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는 꽝이고 내일은 월요일 - 퇴사가 아닌 출근을 선택한 당신을 위한 노동권태기 극복 에세이
이하루 지음 / 홍익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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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직장인이라면, 이 제목을 듣고 울컥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일요일 저녁이 되면 나도 모르게 한숨과 함께 하루만 더 쉬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든다. 이렇게 피부에 와닿는 제목이 저자의 경험(+엄마의 등짝 스매싱)이라는 웃픈 사실을 읽으며, 웃음과 함께 대놓고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구구절절 공감이 가기 때문이 아닐는지...?

나는 타고난 새가슴인데다, 지금의 직장을 그만뒀을 때(일주일에도 여러 번 퇴사를 고민하지만) '여기 아니면 다른 회사가 과연 나를 받아줄까?' 하는 낮은 자존감 탓에 사표는 엄두도 낼 수 없다. 하지만 한 번씩 스트레스가 솟아나고, 별것도 아닌 걸로 상사가 속을 뒤집고, 아이가 속을 썩이고, 신랑의 당일 회식 알림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을 가눌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처럼 나 역시 지금이 아닌 첫 번째 직장에서 스트레스로 몸이 반응한 적이 있었다.(24시간 눈 밑 떨림...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aaaaa) 결국 사직서를 제출하고 일주일 후 눈 떨림은 자연히 사라졌다.(역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 맞다.)

하지만 백수로 사는 것도 한두 달이지(나는 실업급여도 못 받았기에), 저자처럼 부모님께 미안해서라도 취업을 해야 하는데, 취업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리고 들어간 직장에서, 이런저런 대우에 속상해도 사표를 막 던질 수 없었던 것은... 그놈의 나이... 그놈의 경단녀...그나마 오래 다녔으니 내 사정 뻔히 아는 회사인지라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많은 직장인이 회사란 울타리 안이 불만스러우면서도, 회사 밖이 두려워 어쩌지 못한다.

회사 안은 전쟁터고 회사 밖은 지옥이란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이 한 줄이 내 마음을 그대로 대변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나 말고도 상당하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위로가 되었다. 아무렴... 회사 밖은 이불 밖만큼이나 위험하니 말이다.

저자의 글 하나하나가 사무치게 가슴에 박힌다. 특히 회사 생활과 연애를 비교한 7가지 공통점은 읽다가 박장대소했다. 역시 사람은 다 똑같다. 그렇다면, 회사도 다 비슷한 걸까? 원래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거긴 하니까 말이다. 아마 이 회사를 박차고 나가서 내가 마음에 드는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해도, 또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또 불만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 다독여본다.(아... 이래서 노동 권태기 극복 에세이 인가보다!)

한 번씩 스트레스가 쌓일 때, 읽어보면 좋겠다, 직장인 들 이여!

연봉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고, 회사도 다르지만... 직장 생활은 다들 비슷하지 않은가?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여도 다음 달 카드값 때문에, 생 떼 같은 자식들 때문에, 당장 아쉬울 돈 때문에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아직 어딘가에 내 자리 차지하고 있으니 이것으로 위로를 삼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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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잠 처방전 - 잠 못 자는 우리 아이를 위한
샤론 무어 지음, 함현주 옮김 / 유월사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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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때부터 워낙 잠이 없는 아이였던지라, 수면 교육은 늘 고민되는 문제 중 하나였다. 생각보다 일찍 통잠을 자기도 시작했지만, 자다 깨는 날이 잦아지면서 이런저런 걱정이 많아졌다.

워킹맘인데다 신랑이 퇴근이 늦은 편인지라 일찍 재우고 싶지만 퇴근하고 와서 저녁 준비와 가사 일 그리고 아이 목욕까지 시키고 나면 9시는 자연스럽게 넘기게 된다. 눈은 한 번씩 비비지만 절대 자지 않겠다는 아이와 실랑이가 시작되고 그 와중에 아빠가 오면 아이는 아빠와 놀고 싶은 마음에 잠이 확 깨버린다. 그렇게 또 1시간... 결국 평균 취침시간은 10시 반~11시가 되어버리고, 잠자리에서 쉬가 마렵다. 물이 먹고 싶다. 잠이 안 온다... 갖은 투정을 부려 되기에 30분 넘게(때론 1시간 반까지) 실랑이를 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렇게 잠이 들어도, 옅은 잠인지 자다 깨는 경우도 많고(자다가 갑자기 앉아있다가 토닥이면 다시 눕는다.), 때론 울면서 깨기도 하는 터라 침대에서 같이 자는 나 역시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늦게 잠들기에 아침마다 깨우는 것도 너무 힘들다. 시간을 따져도 8시간을 채 못 자는 경우가 있으니, 어른인 나도 힘든데 아이는 얼마나 힘들까?ㅠ

이런 고민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좋은 잠 처방전이라...

