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어렵기만 한 당신이 읽어야 할 책 - 조급하지 않게, 나답게 재테크하는 법
안도 마유미 지음, 정문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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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돈이 돈을 버는 재테크나 투자에 관심이 많은 시대다. 물가가 월급 인상률 보다 높게 치솟는 시대에 살다 보니, 숨만 쉬고 모아도 서울에 집을 장만하려면 수십 년이 걸린다고 한다. 들어오는 돈은 한정되어 있고, 쓸 돈은 늘어난다면 결국 푸어족이 될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당장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혹은 인터넷 쇼핑을 할 때도 최저가를 따지며 꼼꼼하게 구매하지만, 재테크는 어떤가? 스스로 투자처를 찾기 보다, 타인의 말을 듣거나 인터넷 기사를 보고 그냥 가입한 경우는 없는가? 만약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당신은 소탐대실의 헛똑똑이일 확률이 높다.

이 책 안에는 저축(모으기), 일하기(벌기), 투자(불리기)의 셋 중 하나만이라도 잘해도 돈 관리를 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그 시작점에서 먼저 기본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이든 수고가 들어가야 성과가 나오게 되어 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귀찮아서 타인에게 의존한다면, 그만큼의 수익을 놓칠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돈으로 지급하지 않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지급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것이 내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내 힘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우선 나만의 방식,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꾸준함 또한 중요하다. 저자는 우선 이 모든 것을 시작하기 전에 가계부를 쓰기를 권한다. 내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에 대하 명확한 자료가 있어야 소위 새는 자금을 파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돈을 만지는 일을 하다 보니, 나 역시 투자에는 상당히 보수적이다. 내가 하는 투자는 거의 예적금 가입 정도가 최선이었고, 100% 예금보다는 적금에 투자를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생긴 목돈이 있다면 적금보다는 예금이 이율이 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이후부터는 내 자금 사정을 파악하여 각 금융기관들의 이율을 확인한 후 예금 혹은 적금에 가입하는 편이다. 내 경우는 저축을 주로 활용하는데, 무턱대고 모으기만 하는 개미 역시 베짱이만큼이나 돈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깨달았다. 나 또한 은행에서 권해주는 제품을 100% 신뢰하고 가입한 적도 있다. 스스로 알아보고, 비교해 봐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손해를 본 경우도 있다. 틀을 벗어난, 스스로 주도권을 잡은 개미가 되어보자!

책 안에는 직장을 다닐까, 사업을 할까에 대한 일 하기의 이야기도,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과 리스크를 확인하는 방법 등도 담겨있다. 재테크의 기본인 펀드를 비롯하여 ISA 계좌 등의 활용법도 등장하니 재테크의 생초짜라면 도움을 받아볼 수 있겠다.

나는 처음부터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았다. 또한 돈의 사용처에 따라 통장을 나누어서 관리를 하고 있고, 대부분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각 체크카드별로 얼마 이상을 사용하면 캐시백이 되는 경우는 한 달의 금액을 체크해서 전략적으로 써야 할 금액을 채우게 되면 다른 체크카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나름 돈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새는 틈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역시 귀찮아도 기본은 중요하다. 다시금 가계부를 적어봐야겠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내 수익과 지출을 확인하고 새는 틈을 메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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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을 삼킨 나라, 대한민국 - 중독이 일상이 된 시대, 마약 없는 내일을 위한 기록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9
조성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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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마약의 위험을 경고하는 책은 물론, 지하철역 광고물에도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는 포스터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마약을 하다 체포되었다는 연예인들의 기사도 종종 보인다. 과거에는 불량 청소년들이나 조직폭력배 등에만 한정되던 마약이 이제는 분별력이 없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어쩌다 대한민국은 마약을 삼킨 나라가 된 것일까?

책 안에는 마약에 관한 상당히 많은 정보와 그로 인한 문제들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단 한 번의 투약으로 평생을 약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는 과장이 아니다. 그만큼 마약은 사회의 시한폭탄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은 인터넷뿐 아니라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 시음행사가 열리는 경우도 있었다니, 놀랄 따름이다.

