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 꿈터 책바보 19
움베르토 에코 지음, 에우제니오 카르미 그림, 김운찬 옮김 / 꿈터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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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지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책에 남긴 내용은 절대 쉽게 생각할 이야기가 아니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움베르토 에코.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지라,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했다.

제목처럼 이 책에는 세 가지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아이들이 만나기 쉬운 동화 형식을 지니고 있지만, 어른들이 먼저 생각해봐야 할 이야기다.

원자폭탄에 대한 이야기,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 환경에 대한 이야기.

제목만 들어도 뭔가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와닿는다는 느낌이 덜하기도 하다.

하지만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때론 위험하고, 때론 무서운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물질의 구성인 원자. 가장 작은 단위인 원자에 대해 아이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그런데 그 원자로 만들어진 무시무시한 폭탄이 있다.

사람들은 그 폭탄의 위력을 잘 모르지만, 엄청난 구멍을 만들어내며,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 있다.

전쟁을 좋아하는, 자신이 만든 원자폭탄의 위력을 나타내고 싶은, 그래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은 장군은 원자폭탄을 쏘고 싶다. 힘들게 만든 원자폭탄에 먼지가 쌓이는 것이 싫다.

폭탄을 계속 모으는 장군은 나쁜 일을 계획 중이다.

하지만 원자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행복한 세상에서 계속 사이좋게 지내고 싶을 뿐이었다.

원자는 슬금슬금 도망친다. 소리 없이 지하실로 말이다.

그걸 모르는 장군은 폭탄을 잔뜩 모아 모든 도시에 하나씩 던진다.

하지만 원자들이 사라진 폭탄은 아무 일도 일도 일어나지 않고, 사람들은 텅 빈 폭탄으로 꽃병을 만든다.

폭탄이 없는 세상이 훨씬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장군은 훈장이 주렁주렁 달린 옷을 입고 호텔 문지기로 취업한다.

사람들은 장군을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리고, 장군은 부끄러워한다.

이 책에 담긴 세 가지 이야기 중 첫 번째 이야기의 내용이다.

아이들에게 원자폭탄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 미래의 전쟁은 핵 전쟁이라고 하고, 지구상에 꽤 힘 있다 하는 나라들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장군처럼 자신의 욕심을 위해 핵 전쟁을 일으키는 것.

아마 핵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의 공격 또한 그것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핵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핵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욕심이 남에게 큰 해가 될 수 있다는 교훈도 함께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을 통해 나와 다른 사람,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들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 편리가 만들어낸 고통 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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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보이
가쿠타 미쓰요 지음, 이은숙 옮김 / 하다(HadA)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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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항 핑크 가득한 표지에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

표지만 보기에는 따뜻해 보이지만, 제목은 아이러니한 마마보이다.

제목을 읽고 표지를 다시 보니 따뜻해 보였던 핑크색이 너무 진해 보이고, 엄마의 하얀 손도 부담스럽다.

아마 마마보이라는 단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서 그럴 것이다.

8개의 엄마에 대한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 속에는 각기 다른 엄마와 자녀들이 등장한다.

물론 이 책의 제목 마마보이 역시 책 속 단편의 제목이다.

주인공도 다르고, 등장하는 엄마도 각기 다르다. 진한 여운을 남기는 엄마도 있고,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엄마도 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엄마의 이미지는 자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습으로 그려질 때가 많다.

내가 고개를 갸웃했던 것 역시 그런 엄마의 고전적인 이미지와는 차이가 있는 엄마들이 꽤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엄마도 엄마의 인생이 있고, 엄마 역시 엄마이기 전에 사람이고 여성이다.

어쩌면 이 책에서 만나는 엄마 중 일부는 기존의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는 다른 엄마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뻔한 엄마의 모습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눈물샘을 자극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생각과 목적을 확연히 드러내는 엄마들이기에 한편 후련한 모습도 있었다.

일생을 불평불만, 깨끗한 것을 좋아하던 엄마가 갑작스레 이민을 결정한다.

단순한 여행도 아니고 이민.

엄마의 까탈스러운 모습을 아는 자녀들은 엄마의 결정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한다.

