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심부름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70
한소곤 지음, 모차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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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도 저 낙엽처럼 살아가는 것 같구나.

봄에는 새싹으로 돋아나고, 여름에는 풍성하게 푸르러져서 뜨거운 햇살을 견뎌 낸 다음, 

가을에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들지.

그러곤 겨울을 앞두고 떨어질 준비를 하는 거야.

어떻게 하면 멋지게 떨어질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겨울이 되면 낙엽은 내년 봄을 위해 차가운 눈을 온몸으로 막으며 땅 속에 있는 것들을 보호하는 거지.

 제목도 궁금한 고추장 심부름은 내가 자주 가는 인터넷 서점 광고로 먼저 마주했던 작품이다. 어디로 고추장 심부름을 간 것이고, 누구의 심부름일까? 궁금하던 차에 책을 만나게 되었다.


 궁녀인 설 소복은 갑작스러운 양 상궁의 부름을 받는다. 혹시 혼이 날까 봐 두근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양 상궁을 만나러 간 소복은 궁에 입궁하기 전 할머니가 주신 고추장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실수록 소복이의 고추장을 임금의 수라에 올렸는데, 아들의 일 이후로 수라를 먹지 않던 임금이 한 그릇을 다 먹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혹시 고추장을 더 구할 수 있는지를 물었던 것이다.


 갑작스러운 고추장 심부름에 소복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집으로 향한다. 소복이로 부터 고추장 심부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는 당혹스러웠다. 사실 그 고추장은 할머니가 만든 게 아니었다. 그리고 남은 고추장은 작은 그릇 하나 정도 밖에 안 남았다. 소복이의 할머니는 고추장을 만들게 된 사연을 소복이에게 들려주기 시작한다. 


 사실 소복이네 집은 가난했기 때문에, 고추장을 풍족하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눈이 많이 오는 추운 겨울날, 다리를 다치고 쓰러져 있던 백발의 노인을 돌봐주었는데, 그 노인이 보답으로 고추장을 만드는 재료를 잔뜩 가지고 와서 같이 고추장을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동네에 대가 댁에서 정월에 고추장을 담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소복이는 할아버지가 준 정보를 가지고 서릿골에 산다는 가막이라는 노인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하지만 소복이의 바람과 달리 노인을 찾는 길은 쉽지 않았다. 다리를 건너다 강에 빠져서 죽을 뻔하기도 하고, 산길을 헤매기도 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무덤가였는데, 무덤을 지키는 사람이 건네주는 파란 밥을 먹지 않고 도망을 치다 다치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서릿골에 도착한 소복이는 눈물 콧물을 흘리는 한 아이를 만나게 된다. 알고 보니 매운 땡초 고추를 먹어서였는데, 아이가 안쓰러웠던 소복이는 선물 받은 엿을 아이에게 건넨다.


 우여곡절 끝에 고추장 담는 법을 배워온 소복이는 이 일로 임금을 만나게 된다. 고뿔(감기)에 걸린 임금의 입맛을 살려준 고추장의 이야기를 전하는 소복. 그리고 그 이야기는 상선과 양 상궁 그리고 세손 저하에게까지 전해지는데...


 사실 책을 읽다 보면 이 이야기의 배경이 조선의 영조 시대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뒤주에 가둬 아들을 죽인 아버지 영조와 그렇게 아버지를 잃은 손자 정조의 이야기 안에서 소복이의 고추장 심부름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준다. 서로에게 상처가 되었기에 털어놓지 못해서 가슴 앓이를 하는 할아버지와 손자는 소복이의 고추장 심부름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서릿골 가막 노인이 적어준 글자를 보고 비로소 그 뜻을 깨우치게 된다.


 모험 같은 소복이의 고추장 심부름과 상처를 조금씩 드러내고 결국은 서로를 보듬어 안는 영조와 정조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가슴을 졸이게도, 따뜻한 기운을 받게도 하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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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 - 23년간 법의 최전선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온 판사 출신 변호사의 기록
정재민 지음 / 페이지2(page2)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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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의 저자와는 이번이 초면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궁금했던 것은, 제목만큼이나 판사에서 변호사로 직업이 바뀐(?) 저자의 실제 이야기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꽤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고 살아왔다고 생각되는 저자에게도 어려움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사실 제일 먼저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판사라고 하면 그래도 꽤 성공한 인생이라고 이야기하니 말이다. 물론 저자 역시 판사였기에 그래도 대우를 받으면서 살아왔다고 스스로도 이야기를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사실 저자의 꿈이 판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부모님의 바람 대로 법대에 가서 판사가 되었고, 공직에도 있다가 지금은 독립해서 변호사로 살고 있다.


