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2 : 맹자 - 난세의 철학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2
채지충 지음, 이신지 옮김 / 들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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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 미치지 못함을 불능(不能)이라 하고,

할 수 있으면서도 하지 않는 것을 불위(不僞)라 하는데,

사람들은 불위를 불능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양혜왕편 상 제 7장

동양철학의 사서 중 한 권인 맹자. 상대적으로 논어는 여러 역자들의 책을 접했지만, 맹자는 처음이다.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 성선설과 맹모삼천지교라는 내용밖에 없었는데, 드디어 만날 기회가 생겼다. 이 책은 대만의 만화가인 채지충이 만화로 그린 맹자인데, 맹자의 각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데다가 120페이지 분량이기에 부담 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시리즈는 각 권마다 부제가 붙어있는데, 맹자의 부제는 난세의 철학이다. 같이 소장 중인 논어와 비교해도 분량 면에서 반 정도 밖에 안된다.

우선 맹자의 내용을 설명하기에 앞서, 페이지 분량으로 맹자라는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그래도 꽤 인문학이나 철학에 대해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시작부터 낯설었다. 맹자가 공자보다 100년 후에 태어났다는 것도, 공자로부터 사사한 적은 없지만, 공자의 제자로부터 배웠기에 자신 또한 공자의 제자와 다름없다고 여겼다. 맹자가 활동하던 시대는 전국시대의 7개 나라가 패권을 다투며 침략전쟁이 격화되어 혼란에 빠진 시기였다. 그런 시대에 맹자는 인의왕도의 덕치를 중심으로 자신의 철학을 정리하였고, 은퇴 후 제자들과 함께 정리하여 맹자 7편을 지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자와 마찬가지로 맹자 역시 자신의 신념을 실제로 나라에 대입해 볼 수 없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덕치보다는 패도를 따랐기 때문이다.

책의 시작은 바로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맹자가 훌륭한 신념을 갖추어나갈 수 있었던 것 역시 어머니의 교육철학 덕분이다. (안 좋게 본다면 치맛바람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자녀의 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의 열심히 보자.) 맹자는 성선설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인지 책 안에 그가 쓴 많은 글에 인간을 향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당연히 원전을 읽으면 좋겠지만, 우선은 전체적인 맥락이나 뜻을 이해하는 데는 만화로 보는 것도 부담 없이 좋을 것 같다. 우선은 만화로 보고, 원전으로 다시 보면 만화의 내용이 원전과 섞이면서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맹자를 읽으면서 자기 계발서 같다는 생각이 드문드문 든다. 왜냐하면 책 내용 중 상당수가 자기 성찰에 관한 내용들이나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라는 내용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마치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가 떠오른다. 한편으로는, 요즘 시대에 강조하는 나 중심의 철학과는 상반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상대가 나를 막 대할 때 내가 과연 상대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 돌아보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 반대로 생각하거나 그 사람을 내 인생에서 빼라는 조언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맹자를 읽으면서 우리의 현 상황을 목도하게 된다. 현재의 우리나라 역시 난세가 아닐까 싶다. 맹자는 권력의 근원은 백성에게 있음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헌법 제1조 제 2항에도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이야기한다. 맹자 때로부터 2,400년가량 흐른 현재도 맹자의 신념은 문장으로만 남아있지, 실제로 대입되지 않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 현재도 그런데, 과거에는 얼마나 맹자의 신념을 따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또한 든다. 그래서 여전히 맹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그저 지식으로만이 아닌, 실제 삶으로 증명하기 이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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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시대 - 로맨스 판타지에는 없는 유럽의 실제 역사
임승휘 지음 / 타인의사유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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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일까? 사람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대리만족의 욕구가 강하다. 그래서 재벌과 결혼하는 신데렐라 같은 소재가 등장하는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치기도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공식적으로 계급이 사라졌지만, 과연 계급이 정말 사라진 걸까? 계급 대신 그 자리를 돈이 차지하고 있다. 물론 귀족과 재벌은 엄연히 다르지만, 재벌의 삶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정도로만 이야기해두자. 그렇기에 결혼이나 장례, 제사 등에 맞춰 그들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기사들이 등장하고, 그 기사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귀족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나는 치렁치렁한 드레스에 꽉 끼는 코르셋, 밤마다 열리는 연회 등이 떠오른다. 그다지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니다. 실제 재벌의 삶과 드라마 등의 매체 등에 그려지는 재벌의 삶은 다르다고 한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그들끼리 사귀고 결혼하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로 신데렐라 같은 이야기는 쉽게 펼쳐지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궁금했다. 내가 떠올리는 이미지의 귀족과 실제 귀족의 삶은 과연 얼마나 닮아있을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책 안에는 총 4장의 귀족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상대적으로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앞 쪽에 자리 잡고 있다. (프롤로그를 보면, 저자가 의도적으로 뒷부분에 배치했다고 한다. 덕분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귀족을 뜻하는 키워드가 1장에 등장한다. 블루 블러드, 결투, 무도회, 애프터눈 티, 문장 등이 등장한다. 귀족의 피는 정말 파란색일까? 물론 말도 안 된다. 귀족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블루 블러드는 어디서부터 생겨난 말일까? 우선 블루 블러드는 푸른색 혈관인 정맥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왜 블루 블러드가 귀족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냐면 이는 피부색과 관련이 있다. 일을 안 하고 해를 볼 필요가 없는 귀족들은 타지 않아서 피부가 하얗다. 창백한 피부가 부유함을 상징했던 것이다. 그와 함께 그들은 순수 혈통을 강조한다. 자신들의 창백한 피부를 강조하기 위해, 그림을 그릴 때 피부가 검은 무어인과 함께 귀족 여성들을 그리기도 했다. 요즘은 일부러 태닝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하얀 피부는 현재도 부러움의 대상이기는 하다. 그래서 여성들은 피부를 좀 더 하얗게 보이는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 아닐까?

