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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시간 하늘콩 그림책 시리즈 7
이자벨 심레르 지음, 박혜정 옮김 / 하늘콩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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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일상과 연관이 많은 단어는 세분화가 된다고...

우리나라에는 눈(雪)을 말하는 단어가 많지 않지만 북극 이누이트족에게는 수십 개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예전에 읽기로는 영어에 색 표현은 오직 하나.

노랑은 옐로. 파랑은 블루...

그래서 우리나라의 노리끼리하다, 누렇다, 샛노랗다... 등의 표현은 영어로 번역하기가 참 어렵다고...

근데 이것도 이젠 선입견인가 보다.

푸른 시간이라는 책 첫 페이지에 가득한 파랑들을 보고는 입이 떡 벌어졌다.

'이렇게나 많은 파란색이 있다니!'

여자들 립스틱에도 이렇게 많은 이름의 색상들이 있는데... 그와 연관된 것인가 싶을 정도였다.

 

푸른 시간은 동화책이다.

파란색으로 표현한 많은 동물들과 식물들이 등장한다.

하나하나 자신만의 색을, 자신만의 생김새를, 자신만의 모습을 보여준다.

보통의 동화책은 빨강 노랑 파랑 원색이 다채롭게(때론 과장되게, 때론 촌스럽게?) 표현된다.

그림도 세밀하기보다는 큼직하게 표현하는 법이다.

그리고 내용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 큰 교훈이 하나 이상씩 숨어있다.

그런 면에서, 푸른 시간은 동화책이지만 보통의 동화책과 다르다.

다채로운 색상보다는 제목 그대로 푸른색에 집중했다.

그 푸른색 속에서 새도 개구리도 뱀도 꽃도 생명을 얻었다.

또한 큼직한 그림이지만 세밀하게(마치 사진 같은) 그려져 있다.

덕분에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어른들도 눈을 떼지 않고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림책 속 단순한 한 문장이지만 그 페이지 주인공의 이름과 내용이 한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기에

글 밥이 많아서 자칫 힘들어하는 꼬꼬마 아이들에게도 어려움이 없었다.

(우리 아이는 아직 꼬꼬마인지라 글이 두 줄을 넘어가면 이미 다음 장으로 넘길 준비를 한다.

다행히 이 책은 글 밥도 작고, 본인이 아는 동물들이 나와서 그런지 한참을 쳐다보고 넘겨서 덕분에 책 읽기가 수월했다^^;)

 

그리고 푸른 시간 속에는 선물이 두 가지 마련되어 있다.

꼼꼼하게 읽다 보니 발견하게 된...

마지막 장에 세계지도가 있다. 그리고 그 지도 속에 푸른 시간의 주인공들이 다시 등장한다.

(마치 영화가 끝나자마자 나가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는... 엔딩 이후에 서비스 장면 같다고 할까?)

파란색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아이보다 보면서 더 설렜고,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된 동화책이었다.

읽고 나면 꼭 푸른 바다를 한 바퀴 돌고 온 듯 마음이 시원해진다.

(너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그런지... 책 잉크 냄새가 조금 나긴 하지만...ㅋㅋ)


위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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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
우석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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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0년째 직장생활을 하는 2년 차 워킹맘이다.

8년 차 되는 해에 아이를 낳고 9년 차 되는 해에 출산휴가 3개월과 육아휴직 5개월을 쓰고 복직했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중소기업이고, 내 사번 앞자리는 대표님과 같다.

회사를 다니면서 일요일 밤이 기다려질 정도로 회사생활이 즐거웠다.

그러던 내가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고 출산을 했다.

내 상황이 바뀌어서 그런 건지, 안 보이던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피부에 와닿기 시작했다.

회사는 한결같았고, 나만 바뀐 것 같았다. 그냥 내 처지가 바뀌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 던 중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이 와닿았다.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

읽는 내내 무릎을 치기도, 눈물을 훔치기도, 가슴을 치기도 했다.

저자는 경제학자다.

사회학자나 인문학자나 노무사가 아닌 경제학자.

근데, 그런 사람이 쓴 책 치고는 너무 실제 얘기였다.

물론 중간중간 실명을 거론하면서 꼬집는 부분들이 많았다. 어느 정도 이해하긴 했지만 마치 그 사람 때문인 양,

그 사람이 모든 걸 잘못한 듯한 (그 사람이 대표자인 것은 맞고, 리더이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뤼앙스-이게 다 @@@ 때문이다- 식의 문장들은 읽기 껄끄러웠다.

그럼에도 피부에 와닿는 부분이 많다는 건 무시할 수 없다.

왜 우리는 3만 달러를 넘어서는 경제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은 아직도 군대식 조직을 벗어나지 못하는가?

왜 우리는 직장에만 들어가면 불합리하고 옳지 않은 것을 따라가게 되는가?