 그러고 보면 한편으로는 본인이 꿈꾸고 원하던 삶은 아니었기에, 저자 역시 열심히 살긴 했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았을 것 같다. 책 안에는 판사에서 변호사로 직장(?)이 바뀐 후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내가 직접 소송을 해야 하는 경우는 아니었지만, 회사 업무 때문에 변호사 상담을 하고 법무법인과 일을 해야 할 일이 요 몇 년 사이에 많았는데 솔직히 좀 화가 나는 일이 많았다. 책에 등장한 대표 변호사가 아닌 어쏘 변호사가 일 처리를 하는 경우도 많았고, 그 조차도 변호사보다는 사무장이나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다 보니 의뢰인 입장에서는 답답할 때가 많았다. 


 변호사도 전문 영역이 있다 보니, 무턱대고 유명한 변호사를 찾을 수 없긴 하지만 본인의 분야조차 제대로 몰라서 결국 변호사의 말을 믿고 했다가 낭패를 본 일도 여러 번이었다. 그래서인지 솔직히 법조인에 대한 신뢰보다는 불신이 큰 상태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경험했던 일들이 일어나게 된 전후 사정을 알게 되어서 속은 시원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멋있게만 보였던 법조인의 삶도 녹록지는 않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 (피의자 변호 or 피해자 변호)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야 함에 따른 고충이나, 아무리 변호사가 여러모로 노력을 해도 수사관의 능력이나 여러 가지 문제로 계속 답보상태인 이야기를 읽으며 나 또한 울분을 느끼기도 했다.


 과거에는 검사 출신 변호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지만, 2026년 검찰청 폐지가 확정되면서 과거보다 검사 출신 변호사가 과거에 비해 인기가 줄었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검사 출신 변호사를 선호했던 이유가, 현직 검사들이 검사 출신 변호사와만 이야기를 나누어 거였다니... 이건 좀 괘씸하다. 대놓고 밀어주기가 아닌가 싶어서다.


 책의 제목으로 돌아가 보자. 판사복을 벗고 나서 저자가 느꼈던 점 중 하나는 판사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호(?)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 안에서 볼 때는 믿을 만하고, 안전하다고 느꼈었던 사회가 막상 나와보니 섣부르게 믿어서는 안되는 곳도 있다는 것을 스스로 체득했다고 한다. 


 책 안에 담긴 다양한 범주의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법조인은 누구보다 세상을 믿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나를 온전히 믿어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살아갈 수 있듯이 변호사 역시 자신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변호사면서, 상담자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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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초등 문해력 상담소 - 아이의 공부머리를 깊고 넓게 키우는
신효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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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듣고 말하기는 아이가 가장 먼저 접하고 키우는 언어능력입니다.

그러니 유아기부터 일상에서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잘 듣고 문장과 문장이 적절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아이 말에 맥락이 갖추어져 있는지 살펴봐주세요.

아이의 문해력은 물론 더 나아가 언어능력 전반을 키워주는 시작점이 됩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서 부모의 고민도 시작된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단어 하면 문해력이 아닌가 싶다. 산수는 잘하는데, 문제 자체를 이해를 못 해서 틀리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듣고 나서 나 역시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문장제 수학 문제집을 사서 아이와 같이 풀기도 했다. 근데, 사실 문장제 수학 문제는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도 있었다. 그때는 왜 문해력이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부터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과거에 비해 놀 거리가 무궁무진한 현재의 아이들은 영상의 풍요 속에 살고 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만화는 5시 30분~7시 정규방송에만 볼 수 있었다. 맞벌이 부모가 있어도 학교 방학은 길었고, 급식을 먹지 않고 4교시만 하고 끝나는 수요일과 토요일은 6학년까지 동일했다. 그렇기에 하교 후나 방학의 긴 시간을 지루해하다 못해 책을 펼쳐들었던 때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어느 때나 티브이를 틀면 내가 원하는 방송을 수시로 접할 수 있다. 책보다 놀 거리가 더 많다는 것이 바로 문해력 고민의 시작이 된 것 같다.


