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그리기 : 내 손으로 그리는 귀여운 동물 100마리
정수진(연서) 지음 / 정보문화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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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학교를 졸업한 후, 더 이상 미술에 대한 부담이 없이 나름 편하게 살았다. 하지만 다시 미술을 맞닿게 되어야 할 때가 도래했으니, 아이가 생기면서부터다. 똥손엄마인 내게 아이는 책에서 보거나, 만화에서 본 그림들을 가져와서 그려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내 나름 열심히 그렸는데, 내가 봐도 도무지 뭔 지 이해가 안 될 때가 상당했다. 갑작스러운 부름에 진땀만 흘리다가 똥손엄마를 위한 책으로 겨우겨우 위기를 모면했고, 책을 보면서 나 또한 조금씩 똥손엄마라는 닉네임을 벗어났다. 언젠가부터 아이가 나보다 그림을 더 잘 그리게 되었기에 한숨 돌리게 되었지만, 터울이 큰 둘째가 태어나고 나서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다시금 똑같은 상황이 재연되었다. 과거의 책은 이미 써먹었고, 큰애 눈치가 있어서 솔직히 그 또한 쉽지 않다. 10번 중 6번은 엄마보다 그림을 잘 그리는 언니를 핑계 대면서 상황을 모면하지만, 이미 내 수법을 파악한 큰 아이는 여러 가지로 바쁘고 귀찮다는 핑계로 이젠 내게 토스를 한다. 장황했지만 실제 일어나는 우리 집 이야기다. 다시금 두 번째 책의 도움을 받아야겠다 싶었는데, 무려 100마리의 동물이라니!!!! 이거야말로 몇 년은 울궈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



우선 이 책은 똥손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똥손 엄마인 내겐 이조차 어렵다는 말.) 분명 똑같이 따라 그리는데, 뭔가 미묘하게 다르다. 분명히 저 위치에 눈 코 입을 그렸는데도, 왜 그림과 다른 건가? 왜 내가 그린 병아리와 고양이와 토끼는 미묘하게 어색하고 이상한 모양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결국 연습만이 살 길이다 싶다. 다행이라면 크 아이의 그림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왜 이게 다행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책의 도움은 분명히 있다. 동물을 많이 알수록 그려달라는 개수가 무한대로 늘어나는데, 이 책안에 있는 동물들이면 웬만한 백과사전도 커버된다.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애완동물을 비롯하여 동물원에서 만나는 동물 그리고 이미 멸종한 공룡들과 상상 속 동물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동물들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꼭 가지고 있어야겠다 싶다. 100마리의 동물들이 등장하기에, 가성비도 월등히 좋다.



그리고 똥손 엄마를 위한 팁이 책 마지막에 등장한다. 무려 대고 그릴 수 있는!! 따라 그릴 수 있는 페이지가 들어있다. 올레!!!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책임에도 중간중간 해당 동물이 등장하는 만화도 나오고, 각 페이지마다 어떻게 그리는지 순서가 설명되어 있다. 또한 좀 더 멋진 그림을 위한 스킬!! 연한 색과 진한 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부분은 펜의 종류가 달라진다. 눈치챘겠지만, 연한 색은 연필로 그리고 지울 수 있는 밑그림이고, 진한 색은 볼펜으로 지우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다. 이렇게 두 가지 펜을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게 되면 확실히 완성도가 있는 그림이 완성된다. 꼭 저자의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 지워야 할 부분을 깨끗하게 지워보자!

책 첫 페이지에는 귀여운 스티커도 담겨있으니 아이들도 정말 좋아할 것 같고, 미로 찾기 같은 예상치 못한 선물도 등장하니 여러모로 활용도가 좋다. 하루에 하나씩만 그려도 100일 분량 아닌가? 똥손 엄빠들이여! 포기하지 말고 오늘도 귀여운 동물을 내 손으로 따라 그려보자. 언젠가 똥손을 탈출할 날이 분명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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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놀이공원 천옥원 2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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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 때문에 읽기 시작한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에 내가 더 푹 빠져서 한 권 한 권 읽기 시작했다. 아마 전천당을 읽어본 독자라면 이 책의 주인공이자 천옥원의 주인인 카이도라는 이름이 익숙할 것이다. 이미 전천당의 베니코에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사사건건 전천당과 베니코를 괴롭히는 화앙당의 요도미가 불법적인 방법을 저지른 것 때문에 한동안 사라졌을 때, 요도미의 사주를 받아 등장한 인물이 바로 카이도다.(전천당 7권에 그 내용이 나온다.) 당시에도 천옥원이 등장하긴 하지만, 천옥원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고 지명 정도만 등장하기에 천옥원이 뭘까 싶었는데, 바로 수상한 놀이공원의 이름이었다. 천옥원 1권에 이어 2권이 등장인데, 나는 아직 천옥원 1권을 읽지 못했지만 2권을 읽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전천당 처럼 별개의 이야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굳이 1권을 안 읽어도 무방하지만 아무래도 시리즈니 읽고 나면 더 흥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긴 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전천당 처럼 각 이야기가 연작소설 느낌으로 담겨있다. 총 7개의 소제목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직원 휴게실을 제외하고는 각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다르다. 이들은 바로 카이도가 건넨 스페셜 티켓을 소지한 사람들인데, 이들의 손에 스페셜 티켓이 들어간 것은 제각각이지만 이 또한 큰 틀에서 보면 카이도의 계획 중 일부다.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꼽자면 가장 처음 등장한 예뻐져라 거울의 방과 빵빵한 풍선껌이었다.



