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502 잡화점
은젤 지음, 일류스트 그림 어시스트 / 소담주니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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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만 해도 흥미진진한 신비한 502 잡화점을 만났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고 흥미롭다. 502라는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내심 궁금했는데, 1년에 502개의 물건을 만들어서 판매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사실 물건을 판매하는 주인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재고에 대한 부분일 텐데, 만드는 족족 팔려나가는 신비한 502 잡화점에는 그런 걱정이 없단다.(정말 부러운 가게다.)

주인인 초코와 물건을 연구하고 만드는 강아지 조조는 잡화점의 주인이다. 매일 아침 10시에 오픈하지만, 워낙 인기가 많은 잡화점인 관계로 일찍부터 줄을 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정도로 인기가 많다는 사실! 물론 502 잡화점에도 규칙이 있다. 한 사람이 하나의 물건만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각 물건은 한 사람에게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인기 있는 제품들은 쉽게 동이 난다. 그리고 조조가 만든 물건들은 오직 502 잡화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조금은 엉성하지만 활달하고 씩씩한 초코와 꼼꼼한 연구가 조조 그리고 이동이 가능한 502 잡화점의 주인이자 초코의 쌍둥이 자매 캔디까지.. 매력적인 주인공들이다.

사실 신비한 502 잡화점의 물건들은 100% 먹을 수 있다는 말씀. 물건의 생김새는 일반 물건들과 다르지 않지만, 먹으면서 효과가 나타난다. 가령 빗 같은 경우는 먹으면 머리 길이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고, 생머리를 곱슬머리로(나는 곱슬머리기에, 매직 없이 생머리로 변하는 빗이 탐이 났다.) 만들어준다. 또한 양치하는 것이 귀찮고 싫은 아이들을 위한 칫솔과 치약도 있다.(이건 매일 밤 양치 때문에 실랑이를 하는 우리 큰 아이에게 꼭 필요할 것 같다.)

책 속에는 두 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먹는 지우개에 대한 이야긴데, 인기남 레온이 가게를 찾아온다. 그는 먹는 지우개를 구매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가지고 고민 중이다. 사실 먹는 지우개를 먹으면, 하나의 기억이 지워지는 효과가 있는데, 얼마 전 레온은 바닐라 양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무참히 차였다는 사실. 그동안 한 번도 차여본 적이 없는 레온에게 그 기억은 치욕적이었다. 과연 먹는 지우개를 산 레온은 자신이 먹을까, 바닐라 양에게 먹일까? 두 번째 에피소드는 첫 번째 에피소드의 사건과 연결되기 때문에, 차례대로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만약 신비한 502 잡화점이 내 앞에 있다면 나는 무엇을 사고 싶을까? 이래저래 욕심이 많이 나서 고르는데도 한참 걸릴 것 같다. 그럴 때는 잡화점 안에 있는 티 룸에서 잡화점의 명물인 레인보우티를 한잔하는 것도 좋겠다. 만화로 되어 있고, 글 밥도 크기 때문에 아이들이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편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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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깨비, 홍제 - 인간의 죽음을 동경한
양수련 지음 / 북오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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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죽음을 동경한다라... 불사의 꿈을 꾸는 인간과 반대로, 죽음을 동경한다는 걸 보면 도깨비도 인간처럼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욕심이 있나 보다.

제목을 보는 순간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가 생각났다. 그만큼 "나의"가 주는 깊이가 내게도 상당한 여운으로 다가왔다. 아무에게나 "나의"라는 말을 붙이지는 않으니 말이다. 오히려 "우리"라는 말은 자주 쓰지만, "나의"라는 말은 특별한 의미가 있어야 사용하게 되기도 하고, 그래서 그만큼의 여운이 더 깊은 것 같다.