유난히 눈에 띄는 단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책 안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그나마 가장 긍정적인 단어가 아닐까 싶은데, 이는 프랑스어 문장으로 귀족에게는 의무가 따른다, 귀족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물론 현재의 긍정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처음의 이미지는 능력이 없어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에 이미지가 강했다고 한다. 돈 없고 백 없는 사람들이 가는 것이 군대라는 이미지가 우리나라에는 좀 있는 것 같은데, 적어도 귀족 무리에서 자기 몸을 사리느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치욕이었다고 하니 그런 면은 또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다.

2장에서는 귀족들이 좀 더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들이 무엇을 먹고, 누구와 결혼을 하고,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를 만나볼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백마 탄 왕자의 이미지의 의미를 깨닫고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백마를 탄 왕자는 왕자가 맞긴 하다. 하지만 그들은 목적을 가지고 백마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우선 그들은 장자가 아니다. 최소 차남 이하의 왕자였다. 그들이 백마를 타고 돌아다니는 목적은, 한몫을 잡기 위해서다. 큰 형이 왕국의 모든 것을 물려받고, 차남 이하의 왕자들은 먹고살기 위해서는 외동딸인 공주와 결혼을 해서 처가의 재산을 물려받거나, 부유한 여성으로부터 지참금을 많이 받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백마를 타고 나를 먹여살려줄 여성을 찾아 나선 것이다. 하... 백마 탄 왕자는 우리가 꿈꾸는 그런 멋진 왕자가 아닌, 빚 좋은 개살구일 뿐이었다.(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미 그들의 목적을 알아버려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3장에서는 유명한 귀족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고, 4장에서는 귀족에 관한 것(귀족이 되려면? 귀족은 누구인가? 귀족이 하는 일 등)이 담겨있다. 중간중간 관련 사진이나 삽화 등이 등장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생각했던 귀족. 생각보다 귀족의 삶도 녹록지는 않았던 것 같다. 재벌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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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 - 불확실성의 시대, 경제기사 속에 답이 있다, 2025 개정증보판 300문 300답
곽해선 지음 / 혜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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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실생활에 꼭 필요한 지식 중 경제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경제에 대한 수업을 듣고, 경제를 배운다고 하는 걸 보면 어려서부터 경제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대학시절 전공필수과목 중에 경제학 관련 과목이 여러 개 있었다. 특히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배운 거시경제학과 다음 학기에 배운 미시경제학은 이름부터 부담이 팍팍 되었다. 돌고 돌아서 다시 전공을 통해 밥벌이를 하게 되었지만 경제는 여전히 내게 쉽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

경제기사에는 유독 낯선 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영어나 약어도 많기에 겁을 먹기에 충분하다. 몇몇 용어들을 암기하면 경제기사를 읽기 쉬워질까? 물론 도움은 되겠지만, 속 시원한 해결을 쉽지 않을 듯싶다. 경제 역시 흐름 속에서 이해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모든 것을 연결해서 좀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책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 사실 경제 관련 책들을 읽다 보면, 아쉬운 점이 더러 있었다. 경제 입문자들을 위한 책이 많다 보니 전체적으로 기본 개념을 이해하기는 좋지만, 그 이상의 것들(가령 한은 기준금리 인하, 인상 등과 같이 뉴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설명 등)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단편적인 내용만 이해해서는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기 어려워서이다. 물론 요즘 경제기사들의 경우 해당 용어나 개념에 대한 설명이 기사 속에 얹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짧은 한 장의 기사 속에서 그 모두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답은 보기에도 상당히 방대한 벽돌 책이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기에 큰 도움이 된다. 이번에 처음 나온 책이 아니라 그동안 여러 번에 거쳐 개정을 했다고 하니, 그동안의 시간 동안에 내공은 물론 변경된 내용을 꾸준히 담아올 수 있다는 것에서 저자의 수고를 알게 되었다.