 

직장안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늘 과거를 답습만 했을 뿐,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변화를 일으켜야 할 그들은 답답함을 모르기 때문이다.(누리고 있고, 내게 직접 손해가 없기 때문에...)

그중 기억에 남는 몇 부분이 있다.

저자는 남자다.

그럼에도, 자신은 그동안 특혜를 받아왔다고 이야기한다.

(페미를 주장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냥 현재 대한민국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같은 노동 수준에도 좀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봐왔던 "여"직원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고충 아니 고통이 어느 곳에 가나 보이고 생각난다고 한다.

+ 육아휴직과 출산휴가에 대한 부분들... (그냥 내 얘기였다.)

또한 팀장들.

IMF 이후에 이름만 들고 온(실제 역할이나 좋은 점은 반영이 안 된... 이상한) 팀장들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회사에서 퇴사를 하는 이유는 사장이 아닌 팀장 때문이라는 것.

그들의 리더십이나 민주주의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

 
 

저자는 이를 해결할 방책도 이야기한다.

물론 각 장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한결같다.

정부에서 인증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직장 민주주의 인증제"

공기업들은 무조건 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하고, 대기업에도 이에 대한 방침을 내려주자는 것.

그렇게 하나 둘 따라오다 보면 조금씩 직장 안에도 민주주의가 자리 잡을 것이다.

물론 강압이 아닌, 조금의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조달사업의 경우 인증을 받은 회사에 한해 지원 가능하게 한다는 등)

또한 팀장연수원.

중간리더들에게 교육을 통한 직장민주주의를 실현하도록 독려하고, 그를 위한 교육기관을 만들어 지원한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특이하다.

총이나 칼 등의 무력이 아닌, 국민들의 힘으로 이뤄낸 풀뿌리민주주의다.

이젠 회사 안에도 그런 민주주의의 바람이 필요하다.

바로 우리의 직장 안에서...

+ 이 책은 CEO뿐 아니라 각 기업의 리더들, 팀장들이 좀 읽어봤으면 좋겠다.

최소한 관리자급이 말이다.

(나 역시 반성이 되긴 했다. 물론, 난 직장 안에서 힘 있는 자리는 아니지만... 중간 관리자급인지라...)

회사의 직원들이 무슨 생각, 어떤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지 그들의 말로는 듣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내 밥줄이 달려있으니까... 누구도 사표 쓸 맘으로 차마 이야기할 수 없지 않은가?

그러니 제발... 책 좀 읽으시라.


위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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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만큼 아름다워지기 - 뉴욕의 런웨이를 지나 집으로 돌아온 소녀 이야기, 개정판
빅투아르 도세르 지음, 발레리 페로네 엮음, 서희정 옮김 / 애플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예전에 티브이에서 나 혼자 산다의 한혜진 이야기를 본 적이 있었다.

당시 내용이 패션쇼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운동하고(애플힙 만들기 위해 엄청 운동했다.) 주스 한 잔으로 한 끼 때우고, 또 운동하고 패션쇼장에 가서 옷을 입는데,

옷 핏을 위해 핀으로 사이즈를 잡으면서 찔리기도 하고, 짧은 쇼 시간 때문에 메이크업과 헤어를 동시에 받으면서 간단히 뭔가를 먹고....

(물론 잔뜩 차려진 음식들이 있지만 그림의 떡임.)

쇼가 끝나고 발에 안 맞던 신발 때문에 물집이 잡혀서 차에서 일회용 밴드를 붙이는 모습.

만신창이로 집에 돌아와 화장을 지우고, 냉장고에 식은 피자 한쪽을 데워서 다 먹냐 마느냐로 고민하고... (패션쇼 시즌이었음)

그 내용을 보면서 역시 탑 모델이라서 자기관리 장난 아니구나! 하고 넘겼던 기억이 있다.

왜 장황하게 한혜진 이야기를 할까?

바로 이 책. 죽을 만큼 아름다워지기를 읽으면서 빅투아르가 경험한 내용이 영상으로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전직 탑 모델인 빅투아르 도세르의 이야기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대입을 준비하던 빅투아르는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모델계에 입문한다.

잠깐 살펴보러 간 곳에서 모델 일을 확정하게 되고, 엘리트의 면접을 통해 유명 패션위크(밀라노, 뉴욕 등)에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된다.

물론 빅투아르의 신체 사이즈를 보고 주어진 미션은 90아래로 만들기.

그때부터 빅투아르의 처절한 다이어트가 시작된다.

그나마 포만감이 있는 사과 3알로 하루 식사를 마치고...

170이 넘는 키에 47킬로 그리고 신체 사이즈는 33으로 만든다.

(사진이 뼈밖에 남지 않은... 그래서 예쁘다기보다는 징그러웠다.)