홍제. 도깨비들의 수령이자 안하무인이고 오만방자한 도깨비. 홍제는 술상의 안주로 인간을 씹어댄다. 인간인 아내와 결혼한 도깨비 귀설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귀설 앞에서 더 대놓고 인간을 욕한다. 거기다가 귀설에게 인간 이야기를(사실은 아내 이야기를) 내놓으라고 할 지경이다. 그럴 때마다 귀설은 곤혹스럽고 화가 난다. 그날 역시 술상의 안주로 인간을 씹어대던 홍제. 무녀인 인간 비령에게 술상을 보게 한다. 비령은 그런 홍제에게 큰 원한을 가지고 복수의 칼을 갈던 중, 홍제를 부추겨 귀설과 이야기 내기를 제안한다. 둘 중 지는 사람이 인간 세상에 가서 모두의 마음을 움직일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오는 벌칙을 받기로 한다. 둘의 시합은 결국 인간인 아내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게 된 귀설의 승리로 끝난다. 그리고 벼락을 맞은 홍제는 책 속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인간 세상에 내려온 홍제는 벌칙을 받기 위해 이야기를 찾아 나서지만 쉽지 않다. 그러다 만나게 된 인간들의 이야기가 책 속에 등장한다. 고아이자 소매치기를 하려다 홍제를 만나게 된 정기문. 홍제로부터 자신이 갖고 싶은 모든 것을 받게 된 기문은 큰 기업을 경영하는 재벌이 된다. 그리고 홍제는 그에게 단 하나의 소원. 자신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인간의 이야기를 대가로 요구한다. 처음에는 어렵지 않아 보였던 이야기를 찾는 것은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늙어가는 기문의 눈에 여전히 젊고 생기 넘치는 홍제의 모습은 또 다른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홍제의 젊음, 불사의 모습을 갖고 싶다.

한편, 할머니인 귀화와 살고 있는 차오르. 그녀는 얼마 전부터 방에서 나는 괴이한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다. 결국 소리의 출처를 찾던 중, 몇 년 전 탈린을 여행하면서 얻게 된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책이 내는 소리였다. 그 안에서 나오는 파랑 불꽃의 존재를 알게 된 어느 날,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책이 읽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할머니 귀화가 외치는 "나의 홍제"라는 말이 그녀의 귀에 다가오던 즈음에 홍제가 그녀 앞에 나타난다. 홍제와의 만남 이후 귀화는 홍제를 그리워하며 평생을 살았다. 그런 그가 왜 오르 앞에 나타난 것일까?

책 속에는 여러 이야기와 인물이 등장한다. 자연발화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불의 살인과 도깨비 홍제 그리고 귀화와 오르... 생각지 못한 반전까지 겹겹이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으며 혼자만의 상상에 빠지게 되었다. 자기 잘난 맛에 살던 홍제임에도, 나의 홍제라고 불러주는 사람이 있었다. 나의 홍제... 홍제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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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10주년 한정특별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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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익숙해졌다. 시간을 파는 상점 2를 먼저 읽었을 때는, 내심 궁금했다. 전작의 어떤 이야기가 펼쳐져 있었는지 말이다. 전에 썼던 서평을 찾아보니 무려 3년 전인 2019년에 읽었는데, 역시 내용에 대한 기억이 흐릿하다. 다행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2권의 이야기가 하나 둘 떠올랐다는 것이다. 어차피 등장인물들은 같으니 말이다. 시간을 파는 상점을 열게 된 계기부터, 처음 열었을 때 단독 주인장이었던 백온조의 이야기가 또렷하게 담겨있다. 사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소방관인 아빠 백제의 딸으로 태어난 백온조. 몇 년 전 아빠는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하고 세상을 떠났고, 온조는 엄마와 둘이 살고 있다. 엄마에게 손 벌리는 것이 미안했던 온조는 엄마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명목으로 여러 알바를 전전한다. 그러면서 세상의 쓴맛을 경험한다. 여러 고민을 하다 그녀가 선택한 알바는 바로 시간을 파는 상점을 만드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대행 알바일 수 있지만, 성격은 좀 다르다. 우선 불법적인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과 시간을 돈으로 바꾼다는 생각에 착안해 상점을 연 것이다.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닌, 자신의 시간을 대가로 돈을 번다는 신선한 생각으로 상점을 열고, 첫 번째 의뢰가 온다. 도둑맞은 PMP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이다. 불법적인 일이라 생각하고 거절하려는 온조에게 의뢰인 내곁에는 전 해에 학교에서 일어난 절도 사건의 가해자가 자살했던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이라는 말로 온조를 압박한다. 아무도 몰래, 원래 주인의 자리에 두어야 한다는 사실에 온조의 고민은 시작된다. 다행히 제2외국어 수업 때문에 PMP 주인의 반과 반반 섞여서 수업을 듣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온조는 무사히 PMP를 돌려놓게 된다. 하지만 뭔가 찜찜한 기분은 사라지지 않는데...

