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수집가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윤시안 옮김 / 리드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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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추리소설의 맛을 들였던 작품이 밀실 살인에 관한 추리소설이었다. 흥미로웠지만, 밀실 살인은 뻔한 트릭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많기 때문에 몰입도는 크지만 긴장감은 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밀실 살인 특유의 매력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살인사건이 일어나지만, 모든 것이 막혀있는 상황에서의 사건은 범인을 특정하기도, 사건을 추리해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말이다. 하지만 밀실 살인 트릭 중 하나가 풀려나가면 다른 것들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풀린다는 사실이 흥미를 자아낸다. 물론, 이것도 추리력이 만랩인 경우나 가능하긴 하다. 


 사실 밀실 살인은 범인을 특정하는 게 쉬우면서도 어렵다. 해당 사건 안에 있었던 인물들 중 하나가 범인인 경우가 많고, 또 그중 하나가 추리 탐정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어떻냐에 따라 그 형태는 달라질 수 있다. 총 5편의 밀실 살인이 담겨있는 이 책은 단편소설로 보일 정도로 겉으로 보기에는 접점이 없다.  각 작품의 제목 아래에 연도가 등장하는데, 상당한 시간의 차이가 있다. 첫 작품이 1937년이고, 마지막 작품이 2001년이니 그 사이의 64년의 갭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아무 접점이 없어 보이는 작품을 읽기 시작할 때다. 한 작품을 끝내고 다음 작품을 읽으면서, 뭔가 찜찜함이 남는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나 장소 등이 드러나고 나서야 아! 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큰 트릭은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 뜬금없이 나타났다가 바람처럼 살아진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 탐정은 스스로를 밀실 수집가라고 부른다. 경찰과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여학생 등 사건을 해결하려는 무리들이 있지만, 사건은 쉽게 답을 드러내지 않는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밀실 수집가가 등장한다. 사건과 관련된 수사관들이 어디 있는지 안다는 것 자체도 놀라운데, 사건을 들으면 얼마 안 되어 사건의 범인은 물론 어떤 트릭을 사용했는 지도 아무렇지 않게 풀어낸다. 


밀실 살인이라는 사실 외에는 큰 접점이 없음에도, 너무 쉽게 사건을 풀어내는 밀실 수집가가 등장했다 사라지면 사건을 곧바로 해결된다. 고구마를 먹을 새도 없이 그냥 벌컥벌컥 사이다를 마시는 격이다. 덕분에 답답할 새는 없지만, 사건을 곱씹고 나름의 추리력을 동원할 새도 없다. 


  음악실에서 음악교사인 기미즈카가 총에 맞아 사망한다. 피 튀기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여학생 아유타 지즈루는 놓고 온 책을 가지러 갔다가 우연히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평소 학생들에게 정확성만을 강조했던 기미즈카는 지즈루를 비롯한 다른 학생들에게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터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총격에 지즈루는 급하게 숙직 교사를 찾고, 숙직 교사인  하시즈메와 소사인 도지마와 함께 다시 음악실로 향한다. 문제는 음악실의 문이 잠겨있었다는 것이다. 손잡이 어디에도 범인의 흔적이 보이지 않고, 음악실 열쇠는 경비실 밖에 없었다. 물론 경비실을 지키던 소사 도지마와 교사 하시즈메 역시 알리바이가 있었다. 사건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 둘을 찾아온 밀실 수집가는 우선 범인이 이들을 속이기 위해 벌인 트릭을 설명한다.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자, 비로소 범인이 드러난다. 



 책에 등장하는 각 사건마다 범인이 노린 트릭들이 있다. 범인의 속임수를 그대로 인정하고 수사를 하다 보니, 사건이 해결될 낌새가 없었던 것인데 그런 트릭을 제대로 집어내며 사건의 원래 모습을 설명하는 밀실 수집가 덕분에 사건은 어려움 없이 해결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즈루의 손녀가 경찰이 된 상황에서,  또 사건이 일어난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접점도 흥미로웠지만, 드라큘라인 건지 수십 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30대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밀실 수집가의 모습은 누가 추리해 줄 것인가? 그의 정체가 끝까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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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은 초면입니다만 - 궁금해? 걱정돼? 보건쌤의 시원 솔직 월경 Q&A
손정아 지음, 김현영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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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또래 친구들 보다 초경이 빠른 편이었다. 엄마도 초경이 빨랐다고 하는데, 나도 동생도 둘 다 초경이 빨랐다. 어렴풋하게 초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무섭기도 했던 것 같다. 피가 묻어나는 걸 보고 혹시 죽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었고, 하필 생리통과 급체, 몸살이 겹쳐서 정말 많이 아팠던 기억이 있다. 물론 엄마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모든 게 서툴기도 했고 엄마도 오래 월경을 했으면서도 이에 대한 지식이나 준비가 없었기에 위생 팬티라는 것도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 


 몇 번의 월경을 거친 후, 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가 성교육 관련 만화를 보게 되었는데 그 책에서 월경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접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당시도 지금처럼 성교육에 관한 책들을 쉽게 접할 수 없기도 했지만, 그 책의 성교육에 대한 내용도 뭔가 좀 두루뭉술했었다. 그나마 내가 본 거의 유일한 성교육 책이었던 것 같다.) 


