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인생 10년 - Novel Engine POP
코사카 루카 지음, loundraw 그림, 최윤영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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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이 결론을 이야기해준다. 남은 인생 10년!

내게 남은 생이 얼마인 지 안다면 어떨까? 무섭고 슬프겠지만, 또 한편 시간을 좀 더 요긴하게 사용하지 않을까?

10년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보통의 인생을 80년이라고 볼 때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특히 한창때라면 애틋함은 더할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마츠리는 20살에 불치병 판정을 받는다.

오래 산다고 해도 10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고, 2년 동안 병원에서 치열하게 병마와 싸웠다.

물론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먹는 약도, 음식도 모든 것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했다.

그리고 2년 만에 퇴원을 하게 되고, 여전히 까다롭게 관리해야 하지만 적어도 병원을 떠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

학창시절 소질 있었던 그림을 통해 동인지를 만들며 활동하는 동창 사나에와 친하게 지내지만, 프로의 세계의 냉혹함을 경험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레이코씨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결혼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카즈토와 우연히 만나게 되고, 설렘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병을 숨기고 카즈토와 연애를 하는 마츠리.

하지만 역시 시한부 삶 그대로 점점 마츠리의 몸은 상태가 안 좋아지게 된다.

결국 카즈토로부터 이별을 고하고 떠나지만, 카즈토는 마츠리를 다시 찾는다.

물론 그녀의 병과 남은 시간이 길어야 3년이라는 이야기 또한 이미 알고 있음에도 마츠리에게 청혼을 하지만,

레이코의 마지막을 본 마츠리는 마음을 숨기고 거부한다.

그리고 그에게 한마디 부탁을 한다.

꼭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서 결혼하고 행복해지기를 말이다.

과연 카즈토는 마츠리의 부탁을 잊지 않고 지킬 수 있을까?

어쩌면 너무 뻔한 스토리기에 조금은 식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자 했던 마츠리도, 마츠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카즈토의 모습도 안쓰러울 정도로 예뻤다.

어쩌면 결론이 정해져 있었기에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슬픔을 예감하고 있었지만, 이 책의 저자 역시

주인공과 비슷한 삶을 살았던 것 같아서 좀 놀랍고 안타까웠다.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우리의 삶.

물론 언젠가 죽게 되기에 우리 모두는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때를 모를 뿐이지...

조금 더 충실하게 오늘을 살아야겠다. 언젠가 올 마지막 때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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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낮잠 자는 동안에
나오미 다니스 지음, 박정화 그림, 김세실 옮김 / 후즈갓마이테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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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의 부재와 상실은 나이와 상관없이 감당하기 힘들다.

함께한 시간이 길수록 그 상실감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아이에게 그런 감정을 자연스레 설명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제목은 "할아버지가 낮잠 자는 동안에"이다.

주인공 길버트의 할아버지는 길버트의 집에 전보다 자주 오신다.

할머니가 하늘로 떠난 후(돌아가신 후), 쓸쓸해하는 할아버지를 위한 일이다.

길버트는 할아버지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해서 무엇이든 도움을 드리고 싶다.

할아버지가 길버트에게 부탁한 일은 바로 낮잠을 잘 잘 수 있도록 주위를 살펴달라는 것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의 상황 속에서 길버트는 할아버지를 어떻게 지켜야 할지 생각하지만 막상 상상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일 속에서 길버트는 고민하지만, 할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옆자리를 지킨다.

과연 길버트는 끝까지 할아버지가 깨지 않도록 지켜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단순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 여러 가지 감정과 결심 그리고 의지 등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랑이다.

너무나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큰 상실감을 보고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은 작은 손자의 사랑이 듬뿍 담겨있다.

그리고 거창한 일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는 것.

할아버지와의 약속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끝까지 지키는 아이의 모습 속에서 약속의 소중함과 함께 힘든 일이 닥쳤을 때 가족이 함께 도와 이겨내야 한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다.

