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샤 아저씨 - 한 경영인의 삶과 여행에 관한 이야기
도용복 지음, 정수하 그림 / 멘토프레스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참 특이했다. 빠샤 아저씨라...

물론 그 궁금증은 책을 읽으면서 해결되었다.

책의 한 부분에 바로 책 제목과 동일한 내용의 소제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 도용복씨의 이야기다.

물론 저자가 빠샤 아저씨는 아니다^^;;

1장은 본인의 살아온 이야기가 들어있다.

6.25 전쟁 세대이기도 하고, 가난 때문에 월남전에 파병을 가기도 했던 그의 삶 이야기를 통해 그 힘든 시기를 버텨낸 용기와 자신만의 철학이 가득 펼쳐져 있었다.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이 배고픔의 고통이라고 말하는 저자.

어쩌면 너무나 많은 걸 당연하게 누리고 살아온 세대이기에, 그동안의 그런 이야기들은

마냥 따분하고 꼰대 같은 이야기로 치부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유 있고 부유하게 살고 있음에도 그때의 그 기억 덕분에 쌀 한 톨도, 땅콩 한 알도 그냥 버릴 수 없다는 저자의 한마디는 감사하지 못했던 내 삶에 은은히 스며드는 가르침이었다.

사실 우리 부모님보다 나이가 많은 저자인지라,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마치 무용담이나 현 세대를 향한 비난의 잣대로 쓰인 책은 아닐까 하는 의심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 장씩 넘겨갈수록 그런 내 생각이 기우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3장은 본인의 여행 이야기였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물론 그 안에도 여행지의 어디 어디 가 좋았고 하는 소개의 이야기가 아닌, 현지인들의

이야기, 자신이 경험하고 느꼈던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아무래도 경제적 상황이나 여러 가지가 우리보다는 낙후되어 있는 나라들로의 여행이라서 그런지, 부정부패와 뒷돈을 요구하는 내용들이 상당수 있었다.

그럼에도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다는 여행에서 몸소 체험한 이야기들을 통해 간접이지만 나 또한 색다른 여행을 한 것 같다.

보통 나이가 들고 은퇴를 할 때가 되면 몸 편한 여행을 찾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몸소 걷고 보는 여행을 아직도 즐겨 한다.

패키지보다는 현지에 살고 있는 가이드와 함께하는 여행을 말이다.

유명한 여행지가 아닌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여행을 했기 때문에 어쩌면 그 어떤 여행자의 여행보다 더 다이내믹하고 실제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 가득 담겨있는 많은 여행들(인생으로의, 타국으로의) 덕분에 내가 살고 있는 내 삶의 여행에도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곱 번째 배심원
윤홍기 지음 / 연담L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잘 만들어진 영화 혹은 드라마 한편을 본 기분이었다.

아마 현실과 닮기도, 또한 다르기도 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명구와 강윤호는 노숙자이자 친구 사이다.

출소한 강윤호는 자신의 자리에 누워있는 처음 보는 여자 노숙자를 발견하고 나오라 호통치지만 여자 노숙자는 들은 채도 안 하고 결국 그녀를 끌고 나가 폭행하여 죽인 후 호수에 던진다.

철새를 촬영하러 온 아마추어 작가에 의해 발견된 시체.

그리고 이 소설은 시작된다.

아무 백 없지만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인지부서로의 이동을 원하는 훈남 검사 윤진하.

경험 없는 생 날것의 여 변호사 김수민.

그리고 전직 대통령이자 이번 재판의 배심원으로 참여하게 된 장석주.

그들을 둘러싸고 재판이 벌어진다.

전 대통령의 등장부터 묘하게 누군가를 닮은 듯했다.

사실 나는 정치는 잘 모른다. 소설 속 장석주와 읽으면서 떠오르는 그전 대통령이 얼마나 비슷하게 묘사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잘 모르는 나조차도 그 인물이 떠오른다면 우연은 아닐 것이다.

물론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바가 있다.

그냥 그런 사건으로 묻힐 수 있었으나 배심원으로 장석주가 등장하면서 이 재판은 그 어떤 재판보다 주목을 끌게 된다.

어쩌면 범인이라 몰린 강윤호의 자백이 있기에 너무나 쉽게 승소할 거라 생각했던 재판은 인권 변호사 출신이었던 전직 대통령의 의견에 의해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고, 그날의 진실이 점점 밝혀지게 된다.

일반 배심원이 아니라 전직 대통령이기에 물론 그의 의견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지만 말이다.

전직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과 그 의혹을 진짜로 만들기 위한 물밑작업과 함께 대통령

몰래 일을 벌이는 주변인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경찰의 피의자 강박과 검찰의 회유까지...

가장 마음에 남았던 부분이 있다.

김수민의 이야기였다.

믿었던 자신의 은사와 전 대통령의 측근인 비서실장에 의해 소재가 불분명했던 증인 정명구를 찾게 되고, 증인 진술 직전 터진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 수사 관련 기사로 재판은 하루 미뤄진다.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교통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그 사실이 기사로 뜨게 된다.