 문해력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바로 책 읽기. 그것도 다독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다독만으로는 문해력을 높일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게 무슨 소리?! 책을 많이 읽으면 문해력은 자연히 높아진다고 생각했는데, 한 대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물론 다독은 중요하다. 하지만 글자만 읽는 다독은 의미가 없다.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저자가 추천하는 방법 중에는 어휘 민감도 기르기, 많이 써보기, 질문하면서 책 읽기 등이 있다. 특히 책을 읽으며 나오는 단어들의 뜻을 모르는 아이가 질문을 했을 때를 꼭 활용하자. 해당 단어가 쓰인 문장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아이 스스로 그 뜻이 무엇인 지 유추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그때 아이가 비슷하거나 옳은 답을 이야기한다면 아낌없이 칭찬을 해주자. 그렇게 유추의 재미를 알게 된 아이는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언어의 민감도는 조금씩 올라가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며 스스로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올바른 질문을 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등장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해서, 등장인물이 겪은 일을 본인이 겪는다면 어떨지 와 같은 공감에 이르기까지 생각하고 답해보는 단계를 거쳐야 문해력이 늘어난다. 그뿐만 아니라 직접 써보는 것도 중요하다. 단, 단순 연상 글쓰기가 아닌 각 문장들이 논리적으로 연결되는 글쓰기를 해야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고학년이 될수록 추상어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알아야 책 읽기가 어렵지 않고 이해도도 높아진다. 저자가 예로 들어준 단어들을 가지고 가족게임으로 활용하면서 아이 스스로 해당 단어의 뜻과 쓰임새를 익히도록 도와주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책은 미취학, 저학년, 고학년으로 나눠서 해당 연령 때에 할 수 있는 문해력을 키우는 방법을 설명해 주는데, 저자가 말하는 놓치지 말아야 할 시기는 바로 9살, 초 2학년이다. 저학년 때가 상대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도 하고, 3학년이 되면 학과목의 수준이 확 올라가기 때문에 아이의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최적기는 바로 저학년 때라고 한다. 


 단어를 통한 연상작용 퀴즈나 2~3문장을 쓸 수 있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그에 대해 연습해 보는 것도 문해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학습만화는 가능하면 8~10세 사이에는 피해는 게 좋다고 한다. 사실 저자는 학습만화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하는데, 학습이 아닌 캐릭터나 웃긴 내용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책들은 경계하는 게 좋다고 한다. 이런 학습만화에 길들여주면 줄글이 길게 나오는 책을 읽기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정규 수업 시작 전에 책을 읽는 시간이 있고, 반마다 도서실 수업을 하는 날이 정해져 있다. 만화로 된 책의 경우는 대출이 안된다고 해서 의아했는데, 바로 이런 부분을 걱정해서 그런 것 같다.) 


 고학년이 될수록 문해력의 구멍이 크게 발생하는데, 책을 많이 읽음에도 문해력이 빈약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순수하게 독소만으로 새 어휘를 습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단어장을 추천한다. 책을 읽으며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단어 수첩에 적어둔다. 그러고 나서 해당 단어를 사전을 찾거나 검색, 물어보면서 단어를 새롭게 익혀가는 것이다. 그 밖에도 실제적으로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기 때문에 바로바로 아이에게 대입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던 시간이었다.


 무엇이든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책 읽기 자체만 해도 드는 에너지가 많은데, 기왕이면 최적의 효과를 거두는 게 좋지 않을까? 놀이식으로 문해력을 키우는 여러 방법들을 통해 가장 좋은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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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세계철학전집 6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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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철학자 중에서 가장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철학자를 꼽자면 견유학파와 에피쿠로스 학파가 아닐까 싶다. 얼마 전 에피쿠로스 학파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그나마 쾌락주의자라고만 여겨진 그들의 이야기를 바로잡는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견유학파의 디오게네스다. 우선 견유라는 뜻부터 알아야 할 텐데, 이 견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개 견(犬)을 뜻한다. 바로 이 책의 제목이 견유학파의 주장과 뜻을 풀어낸 것이라 볼 수 있다.


 생각보다 욕과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된 이유는, 책에 초반에 등장한다. 디오게네스의 주장 중 하나는 개처럼 얽매이지 않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즐기면서 살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사실 디오게네스는 제대로 된 옷 한 벌 없이 드럼통 같은 큰 항아리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 항아리마저도 금이 가고 깨져서 버려진 항아리였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삶을 비관하거나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기 보다 오히려 안타깝게 여겼다.




왜일까 싶었는데, 그 이유를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디오게네스의 사상은 무소유의 법정 스님과 결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사람의 욕심과 욕망은 하나보다 둘을, 둘보다는 셋을 원한다. 더 많은 돈을, 더 많은 물건들을, 더 넓은 집을, 더 높은 지위를 원하는 사람의 욕망은 결국 얽매이는 삶을 살아가게 만든다. 그렇게 매인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세운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세상을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런 우리를 향해 디오게네스는 그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무언가를 더 얻기 위해 아등바등 사는 것보다 개처럼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기뻐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삶이 더 행복하지 않느냐는 가르침을 준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일까? 바로 죽음이다.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해도, 대단한 명예를 가졌어도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랬기에 디오게네스가 살던 당시의 권력자들 역시 죽음으로 수많은 사람을 정복하고 굴복시킬 수 있었다. 그렇다면 디오게네스는 이들의 이런 협박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왕이 나를 죽일 수 있다고? 