할아버지의 칭찬 한마디와 가족이 같이 둘러앉아 미소를 지으면서 수박을 먹는 장면은 그 어떤 장면보다 시원하면서도 따뜻한 장면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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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라이
헬렌 피츠제럴드 지음, 최설희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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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험은 공감을 만든다. 그리고 공감은 이해로 이어진다.

엄마여서 그럴까?

이 소설 속 상황들이 소름 끼치도록 무섭고 눈물이 난다.

여러 가지 상황을 떼어놓고 보자면 사실 어느 편을 드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의 화자는 둘이다. 조애나와 알렉산드라.

이야기는 생후 9주 된 아기 노아와 엄마 조애나 그리고 아빠인 앨리스터가 비행기를 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생후 9 주면 아직 백일도 안된 아기다. 이제 60일을 갓 넘겼다는 건데, 그런 아기를 데리고 장시간 비행을 한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그 이해되지 않았던 상황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밝혀진다.

전 부인인 알렉산드라 사이에 딸 클로이를 두고 있는 앨리스터는 양육권 문제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결국 전 부인으로부터 딸을 빼앗아 오기 위해 앨리스터는 생후 9주 된 노아와 조애나를 데리고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문제는 노아가 비행기에 타는 순간부터 쉬지 않고 울어댔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고 백일 전까지 3시간에 한 번씩 수유를 한다.

나 역시 아이를 낳아봤지만 백일 전까지(소위 백일의 기적 혹은 백일의 기절이라고 한다.) 통잠을 자본 기억이 없다.

몸도 마음도 심하게 피폐해져 있는 상태에서 비행기 안에서 울음을 그치지 않는 노아를 안고(주위에 민폐라는 사실에도 분명 스트레스가 엄청났을 테니), 너무 태평하게 자고 있는 남편을 바라보며 울분에 찬 조애나.

기저귀를 갈고, 약을 먹이고, 수유를 하고 나니 노아는 잠이 든다.

여기까지는 팩트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일어나는 일은 거짓과 진실이 숨겨져 있다.

조애나와 알렉산드라 그리고 앨리스터의 관계.

기준이 어느 때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애나와 앨리스터는 알렉산드라를 두고 바람을 피우는 불륜 관계였다.

그리고 둘은 집에서 관계를 하다 딸인 클로이와 알렉산드라에게 걸린다.

결국 집을 나간 알렉산드라.

앨리스터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결국 임신하고 노아를 낳은 조애나.

그런 앨리스터와 조애나가 알렉산드라로부터 딸 클로이를 빼앗고자 하는 상황에 기가 찼다.

더 압권은 비행 후 탄 차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 노아가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경찰이 개입해서 수사를 벌이고 결국 범인이 밝혀지는데...

이미 초반에 모든 일의 정황이 밝혀진다. 대부분의 스릴러 소설이 추리를 해가면서 범인을 밝혀내는데 비해 이 소설은 초반에 너무 중대한 사실이 드러나고 만다. 그럼에도 손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두 여인의 입장에서 그 이후 그려지는 내용이 너무나 감정이입된다고 할까?

아이를 잃은(혹은 잃을 수 있는) 어미의 모정 사이에서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다는 사실을 느낀다.

둘 다 엄마이기 때문이다.

불륜녀인 조애나의 편을 들고 싶지 않지만, 그녀가 처한 상황 속에서 아이를 잃은 상실감까지 무시하기에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또한 피해자라고 여겨지는 알렉산드라 또한 마찬가지다.

단지, 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낸 원인이자 결과인 앨리스터에게 모든 비난의 화살을 모으고 싶을 뿐이다.

너무나 암울하고 화가 나지만 나도 모르게 책장을 넘기다 보니 마지막 페이지에 다 다른 책.

또 다른 스릴러를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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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아웃사이더의 심리학
다니엘 스미스 지음, 김현경 옮김 / 마리서사(마리書舍)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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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칼 융과 함께 심리학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양대 산맥이다.