엄마의 깔끔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이민을 포기하고 돌아와도 같이 살기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는 결국 필리핀으로 떠나고, 딸은 그런 엄마를 만나러 간다.

그동안의 엄마와 달리 그곳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는 엄마를 보고 딸은 말이 없었다.

오히려 딸 안에는 엄마의 시선이 들어있어서 그런지, 모든 게 불편하고 낯설고 지저분해 보인다.

엄마와 헤어지고 공항에 들어서면서 엄마의 사랑을 담아 흔드는 손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빗속을 걷다의 엄마와 닮은 이야기는 둘이 살기라는 제목의 단편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엄마와 둘이 사는 1년째 백수 상태인 38살의 딸.

삶의 모든 것을 엄마와 공유한다. 자신이 새로 산 속옷을 입은 모습까지 보여줄 정도니...

한편, 그런 엄마가 징그럽게 싫은 둘째 딸은 대학에 입학하던 해에 엄마를 떠난다.

책을 읽으며 엄마와 딸이 문제가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뭔지 모를 찝찝함이 있었다.

큰 딸이 엄마와 동화되어 간다는 것. 그래서 밖으로 나가고 누구를 만나는 것보다, 엄마와 있는 시간을 즐긴다는 것.

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어, 자신의 모습은 사라져버린다는 것.

어린 시절에는 엄마가 세상의 모든 것이라 생각한다.

엄마가 최고고, 엄마는 모든 것을 다 할 줄 아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이라고 말이다.

그런 아이가 점점 세상으로 나가면서 많은 경험을 갖게 되면 자신의 생각 속 엄마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갖기 시작한다. 엄마가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 말이다.

아이는 그렇게 엄마로부터 자신을 독립해간다. 엄마 또한 자신에게 의지하던 아이의 독립에 적지 않은 감정적 소요를 겪게 된다. 둘의 분리는 당연한 것이지만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준다.

하지만 그 상처가 있어야 비로소 둘은 제대로 분리될 수 있다.

책에 등장하는 각기 다른 엄마와 자녀의 모습 속에서 어떤 모습의 엄마와 자녀의 모습이 이상적일지 고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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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너 다클리 필립 K. 딕 걸작선 13
필립 K.딕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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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이란 참 무서운 것 같다. 단지 마약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 중독이 참 많지 않은가?

커피, 담배뿐 아니라 일, 책 읽기, 게임 등도 중독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작가 필립 K.딕의 책은 이번에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특정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첫 페이지부터 사실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가 등장하긴 했다. 온몸에 벌레가 붙었다고 느끼는 인물 제리 패빈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뿐 아니라 본인이 키우는 개에게도 온통 벌레(진딧물)이 붙어서 고통스럽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바로 이 사람도 약물 중독자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2장에서부터 등장한다.

D 약물 중독에 대해 문제가 심각한 사회 속에서 비밀 요원인 프레드(밥 아크터)는 D 약물 공급책을 찾는 임무를 맡는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있었으니, 비밀 요원인 프레드(밥 아크터) 조차 D 약물에 중독된 사람이라는 것이다.

설상가상 밥 아크터가 프레드와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상부는 마약중독자를 대상으로 그들의 집에 홀로 스캐너라는 탐지기를 설치한다. 바로 프레드로 하여금 밥 아크터를 감시하라는 것!

꼬여버린 상황에 프레드는 당황하지만, 그 또한 D 약물 중독자이기에 자신의 녹화된 자료를 지우고 보고하고의 복잡한 일을 수행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상황과 마약 중독의 후유증으로 결국 일이 꼬이기 시작하고, 뇌가 타버린 프레드는 문제에 휩싸이게 되는데...

책을 읽는 내내 머리도 아프고 몽롱한 기분이 계속되었다.

등장인물에 영향을 받는 것이었을까? 책을 읽고 있지만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서 같은 부분을 또 반복해서 읽고 있었으니 말이다. 사실 책을 덮는 이 순간까지도 기본 줄거리를 제외한 어떤 내용도 명확하게 들어오지 않는다.

