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의 사람들 - 말씀이 삶이 되다 EBS CLASS ⓔ
지형은 지음 / EBS BOOKS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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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들어 깨닫고 삶까지 이어지는 모든 과정,

곧 성경 본문에서 삶의 상황까지 이르는 길을 말씀묵상이라고 한다.

이 길에서 하나님을 알고 믿는다.

안다는 것과 믿는다는 것은 같은 뜻인데 언제나 삶의 헌신과 변화까지를 포함한다.

성경은 예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구약은 앞으로 올 메시아 예수에, 신약은 예언대로 온 메시아 예수와 그의 공생애, 죽음과 부활 그리고 다시 오실 예수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성경을 두 개의 단어로 요약하면 창조와 구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타락이라는 단어가 껴있다. 하나님의 창조- 인간의 타락- 인간을 향한 구원이 바로 성경이다. 그리고 예수는 창조 이전부터 창조자인 하나님과 함께 하셨다. 요한복음 1장에 기록된 "말씀"이 바로 예수를 가리킨다.

신약의 사람들에는 구약의 사람들과 달리 등장인물들이 많지 않다. 신약의 초점은 지극히 "예수" 즉, 말씀이다. 예수를 중심으로, 그의 말씀과 그의 행적과, 그의 모든 것을 중심으로 그와 함께 했던 인물들이 등장한다. 4복음서(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 중 첫 기록이라 할 수 있는 마가복음의 저자이자 바나바의 조카, 바울과 전도여행에서 중도 포기한 그 마가가 첫 인물로 등장한다. 그리고 세례요한과 마리아, 요셉도 등장한다. 예수의 제자들, 예수를 반대했던 바리새파와 사두개파, 예수의 부활을 믿었던 막달라 마리아를 비롯한 여인들, 바울과 베드로 등 예수를 중심에 두고 그의 행적에 따라 타인들로 곁가지가 뻗어나간다.

성경이 익숙한 기독교인 입장에서 읽기에도 좋지만, 성경 속 구절에 대한 설명과 함께 구체적인 구절이 같이 등장하기에, 성경이 낯선 일반인들이 읽어도 어려움이 없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목사다. 그렇기에 다분히 복음(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자 세상을 구원할 구세주다.)에 방점을 둔 상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신약의 사람들을 한 줄로 요약하면 무엇일까? 각 장이 진행됨에 따라 더 선명한 요점은 바로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강한 권면이자 명령이라 할 수 있다. 예수를 닮아 말씀이 체화된 삶을 살라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아프고 찔린다. 세 종교(개신교, 천주교, 불교)를 놓고 볼 때,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가장 많이 하는 종교는 개신교라고 한다. 그럼에도 개신교는 개독교라는 악명을 받고 있다. 왜일까? 기독교인 한사람 한 사람이 예수의 삶이 자신의 모습 가운데 펼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논조를 제시한다.

예수의 지상명령이 이뤄지려면, 그리스도인 개개인이 말씀묵상을 하면서

그의 인격과 일상에서 말씀이 삶이 되어야 한다.

개인과 가정이 변하고 그 힘이 사회와 역사를 변혁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 일이 세상 끝 날까지 이어져야 한다.

성경이 말하는 회개에는 세 가지가 포함된다. 먼저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정직하게 살피고 자백해야 한다. 둘째, 내가 저지른 죄 때문에 피해를 보거나 상처 입은 사람에게 용서를 빌고 피해를 구체적으로 갚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돌이켜 살아야 한다. 매주 예배시간에 기독교인은 내가 죄인임을 하나님 앞에서 고백한다. 하지만, 그 이후 두 번째와 세 번째 회개는 하지 않는다. 그러니 늘 똑같은 죄의 구덩이 속에서 몸을 굴리게 된다.

교회가 자신의 왕국을 세우면 안 된다. 왕국은 하나님 나라 하나뿐이며 왕은 오직 하나님이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걸어가는 순례 공동체다...

교회 공동체든 목회자를 비롯한 교회의 어떤 지도자든 자신을 절대화하면 안 된다.

가장 많은 돌팔매를 맞는 것 중에 하나가 세습과 교만이 아닐까 싶다. 성경 속 사두개파와 바리새파뿐 아니라 제자들을 향해서도 예수가 쓴소리를 내뱉은 것 역시 그와 관련이 있다. 남들보다 자신이 우쭐하고 싶어 하는 바로 그 마음이 악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마치 수능 만점자의 반복되는 대답과 비슷하다. 말씀 되신 예수의 삶을 내 삶 가운데 그대로 옮겨야 한다. 말씀묵상(말씀과 기도)를 통해 내 삶을 비춰보고 타락의 모습(죄)을 깨닫고 진정한 회개를 통해 내 삶은 다시금 바로잡아 예수에게 초점을 맞추어 사는 것. 그것이 바로 그것이 세상의 소금이며 빛의 역할이다.