 두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기왕이면 좀 더 명확하게 설명을 해줄 수 있는 실제적인 책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늘 해 왔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딸을 키우는 엄마라면 꼭 한 권 가지고 있어야 할 필수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엄마라도, 월경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초경을 했을 때, 엄마로부터 생리대를 받긴 했지만 엄마에게 도움을 받기에는 뭔가 좀 창피하고 민망했다. 이미 초경을 시작한 친구가 있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나처럼 이른 나이에 초경을 하게 되면 아마 막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미리 공부하고 읽어본다면, 갑작스러운 초경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생리대를 선택하고 착용하는 방법, 얼마나 자주 패드를 갈아야 하는지, 위생 팬티 사용법이나 생리 후 패드 버리는 법처럼 꼭 필요한 지식이 책 안에 잘 담겨있다.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기에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궁금하지만 누구한테도 물어볼 수 없었던 이야기들도 담겨있기에 늦었지만 속이 후련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생리 예정일이 지나도 생리를 안 했을 때 정말 걱정이 많이 되었다.(어릴 때는 생리를 안 하면 임신이 된 건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물론 그 또한 성교육의 부재 때문에 일어난 일이긴 했지만 말이다.) 또 내 키가 초등학교 5학년 때 키인데, 월경을 하면 키가 안 큰다는 걸 스스로 경험했어서(?) 걱정이 많이 되었다. 이게 유전이라면 우리 두 딸아이도 또래보다 초경이 빠를 것 같아서다. 그래서 지금 부지런히 키우자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성장이 늦어지긴 하지만 아예 안 크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래도 기왕이면 초경 전에 부지런히 크는 걸로!


 얼마 전, 지인의 딸아이가 월경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아이가 떠올랐다. 과거에도 초경이 시작되면 축하 파티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엄마의 입장에서 초경을 시작한 아이에게 이 책을 선물로 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알려줄 수 없는 월경에 관한 많은 질문에 답이 이 책에 담겨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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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바람 위에 있어 열다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헬스 엮음, 박종대 옮김 / 열림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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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바람이여, 물결이여, 구름이여, 형태도 머무름도 없는 너희는 본질적으로 우리와 닮았으니,

우리 방랑자들, 우리 닻 없는 항해자들을 닮았으니.

 꾸준히 읽어오고 있는 열림원 열다 시리즈의 5번째 책이자,  두 번째 만나는 헤르만 헤세의 선집의 주제는 구름이다. 다행히 헤르만 헤세의 유명한 두 권의 소설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었지만, 그럼에도 헤르만 헤세를 떠올리면 명확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었다. 유명한 두 권의 소설보다, 구름이 앞으로 헤세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헤세의 작품 속에는 유독 구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 놀랍게도 헤세의 글에 등장하는 구름을 모아서 한 권의 선집이 되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이 책을 만나서인지, 유독 요즘은 하늘을 볼 기회가 많았던 것 같다. 얼마 전 폭우 수준의 비가 온 다음 날, 동료와 함께 점심을 먹으로 나가면서 건물 사이에 보이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보면서 감흥에 젖었었다. 비가 온 다음 날이라 더 화창한 하늘에 정말 사진으로도 표현되지 않을 하얗디하얀 구름이 비현실적으로 펼쳐져 있어서 한참을 감탄하면서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어제. 모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1박 2일로 바름을 쐬러 나갔다 왔다. 전날 오후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이번에는 너무 잘 맞아서 실망스러웠다. 비를 맞으면서 워터파크에서 놀이를 한 다음 날, 체크아웃을 할 때까지도 하늘은 잔뜩 흐렸다. 워낙 공기 중에 습도가 높아서인지, 그리 높지 않은 산을 따라 구름이 가득했다. 


집으로 돌아오기 전, 들렀던 유적지로 가는 길에도 먹구름을 품고 있는 가득한 구름이 빽빽하게 하늘을 덮고 있었다. 그 와중에 아주 살짝 보이는 파란 하늘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구름은 내 감정이 어떠냐에 따라 부정적으로도,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아무래도 우리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이 하늘인지라, 헤르만 헤세뿐 아니라 우리 역시 구름과 하늘에 대한 감상이 짙은 것 같다.