전천당의 경우 행운의 손님이 우연히 전천당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사는 것으로 내용이 전개되는데, 천옥원의 경우는 스페셜 티켓을 가지고 있는 손님이 카이도를 만나면서 내용이 전개된다. 카이도가 쓰고 있는 실크해트 속으로 티켓 소지자가 들어가게 되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천옥원에 도착하게 되는 것이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인 여대생 히라이시 미이나는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미이나는 일부러 자신보다 외모가 덜한 친구들과 교우관계를 가져서 자신을 더 돋보이게 만들려는 인물이다. 그래서 친구가 된 다마키가 갑자기 확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외모는 물론이고 자신감 넘치는 다마키가 인기를 끌자 부아가 치민 미이나는 다마키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 얼마 전 다녀온 천옥원의 거울의 방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말과 함께 다마키가 건넨 티켓을 가지고 있던 그날 밤, 카이도가 미이나를 찾아오게 되고 미이나는 천옥원의 거울의 바에 들어가게 된다. 과연 미이나는 더 뛰어난 외모를 가질 수 있을까?



인생의 모든 것이 거짓말투성이인 아이스케는 평범한 20대 중반의 남성이지만, 입만 열면 거짓말로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포장한다. 그런 허세와 거짓을 알아챈 카이도는 아이스케에게 접근해 스페셜 티켓을 건넨다. 천옥원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무엇이든 하나의 놀이 기구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천옥원에 도착한 아이스케는 아이들이 부는 풍선 안에 들어있는 각종 물건들을 보고 궁금증이 생긴다. 풍선껌을 씹고 상상을 하면 그 상상의 것이 풍선 안에 생기게 되고 그것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진 아이스케는 버섯 모양의 선물가게를 찾고 그곳에는 익숙한 인물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그녀는 요도미였다. 그렇게 스페셜 티켓을 주고 빵빵한 풍선껌 한 통을 건네받은 아이스케는 먼저 풍선껌 하나를 씹으며 돈을 생각한다. 풍선껌이 커질수록 돈 또한 점점 많아진다. 그렇게 터진 풍선껌에서 돈벼락을 맞는 아이스케의 욕심을 커져만 간다. 그저 돈이 아닌 아예 인생을 바꾸고자 결심한 아이스케는 풍선껌 세 개를 동시에 씹으며 멋진 삶을 상상하기 시작하는데...

신기한 것은 천옥원을 찾는 인물들의 모습들이다. 하나같이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알고 카이도는 접근한 걸까? 소중함을 모르고 마구 사들이다가 싫증 나면 바로 버리는 아이, 엄마 아빠에 대해 불만만 가득한 아이,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손에 넣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이 등 천옥원을 찾는 인물들은 그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결국 또 다른 어떤 모습을 갖게 된다. 책을 읽으며 전천당과 또 다른 교훈을 얻게 된다. 아마 이번에도 천옥원을 통해 여러 부분에서 내 모습을 돌아보는 독자들이 많아지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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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융 심리학 -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을까
제임스 홀리스 지음, 정명진 옮김, 김지용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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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무 살에는 스무 살이라는 제목이 들어가는 책을 참 많이 읽었다. 스무 살이라는 글자만 봐도 마치 날 위한 책 같아서였다. 서른 살 때도 그랬다. 스무 살 때보다는 덜하긴 했지만, 29과 30은 1년 차이지만 체감 나이는 참 컸다. 그래서 답답함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근데 마흔이 되어서는 생각보다 마흔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책을 찾아서 읽지 않았던 것 같다. 읽었던 책도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이유를 굳이 찾자면 스물이나 서른보다 힘이 빠져서가 아닐까 싶다. 스물이나 서른에는 내가 노력하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마흔은 내 능력치를 알게 되었다고 나 할까? 한편으로는 전에 비해 더 위축되어 있다고도 볼 수도 있겠다 싶다.

