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요정 그림책이 참 좋아 62
안녕달 지음 / 책읽는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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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표지의 그림책을 만났다. 종량제 봉투와 똑같은 형태의 반투명한 타입의 종이로 책 앞뒤표지를 감싸는 쓰레기봉투 모양...ㅋㅋ 제목이 쓰레기통 요정이라서 그런지, 센스 넘치는 표지 덕분에 한참이나 표지에 적힌 내용을 읽어봤다.

쓰레기통과 안 어울리는 요정이라는 단어가 모여서 제목이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쓰레기통 요정은 쓰레기통에 산다. 요정이 늘 외치는 말은 바로바로...!

 

램프의 요정 지니도 아니고, 소원을 들어준다니... 쓰레기통 요정이 과연 소원을 들어줄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요정이 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고, 상당히 불쾌해하며 지나간다.

너무 심심하고 무료한 요정에게는 말을 걸 수 있는 존재가 바퀴벌레나 쥐, 파리밖에 없으리라...

물론 그네들도 요정의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한다.

그나마 요정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자신의 소원을 이야기하지만, 성에 차지 않는다.

가령 양복 입은 남자는 하늘에서 돈이 떨어졌으면... 하고 바라지만, 십 원짜리 동전만 잔뜩 떨어진다.

소원이 이루어졌지만, 결코 행복하지도 즐겁지도 않다.

오히려 냄새나는 십 원짜리 동전을 맞으면서 화를 낼 뿐이다.

요정은 소원이 이루어졌지만 행복해하지 않는 사람의 표정을 보고 의아할 뿐이다.

그러다 요정을 찾아온 한 꼬마 아이.

아이는 엄마가 쓰레기통에 버린 소중한 것을 찾으러 왔다.

바로 늘 안고 자고, 함께 하는 낡은 곰인형.

요정은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진다.

그리고 결국 아이의 소원을 이뤄준 요정은 아이의 밝은 미소를 보며 자신도 너무 행복해한다.

요정은 알이 큰 보석 반지를 머리에 모자처럼 쓰고 있다.

한 할아버지의 소원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는 요정.

쓰레기통 속에서 살면서,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노력하는 요정이지만, 애초에 쓰레기통 속에는 버려진 것들만 가득하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만한 것들은 없다.

그럼에도 요정은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한다.

풍족한 생활 덕에 이래저래 버리는 물건들이 많아진 요즘이다.

나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아무 생각 없이 버렸지만, 다른 누군가에는 참 소중한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소원이 아닌 남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이루어진 소원에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며 또 다른 행복을 느끼는 쓰레기통 요정.

아이의 그림책이지만, 나 또한 적지 않은 교훈과 감동을 얻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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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엉덩이가 필요해!
돈 맥밀런 지음, 로스 키네어드 그림, 장미란 옮김 / 제제의숲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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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엉덩이가 왜 필요할까?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아하! 했다.

역시 '아이답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거울을 통해 엉덩이가 갈라진 사실을 깨달은 주인공은 걱정에 사로잡혔다.

갈라진 엉덩이를 보면서, 새로운 엉덩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머리로 엉덩이가 갈라진 원인을 곱씹던 중... 여러 가지 원인 가운데 큰 "방귀"가 원인이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주인공은 그때부터 새로운 엉덩이는 어떤 게 좋을까 고민하기 시작한다.

튼튼하고 빠르고 능력 있는 엉덩이는 과연 어떤 엉덩이일까?

아마 이 책은 자동차나 로봇을 좋아하는 아이가 읽으면 흥미를 느낄 것 같다.

각종 종류의 엉덩이를 다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 나름의 재치와 함께, 엉덩이 쇼핑(?)을 위한 여러 가지 비교 작업에 들어간다.

마음에 드는 엉덩이의 재질(?)이 상당한데, 그 안에서 어떤 엉덩이가 좋을지 찾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다.