교회가 자신의 왕국을 세우면 안 된다. 왕국은 하나님 나라 하나뿐이며 왕은 오직 하나님이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걸어가는 순례 공동체다...

교회 공동체든 목회자를 비롯한 교회의 어떤 지도자든 자신을 절대화하면 안 된다.

예수의 지상명령이 이뤄지려면, 그리스도인 개개인이 말씀묵상을 하면서

그의 인격과 일상에서 말씀이 삶이 되어야 한다.

개인과 가정이 변하고 그 힘이 사회와 역사를 변혁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 일이 세상 끝 날까지 이어져야 한다.

말씀을 들어 깨닫고 삶까지 이어지는 모든 과정,

곧 성경 본문에서 삶의 상황까지 이르는 길을 말씀묵상이라고 한다.

이 길에서 하나님을 알고 믿는다.

안다는 것과 믿는다는 것은 같은 뜻인데 언제나 삶의 헌신과 변화까지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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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인 이야기 - 모험하고 싸우고 기도하고 조각하는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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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의 예상치 못한, 잘 알지 못했던 이야기의 향연이 가득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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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인 이야기 - 모험하고 싸우고 기도하고 조각하는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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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중세 하면 어떤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십자군 전쟁과 연결된 종교의 시대? 아니면 페스트로 유럽 전체가 피폐해진 상황? 내 머릿속 중세 시대는 결코 무지갯빛은 아니었다. 침침하고 어두운 잿빛에 가깝다고 할까?

과연 이 책을 읽고 나서 중세 유럽인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바뀔까? 기대해도 좋다.

첫 장부터 등장하는 것은 종교도, 페스트도 아닌 무려 바이킹!이다. 우선 이 책은 중세 중에서도 유럽인들의 삶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첫 장이 바이킹이다. 바이킹 하면 바다의 무법자, 도둑들, 해적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바이킹에는 덴마크계, 노르웨이계, 스웨덴계가 있는데 그중 스웨덴계는 러시아 국가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현재의 복지국가로 손꼽는 북유럽이 바이킹의 후예라니... 놀랍다.) 바이킹은 야만인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잔혹하고, 남의 것을 빼앗는 도둑이 맞긴 하다. 하지만 바이킹이 이룬 영향에는 꼭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닌 걸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바이킹에 대한 묘사를 보면 분명 ' 야만족' 냄새가 물씬 나지만, 사실 그 시대에는 대부분 지역의 문화 수준이 고만고만하게 야만성을 뿜어내고 있었다. 오히려 바이킹의 활동 결과 많은 지역에서 국가가 형성되고 기독교를 수용하고 문화적 발전이 가능했으니, 말하자면 바이킹이 문명화의 선두에 섰던 셈이다.

현대까지 이어지는 내용 중에는 코르도바 모스크- 성당 이야기였는데, 같은 지역을 이슬람이 지배하다 기독교권으로 돌아간 에스파냐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였다. 다행히 멋지게 지어진 모스크-성당은 여전히 존재한다. 문화권이 달라졌다고 파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성당이 되면서 일부는 무너뜨리긴 했지만, 그럼에도 두 문명의 공존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중세 하면 아무래도 종교(기독교)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교황의 권위와 황제의 권위의 충돌이 일어났던 것이 바로 중세니 말이다. 과연 세계 최상위의 권위는 누구에게 있을까? 교황의 권위에서 일어난 사건 중 하나는 십자군 전쟁이다. 십자군 전쟁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가 과거에는 가난하고 기회가 없는 자들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참여했다고 알려졌는데, 사실 십자군 전쟁에 가장 많은 참여를 한 계층은 기사들이었다. 그들은 오히려 부유한 사람들이었는데, 오히려 전쟁에서 패한 후 모든 것을 잃는 경우도 상당했고 그들의 부를 가져간 인물들은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상인들이었다. 과연 왜 기사들은 십자군 전쟁에 모든 것을 걸고 참여한 것일까?

기사들은 돈을 벌러 간 게 아니라 구원을 얻기 위해 간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죄를 참회하고 저세상에서 영원한 보상을 구하겠다는 열정이 끓어넘쳤다.