이 책의 저자는 37년 동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마약류 중독자들을 만나고 상담을 통해 치료를 하고 있는데, 그가 만난 환자의 90%가 마약류 중독자였다고 한다. 책 안에는 마약류의 종류를 비롯하여 마약의 증상이나 정책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놀라운 것은, 1980년대 필로폰이 국내에 유통되면서 급격하게 퍼져나갔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필로폰의 생산지가 우리나라였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우리나라에서 제조한 필로폰이 부산을 통해 일본으로 흘러들어갔는데, 일본에서 필로폰 규제를 시작하면서 밀수입이 막히자 넘어가지 못한 필로폰이 국내시장에 풀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필로폰을 시작으로 현재는 의료용 마약인 프로포폴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사실 말기 암 환자 등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료용 마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그래도 의료용은 의사가 처방하니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마약의 일종이기 때문에 중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이번에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특히 의료용 마약의 경우 말기 암 환자의 고통을 경감하기 위한 것뿐 아니라 다이어트 효과를 위해서도 처방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이 또한 중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마약은 한번 맛보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 한 번으로 중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시작하면 안 된다. 마약 중독이 위험한 것 중 하나가 마약을 하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금단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에 있다. 마약에 중독이 쉽게 되는 경우가 있을까?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경우 한 번의 투약으로도 중독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마약을 했을 때 도파민이 올라가는데, 이 새롭고 강력한 기분을 계속 경험하고 싶은 생각에 하다 보니 중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중독의 경우 1년 안에 재발하는 경우가 제일 많은데, 이 말은 1년만 참고 견디고 끊게 되면 재발 확률이 현저하게 줄어든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마약으로 인한 사망자의 수가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의 수 보다 많다는 사실에 정말 경악했다. 마약은 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물질이다 보니 섬망이나 조현병 등의 증상이 나타나서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해치는 경우도 많기에 마약중독의 치료는 중독자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를 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 치료를 요하는 만성질환이라 생각하고 꾸준한 치료를 통해 다시금 사회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와 사회 모두 치료를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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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특별보급판) - 사유와 열정의 오선지에 우주를 그리다 문화 평전 심포지엄 3
마르틴 게크 지음, 마성일 옮김 / 북캠퍼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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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죽음이) 내가 예술적 능력을 펼칠 기회를 얻기도 전에 일찍 찾아온다면

잔혹한 운명에도 너무 일찍 죽는 것이 되니 나는 아마 좀 더 늦게 오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나는 만족한다.

죽음이 나를 이 끝없는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될 테니까.

어린 시절 꽤 오랜 기간 피아노를 배웠다. 덕분에 성인이 돼서도 클래식은 낯설기보다는 동경하는 분야가 되었다. 처음 배웠던 베토벤의 곡은 엘리제를 위하여다. 처음 피아노를 배웠을 때, 멋지게 연주를 하는 언니들을 보면서 나 또한 동경했던 곡이 여러 곡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엘리제를 위하여다. 그다음에 배운 곡은 월광소나타였다. 당시 교과서에 실렸던 월광곡에 대한 내용(훗날 실제가 아닌 창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덕분인 지, 더 궁금했던 곡이어서 여전히 기억이 남는다. 내가 연주했던 베토벤의 마지막 곡은 고등학교 시절 기악 시험 때 쳤던 비창의 3악장이었는데, 같은 반 친구의 추천을 받아 연습하면서 덕분에 흠뻑 음악에 빠져들었던 시간이었다.

아마 베토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고통 속에서도 꾸준히 음악을 이어갔던 정신의 소유자일 것이다. 청각을 잃었음에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 많았고, 그 부분이 그의 삶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부분이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사실 내가 꾸준히 읽어오는 시리즈 중에 위인들의 삶의 장소를 여행 형식으로 다녀보면서 그의 일대기를 재조명하는 여행 에세이 느낌의 책이 있다. 1권부터 꾸준히 읽고 있는데, 그중 베토벤도 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상태여서 이 책은 베토벤에 대해 깊이 있게 만나는 첫 번째 책이 되었다. 궁금했다. 베토벤이라는 인물을 좀 더 깊이 있게 다각도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궁금했다.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이미지의 베토벤과 평전 속 베토벤은 어떨지 말이다.

이 책은 각 주제 속에서 베토벤과 연관되는 인물들을 통해 베토벤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이 중에는 음악인들도 있지만, 철학자도 있고 정치인 그리고 가족도 있다. 첫 번째 등장한 인물은 바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다.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그 나폴레옹. 사실 베토벤의 곡 중 황제가 있는데, 과연 그 곡이 정말 나폴레옹과 관련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실제 관련이 있는 곡은 교향곡 보나파르트(3번 영웅)인데, 이 곡을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원래 베토벤은 나폴레옹의 열렬한 숭배자였고, 그랬기에 그에게 이 곡을 헌정하려고 했지만 그가 스스로 황제가 되었다는 소식에 실망하고 헌정 표지를 짖어버렸다고 한다. 권력을 탐하지 않고 실제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위정자가 되길 바랐던 베토벤은 나폴레옹의 모습에 실망을 했다고 한다. 권력과 예술은 가까이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모습을 만났던 시간이었다.