무엇보다 깨지지 않고, 튼튼한 엉덩이여야 하기에 새로운 엉덩이를 찾는 것은 무척이나 고민되고 심사숙고해야 할 작업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엉덩이나 방귀, 똥 같은 내용의 책을 참 좋아한다.

우리 아이만 하더라도 아침에 깨울 때 방귀소리만큼 특효약이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것을 갖다 대어도 꿈쩍도 안 하는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의 방귀소리와 "아! 냄새ㅠ"라는 한 마디 말에 눈을 번쩍 뜨니 말이다.

어린아이가 보기에는 많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적어도 엉덩이라는 소재를 택했기 때문에 실패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우리의 주인공은 새 엉덩이를 선택할 수 있었을까?

부모님과 같이 읽으며 내가 원하는 엉덩이의 재질을 이야기해도 재미있을 것 같고, 주인공 같은 고민을 하는 아이라면 더없이 요긴한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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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청년 마이클의 한국전쟁
이향규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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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상황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특정한 정치 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어느 쪽도 고운 눈으로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할아버지는 대전 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계신다.

대전에 들를 때마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시다면 묻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왜 힘든 상황을 스스로 선택하며 고통스러운 삶을 사셨냐고...

아마 살아계셔서 지금의 현실을 보신다면 할아버지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실까?

적어도 우리 할아버지는 내 나라의 독립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하셨을 것이다.

반면,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 채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린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사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내 안에 드는 의문이었다.

가장 많은 인원을 참전시킨 미국과 영국.

적어도 그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양에서 온 사람들인데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느낀 것은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실제 이야기였다는 것이다.

저자 역시 나와 같은 의문을 가졌던 것 같다.

왜 그들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의 나라를 위해 자신의 젊음을, 목숨을, 시간을, 물질을 내놓았던 것일까?

글을 읽으면서 더 읽어나가지 못하는 페이지가 갈수록 많아졌다.

눈물 한 방울이 아니라 주르륵 흐를 정도로 가슴이 메이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그들의 그 고귀한 희생 덕분에 적어도 지금 내가 이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명확해졌다.

이 책의 주인공인 마이클 역시 그런 삶의 주인공이었다.

그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그저 한 줄에 지나지 않는(전사일 기록)기록을 토대로 영국군이자 전자사인 마이클의 삶을 그려낸다.

한국전쟁 중 영국 시신 수습팀으로 26개월간 참전한 제임스 그룬디 할아버지의 한마디가 가슴에 박혀 잊히지 않는다.

For your 'tomorrow', we gave our 'today.

당신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오늘을 바쳤습니다.

p.45

여야가 격돌하고, 네 편과 내 편이 나누어지고, 보수와 진보가 서로를 헐뜯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70년 전 아무 이유 없이 자신의 것을 내어준 그들의 희생 앞에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서야 할까?

헬 조선이라 이야기하고, 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과연 그들 앞에서도 우리는 이 이야기를 서슴없이 할 수 있을까?

잊고 있어서, 기억하지 않아서, 당신들의 희생 덕분에 우리가 평화로운 지금을 살고 있음에 미안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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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의 후손
박숙자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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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들어본 외국인의 이름 중에 하멜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기억나는 한 줄은 하멜표류기라는 책을 썼다는 정도...?

물론, 방대한 우리의 역사를 기록한 교과서에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한 줄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그 이름은 들어본 적 있는 이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으나 궁금하긴 했다.

이역만리 어떤 정보도 없이 선박의 난파로 표류하게 된 하멜은 과연 우리나라에서 어떤 읽을 겪었고, 그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말이다.

소설이지만 "하멜"의 이름이 들어있는 하멜의 후손이라는 책은 그래서 반가웠던 것 같다.

하멜표류기를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책에서 어느 정도 다루고 있었기에 이름만 아는 정도여도 책을 읽는데 무리는 없다. 또한 하멜표류기에 한국에서의 이야기(당시 환경, 문화 등)가 생각보다 빈약하게 다루어졌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하멜이 표류기를 쓴 이유가 그동안 밀린 급여를 받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실존 인물을 토대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이야기라서 그런지 참 흥미진진하다.