총 8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1장과 2장은 경제의 개념을 잡는 장이라고 보면 좋겠다. 앞에서 말한 경제의 기본이 되는 내용이 담겨있기에 입문자도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본격적인 경제기사와 관련된 부분은 3장부터 등장한다. 3장은 물가인데, 유가와 인플레이션, 원유 시세와 금값 및 금 투자 등 오르고 내리는 경제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마 우리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게 물가 아닐까 싶은데, 요즘 계속 경신되고 있는 금 값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금 값에 대해 알려면 과거 경제학의 금본위제를 비롯한 금의 세계적 위치를 이해하면 내용을 파악하기 더 쉽다.

시중에 돈이 없다는 말을 할 때, 그럼 돈을 찍어내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 세계적으로 공통화폐로 사용되는 돈은 달러인데, 미국은 빚지고 있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화폐를 찍어내면 해결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 왜 화폐를 무조건 발행하면 안되는지에 대한 대답이 책 안에 담겨있다. 글로벌화로 인해 세계의 경제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상황이 되었다. 무분별한 화폐 남발은 화폐 발행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경제에도 인플레이션을 야기한다는 사실에 식은땀이 난다. 그 밖에도 한은 금리 인상에 경제가 요동치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금융 파트에서 만날 수 있다. 많은 개미투자자들의 궁금증인 증권과 주식도 한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실제 투자에 관한 내용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통해 경제 기사를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니 한번 공부해 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그 밖에도 요즘 달러 환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외환이나 무역 등도 각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종 용어들은 마지막 8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앞에서 여러 번 언급된 부분은 뒤에서 용어에 대한 설명이 생략되는 경우가 있기에 가능하면 1,2장은 꼭 읽고 이후 장들을 읽어나가는 게 이해하기 한결 편할 것 같다. 또 읽다가 헷갈리고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색인이 별도로 있으니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각 개념과 흐름에 대한 설명과 함께 경제기사들이 곳곳에 담겨있다. 마치 응용문제(?) 같은 느낌이 든다. 앞의 내용을 이해했다면 경제기사를 읽으며 실전을 맛볼 수 있으니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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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시대에 오신 것을 애도합니다 - 더 늦기 전에 시작하는 위기의 지구를 위한 인류세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39
박정재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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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여름은 정말 겪어보지 못한 폭염으로 인해 참 힘들었다. 계속되는 열대야에 매일 에어컨 없이는 살 수 없는 지경이어서, 퇴근과 동시에 가동해서 출근과 동시에 끄는 상황이 매일같이 반복되었다. 그러면서도 기후 위기에 대한 생각들 때문에 온도를 최대로 높여서 26~27도 사이로 맞춰뒀던 기억이 있다. 2024년 여름이 앞으로의 여름 중 가장 시원할 것이라는 말이 재앙 아닌 재앙으로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

요 근래 들어 기후 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관련 서적만도 여러 권 읽었던 것 같다. 편의를 위한 인간의 행동들이 기후 위기를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아는 것과 행동은 별개일 수 있다는 것. 알지만 당장의 편의를 포기할 수 없는 근시안적인 행동들이 멈추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충분히 알고 있다.

이 책 역시 기후 위기가 들어있지만,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서 신선했다. 우선 인류세라는 용어가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한다. 인류세가 과연 무엇일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다섯 번의 대멸종을 거쳤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멸종은 급격한 기온 변화로 상당수 종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종이 탄생한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잘 아는 공룡 역시 그렇게 멸종을 했다고 본다. 현 지질시대는 홀로세다. 근데, 학계에서는 현시대를 다른 용어로 구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1980년대 미국 고생태학자 유진스토머에 의해 처음 명명된 인류세는 노벨상 수상자인 크뤼천에 의해 학계에 알려지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인류세는 언제부터일까? 책에서는 그 시점이 주장하는 사람에 따라 4가지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어쨌든 그동안의 기후의 변화와 달리 인간이 지구상에 등장하면서부터, 또한 인간이 획기적으로 편리함을 추구함에 따라 지구는 큰 영향을 받았음은 틀림없는 사실이기에, 학자들은 현시대를 홀로세와 구분되는 인류세라는 용어를 사용코자 하는 것이다.(하지만 2024년 세계지질과학 총회에서 통과되지 못해서 10년 후 재논의될 상황이다.)

책의 초입에는 멕시코 크로퍼드 호수의 퇴적층 바브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참 신기했다. 바브에는 1960년대 정점을 찍은 핵실험의 흔적도 남아있다. 그래서 크로퍼드 호수는 인류세의 황금못으로 알려져있다고 한다. 우리의 모든 행동이 퇴적층에 기록되어 있다니...CCTV처럼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어서 식은땀이 흐른다.