마흔을 지났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융 심리학 위에 적힌 작은 소제목 때문이었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을까'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었을까? 아니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 숨죽여 있던 작은 기대치를 이 책의 소제목이 깨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과거의 마흔은 삶의 끝이었다. 평균 수명이 마흔 전후였기에, 마흔의 삶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경험을 막 쌓고 그를 펼치기 전에 세상을 떠날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마흔은 어떨까? 교육과 경험을 통해 마흔 즈음에는 초보라는 이름을 벗어버리고 경력자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하지만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모두가 삶에서 성공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또한 마흔이 되어 과거를 돌아봤을 때, 자신이 꿈꾸는 자리에 가 있는 경우는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 자신이 원하는 장밋빛 미래를 이루어낸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 같다. 나 역시 그랬다. 20대 마지막 학기 과제 중 하나가 나의 몇 년 후의 삶의 그래프를 그리는 것이었는데, 큰 계획들만 봐도 내 계획에서 상당히 어그러져 있다고 느꼈다. 우선 전공을 살려 공무원이 되고 했던 직업에 대한 큰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20대 후반(27살 정도)에 결혼하겠다는 계획도, 자녀를 3명 낳겠다는 계획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큰 틀 자체가 이미 내 계획과 달랐기에 그 이후의 삶은 당연히 내 계획과 다르게 흘러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삶에 대해 실망하고 낙담하게 된다. 그러면서 진짜 자기가 사라지고, 타인이 좋아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내 삶이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기도 한다.

책 안에는 여러 인물들이 소개되는데, 그들 중 상당수는 그런 자신의 삶에 대해 알 수 없는 답답함과 잘못됨을 느꼈다. 영혼의 반란을 겪고, 진짜 자기의 목소리와 실제 삶의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책은 칼 융의 심리학을 통해 진짜 자기를 찾고, 내 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설명해 주고 있다. 참고로 영혼이라는 표현이 좀 낯설고 이질적인데, 그에 대해 저자는 정신(psyche)라는 단어가 그리스어에서 영혼을 의미하는 단어기에 그 단어 그대로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진짜 자기를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마흔 지기들에게 이 책은 이야기한다. 그저 시대가, 사회가 그렇다는 핑계를 대지 말라고 말이다. 물론 지금과 다른 방향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클 것이고 한편으로는 현재의 삶에 대해 우울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우선 내 영혼의 소리를 들어보길 권한다고 말이다. 더 늦기 전에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왜 계속 우울감 속에 갇혀 있어야 하는지, 왜 나는 두려움을 느끼고 콤플렉스에 과하게 반응하는지를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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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신학 - 결혼의 큰 비밀, 언약으로 세워지는 부부 상호작용에 대하여
권율 지음 / 샘솟는기쁨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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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결혼 한지 만 8년이 되었다. 짧은 연애 후 결혼을 해서인지, 신혼여행에서도 내가 늘 했던 말은 우리는 결혼을 했는데도 안 친하다는 말이었다. 물론 그때에 비해 친해(?) 지긴 했지만 연애부터 결혼 1년 차까지 다툼 한 번 없었던 우리 부부는 아이의 탄생과 함께 싸움터로 향했다. 물론 싸우는 대부분의 문제가 아이 때문이긴 했지만, 요즘은 그 외에 것들도 자주 부딪친다. 내 주된 불만은 워킹맘으로 아이의 등 하원부터 집안 살림 전반을 혼자 하는 게 힘에 부치다는 것인데 그에 대해 남편은 늘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대꾸를 한다. 참다 참다 그냥 고생이 많다, 고맙다 그 한마디를 하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힘드냐고 물었는데, 남편은 "다 맞는 말인데, 미안한데 어떻게 말하냐"라고 했다. 아직도 이 대답을 고수하는 남편이 갈수록 밉다. 진짜 우리 부부는 권태긴가? 싶을 정도로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사실 남편은 교회를 다니긴 했지만 생 초심자였고, 시부모님 모두 불신자 가정이었다. 그에 비해 나는 몇 대에 걸쳐 신앙생활을 해온 모태신앙 가정에서 태어났다. 남편을 꽤 오래 케어해주셨던 시댁 분들이 모두 독실한 크리스천이었고, 그분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결국 오래지 않아 결혼을 했다. 많은 신앙인들이 그렇듯 나 역시 기도의 응답을 받고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근데 출산과 함께 서로의 콩깍지가 벗겨져셔였을까? 별것 아닌 문제로 서로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출산 전까지 공주 대접을 하며 일일이 챙기던 남편의 자상함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래서 자꾸 서운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티격태격하는 상황이 계속될수록 말의 수위가 올라갔다. 욕은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남편을 향한 막말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왜 그런 것일까? 우리 부부에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고민이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우선 당황스러웠다. 남편과 나와의 관계 속의 문제와 하나님과의 관계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던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책 안에는 성경 여러 곳에 걸쳐 익숙한 말씀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말씀의 상대방(이웃, 원수, 작은 자 등)이 남편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한편으론 나 역시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는 없어야 한다. 그건 우상이다.'라는 프레임에 갇혀 막상 그렇게 하지도 못하면서 남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의지를 드리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극단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다는 표현이 말이다. 근데, 책을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바로 옆에 있는 남편에게도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수 없는 마음을 가진 내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사실 말이다.