심리학 전공이 아니더라도, 심심찮게 그들의 이름은 들을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프로이트에 대해 내가 아는 지식은 미미했다.

기껏해야 생각나는 것이라곤 오이디푸스 증후군?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책은 프로이트의 일생과 그가 연구했던 심리학에 대해 짧지만 재미있게 만날 수 있었다.

특히나 요즘 인싸와 아싸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시점에서 절대 아싸일 것 같지 않은 그의 아싸의 모습 또한 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

그가 이야기한 어록이나 연구논문이나 저서 등에서 발췌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정상(?) 적이지 않은 심리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한 프로이트 역시 그의 삶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또한 그 역시 그가 주장했던 이론들의 실제 경험자이기도 했던 것 같다.

그 역시 가정을 가지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상당했다는 사실이 그 모든 상황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도 했다.

또한 사랑하는 가족의 상실 또한 경험했기에, 거기서 오는 상처와 트라우마 역시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런 경험들이 그런 극단적인 심리를 자극하여 그런 결과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프로이트라는 인물의 생애와 그가 주장한 심리학을 중심으로 한 책이기에 조금은 따분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단편소설을 본 느낌이라고 할까?

그의 주장과 생애를 동시에 만날 수 있었지만 따분하거나 지루하지 않았다.

소설 못지않은 흡입력이 있었다고 할까?

아싸였지만 인싸를 동경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그저 즐겼던 프로이트.

결국 아싸지만 또 다른 면에서 인싸가 된 인물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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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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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우연과 선택의 반복이다.

인류의 역사에는 많은 영향력을 미친 인물들이나 사건들이 상당하다.

그런데 식물이 그 막대한 영향력의 중심에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것도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익숙하게 지금도 보고 있는 식물이라면 말이다.

감자. 토마토. 벼. 후추. 밀. 고추. 옥수수. 양파. 사탕수수. 목화. 콩. 차 그리고 튤립!

이 식물들이 세계사에 미친 영향력은 그 어떤 인물에도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세계사의 특정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고, 특정 인물들을 돕기도 했다.

물론 식물들의 욕망도 있지만, 그 식물들을 교묘히 이용한 인간들의 검은 욕망도 담겨있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단순히 식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식물과 세계사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지를 만날 수 있는 소설만큼이나 극적이고 흡입력 있는 책이었다.

각 장에서 나타나는 13가지 식물들의 활약상을 보자면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놀랍다.

물론 식물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데 적잖은 시간과 열정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현대의 미국을 만드는 데 상당한 공로가 있는 감자만 해도 그렇다.

감자의 독성(싹과 잎)과 생김새 때문에 여러 가지 억측과 섭취. 재배 상용화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지만 감자는 인류 역사에 그 어떤 식물보다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잘라는 성격과 저장성이 탁월하기 때문에 감자는 유럽에 육식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겨울에는 육류를 섭취할 수 없었던(짐승에게 먹일 사료 부족) 유럽에서 감자는 돼지의 유용한 먹이가 되었고, 결국 겨울에도 육식을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바꾸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한다.

뿐만 아니라 소품종의 감자 재배로 인한 아일랜드 기근 때, 상당수 아일랜드 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하게 된다. 그 이주민 중에는 유럽에 걸출한 대통령(케네디, 클린턴, 오바마 등) 뿐 아니라 기업인(월트디즈니, 맥도널드 형제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 나타난 식물들은 모두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상당수 식물들이 한 지역이 아닌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자라고 있다.

덕분에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식물들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까닭이다.

어떤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고, 인류의 의. 식문화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으며, 상당수 식물이 현재 주식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어쩌면 이 식물들은 인간보다 더 똑똑하기도 하고, 환경을 이용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진 것일지도 모른다.

환경에 맞게 자신을 변화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법을 알기도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인류는 이 식물들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어쩌면 이용당하기도 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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