기후의 변화가 인류에 미친 영향 중에는 유독 눈에 띄는게 있었는데, 바로 저온기의 혼란 속에서 다양한 종교와 문명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청동기와 철기 뿐 아니라 변화된 문명의 시작과 끝에는 바로 저온기가 등장한다. 그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새로운 문명과 철학, 종교의 탄생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참 신기할 따름이다.

얼마전 곤충에 관한 책을 읽다가, 곤충이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지구상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이 책에도 동일한 내용이 등장한다. 인류세에 발생한 문제들은 기후위기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기후난민이 등장하는 것 뿐 아니라, 생태계 곳곳에 영향을 주어서 인류에 의해 타 생물군이 멸종하는 사태를 일으킨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류에게 올 수 밖에 없다. 인류의 편리를 위해 한 무분별한 행동이 인류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을 여러 증거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인간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이제는 벗어버려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말이 과연 실제로 가능할까? 또한 지구의 기온 증가를 막기 위해 연구되고 있는 에어로졸 막이 현재의 구원책이라고 하지만 과연 어느 누구도 해보지 않은 방법인지라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설령 에어로졸 막으로 인해 온실효과를 막는다고 쳐도, 이로 인한 홍수나 가뭄이 일어나는 나라의 사람들이 반대한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효율성과 형평성의 문제는 기후위기에도 동일하게 등장하는 어려운 문제다.

기후위기와 생태계위기, 환경오염과 기후난민 등의 인류세의 문제들은 과연 해결할 수 있을까?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된 내용 덕분에 이해는 어렵지 않았지만, 덕분에 더 많은 고민들이 생겨난 것도 사실이다. 서가명강 시리즈의 강점은 어려운 전문적 영역의 지식을 좀더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인데, 덕분에 인류세라는 새로운 용어와 그로 야기된 문제들에 대해 심도깊게 살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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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작지만 큰 변화의 힘 - Small Big Change 365
김익한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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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새해가 되면 올해는 작년과 달리 뭔가를 성취하고 싶다는 생각과 그를 위한 계획을 세우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많은 계획들이 막상 한 해의 말미가 되었을 때, 이루어진 기억이 그리 많지 않다. (계획을 기억하는 것조차 대단한 일이 되기도 한다.) 왜 그런 걸까? 별것 아닌 작고 소소한 계획이 아닌 실행이 불가능한 거창한 계획을 세워서일까? 아님 지구력이 결핍되어서 일까?

2025년을 시작하면서, 나 또한 여러 가지 고민이 생겼다. 늘 작심삼일로 끝나는 생활을 청산하고 싶기도 했다. 조금 더 실행 가능한, 변화를 꿈꾸며 이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책의 저자는 국내 1호 기록 학자라고 한다. 기록 학자가 쓴 루틴은 과연 무엇일까?

우선 책의 두께와 달리 매일 읽어야 할 분량은 한 페이지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1~6일까지의 루틴이 매주 등장한다. 월요일은 습관, 화요일은 태도, 수요일은 생각, 목요일은 관계, 금요일은 성장, 그리고 토요일은 의미다. 큰 주제 안에서 매일 다른 소주제가 주어진다. 가령 1일차는 습관이라는 주제 안에서 나를 칭찬하는 습관을 가져보자는 내용이다. 우리 문화권에서는 스스로를 향한 칭찬이 부끄럽고, 그러다 보니 인색해진다. 타인을 향한 칭찬보다 어려운 게 나를 향한 셀프 칭찬이 아닐까 싶다. 근데 새해 첫날부터 셀프 칭찬이라니...! 하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나를 칭찬하는 것은 단지, 기분만 좋게 하는 것을 넘어서 내 스스로 내 강점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내 삶에서 내가 잘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효과도 볼 수 있다.

61일차인 금요일의 주제는 성장이고, 소주제는 내용을 실패에 밀리지 마세요다. 실패는 두려움과 불안으로 연결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실패에게 지지 않을 수 있을까? 저자는 세 가지로 나눠서 실패에 지지 않는 법을 설명한다. 첫째, 현 상황에 최선을 다하기. 둘째, 비평과 지적을 수용하기. 셋째, 성숙한 마음 갖추기. 무엇보다 실패한 나 자신을 수용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오늘의 미션을 세 가지로 정리해서 설명한다. 첫째, 둘째, 셋째 이렇게 구분되어 있기에 이해도 빠르고 정리도 쉽다. 매일 주제 안에서 실천해야 할 내용이 담겨있고, 일요일에는 일주일의 미션 중 한 번 더 실천해 보면 좋을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도면화하거나 적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매일 저자가 제시하는 내용들을 읽고 적어보자. 꾸준한 실천이 결국은 변화를 이뤄내는 습관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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