그 밖에도 페스트로 인한 사회적 변화의 이야기와 연옥의 개념의 등장 이후 급속도로 증가한 귀신 이야기, 500년 만에 밝혀진 메디치 가문의 살인사건의 진범 등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들이 허를 찌른다. 무엇보다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한쪽만 보고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웠는데, 무엇이든 양면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잿빛의 중세가 있었기에 이후 르네상스가 더 아름답게 꽃 핀 것 아닐까? 그런 면에서 중세는 불필요한 시대가 아니었다.

 

 

바이킹에 대한 묘사를 보면 분명 ‘ 야만족‘ 냄새가 물씬 나지만, 사실 그 시대에는 대부분 지역의 문화 수준이 고만고만하게 야만성을 뿜어내고 있었다. 오히려 바이킹의 활동 결과 많은 지역에서 국가가 형성되고 기독교를 수용하고 문화적 발전이 가능했으니, 말하자면 바이킹이 문명화의 선두에 섰던 셈이다.

기사들은 돈을 벌러 간 게 아니라 구원을 얻기 위해 간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죄를 참회하고 저세상에서 영원한 보상을 구하겠다는 열정이 끓어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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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로 된 무지개
이중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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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게 있지. 당신들이 알 수 없는 사연들이 있어.

그때, 강철로 만들어진 그 세상에서, 참을 수 없이 차갑고 견딜 수 없이 견고했던 그때 그곳에서

무슨 비명들이 되 울렸는지, 당신들은 몰라."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제목이다. 어디서 들었는지는 기억이 안 났는데, 책을 읽고 보니 이육사의 절정이라는 시의 마지막 시구였다. 책을 덮고 나니 씁쓸함이 마구 피어오른다. 역시 어느 누구도 믿어서는 안되는 걸까?

서기 2078년 현재. 남과 북은 하나가 되었다. 그렇다고 통일이라고 하기는 좀 뭐 한 상태다. 2064년 김정은 정권이 무너진다. 북한의 젊은 장교들의 쿠데타 때문이다. 4년 후인, 2068년 남한과 북한은 연방정부 수립에 합의하게 된다. 남한도 북한도 있고, 연방정부도 있는 아주 이상한 형태로 말이다.

연방수사국 이영훈 경위는 한 사건을 맡게 된다. 살인사건이다. 죽은 사람은 이기철로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말이 개발업자지 상태 안좋은 건물을 슬쩍 고쳐 비싼 값에 파는 악덕 부동산 업자였다. 그런 그가 자신의 원산 별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문제는 그에 대한 기록이 잠겨있다는 것이다.

3년 차 경사인 박세욱이 부산에서 평양으로 발령이 난다. 인사를 하고 들어온 세욱에게 연방수사국 평양지부 강력3팀장 정준희가 말을 붙인다. 그의 파트너는 이영훈인데, 그는 업무 외에 이영훈을 감시하는 일을 맡아야 한단다. 도대체 이영훈이 무슨 일을 벌였길래, 스파이까지 필요한 걸까? 이렇게 낯설고 좋지 않은 상태로 둘은 만난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특이사항이 자꾸 발생한다. 영훈이 확인하려는 인물들마다 전부 정보가 잠겨있었던 것이다. 조인철, 박윤석, 윤민희, 이기철까지 말이다.

그리고 동흥동 김태성의 아파트에서 협박이 이루어지고 있다. 총을 들고 위협하는 범인은 태성에게 약을 먹기를 종용한다. 그가 죽인 사람들의 수만큼 알약을 먹으라는 것이다.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알약을 먹거나(알약은 심장약으로 과다 복용 시 사망한다) 총에 맞거나... 어차피 죽는 것은 마찬가지다. 범인은 태연히 알약을 한 번에 삼키면 바로 구급차를 불러주겠다는 말까지 전한다. 과연 이들 사이에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조윤선 연방수사국 서울지부장이 정 팀장에게 전화를 한다. 북조선 평양공안서 강력범죄대응반 반장인 안은경이 닫힌 자료를 열람했다는 것이었다. 그가 조사하고 있는 곳으로 가서 상황을 파악하라는 명령을 받은 영훈과 세욱. 가보니 사망한 사람은 이정현으로 사업가였는데, 그의 아내인 이선예가 신고를 했다. 근데 이상하다. 그 집의 주인은 김태성과 진미옥인데 말이다.

이로써 죽은 인물 중 정보가 잠겨있는 인물들은 총 5명이 된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점은 과거 북한에서 고위직을 활동했던 인물들로 탈북을 했다는 것과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뭔가 뒤가 구린데, 이상하게 안은경은 사건을 빨리 덮으려고 한다. AI가 그렇게 판단했다는 이유지만, 영훈은 뭔가 찜찜하다.