아이가 어릴수록 잠 시간이 충분히 확보될 필요가 있다는 것에 나 또한 동의한다. 근데, 이렇게 많은 시간을 자는 줄은 잘 몰랐다. 어른이 평균 8시간이니 아이는 10시간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아이의 연령대에 맞춘 잠 시간은 12시간이라니...! 그나마 어린이집에서 2시간 낮잠을 자고 있는지라, 10시간을 자려면 적어도 9시 반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우리 아이의 평균 취침시간은 11시가량인지라... 이미 잠자리에 들 때 2시간가량이 부족하다.ㅠ)

우선 책을 통해 우리 아이의 잠자리 문제점을 하나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퇴근 후 진행되는 늦은 일과 탓에 아이는 졸리지만 잘 수 없는 환경이었다는 것과, 아빠가 퇴근해 들어올 시간(아이 입장에서는 이미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이지만)에도 훤하게 밝혀져 있고, 티브이가 켜져 있을 때도 있다. 거기에 식사 전에 하는 목욕시간...

꽤 오랜 시간 이런 방향으로 흘러왔기에, 아이는 잠이 오지만 잘 수 없기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우리 아이가 잠 못 드는 이유들을 찾아봤다. 환경적 요인을 비롯해서 신체적 요인도 찾아볼 수 있었다.(책에 자가 수면 진단표가 자세하게 첨부되어 있어서 실제로 우리 아이의 잠을 확인할 수 있어서 참 요긴했다.)

이제 원인을 알았으니,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저자는 이야기한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한 번에 하나씩, 바뀌는 방식이 적응하려면 적어도 한 달은 걸리므로 여유를 가지고 대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읽으며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선 목욕시간을 바꾸기로 했다. 집에 돌아와서 손과 발. 세수만 씻긴 후 저녁식사를 한다. 저녁식사 후 약간의 텀을 둔 후 목욕을 씻기는데, 따뜻한 물에도 충분히 아이가 놀 수 있도록(그동안은 샤워식으로 했지만, 욕조에 따뜻한 물을 담아서 씻기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방법을 바꾸었다. 식사도 했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기 때문에 조금은 더 잠자기 수월해지는 것 같다.

아이가 씻고 옷을 입을 즈음에 메인 조명을 소등하고, 연한 조명 하나만 켠다. 또한 안방의 암막 커튼을 어두운 면이 아이 쪽으로 가도록 쳤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통해 잘 시간이 되었음을 스스로 인지하도록 말이다.

물론 이제 일주일가량 수면을 위한 방법을 수정했다. 여전히 자기 전에 떼를 쓰기도 하고, 여러 요구가 많긴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기에 계속 지켜보고 책에서 이야기 한 방법들을 적용해봐야겠다. 아직도 늦은 나이는 아니지만, 조금 더 일찍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기도 한다.

아이의 잠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라면 한 번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 아이의 수면의 질이 곧 부모의 수면의 질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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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증언 - 소설로 읽는 분단의 역사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10
이병수 외 지음, 통일인문학연구단 기획 / 씽크스마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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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은 우리 민족은 긴 역사만큼이나 많은 경험과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안에는 성장을 위한 아픔도 있겠지만, 굳이 경험하지 않았어도 되는 아픔도 상당하다.

특히 우리의 근. 현대사를 보자면 생각보다 많은 숫자들을 만날 수 있다.

3.1, 6.10, 4.3, 6.25, 4.19, 5.18, 12.12.....

이 책을 접하며 나의 학창시절 한국사 시간을 생각해보았다. 당시 고3에 닥쳐 한국사를 몰아서 배웠기에 시험을 위해 외웠던 숫자들 속에서 그 숫자 속에 얽힌 실제 이야기를 이해하기 보다 당장의 순서나 키포인트만을 잡아서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왜 이 숫자 속 날짜에 '그들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나'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그나마 조금씩 이슈화되는 날짜는 후에라도 어렴풋하게 알아가지만, 정말 이름만 알고 있는 사건들(여순사건, 제주 4.3사건 등)은 내가 찾아보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져 버리게 되는 것이었다.