 

늘 마음속 소리-불안감에 시달리고(그만 처먹어! 넌 너무 뚱뚱해!....ㅠㅠ)이곳저곳 미팅을 가고, 하루 종일 먹은 거라곤

사과 몇 알 혹은 야채 쪼가리가 전부다.

그렇게 빅투아르는 몸은 모델이 되어가지만 마음도 정신도 몸 상태도 처절하게 망가져간다.

처음에는 예의 바른 아이였지만, 계속되는 몸매 만들기 덕분에 빅투아르는 짜증과 욕, 몰상식과 막대 먹은 행동으로 하는 아이로 변해간다.

그나마 엄마가 옆에서 힘이 되어 주긴 했지만 이런 빅투아르를 말리기엔 역부족이다.

 

거기에다 모델을 단지 옷걸이나 마네킹으로 대하는 일부(아니 잘 대해는 주는 경우가 일부일 듯) 사람들 덕분에 빅투아르는 우울증까지 오게 된다.

먹고 토하거나 완하제(설사약)나 관장약 등을 섭취해서 뱉어내는 거식증까지 앓게 되고 자살기도를 하다 병원에 실려간다.

 

결국 빅투아르는 모델 일을 그만두고 3개월간 요양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금 자신이 원하던 꿈을 위해, 그리고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빅투아르를 단시간의 모델 몸매를 만들었던 마음속 소리(빅투아르는 자존감이 낮은 아이인 듯하다.)는

어떤 면에서 목표를 달성하는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주인공의 삶을 망가뜨리는 큰 역할을 했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것도 이 영향이 아닐까 싶다.)

그나마 빅투아르에게는 따뜻한 가족(조부모님, 부모님과 두 명의 동생, 그리고 고양이까지)이 있었기에 다시금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디든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은 맞지만, 빅투아르처럼 그렇게 사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다.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이 빅투아르를 정상에도 세웠지만 삶을 파괴시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는 게 놀라웠다.

너무 멋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탑 모델이지만, 그 뒤에는 꼭 백조 같은 처절한 몸부림이 있었다.

역시 어느 자리든 보기와 다른 냉혹한 현실과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

과연 이렇게까지 해서 탑모델이 된 듯, 자신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싶기도 했다.

너무 극단 적일지는 모르겠지만... 톱모델 혹은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 즈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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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 14년 차 번역가 노지양의 마음 번역 에세이
노지양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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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와닿는다.

 

배부른 소리일까?

배가 고프고 사는 게 팍팍하면 먹고사는 게 전부일 텐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은 그 단계를 넘어선 말일까?

 

책을 열기 전에 들었던 생각이었다.

14년 차 번역가 노지양. 80여권의 책을 번역했고, 번역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낸

첫 번째 책이란다.

 

반신반의로 읽기 시작한 책에서 공감을 꽤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는데...', '나도 그럴 때 기분이 별로였는데...'

 

 

 

뭔가를 사랑하면 내 기질도 바뀔 수 있을까?^^

 

에세이라서 어려움 없이 읽히지만 그럼에도 쉽게 넘길 수 없다.

때론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때론 화가 나기도 하고, 때론 미소가 지어지면서 읽다 보니

책의 끝부분에 닿았다.

 

 

 

역시 번역가라서 그런지, 매 페이지 시작이 영어였다.

그래서 다른 에세이보다 새로웠다.

물론 모르는 뜻도 많았지만(아래 설명이 되어 있거나, 마지막 페이지에 설명이 있다.)

읽다 보면 유추가 가능했다.

 

작가는 스포츠를 좋아하는지, 스포츠 관련 내용들이 꽤 되었고...

번역한 책 중 페미니스트 관련 책이 여러 권이어서 그런지 내용 중 한 부분을

자신의 이야기들로 채웠는데  역시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고 일을 하는 엄마여서

공감 가는 부분이 좀 있었다.

특히 혼자 책 보고 노는 걸 좋아하고, 결혼 전 조카에게 용돈 한 번 준 적 없고, 부모님 선물 챙기는 것도 잘 못하는 본인이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대학 동창 모임에서 두 딸을 데리고 온 남자 동창의 아이들이 낯설고 힘들어하는 걸 보고 먼저 다가가 말을 걸었단다.

아이들 역시 작가를 잘 따랐고 그렇게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웃으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엄마가 된 후 본인이 많이 바뀐 걸 느낀다고 했다. 

나 역시 작가처럼 유한 사람이 아니고, 따뜻한 배려를 잘 못하는 사람인데...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나도 바뀔 수 있을까?

책을 덮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번역가로써는 중견이지만, 첫 책을 낸 신참 작가라고 자기를 소개하는 작가.

다음 책은 좀 더 빨리, 좀 더 수월하게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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