있기 때문에 퀴즈를 내는 사람도, 푸는 사람도 같이 이해할 수 있다. 주관식과 객관식, 글자 찾기, 연결하기, OX 퀴즈 등 다양한 형태로  문제가 등장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퀴즈로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100개의 맞춤법들을 접하다 보면 국어 상식과 함께 성적도 쑥~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이 참에 온 가족이 함께 국어공부를 통해 공부와 재미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자! 생각보다 여기저기서 요긴하게 사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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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 - 신병주 교수의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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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신병주 교수의 신간이다. 역사저널 그날의 애청자였기에, 역사광 아버지와 함께 본방사수를 하고, 단행본까지 재미있게 읽었기에 이번 책도 무척 궁금했다. 솔직히 신병주라는 이름에 집중하느라, 이 책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하지만 친절한 저자는 책의 서두의 이 책의 내용을 꼼꼼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제목을 보니! 제목에 책의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것 아닌가!


  남편과 나는 둘 다 역사와 책을 좋아했었기에 연애할 때 데이트 장소는 고궁 아니면 도서관이었다. 이런 부모에게서 태어난 큰 아이 역시 역사를 무척 좋아한다. 얼마 전, 추억의 장소(?) 인 경복궁을 다시 갔는데 마침 그 시간에 해설사가 계셨다. 1시간여를 설명을 들으며 경복궁을 돌다가 두 아이가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플까 봐 30분여를 남기고 해설 팀에서 이탈을 했는데 큰 아이가 기분이 급 다운되었고 급기야 울면서 소리를 질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집중해서 너무 재미있게 해설을 듣고 있었는데, 물어보지도 않고 엄마 아빠가 가자고 해서 너무 속이 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 얘는 나보다 더 한 역사광이구나! 싶었다. 사실 역사에 대한 지식이 꽤 많다고 생각했는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보니, 새로운 내용도 상당했다. 이 책 역시 그렇다. 특히 이 책은 직접 역사의 공간을 돌아볼 수 있도록 쓰였기에 실제 저자의 책을 읽고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이 생겼다. 자주 갔던 서울의 고궁들뿐 아니라 이런 장소가 아직도 남아있구나! 하는 곳도 상당했다. 


 아무래도 조선의 수도가 서울이었기 때문에, 역사 유적의 상당수가 서울과 경기도에 많이 배치되어 있긴 하다. 그렇다고 유적지가 서울과 경기도에만 있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이의를 제기하는 독자들을 위해 경상도와 전라도, 강원도와 제주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곳곳의 유적들을 설명하며 그에 대한 역사적 지식과 함께 실제 가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교통편까지 친절하게 이야기해 주기에 책으로 한 번, 눈으로 한번 두 번의 독서를 한다면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책에서 소개한 공간 중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몇몇 있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사는 지역과 가까운 곳에 더 눈이 가긴 했다. 삼전도의 굴욕으로 알려진 인조의 삼배구고두례와 당시 굴욕적인 강화협정 후 청나라의 강요에 의해 세운 비석 삼전도비가 실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그것도 석촌호수 근처에 있다고 한다. 사실 이 비석은 굴욕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졌던 터라 없애려고 여러 노력을 했지만 이 또한 반성의 의미를 삼을 수 있기에 정부는 원래 위치 석촌동으로 비석을 옮겨두었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들러서 봐야겠다.


 또 하나는 이름도 특이한 홍덕이 밭이다. 설마 홍덕이가 사람 이름일까? 했는데 역시나 사람 이름이었다. 효종 때 나인이었던 홍덕이 병자호란 떼 포로로 심양에 들어갔는데, 김치를 담가서 효종의 집에 드렸다고 한다. 훗날 효종이 왕이 된 후 홍덕 역시 돌아왔는데, 익숙한 김치 맛에 놀란 효종은 김치의 출처를 물었고 바로 심양에 있을 때 먹었던 김치를 담았던 사람이 홍덕이라는 사실을 알고 상을 주려 했지만 홍덕이 사양을 했다. 대신 효종은 낙산 아래 밭 일부를 홍덕에게 주었고, 바로 그 밭이 지금까지 낙산 공원 안에 남아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30년 전 부모님과 함께 다녀온 한산도와 충무사, 강릉의 오죽헌, 얼마 전 정약용에 대한 작품을 읽으며 마주했던 형 정약전의 유배지 흑산도 등 다양한 역사의 장소들을 책을 통해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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