사실 기억과 증언이라는 조금은 무거워 보이는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우리의 근. 현대사를 다룬 "소설집"이라는 착각 때문이었다. 우리의 역사를 다룬 작품들을 좋아하는 편인지라(태백산맥과 같은), 그런 책 들 중 하나라는 내 생각과 달리 역사 소설들을 통해 실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실제 역사를 설명해 주는) 해설집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내가 과거 읽었던 태백산맥(빨치산, 여순사건)을 비롯하여 순이삼촌(제주 4.3. 사건)이나 곡두 운동회(6.25전쟁), 아우와의 만남(1983년 이산가족) 등 우리 역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다룬 소설들을 통해 실제 우리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털어놓는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 사건이 이런 이야기였어?'였다. 이름만 알았지 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그 일을 통해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되었는지 아무런 지식이 없던지라 읽으면서 무척 놀라웠다. 또한 나도 모르게 진실보다는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왜곡된 지식들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

가령, 우리 사회에서 "빨갱이" 혹은 "종북"에 대한 상당히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실제 빨치산의 이미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미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역시 나처럼 처음의 이미지가 시대를 거치고, 이념이 합쳐지면서 더 적대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화되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여순사건이나 제주 4.3 사건 또한 그랬다.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여순 "반란" 사건으로 불렸던 사건의 시작은 제주도민들을 토벌하라는 군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봉기한 좌익계열 군인들에 의해서라는 사실이었다. 또한 제주 4.3 사건의 시작은 기마경찰의 말에 의해 아이가 치이는 일이 일어나고, 이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도민들에게 발포를 한 경찰의 잘못에서부터 였다는 사실이다. 만약, 그 모든 사건에서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기마경찰의 진심 어린 사과가 있었다면, 동포들을 토벌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면), 민족을 생각하고 국민들을 생각하는 결정을 내렸다면 이럼 끔찍한 사건이 벌어질 필요가 있었을까?

소설 속 이야기들의 실제 모습을 바라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사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념의 대립이 극도로 치닫고 있다. 세대 간 갈등도 갈등을 넘어 혐오 지경까지 이르고 있다. 남의 이익보다는 내 이익이 우선이고, 내가 피해 보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상대의 희생을 요구하기도 한다. 근데 우리의 과거 이야기 속에서 내가 본 것은 타인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나의 시간을 더하고, 힘을 더하고, 내 희생을 같이하는 장면들이었다. 놀라웠다.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는 그 시절의 사람들은 때론 역사의 심판으로 폭도가 되고, 왜곡되고 부정적인 일을 저지른 사람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그들을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아직 남아있다는 사실 말이다. 덕분에 역사를, 진실을 다시금 알아갈 기회가 된 것 같다.

여전히 현대사는 진행 중이다. 후에 다음 세대가 우리의 모습을 보고 어떤 판단을 내릴까? 책을 읽는 내내 궁금해졌다.

그렇기에 분단의 역사는 영토의 분단에서 국가의 분단, 민족의 분단,

그리고 남남갈등으로 확신되는 과정으로서 '분단시대의 역사'로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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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야, 누구? - 협동 네 생각은 어때? 하브루타 생각 동화
글빛마을 지음, 김세영 그림, 전성수 감수 / 브레멘플러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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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요즘은 여름과 겨울이 길어진 느낌이지만), 겨울과 봄의 계절 차와 기온차 그리고 기분 차가 있다. 황량하고 추운 겨울을 잘 지내고 나면 어느새 파릇파릇 올라오는 새싹과 봄꽃들을 보면서 봄이 왔음을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요즘은 벚꽃을 비롯한 봄꽃이 활짝 피는 계절임에도 코로나19 덕분에 꽃구경은 물론 바깥 구경도 쉽지 않은 때지만 그럼에도 봄은 봄이라서 창밖을 보고만 있어도 봄 기분이 새록새록 난다.

누구야, 누구? 속의 동물 친구들 역시 우리와 많이 다르지 않다.

개구리도, 곰도 추운 겨울이 다가오자 따뜻한 봄에 다시 만나길 기대하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긴 겨울잠을 자기 시작한다. 바깥의 봄기운을 느낀 아기 곰은 긴 겨울잠을 깨고 밖으로 나온다. 겨울잠을 자기 전에 약속했듯이 친구들과 놀던 꽃놀이 테로 돌아간다. 겨울 동안 폐허가 된 놀이터를 보며 곰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친구들이 깨기 전에 얼른 놀이터도 치우고, 땅도 일구고 씨앗도 심어야겠다는 생각에 곰은 부랴부랴 몸을 움직인다. '깨끗한 놀이터를 보면 친구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곰은 기분 좋은 미소를 띠며 청소도구를 챙겨 돌아온다.