어쩌면 작가가 독자들에게 그런 기분을 선사하게 만들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마약중독의 이야기 속에 본인의 이야기가 투영된 소설이라서 그런지 작가의 말을 통해 드러낸 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물론 등장인물로 잡은 실제 모델이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당혹스럽긴 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과연 이렇게 많은 중독이 생겨나서 정부조차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여러 각도로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한 동일 제목의 영화가 있다고 하니, 영화를 보면 책을 통해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이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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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 삼국지 1~2 세트 - 전2권 - 삼국지연의보다 재미있는 정사 삼국지
써에이스 지음 / 원너스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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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렵고 방대한 삼국지를 2권으로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너무 기대됩니다. 그림이 들어있으니 이해하기 더 쉽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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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회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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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를 잘 모르지만, 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의 원작인 한자와 나오키.

현재 3권까지 출판되었는데, 1권을 읽고 매력에 빠져서 결국 3권까지 읽게 되었다.

현실의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현실과는 다른 결론을 내뿜는 사이다급 해결사인 한자와 나오키라는 캐릭터 때문에 눈을 뗄 수 없었는데 한자와 나오키의 작가 이케이도 준의 신작이라서 사실 기대가 되었다.

역시 이번에도 직장이야기다. 장편소설이라고 하지만, 읽는 내내 단편 연작소설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 회사 안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각 에피소드마다 주인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큰 주인공이나 내용은 이어지지만 말이다.)

중견기업 도쿄겐덴은 대기업 소닉의 자회사로 회사 내 분위기가 엄격하고 딱딱하다.

영업부 1과의 사카도 과장은 최연소 과장 승진자로 상당한 능력자이다. 같은 팀의 계장인 50대의 야스미 다미오.(일명 핫카쿠)

잠귀신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무능의 대명사(일명, 잉여)로 여겨지는 그가 사카도를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위원회에 고발한다. 모두 핫카쿠보다는 사카도의 편이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위원회가 핫카쿠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덕분에 사카도는 영업부에서 인사부로 발령이 나게 되었고, 2과의 과장이었던 하라시마 반지가 1과 과장으로 발령이 난다. 직원들 한 명 한 명을 면담하고 마지막에 남은 핫카쿠 계장과의 면담 중 하라시마는 핫카쿠가 과거 잘나가는(동기 중 첫 번째로 계장으로 승진된) 사실을 알게 되고, 그와의 이야기를 나누던 중 사카도 고발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도쿄겐덴의 협력사인 나사제조업 네지로쿠. 선대 사장이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아들인 이쓰로가 회사를 물려받게 된다. 여동생 나나코와 함께 회사를 꾸려가던 중 도쿄겐덴의 1과 과장 사카도로 부터 경합을 제안받게 된 이쓰로는 고민 끝에 박리다매이기에 마진을 최저치로 맞춘 견적서를 보낸다.

하지만, 사카도는 타 회사의 견적을 이야기하며 더 가격을 내리기를 요구하고, 가격을 맞추지 못할 시 거래를 끊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 결국, 네지로쿠는 도쿄겐덴의 발주를 포기하고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2과 과장이 된 하라시마는 네지로쿠를 찾고, 원래의 가격으로 발주 요청을 한다.

그리고 하라시마가 실수로 흘리고 간 나사를 만져보던 이쓰로는 작은 힘에도 부서지는 나사를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영업부에서 올린 금액을 확인하던 중, 경리부 닛타는 하라시마가 더 비싼 업체에서 주문하는 것에 꼬투리를 잡게 되고, 결국 경리부장에 의해 임원 회의에 보고를 올리게 된다. 결국 핫카쿠와 하라시마가 알고 있던 모든 비밀이 공개될 지경에 이르게 되고, 이 일은 생각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역시 이번에도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덮을 수 없다. 무엇보다 어느 회사나 있을만한 인물들이 등장하기에 더 공감이 간다.

무엇보다 내부고발자 이야기가 담겨있다보니, 상당히 조마조마하다.(혹시나 불이익이나 안좋은 결과가 나올까봐)

책을 읽는 내내 소탐대실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당장에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서 큰 손실을 보지 못해서 회사 전체를 어려움에 빠뜨릴 수밖에 없는 사태 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누군가를 밟아야 내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경쟁심이 이런 사태를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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