또 한편 베토벤의 조카인 카를 판 베토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동생의 아들인 카를을 두고 제수씨인 요한나 판 베토벤과 양육권 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동생의 사후 자신이 조카 카를을 키우겠다는 것 때문이다. 무려 이 싸움은 5년을 이어졌는데, 현재의 진흙탕 싸움과 꽤나 닮아있다. 과연 베토벤은 그렇게 긴 싸움을 이어가며 지키려고 했던 조카 카를을 정말 잘 양육했을까? 아쉽게도 썩 유쾌한 결말은 아니었다는 사실.

책 안에서 만나본 베토벤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선입견과 꽤 다른 모습을 여러 곳에서 보여주었다. 늘 신경질 적이고, 날카로울 것 같았던 것과 달리 부드러운 모습도 있었고 늘 연애 중이고 금사빠인 모습도 있어서 꽤 신선했다. 어떤 상황 속에서 어떤 인물들과의 만남이냐에 따라 그 온도차 또한 극명했다. 늘 천재로 고뇌하는 모습으로만 그려졌던 베토벤임에도 그 또한 한 사람의 인간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덕분에 음악적인 부분뿐 아니라 다양한 베토벤의 면모를 발견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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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크라임 이판사판
덴도 아라타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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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맞은 놈은 다리 뻗고 자는데, 때린 놈은 못 잔다.'는 속담이 있다. 근데 성인이 되어 이 속담을 들을 때 종종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도 속담 속에 때린 놈은 적어도 양심은 있구나! 하는 생각 말이다. 십여 년 전,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놀라운 것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너무 일상적이라 생각했던 일들이 실제 차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남편과도 책 이야기를 했는데, 남편 역시 그 모든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하나였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한국에서 여자로 사는 것은 여전히 썩 편하지 않다. 당장 내가 전에 다녔던 회사에서만 봐도, 내 급여와 남직원의 급여에는 갭이 있었다. 올라가는 폭 역시 달랐는데, 아직도 대표의 말이 기억난다. 남직원은 가장이니까 더 줘야 한다는... 업무의 양 대비가 아닌 성별이 이유였다는 사실이 여전히 썩 유쾌하지 않다.

일본 소설을 접할 기회가 종종 있는데, 내가 읽는 작품들은 추리소설 혹은 사회파 소설 이렇게 두 종류로 나뉜다. 이 작품은 그중 사회가 소설에 속한다. 제목과 표지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는 성에 따른 폭력과 차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소설임에도 실제 같은 내용이 참 씁쓸했다.

본청 수사 1과에 구라오카 나오야 경부보는 생활안전과 요다 과장을 지원하기 위해 함께 차를 타고 출동한다. 범인들은 sns나 앱 등을 통해 소녀들을 상대로 개인정보를 알아낸 후, 채팅을 통해 얼굴 사진을 받고 이를 빌미로 협박을 해 결국 수치스러운 사진 등을 받아내거나 직접 만나 포르노 영상 등을 촬영해서 판매하는 파렴치한 인간들이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n 번 방 사건처럼 말이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10대인데, 이들이 만든 영상들을 삭제한다 해도 이미 인터넷상에 퍼진 영상들까지 처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잡힌 가해자들은 오히려 피해자들을 조롱하고, 혐오 발언을 하는 등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지 않는다. 10대 딸을 둔 구라오카는 이런 가해자들을 벌주고 싶지만, 이는 경찰의 일이 아니기에 더 화가 난다.

그러던 중,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양손이 박스테이프로 결박된 나체의 남자 시신이 도로에서 1미터 아래쪽 풀밭에 엎드린 자세로 발견된 것이다. 신고가 들어왔지만, 발견하는 게 쉽지 않은 상태였다. 이 피해자는 54살의 사토 마사타카라는 남자로 생활용품 제조 판매회사의 인테리어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구라오카와 한 팀이 된 시바 형사는 나체로 발견되었다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한다. 법의학교수인 이소나가 교수에게 혹시 이 시신이 성폭행을 당했는지는 확인해 보지 않느냐는 의문을 제시한다. 알몸으로 발견되었다면, 당연 여성의 경우는 조사를 하지만 남성의 경우는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시바의 말대로 조사를 하다 보니 항문 안에서 작은 비닐봉지 안에 접은 종이 하나가 발견된다. 종이에는 "눈에는 눈"이라는 문장이 적혀있었다. 함무라비 법전에 나오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똑같이 당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보니 형사들은 우선 사토의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조사 결과, 사토의 아들 신토는 과거 FFP라는 이름의 서클에서 활동하는 남학생(요네다 도시후미, 구스모토 게이타로, 요시카와 다쿠미) 3명과 함께 여대생(하시모토 마이카) 한 명을 집단 강간한 사건으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전과가 있었다. 그들은 피해자인 마이카가 마실 음료에 약을 탔고, 집단 강간을 하다가 마이카가 구토를 하자 그녀를 버려두고 도망을 쳤다. 하지만 이 일로 이들이 직접적으로 징역형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가해자 중 하나가 유력한 정치인과 연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해자는 그날 이후로 끔찍한 고통 속에서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식사도 못하는 지경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남성에 대한 끔찍한 공포로 아버지와 오빠도 두려워하는 까닭에 아버지와 오빠는 따로 나가 살 정도로 고통 속에 있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범인은 마이카의 가족들일까?