 책 안에 등장하는 구름의 모습은 참 다양하다. 이 정도면 헤세는 정말 구름 박사가 맞는 것 같다. 자신의 작품 어디나 구름이 등장하니 말이다. 덕분에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구름에 흠뻑 빠졌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헤세는 자신의 글 속에 구름을 통해 자신의 감정들을 살뜰히 풀어내었던 것 같다. 물론 과학적인 면에서 보면 구름은 수증기 덩어리라고 볼 수 있지만, 구름에 대한 다양한 묘사를 통해 도달할 수 없는 종교적인 무엇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연인의 입술이기도 하며, 그리웠던 무언가이기도 하다. 아마 일기의 변화만큼 변화무쌍한 구름의 특징을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었기에 그렇겠지만, 또 우리는 헤세가 작품 속에 그렸던 구름을 보며 그의 감정을 함께 곱씹게 되기도 한다.


 현대인은 유독 하늘을 안 본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하늘을 볼 여유조차 없이 팍팍하게 사는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글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며 하늘을 많이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하늘과 구름을 많이 보았던 헤세는 누구보다 삶을 향한 생각의 깊이가 깊었기에 그런 주옥같은 작품들을 많이 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헤세가 말하는 그 다양한 감정을 담은 구름을 통해 나 또한 여러 생각을 갖게 된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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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그럼에도, 나는 말했습니다 - 직장맘·대디 11인의 인터뷰집
서울시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 / 서울시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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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4년 동안 한 회사를 다니면서 결혼과 두 번의 출산, 육아를 경험했다. 큰 아이를 낳기 일주일 전에 출산휴가(출휴)를 들어갔고, 출휴 당일도 인수인계가 안되었다는 핑계로 출근을 강요당했다. 출산 당일 진통을 하면서도 회사의 전화를 받았고, 아이를 낳고 조리원에서도 회사 업무를 했다. 아이를 출산한 지 백일도 되지 않아서 복직을 강요받았고, 결국 여러 이유로 육아휴직(육휴)을 일부만 쓰고 조기 복직을 했다. 원래 자리도 아니고 지점의 캐셔 자리로 복직을 했고, 그마저도 내가 본사에서 하던 업무 때문에 시즌에는 본사로 출근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작은 중소기업이었고, 스타트업 기업이었기에 회사에 대한 애정도 컸기에 불합리하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복직을 선택했다. 사실 내가 하는 업무 자체가 회계와 인사노무 업무였기에 출휴와 육휴관련 업무들에 대해 스스로 처리해야 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둘째를 낳고는 상황이 더 힘들었다. 첫째 출산 때처럼은 아니지만 휴직 중에도 여전히 이런저런 압박과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아는 노무사님이 계셔서, 그분과 이런저런 상담을 하다가 서남권 직장맘 지원센터를 소개받았다. 노무사님들과 상담을 하면서 여러 가지 조언과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책을 마주하고 우선 많이 반가웠다. 책에 내 이야기가 소개되진 않았지만, 나 역시 출휴와 육휴을 쓰면서 서남권 직장맘 지원센터의 도움을 여러 번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참 속이 많이 상했다. 나와 같은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직장맘 .대디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책에도 등장하지만, 나 역시 육휴기간 중 들었던 말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한 직원이 자신의 ERP 비밀번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전화를 했는데, 첫 마디가 "과장님은 늘 쉬고 계신데, 저는 이제 휴가를 가려고 휴가원을 올려야 하는데 비밀번호가 기억이 안 나서 전화했어요."였다. 늘 쉬고 계신데라니...

그때 알았다. 회사에서 나는 늘 쉬고 있는, 일하지 않고 놀고 있는 직원이구나...!하는 생각 말이다.

또 하나 육휴을 사용하고 복직했을 때, 대표로부터 참 많은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우선 원래 자리인 본사로 복직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나랑 같이 일하는 직원이 내가 복직한다는 소리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나중에 퇴사를 하기 전, 그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은 내 복직 날짜조차 몰랐고, 대표랑 그런 이야기를 한 번도 나눈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 당시 여직원이 입사해서 결혼과 출산을 한 게 내가 처음이었는데, 내가 선례가 되어서 다른 직원들도 다들 육휴를 달라고 하면 어떻게 회사가 돌아가겠느냐는 말과 함께 이제는 결혼 안한 여직원은 절대 뽑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내 일을 다른 직원들이 나눠서 하고 있기에(후임을 뽑지 않고 직원들이 분배해갔다.), 너의 휴직이 길어질수록 다른 직원들이 힘들다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이럼에도 너를 위해 다른 직원을 뽑지 않고 기다려주는 거니 회사의 이런 배려를 기억하고 회사의 말을 따르라는 이야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책에도 나와 비슷한 사례가 등장한다. 아이를 낳고 육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다양한 불이익을 받고, 출휴를 사용도 하기 전에 권고사직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그에 비하면 나는 출휴와 육휴를 사용했으니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이를 낳는다는 이유로 직장맘. 대디들은 눈치를 보고 불이익을 감수한다. 여전히 이런 내용의 글에 댓글에는 회사에 피해를 주면서 자신이 원해서 아이를 낳았으니 감수해야 한다는 댓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에 등장하는 직장맘. 대디들은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했고, 결국은 그 결과를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중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불이익을 겪고, 직장 내 따돌림을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인터뷰할 수 있었던 것은 같은 경험을 하고, 앞으로 같은 상황에 처할 직장맘. 대디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려운 상황과 답답한 마음을 어느 곳에도 토로할 수 없을 때 서남권 직장맘 지원센터를 통해 많은 위로와 도움을 받았던 경험. 나 역시 해봤기에, 이 책의 내용이 남일 같지 않았다.