또한 책 안에서 저자는 사랑의 유효기간과 사랑의 변화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남자의 생물학적 관점과 여자의 생물학적 관점에서 사랑은 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담 사랑이 줄어든 부부의 관계는 다 정리되어야 하는 것일까? 사랑이 적어진 관계는 바로 부부라는 언약, 즉 약속으로 계속 신뢰하고 이어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말이 전우애(?)라는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책 안에는 부부의 관계에 대한 실제적인 예와 설명들이 담겨있다. 부부가 하나가 되지 못할 때(남자가 부모를 완벽하게 떠나지 못할 때) 벌어지는 문제들과 신앙이 좋으면 부부간의 관계가 무조건 좋을까?에 대한 답변, 이혼가정의 이야기, 이혼 사유와 재혼, 요즘 내가 고민하는 권태기의 극복과 부부관계 등에 대한 실제적인 조언들이 각 챕터별로 담겨있다. 전작인 연애 신학을 읽지는 않았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한편으로는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도입부의 저자의 아내가 쓴 추천사가 있었는데, 그래서 더 믿음직스러웠던 것 같다. 솔직히 저자의 물음처럼 남편에게 나는 어떤 아내인지를 묻는 게 두렵기도 하다. 아마 좋은 소리가 안 나올 거 같아서다. 이 책을 여러 번 읽으면서 내면에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남편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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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초한지
이상인 지음, 유환영 그림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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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때를 얻었다 하더라도 욕구만을 채우려 든다면 다툼이 일어 사회는 어지러움에 빠질 것이다.

10권의 대작 시리즈(삼국지, 수호지, 초한지) 중 유일하게 읽은 책은 수호지다. 초한지가 뭘까 싶었는데, 항우와 유방의 두 주인공의 이름을 들으니 초나라의 항우, 한나라의 유방이 떠올랐다. 초한지로 읽지는 않았지만, 이희재 만화가가 그린 사마천의 사기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안에 담긴 만화 속 이야기와 초한지가 일부 겹쳐서 아주 낯설지는 않았다. 이 책은 그중에서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 10권(혹은 4~5권)의 책을 한 권으로 압축해두었다. 방대한 원전을 접하기 부담스럽다면 이 책을 통해 초한지의 내용을 파악하고, 원전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선 책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정리와 삽화가 첫 장에 등장한다. 생각보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많으니, 한번 훑고 지나가는 것도 좋겠다. 중간중간 읽는 중 다시 앞으로 와서 그 인물들을 확인해 볼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활용도가 좋다. 초한지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당시의 지도도 시작 전에 나오기에 조금 더 입체적을 책을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에 "청소년"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 중 하나가 각 내용의 말미에 사자성어나 무기 등의 모습이 등장한다는 것 아닐까 싶다. 이렇게 보면 자연스레 사자성어도 익숙해지고, 그 안에 담긴 뜻도 자연스럽게 이해되니 수호지와 사자성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겠다 싶고, 당시 싸움에 사용한 문기 사진도 함께 담겨있으니 좀 더 흥미롭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초한지에 담긴 시대는 진나라 시황의 탄생부터 유방이 항우를 이기고 진나라에 이어 다시 한번 통일 제국을 이룬 후, 한신이 일으킨 반역을 해결하고 죽을 때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사람은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면 실제 본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그런 면에서 초한지는 등장인물들이 속내를 정확히 마주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 전쟁 중인 상황에서 각 인물들의 모습을 더 적나라하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이사라는 책사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한비가 오자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결국 여러 모함을 통해 한비를 죽게 만든다. 이사의 입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술수였을 수 있지만, 진나라와 한비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인재가 이렇게 스러져가게 된 것이다. 이런 내용들은 책 안에 참 많이 등장한다. 사람을 적재적소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갈리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능력이 있었던 항우에 비해, 유방은 참 가진 것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단 한 번의 승리로 유방은 항우를 누르고 통일 왕국의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타인의 능력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리더십이 유방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의 인간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초한지 속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의 행동과 지혜를 통해 배우게 되는 부분을 실제로 적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시대가 다르고, 상황이 다름에도 인간관계의 문제들은 비슷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방이 보여준 리더십은 현재의 우리의 리더십과도 닮아있지 않은가 싶다. 카리스마 넘치고 위협적인 리더보다는 포용하고 인정해 주는 리더에게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 오랜 옛날이나 현재나 세상사는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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