이후에도 시간을 파는 상점에는 여러 의뢰가 온다. 할아버지와 맛있는 식사를 해달라는 손자 강토의 의뢰, 반의 아싸인 혜지가 친구가 돼달라는 의뢰... PMP의 의뢰인 내곁에는 과연 누구일까? 단짝 친구인 난주가 짝사랑하는 이현과 온조의 애매한 삼각관계(?)의 끝은 어떻게 될는지...?그리고 엄마의 새로운 남자친구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이미 2권을 읽었음에도 설렘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제 1권을 읽었으니 다시 2권을 읽어봐야겠다. 전보다 더 명확한 먼저의 이야기를 맛봤으니 말이다. 2권을 읽으면서 3권을 기대했는데... 10년 만에 리커버판이 나왔으니 3권도 얼른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시간을 파는 상점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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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도 보험이 되나요? - 탐정 전일도의 두 번째 사건집
한켠 지음 / 황금가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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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식 웃다가, 돌직구에 맞기도 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에 순간 생각이 많아지기도 한다. 고졸에 생계형 여성 탐정 전일도의 이야기는 기존의 탐정소설 혹은 추리소설과 결이 다르다. 의뢰를 받은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돈이 안되는 사건들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더 정이 가는 캐릭터를 만난 것 같다.

쌍둥이 남매의 어머니 역시 탐정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딸이 탐정이 되는 게 영 못마땅하다. 그래서 일도를 볼 때마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라고 닦달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길을 간다. 10건 의뢰하면 1건 공짜라는 광고를 인기 있는 유튜브 댓글로 달면서 의뢰인을 찾는다. 그런 그녀의 노력 때문일까? 유명 유튜버에게서 연락이 온다.

근데, 그녀가 맡은 사건들은 하나같이 뭔가 애매하다. 대입 컨설턴트 사기 사건(사실은 출판사 사기 사건인)이나 이유식부터 시작해서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유튜버 달봄의 진짜 부모 찾기, 우주선을 잃어버렸다고 하는 대기업 외계인 직원, 취준생의 자살 생방송 등 신선하긴 하지만 사건에 얽힌 기묘한 상황들을 풀어가는 형식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소외되고 때론 약자라 할 수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사건과 얽혀서 등장한다. 아무래도 마음이 가는 사건은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가 담긴 의뢰들이었다. 나 역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 그런지, 유튜버 달봄의 이야기나 엄마와의 관계 때문에 아이 낳는 것을 고민하는 주연의 의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때론 사랑이라는 이름의 집착이 사랑하는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과 내 욕심이 자녀를 옭아매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것. 왠지 읽으면서 뜨끔했다.

