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악보대로 살면 돼 - 모난 지휘자가 들려주는 관계의 템포와 리듬
김진수 지음 / 더난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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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꽤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음악을 접하며 살고 있다.

작년까지 작지만 아이들 합창단에 지휘를 20년 가까이하기도 했고, 역시 25년 가까이 피아노

반주자로 활동을 하고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많은 반성이 되었다.

나는 지극히 음악의 테크닉이나 노래만을 가르쳐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틀린 음을 내는 아이에게 악보 상의 음을 내도록 알려주는 정도의 역할만을 하는 지휘자였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지휘자와 강연을 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유학파도 아니고, 대단한 학벌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책에는 깊은 울림이 있었고, 덕분에 다시금 나를 돌아보게 하는 글이었다.

 나는 그동안 음악은 조화라는 사실을 이론으로만 알고 있었던 듯하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한 음으로 만드는 것에만 집중했었지 한 아이 고유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짧은 시간 동안 매주 새로운 노래를 배워야 하고, 아이들 특유의 짧은 집중력도 한몫을 하긴

했겠지만 내 마음속에 어울림이나 화합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음악에도 개개인의 개성을 잘 다독이고 합하여 최상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것이 삶과 음악의 공통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 조화를 가장 잘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지휘자와 리더의 역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은 대단한 학벌이나 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삶의 기술이나 지식도 필요하겠지만,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임하느냐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모난 모습에 대한 이야기.

주변에 음악을 전공한 친구들이 여럿 있는데, 제일 예민한 아이가 현악 그중에서도 바이올린을 하는 친구였다.

바이올린이 그 아이를 예민하게 만든 것인지, 아니면 예민한 성격이 바이올린이랑 잘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그 아이와 바이올린이 잘 어울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그 아이만큼 예민하고 까칠한 성격을 가졌다. 덕분의 나의 학창시절을 힘든 시기도 꽤 많았던 것 같다.

저자 역시 그런 모난 성격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역시 모난 모습을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 상대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고백한다.

또한 그 모난 모습 때문에 상대의 이야기를 곡해해서 듣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음악을 하면서 그런 모난 부분이 많이 유해진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아직도 모난 모습이 수시로 올라오지만 말이다.

글에 많이 공감을 했다. 나 역시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말이다.

 

음악의 위로, 글의 위로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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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동화
최현진 지음 / 쉼(도서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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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동화라...

현재의 내 일상이 조금은 빡빡하고, 힘들고, 버거워서 그럴까?

일상과 동화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부러움이 더 컸다.

물론 내 일상도 동화 같은 때가 분명 순간순간 존재할 텐데 말이다.

 

동화의 끝은 늘 해피엔딩이지만, 동화 속 주인공들은 늘 어려움을 겪는다.

눈물도, 고통도, 괴롭힘도 당하지만 꿋꿋하게 이겨내고 마침내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아마 그런 면에서 보자면 내 삶의 일상도 언젠가의 행복을 바라보면서 사는 동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은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책이다.

저자의 그림체가 조금 독특해서 더 눈길을 끌었다.

글은 어른의 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약간의 옛체가 느껴진다고 할까?^^;;

그림에 사용된 형광 혹은 불빛 같은 효과 때문에 더 눈에 들어왔다.

아쉬움이 있다면... 그림이 좀 더 선명했다면 더 큰 효과가 나타났을 것 같다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글도 많았는데, 이상하게 나에게는 삶에 대한 글이 더 많이 와닿았던 것 같다.

 

특히 제일 마음에 깊이 와닿았던 글과 그림이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처음에 봤을 때는 그냥 숲에 난 길이라고 생각했었다.

좀 더 큰 그림으로 보니 주름진 할아버지의 얼굴이었다.

그런데, 그 얼굴이 마음을 참 편안하게 했다.

꼭 노부부가 두 손을 맞잡고 길을 걷는 장면을 봤을 때와 비슷한 감정이라고 할까?

 

책을 덮으면서 일상은 동화가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즐거움도 슬픔도 기쁨도 동화에는 다 존재하니까 말이다.

마냥 좋은 일만 있다면, 매일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할아버지 얼굴의 주름 같은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서 인생이 되듯이 그런 일상이 쌓여서 동화가 되는 건 아닐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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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의 결혼 수업 - 어쨌거나 잘살고 싶다면
신디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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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읽던 동화책의 마지막 장면은 늘 이런 문구로 끝났다.

 

그 후 @@과 ##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아마 그 시절 동화책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결혼하면 누구나 특별한 노력 없이 행복하게 잘 살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 말이다.

 

하지만, 결혼은 실전이었고 책처럼 아무 노력 없이 행복이 선물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 신디는 이야기한다.

육아를 위해서 책을 찾아보고 공부도 하면서, 결혼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부하지 않는다고...

신부수업은 있어도, 결혼 수업은 없다고...

서로 다른 두 남녀가 결혼이라는 행위를 통해 같이 살게 된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결혼에 사랑이라는 요소가 들어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나라만 해도  내 할아버지 세대는 얼굴도 못 보고 결혼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고 하니...) 서로 다른 습관과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다 보면 자연스레 부딪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미 결혼을 했고 이혼 생각은 없고 제목처럼 어쨌거나 잘 살고 싶다면 결혼에 대해 충분한 공부가 필요하다.