병도, 짐승도, 심지어 벼룩 조 차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 "


 이 정도 배포면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지 않았을까? 진짜 힘을 가진 존재가 무엇인지, 본질이 무엇인 지를 정확하게 꿰뚫고 진정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던 디오게네스의 철학을 읽으며 많은 삶의 통찰을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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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몰랐던 1억 모으는 법 - 아끼지 않아도 돈이 알아서 쌓이는 현실 재테크
라밋 세티 지음, 박세연 옮김, 서대리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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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재테크 능력 보다 늘 저축을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주로 사용하는 카드는 급여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이고, 신용카드는 얼마 전 스마트폰을 바꾸면서 여러 가지 혜택을 위해 만든 카드 정도다. 그동안 봤던 대부분의 재테크 관련 책에서 주는 조언대로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였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심하다 해도 1억은 단시간에 쉽게 모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대놓고 1억이라는 숫자가 책의 제목으로 등장하다 보니 궁금했다. 얼마 전 10년 넘게 넣어두었던 펀드의 수익률이 50%를 넘었다. 가입했을 때는 조금씩 올랐지만, 꽤 오랜 기간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하고 있어서 매달 자동이체하던 금액을 끊고 그냥 방치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펀드 자동이체를 끊고 몇 년 후 뱅커와 잠깐 상담을 했는데 경기가 너무 안 좋으니 원금만 되면 바로 환매를 하라고 했다.  무슨 배짱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차마 마이너스를 내면서 정리를 하고 싶지 않았다. 몇 년 전 50% 이상으로 수익률이 뛰었을 때를 놓치니 다시 수익률은 점점 내려갔다. 그리고 올해 다시 50%를 넘어선 걸 확인하고 가지고 있던 펀드 금액의 반 정도를 환매처리했다. 그렇게 처음 재테크를 통해 소소한 수익을 얻고 나니, 재테크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으면 좀 더 일찍 수익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6가지의 돈을 모으는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초반부터 내가 바로잡아야 할 내용들이 많아서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보통의 재테크 책에서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이 신용카드를 없애고 체크카드를 사용하라는 것인데 비해, 저자는 체크카드 보다 신용카드를 통해 신용도도 높이고 다양한 혜택을 꼭 누리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쓸데없는 카드는 바로 없애라고 조언한다. 카드를 만들 때 마트에서 추천하는 카드는 절대 만들지 말라고도 조언한다. 대신, 내가 필요한 혜택을 꼭 검색해 보고 그에 맞는 카드를 발급받으라고 말한다. 


 또한 은행 계좌의 경우도 이율에 너무 구애받지 말라고 조언한다. 책 안에 담겨있는 내용들 상당수는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재테크 상식들과는 반대되는 이야기다. 왜 이율에 구애받지 않아야 할까? 어차피 우리는 푼돈을 벌기 위한 재테크가 아닌 1억을 모으기 위한 재테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기에 배포를 넓히기를 조언한다.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신용도다. 특히 신용도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연체다. 혹시 리볼빙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면 당장 확인하고 중지하길 바란다.(요즘 리볼빙을 마치 혜택처럼 자동으로 탑재해서 실제 통장에 돈이 있음에도 일부 금액을 넘기는 경우가 있다. 내 경우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몇 달 지나고서 그 사실을 알고 너무 황당했다. 바로 카드사에 전화해서 바로 리볼빙 제외를 요청했다. 연체료나 이자, 수수료 등으로 나가는 금액들을 무시하면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손해 볼 수 있으니 꼭 확인해 보자. 


 얼마 후 연봉협상을 앞두고 있는데, 책에는 바로 연봉협상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다. 어떻게 접근해야 손해 보지 않고 연봉을 어렵지 않게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팁이 담겨있으니(물론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낸다는 전제하에), 해당 내용도 꼼꼼히 살펴보면 좋겠다.


 아무래도 책의 내용은 미국에서의 재테크에 대한 내용이다 보니, 우리와 맞지 않는 내용들도 더러 있고 일부는 우리 사회에 바로 대입하기 쉽지 않은 것들도 많다. 특히 내가 관심 있게 읽었던 401k 지원 제도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제도라서 아쉬웠다. (대신 퇴직금이나 IRP 계좌가 비슷하긴 하지만 동일하진 않다.) 다행히 감수자에 의해 각 장의 말미에 우리나라에서 활용하면 좋은 재테크에 대한 내용들이 삽입되어 있으니 이를 통해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우는 아이에게 젖 준다는 우리의 속담이 재테크에도 통용될 수 있다. 어차피 안돼도 그만이고, 되면 더욱 좋은 것 아닐까? 수수료, 연체료, 연회비 등 그동안 신용을 잘 쌓았다면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물론 미국만큼은 아니겠지만) 색다른 재테크 방법을 통해 오히려 여러 마리 토끼를 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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