혹시 같은 이유로 고민 중이라면, 직장맘 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보자. 각 지역별로 직장맘 지원센터가 있으니,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문을 두드려보자.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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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아는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 - 세계적 재정 전문가 아빠와 딸이 함께 쓴 8가지 자립 습관
데이브 램지.레이첼 크루즈 지음, 이주만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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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런 까닭에 나 역시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에게 봉투를 이용해 소비하는 법을 가르치라고 권했다.

돈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어려서부터 가르치면 성인이 되어 온갖 빚에 허덕일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

 유치원 때부터 저축을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지극히 타의에 의해서였지만 말이다. 일주일 중 하루는 저축을 하는 날이었다. 당시는 돈의 개념을 잘 몰랐었는데, 엄마가 유치원 가방에 넣어주는 통장과 돈을 전달하면, 통장에 돈을 넣어주었다. 내가 은행과 저금을 인지했던 때는 초등학생이 되어서다. 일주일에 한번 동네에 새마을금고에서 학교에 와서 통장 처리를 해주었다. 당시는 큰돈은 아니고 부모님이 주시는 동전들과 지폐 몇 개를 잘 모아서 얇고 길쭉한 통장을 들고 쉬는 시간에 줄을 서서 저금을 했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처음으로 내 손으로 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세뱃돈으로 받는 용돈을 꼬박꼬박 모아서 저금을 했다. 당시는 이율이 꽤 높았던 것 같다. 얼마 안 되는 돈을 저금하고 숫자가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참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 습관이 지금의 소비습관을 만들어 준 것 같다. 책을 읽고 보니 나는 지극히 저축형 인간이었던 것 같다. 돈을 쓰는 것보다 숫자가 늘어나는 것(기왕이면 숫자를 딱 맞추는 것을 좋아해서 조금 더 큰 금액을 저금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을 보는 게 쓰는 것보다 더 즐거웠던 것 같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20여 년이 되었는데, 신용카드를 만든 지 오래되지 않았다.(물론 지금도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재테크에 대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적금을 들고 만기가 되는 것을 습관처럼 하고 있다.


  어릴 때야 부모가 자산과 재정관리를 해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 경제에 대한 개념을 가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에 비해 요즘은 아이들 시야에서 경제가 무엇인 지, 저축과 소비에 대한 실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가정에서 직접 삶으로 보여주는 부모의 교육이 무엇보다 큰 효과를 내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버지와 딸이 함께 쓴 경제습관에 관한 실제적인 책이다. 재정전문가인 아빠 데이브 램지 역시 과거에 파산에 이를 정도로 힘든 경험을 했고, 그 이후 자녀들에게 재정관리에 대한 교육을 시키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이가 스스로 재정관리의 습관을 가지게 하기 위해 부모가 하는 행동들을 볼 때 정말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이 집안일 등을 해서 직접 번 돈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자기 스스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맡겨두는 것은 물론 자녀의 실수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에는 누구보다 부모의 큰 인내심이 필요하다. 나 역시 저축형 인간이다 보니, 아이의 소비습관에 관해 첨삭을 많이 하는 편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매주 천 원의 용돈을 주고 있는데, 한참 관심이 많은 아이돌 포카를 몇 주치 용돈을 모아 덥석 사는 모습을 후에 목격하고 잔소리를 참 많이 했다. 내 안에는 소비는 나쁜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있어서였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소비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알게 모르게 아이에게 주입했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 스스로 경험해 보는 것에 중요함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실패도 아이에게는 경험이 된다.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주는 버릇을 가지게 되면, 아이는 스스로 경험하고 실행하는 경험을 잃게 된다. 그런 경험을 놓치게 되면 훗날 성인이 되어서도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될 수 있단다. 그렇기에 실패한 경험이라도 아이가 직접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자녀와 함께 시간을 내어 책을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부모와 자녀에 입장에서 함께 쓰인 책이기에 함께 읽으며 재정관리의 습관을 정해 보고,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가지면서 소비와 저축의 습관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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