하멜이 실제 결혼 여부는 알 수 없는데, 한참 혈기왕성한 20대부터 30대까지 14년간 조선에 머물렀다고 하니, 가계를 이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이야기를 보태서 쓰인 것 같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내 해심과 아들 용이 그리고 하멜의 후손이자 주인공 남진수의 증조부인 남민석의 이야기까지...

하멜은 조선에 의해 7년간 살던 곳(전라도 병영성)을 떠나 여수로 이동을 명 받는다.

혼자의 몸이라면 어려울 것 없지만, 가정을 이루고 자녀까지 있는 상황에서 여수로의 이동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아내인 해심의 직업은 무당. 마음대로 이사할 수 없는 형편이다.

아들인 용이를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경험하고서야, 네덜란드에 있는 어머니가 십수 년간 자신의 생사조차 모른 체 살고 있는 사실이 피부로 와닿는다.

자신을 닮아 혼혈인 아들은 과연 어떤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용이의 삶을 걱정하는 하멜의 모습에서 나 또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눈물이 흘렀다.

그럼에도 하멜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네덜란드로 가기 위해서는 일본의 나가사키로 가야 하고, 그를 위해 그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긴다.

과연 하멜이 떠난 후 남겨진 가족들은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

가끔은 역사적 사실 하나를 두고 상상하는 작업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짧은 한 줄이지만 그 안에 감춰진 이야기를 이어간다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 같다.

아마 그런 면에서 하멜의 후손은 그 재미를 가득히 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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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 유튜브 스타 과학자의 하루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김민경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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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물론 나는 수학보다 몸서리칠 정도는 아니고, 물리를 제외한 다른 과학(화학, 지구과학, 생물)은 좋아하는 편이었기에 나쁘지 않다. 물론 그렇다고 과학에 관심이 많거나 잘한 것도 아니다.

(나는 문과형 인간이기에... ㅋ)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상당히 놀라웠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까지 공개할 정도로, 저자는 자신에게 화학이 얼마나 예쁜 내 새끼 인지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한다. 자신이 보고 경험하는 모든 것을 바라보며 분자를 이야기하는 그녀이기에, 타인이 화학을 사랑하지 않는 것에 대해 몹시 아쉬운 것 같다.

그런 끌어넘치는 화학 사랑이 이 책 가득히 드러나있다.

(저자 소개 사진이 커피를 마시는 사진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비커를 들고 있는 사진이라니...!)

저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화학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깊이 관여되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잠에서 깨고, 모닝커피를 마시고, 양치를 하고, 핸드폰을 사용하고, 요리를 하는 매일매일 반복하는 삶에서 말이다.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를 한다면 아마 책을 보다 덮었을 것이지만, 그녀가 하는 이야기는 지극히 우리의 삶이다.

덕분에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워킹맘이다 보니, 아침마다 출근 준비와 더불어 아이를 등원시키는 것이 정말 고역이다.

일어나지 않는 아이를 깨우고, 씻기고, 아침을 먹이고, 옷을 입히는 시간이 쉽지 않기에 말이다.

특히 아이 깨우기는 정말... ㅠ(어린 시절 나를 생각하면 우리 엄마도 참 고생이 많으셨겠다 싶다ㅠ)

우리 집 안방에는 늘 암막 커튼이 쳐있다. 물론 커튼을 걷는 경우는 청소할 때 정도이다.

대신 어두운 안방에 불을 켠다. (인공 빛이다.)

책을 읽으며 화학반응과 더불어 아이를 깨우는 다른 방법을 하나 알게 되었다.

바로 자연채광! 자연채광이 주는 코르티솔이라는 성분이 잠을 깨운다고 한다.

그리고 모닝커피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 책에는 이렇게 실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덕분에 화학 지식뿐 아니라,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나 상식도 풍부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 화학이라면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유튜브에도 관련 이야기가 많이 있다고 하니(물론 외국인인지라... 한국어로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같이 참고하면서 읽으면 더 유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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