아니 결혼이라기보다는 상대라는 말이 더 알맞겠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배우자가 적은 아니겠지만 상대의 성향과 나의 성향을 안다면 이해를 하게 되고,

이해를  하게 되면  적어도 싸움으로 번질 일이 조금은 차단될 수 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성향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와 내 배우자는 반응하는 모습이 정 반대였다.

신혼의 시기가 지나고(?) 육아에 본격 투입되면서부터 우리는 그런 부딪침과 서로를 향한 비난의 횟수가 많아졌다.

물론 일차적인 이유는 서로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읽을수록 100%는 아니지만 적어도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주변 환기가 되었다.

그리고 책에서 이야기하듯이, 체크리스트에 체크를 해서 선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모습을 알았고, 내 모습은 이렇다는 것을 상대에게 알려준다면 그 역시 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 책은 현재 삐걱 되기 시작한 부부뿐 아니라 연애를 하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결혼을 할 예정인

예비부부를 위해서도 나왔다. 그러기에 누군가와의 진지한 관계를 생각하고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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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토마토
캐롯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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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요리블로그 책도 아니고, 음식이 나오긴 하지만, 음식얘기도 아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삶의 기분과 감정들을 요리와 접목시킨 책이라고 할까?

그림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글만이 주는 공감보다 더 깊이 공감되는 부분이 여러장면 있었다.

물론 어른의 책이기에, 중간 중간 조큼은 성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또한 삶의 일부분 아니겠는가?!)

 

작가가 소개하는 음식 혹은 식재료 중 맛을 보지 않은 게 하나 있다면, 바로 제목의 그 것이다.

바로 삶은 토마토.

대부분의 경우 삶은 토마토 자체로 요리가 끝나지는 않는다.

토마토를 삶아서 껍질을 벗긴 것을 넣고 토마토스파게티를 만들거나...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래서 삶은 토마토를 먹어본 기억이 없다.

요리가 완성되지 않은, 식재료 상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데, 그 토마토를 삶으면 단맛이 강해진다고 한다.

당연 부드러워지기도 하고(삶아서도 그렇지만, 껍질이 제거된 상태이기에 더욱 그런 듯 하다.) 말이다.

먹어보지 않은 그 맛이 슬픈 장면과 매치되니 더 궁금한 맛이 되었다고 할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참치캔과 프랑스과자인 마카롱에 대한 것이었다.

기억나지 않지만...영화 고질라 속에 사라남은 동*참치캔을 보면서, 그런 행운이라도 좋으니 자신에게도

남겨지는 행운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독백이 참 가슴 시리게 슬프고도 와닿았다.

 

또한 짝사랑의 내용을 간직한 마카롱을 보고(개인적으로 단맛을 싫어해서, 마카롱을 즐기지 않는다.)

그 안에 숨겨진 의미(보관이나 이동이 쉽지 않다는 것. 만드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일 정도로 예민하고 섬세한 과자라는 사실)를 읽고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책의 제목 "삶은"이 단지 물을 넣고 삶다(boil)의 의미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life)은 토마토의 의미도 생각하면서 작가는 글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삶던(boil), 삶(life)이던 어떤 음식이나 식재료를 보면 뚜렷하게 혹은 뿌옇게라도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다면, 어떤 장면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소중한(때론 고통스럽더라도) 기억이 아닐까 싶다.

작가가 그린 그 음식을 볼 때면 나 또한 이 책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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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하유지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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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서른셋에 나는 뭘 하고 있었을까?

아마 주인공 오영오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첫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송구와 영신을 야근하면서 족발과 함께 보내는 세 사람.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기대보다는 당장 하는 일이 빨리 끝나길 바라는 모습이 마냥 안쓰러웠다.

4년 전 폐암으로 어머니를 여의고, 작년 가을에 아버지마저 여의고 고아가 되었고 아버지와 데면 해진

사이에서  그렇게 아버지가 떠난다.

아버지가 남긴 유품은 보증금 천만 원과 오래된 압력밥솥뿐이다.

그리고 밥솥 안에 남긴 작은 수첩 하나.

 

그 안에 적힌 이름 3개.

홍강주.문옥봉. 임보라

그렇게 영오는 세 사람을 찾는다. 물론 자의도 있고, 타의도 있지만 말이다.

이 소설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물론 죽은 아버지가 시켜준 소개팅이나, 문옥봉김밥집 할머니의 의붓아들을 살려준 아버지의 이야기 등은 영오가 그동안 모른 척 넘겼던 아빠의 삶을 조금이나마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장치 들이었다.

계속되는 야근 속에서, 혈혈단신 남고 버려진 세상 속에서, 영오는 그렇게 자신의 하루와 아버지의 삶을 동시에 알아간다.

 

그리고 또 다른 등장인물인 미지.

그녀 역시 이웃집 꺼이 할아버지와의 관계 속에서 또 다른 캐미를 준다.

늘 타박만 하는 할아버지지만 그 역시 미지를 통해 세상과의 교류를 이어나간다.

 

매일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지만, 삶이 어려운 건 나이와 상관이 없는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의 속한 삶 속에서 문제를 겪고, 눈물도 나고, 실패도 겪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의 답 또한 자신이 찾아야 하지만 말이다.

 

미지도 영오도 한해 한해 나이를 먹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나이만의 문제를 접하고, 계속 풀어갈 것이다.

쉽지 않은 것도 있고, 답이 없어 보이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영오가 만드는 참고서처럼 완성이 될 것이고 답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영오와 미지가 그런 인생을 살길 응원한다.

그리고 너무 늦었지만, 아빠의 모습을 발견한 그녀에게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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