"눈이오면 잠깐 덮이는 듯 싶지. 하지만 봄의 따스함에 결국 모든게 다 드러나."

이와 더불어 과거의 사건들이 조명된다. 세욱에게 트라우마로 남은 사건과, 영훈과 함께 근무하던 사람들이 한 번에 잘려나갔던 이유들 말이다. 그리고 이들의 과거는 현재의 사건과 어떤 연결이 있을까? 설마 했던 상황이 그대로 펼쳐져서 아쉽긴 하지만, 그럼에도 각 상황들이 절묘하게 이어져서 남과 북의 현실을 바라보게 해줬던 것 같다. 


"당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게 있지. 당신들이 알 수 없는 사연들이 있어.

그때, 강철로 만들어진 그 세상에서, 참을 수 없이 차갑고 견딜 수 없이 견고했던 그때 그곳에서

무슨 비명들이 되 울렸는지, 당신들은 몰라."

"눈이오면 잠깐 덮이는 듯 싶지. 하지만 봄의 따스함에 결국 모든게 다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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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건, 이런 게 아니겠니!
곽미혜 외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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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이나 되는 공동저자가 있는 이 책은 참 특이하다. 우선 저자들이 전문 작가가 아니라는 것이고, 이들의 직업이 같다는 것. 이들은 인천 교육직 공무원들인데, 한 글쓰기 동아리 소속이라고 한다. 한 사람당 3편의 글이 책에 담겨있는데, 처음에는 소설인가 싶었는데 자신의 삶의 경험이 담긴 에세이였다. 공무원 짬밥(?)만 30년 이상인 이들인지라, 다양한 글들이 담겨있다. 직장과 그동안의 생활, 가족들과의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다.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글도 있고, 자녀들 이야기도 상당수 있다. 가족과의 캠핑에 대한 이야기도 몇 편 담겨있다. 특히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이 공직에 들어가서 얼마 안 돼 겪은 이야기를 보면서 얼마나 아찔했을까 싶었다. 바로 채변봉투에 얽힌 이야기였다. 나 역시 초등학교 1학년 때 채변봉투를 냈던 것 같다. 지금이야 위생상태가 좋아져서 이런 검사를 따로 하진 않지만, 과거 이야기가 담긴 책들을 보면 자연스레 등장하는 게 채변봉투가 아닐까 싶다. 막내 직원이던 저자는 담당 직원의 부재로 인해 채변봉투를 한국 기생충 박멸 협회(이름도 무시무시하다!)에 전달해야 하는 업무를 대신 맡게 된다. 버스로 이동하던 중, 차마 똥이 든 봉투를 무릎 위에 올리기 그래서 의자 아래 넣어두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내린 후, 드디어 내릴 곳이라서 봉투를 찾지만 봉투가 보이지 않았다. 과연 채변봉투는 돌아올까? 지금은 에피소드로 넘길 수 있는 이야기지만, 당시 저자는 얼마나 놀라고 당황했을까 싶다.

호야 꽃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호야라는 식물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는데, 궁금해서 찾아보니 정말 예쁜 꽃이었다. 아내가 받아온 호야는 몇 번의 위기(?)를 겪으며 가족이 된다. 호야에서 꽃이 핀다는 사실을 몰랐는데, 어느 날 너무 예쁜 꽃이 폈단다. 그리고 호야 꽃은 가족에게 행운을 상징하게 된 이유가 담겨있었다. 셋째의 임신, 승진 시험 합격 등 좋은 일이 있을 징조로 여겨진 호야 꽃은 매년 꽃을 피우지 않았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보상이나 보답이 즉시 돌아오기를 바란다.

그러나 경과에 대한 보상이 일찍 오지는 않는 것 같다.

무슨 일에든 항상 임계점이란 것이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의 노력이 어느 한계까지 계속돼야지만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말이다.

그 밖에도 재수하는 딸과의 일화, 3대가 다 같이 가게 된 가족여행이야기, 지역이 다른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특히 나 역시 얼마 전까지 워킹맘이었던 터라, 아이를 키우며 직장을 다니는 이들의 이야기는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지금이야 어린이집이나 보육기관 혹은 개인 돌봄 등이 있지만, 당시에는 육아휴직조차 없던 시기였을 텐데 발을 동동 구르며 아이를 맡겼던 이들의 마음이 글 속에 담겨있어서 안타깝고 또 그 어려운 세월을 버텨낸 모습들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소설처럼 다이내믹하거나, 멋진 서사들은 아니지만 저자 각자의 진심이 어우러져서 멋진 한 편의 책이 나온 것 같다. 꾸밈없이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이 각 글마다 잘 드러나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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