전일도 시리즈는 이번이 두 번째다. 1권은 이름은 들어봤지만 읽어보지 못했었기에 탐정 전일도 양은 이번이 초면이다. 근데, 은근 정이 가는 캐릭터다. 의뢰인을 고를 수 있을 정도의 유명 탐정이 되고 싶지만, 현실은 그저 한 건이라도 맡아서 수임료를 벌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인 탐정일 뿐이다. 흥미롭고, 신선하기도 하고, 피식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 안에서 우리 사회의 아픈 손가락들을 가리키는 이야기들에 자꾸 마음이 쓰인다. 전일도 양에게는 미안하지만, 계속 생계형으로 사회의 여러 소외된 인물들을 위해 고군분투해 줬으면 좋겠다. 지금의 오지랖은 아주 칭찬한다. 덕분에 여러 사람 살리고 도왔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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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식 2022-04-1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미소를 머금게 하는 깨끗한 리뷰 글 재밌게 읽었답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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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집 중 두 번째 만난 작품은 어떤 미소라는 작품이었다. 첫 번째 소설인 한 달 후, 일 년 후가 내겐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었어서 그런지, 이번 작품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워낙 FM 인지라 작품 속 주인공 도미니크가 가정이 있는 유부남 뤽과의 연애 자체가 당혹스러웠는데, 한술 더 떠 뤽이 도미니크의 남자친구 베르트랑의 외삼촌이라는 사실이다. 진짜 관계만 보면 막장 중의 상 막장이라 할 수 있지만, 프랑수아즈 사강의 손을 통해 나타난 그들 사이의 감정 선과 묘사는 생각보다 거부감이 덜했다고 할까?

법대생인 베르트랑과 도미니크는 학업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베르트랑의 외삼촌 뤽의 차를 타게 되면서 도미니크는 뤽에게 호감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나이가 많고, 외모가 아주 빼어나지 않음에도 뤽은 뭔지 모를 매력이 있다. 그런 도미니크를 저녁식사 자리에 초대하는 뤽. 뤽의 아내인 프랑수와즈를 만나게 된다. (저자와 이름이 같다니... 근데 그녀는 참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뤽에게 좋은 감정을 느낀 도미니크 이기에 뤽의 아내에 대해 왠지 모를 궁금함과 질투가 있었는데, 그녀는 외모뿐 아니라 다정하고 조용한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한편으로는 그런 프랑수아즈의 모습을 보며 그녀를 좋아하게 되는 도미니크. 문제는, 뤽에 대한 마음이 도미니크 혼자만의 짝사랑이 아니라는 것이다. 뤽 또한 도미니크에게 애정을 느꼈으니 말이다.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기 보다 있는 그대로 둘의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은 생각은 조금씩 커져간다. 그러던 중, 베르트랑의 어머니의 집에 초대를 받게 된 도미니크는 베트르랑과 어색해진 관계 때문에 가기가 주저된다. 사실 뤽 또한 누나와의 관계가 딱히 편안하지 않지만 서로가 초대받은 자리기에 결국 그들은 베르트랑의 어머니 집으로 향한다. 베르트랑의 어머니 집 정원을 거닐다 결국 첫 키스를 나누게 되는 두 사람. 서로를 향한 마음이 점점 커져가고, 결국 둘은 밀월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둘의 감정과 별개로 개인적으로 뤽의 아내인 프랑수아즈에게 자꾸 마음이 쓰였다. 내 남편이 조카의 여자친구와 바람을 피운다면 과연 어떨까? 내 남편이라지만, 나보다 훨씬 어린 그녀에게 남편을 빼앗길 것 같은 마음이 분명 들 텐데 그럼에도 그녀와 예전에 가졌던 좋은 감정을 계속 가질 수 있을까? 이해가 쉽지 않았다.

10년이란 시간은 부부 사이에 어떤 감정을 만들어낼까? 처음에는 설렘과 풋풋한 사랑으로 시작되는 관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이나 동료애로 바뀌어간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오랜 시간을 같이 지냈던 편안함이 주는 애정이 있을 텐데 말이다. 사실 뤽이 너무 얄밉기도 했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젊은 여대생 도미니크와 연애도 하고 싶다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욕심이란 말인가?!

그럼에도 소설 속 두 주인공은 현재의 감정을 속이지 않는다. 그저 자신들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사랑을 나눈다. 물론 그들의 관계의 끝은 어떻게 될까?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 이 소설 속 그들의 관계에도 통하는 말인 것 같다. 더 시간이 지난 후에 도미니크는 자신의 옛 기억을 추억하면 어떤 감정이 들는지...? 왠지 자꾸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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