참 씁쓸한 것이 요즘도 피해자를 향한 2차가 해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성폭행의 경우, 피해자의 외모나 옷차림 등에 죄를 전가시키며 말도 안 되는 것들로 가해자를 두둔하는 상황이 현재도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책 속의 등장하는 경찰들 역시(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같은 동료 여자 경찰이나 가정 안에서도 스스럼없이 성차별적 발언들을 하기도 한다. 일본의 소설이지만, 우리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 답답함을 자아낸다. 과거에 비해 젠더에 대한 차별이나 성인지 감수성 등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갈 길은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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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부자 유전자 - 부자의 삶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0
한민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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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십 년 전, 초등학생들이 친구를 사귈 때 이름 다음으로 묻는 질문을 듣고 경악한 기억이 있다. 그 질문 중에 대부분이 사는 곳, 부모의 회사, 그리고 차와 같은 소위 돈과 관련된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그 질문은 현재도 여전하다. 그 지역이 치맛바람으로 말이 많은 동네긴 했지만, 20대 초반이었던 당시 그 질문을 들으며 앞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이런 문제들이 꽤 고민스럽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직 우리 아이는 친구들과 그런 대화를 나누며 친구를 골라 사귀지는 않지만, 언젠가 이런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부자에 대해 우리 사회의 이미지는 이중적인 것 같다. 마음으로는 격하게 부러워하지만, 겉으로는 욕을 하는 그런 문화 말이다. 저자가 책 안에서 언급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가족보다 돈이라는 사실에 대해 꽤나 수긍이 되는데, 외국에서는 그런 우리의 모습에 우려의 눈길을 던진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의 삶을 통해 뼈에 새겨진 가난으로부터 가족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 부였다는 사실을 마주하고 보니 마냥 비판만 가할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착취당하고 억압받으며 일제강점기를 지나 해방을 맞이했지만,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곳에서 그 어떤 기술이나 자원도 없이 맨땅에 헤딩하듯 그저 내 가족들 밥이라도 굶기지 말자는 생각으로 삶을 영위했던 그 시대 가장들에게 돈은 강력한 가치가 될 수밖에 없었다. 돈이 있어야 가족들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정당하게 일한 대가를 받았다면, 좀 더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었겠지만 일한 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한 우리의 부모 세대들은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또 다른 부를 이룰 수 있는 수단으로 교육을 선택한다. 그러다 보니 경쟁은 당연한 것이 되었다. 타인보다 위 자리를 차지해야 출세할 수 있고, 출세는 곳 부를 이루는 한 가지 수단이 된다.

책 안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잘 분석해두었다. 우리의 문화 중 하나가 자기 가치감이 높다는 것인데, 이는 "우쭐"이라는 단어와 연관시켜 이야기할 수 있다. 타인보다 내가 더 낫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우리 가운데 있는데 이는 좋게 말하면 자존감이 높다고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이 자기 가치감이 높다 보니 자신에 생각과 다른 환경이나 결과가 펼쳐졌을 때 더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게 된다는 데 있다. 또한 그렇기에 상대적 박탈감도 더 심하게 느끼게 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교하여 국민성을 설명한 부분도 꽤 인상적이었다. 한이나 화병은 우리만의 독특한 감정이라는 것은 이해하는데, 억울함 또한 그렇다는 것이 꽤 신선했다. 아마 이 억울함은 앞에서 말한 사회가 발전하면서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착취당했던 과거의 기억들에서 더 깊이 자리 잡게 된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부"에 대한 우리의 평균을 다시 한번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의 평균이 정말 평균인 걸까? 자기가치감 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평균도 상당히 상향화되어 있다. 그렇기에 내 현실에 만족할 수 없고, 늘 부를 좇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구조가 우리나라 가운데 있다. 부자가 되지 못하면 실패하는 삶일까? 그렇다면 얼마큼의 부를 가져야 성공한 삶일까? 평균 43억 정도 있어야 부유하다고 생각한다는 통계는 많은 이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다. 근데, 우리에게 43억이 주어졌다고 과연 만족할 수 있을까?

책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부의 이미지와 그로 인해 파생된 여러 문제들을 다시 한번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며 삶의 기준점이 흔들리지 말고, 내게 주어진 삶의 "부"의 관점을 돈뿐 아니라 다양한 관점으로 재조정해 보자. 돈뿐 아니라 넉넉한 마음과 깊은 생각 등 다양한 부를 통해 우리의 삶을 좀 더 윤택하게 가꾸어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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