 

근데... 놀이터가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다. 누가 청소를 한 거지? 궁금증을 뒤로하고 아기곰은 땅을 일굴 삽을 가지로 집으로 간다. 삽을 챙겨서 돌아온 아기곰은 일구어져 있는 밭을 발견한다. 누가 밭을 일군 거지??

한발 늦은 아기곰의 행동은 그 후로도 계속된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며 아기 곰보다 먼저 움직인 친구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여기저기 숨은 그림 찾기처럼 미리 행동에 옮긴 친구를 발견할 수 있는 힌트가 등장하기 때문에 함께 찾아보며 동물 친구들을 맞춰보면 책 읽는 재미가 배가 될 것 같다.

힘든 일은 서로 미루기만 하는 우리들과는 달리(?) 동물 친구들은 다른 친구를 위해 먼저 행동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한발 늦긴 했지만, 아기곰 역시 일어나자마자 친구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모두가 행복한 봄날을 즐길 수 있었다.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하는 것은 힘들지만, 친구들과 함께 도우며 아름다운 꽃 놀이터를 가꾸어나가는 모습을 통해 아이 또한 친구와 협동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글 밥이 많지 않으면서 다채로운 색상에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봄 분위기를 가득 담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함께 들어있는 생각 카드를 통해 아이와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표현하는 방법 또한 배울 수 있다. 물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나,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에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카드 4장 끝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기에, 고리로 연결하니 보관하기 참 편리하다. 또한 질문이 나오는 부분(달팽이 그림)이 등장하면, 아이에게 카드를 직접 찾을 수 있도록 하니 더 집중해서 책을 보게 되는 것 같아서 더욱 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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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다움의 사회학 - 남자를 지배하는 ‘남자라는 생각’
필 바커 지음, 장영재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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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3번만 울어야 한다는 옛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남자는 감정을 드러내서도 안되고, 참을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겠지만 상당히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턴가 우리 안에도 이런 남성적, 여성적에 대한 고정관념이 깊숙하게 자리 잡은 것 같다. 얼마 전 봤던 두 가지의 이야기가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다.

하나는 "하이 바이 마마"라는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이 드라마의 서우라는 역할을 맡은 아역배우의 성별에 관한 것이다. 극 중 차유리(김태희 배우)의 딸로 등장하는 아이가 실제로는 남자아이였다는... 근데 아이의 엄마가 남긴 글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아이에 대한 주위의 걱정이 스트레스라고 말이다. 성 정체성 문제부터, 남자아이를 여자아이처럼 키우는 건 아니다 같은 류의 이야기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글이었다.

또 하나의 이야기는 남자아이인데 치마를 좋아해서, 치마를 하나 사줬다고 한다. 예쁘게 잘 어울려서 카톡 배경사진으로 올렸는데, 그 사진을 보자마자 여기저기서 전화도 오고 70세 친척 한 분은 혼을 내셨다고 한다. 왜 남자아이에게 치마를 입히느냐고 말이다.

과연 남자다움, 여자다움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것일까?

Y 염색체가 파란색, 자동차, 바지, 몸으로 노는 것을 좋아하고, X 염색체는 핑크색, 인형, 치마, 조용히 노는 것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냐는 물음에 저자는 아직 그런 연구결과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우리가 늘 남자는 파랑, 여자는 핑크라고 불문율에 가깝게 이야기하는 그 사실 또한 참 아이러니 한 점이 있다.

1940년대 이전에는 핑크색은 활발한 색이라서 남자의 색, 파란색은 차분한 색이라서 여자의 색이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남자라면~ 혹은 여자라면~으로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태어났을 때부터 지닌 게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간 이미지일 것이다. 단지 색이나 옷뿐 아니라 자신의 성향에 따른 구분이 아닌 사회가 주어진 구분이 우리의 정체성을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씁쓸했다.

문제는 그 모든 모습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향한 위해와 부정적 시선, 소외 등에 있다. 그렇게 받은 스트레스가 반대적 급부의 부정적 표현(가령 성폭력, 여성 혐오, 가정폭력 등)들로 나타난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런 부정적 표현들 또한 남성적인 모습으로 포장되기까지 이르게 된다.

이 책은 맨 박스에 갇혀 부정적 남성성을 마치 진정한 남자의 모습이라 착각하는 현대 우리 사회의 모습에 경종을 울린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결코 남성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라는 것도 말이다.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왜 그럴까?'

라는 생각에 이해가 안 되었다. 하지만 나 또한 내 아이에게 그런 성별적 모습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내 모습이 훗날 아이에게 영향을 미쳐 그릇된 성별관을 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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