김수민은 그 사실 앞에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을 표현한다.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그 어떤 장면 보다 제일 가슴 아팠던 부분이었다.

검사도, 판사도, 피의자도 그리고 죽은 여자 노숙자 꽃님이의 부모도 어느 누구도 진실하지 않고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에 급급했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갑갑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아직 믿을 수 있는 누군가가 남았기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소설.

영화화된다고 하니 영화 속 장면들은 얼마나 소설 속 세상을 담아낼까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밀어줄까? - JM북스
유키 슌 지음, 손지상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밀어줄까?" 그리고 누군가를 미는 듯한 여학생의 모습...

보통 누군가를 살해할 경우, 그에 대한 살"의"가 있게 마련이다.

아무 이유 없이 누군가를 살해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요즘 묻지 마 살인이 많아지긴 했지만, 그 경우에도 자신의 신병을 비관하거나 사회나 누군가에 대한 불만이 쌓여서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말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다 보면 그런 살"의" 없이도 살인을 할 수 있는 누군가가 등장한다.

비둘기의 잇따른 떼죽음에 대한 매체의 뉴스와 더불어 학교 조회 때도 비둘기 떼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타이라 잇페이와 그의 친구 토모야. 그리고 오랜 기간 등교거부를 했던 쿠자이 마유코.

그녀가 왜 오랫동안 등교거부를 해왔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시 가해진 왕따.

(이 책에는 그 왕따가 무엇보다 잔인하고 참 욱하게 그려지고 있다. 아마 왕따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인지라 더욱 그렇겠지만 말이다.)

얼마 후 같은 학교 출신인 류짱이 죽는다. 자살이라 이야기하지만 그 죽음을 목격한 토모야는 그날부터 등교를 거부하고 집안에 들여 박힌다. 그리고 토모야 외에는 딱히 친구가 없었던 잇페이는 하세켄이 주도한 일에 의해 왕따가 된다. 왕따가 되자 마유코가 왕따 속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학교를 다니는 모습이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잇페이.

전에 죽었던 히로, 류짱에 이어 하세켄까지 죽음을 맞이하고, 그들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사실에 가까워지는 잇페이.

결국 등교한 다음 날 토모야까지 죽게 되자 잇페이는 토모야가 죽기 전에 보낸 라인 메시지를 통해 진실에 한발 더

가까워지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지메라고 일컬어지는 집단따돌림(왕따)의 모습에 혀가 내둘렸다.

나 역시 학창시절 왕따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저 소설 속 이야기로 여겨지지만은 않았다.

작은 행동이라도 당사자에게는 치명적인 상처가 되는데, 소설 속 왕따는 너무 가혹하고 고통스러웠다.

책으로 읽는데도 식은땀이 나고 머리가 아플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왕따와 게임...

책 마지막에 진한 그 한마디가 아직도 여운에 남는다.

그 어떤 책보다 소름 끼치고 그래서 더 무시무시했다.

아마 이 책은 왕따를 주도한 가해자 뿐 아니라 그 모든 것을 보면서도 그대로 방치하고 방관한 그들 또한

또 다른 류의 가해자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얼마 전 보았던 웹툰 단행본 "연의 편지"가 겹쳐져 보였던 것은 왕따라는 단어 때문일까?

아니면 둘의 결말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하 식당의 밤
사다 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은하 식당의 밤이 되면 이야기꾼들이 모여든다.

동창이자 오랜 친구들 3인방 요시다 데쓰오(테루), 스가와라 후미(붐), 야스다 히로시(헤로시).

3인방은 이름이나 성격만큼이나 직업도 다르다.

경찰관도 있고,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음식점 사장, 컴퓨터관리 회사 직원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가게의 주인이자 마스터로 불리는 남자.

퇴근 후 저녁식사 겸 반주로 모인 3인방은 늘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물론 자신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주변에서 벌어진 이야기지만 말이다.

그렇게 한 편 한 편의 단편소설들이 모여서 이 책이 되었다.

3인방과 주인인 마스터는 매번 등장한다. 그리고 거기에 또 다른 인물들이 함께 등장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이 책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과거의 알고 있던 사람부터 동네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 속에는 각자의 삶의 모습과 여러 개의 이야기들이 이어져있다.

단편이기에 연결되는 것은 이야기를 나누는 3인방과 마스터 정도밖에 없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식당이라는

기본적인 장소가 같기에 동떨어져 보이지는 않는다.

은하 식당 속 이야기들은 과거로 가기도 했다가 현재로 오기도 했다가 시공간을 넘어든다.

덕분에 흡입력이 더 있었던 것 같다.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현재로 돌아오기에(거의 붐의 화장실 타이밍으로 이야기가 끊기긴 한다ㅋㅋ), 앞의 이야기를 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더 집중하게 되었던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등장인물들의 배경이 일본이라서 그런지 이름이 입에 붙지 않는다.

그래서 본명보다 별명이 익숙해진 것 일 수도 있다.

물론 이야기에서 펼쳐지는 주된 테마는 늘 "사랑"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사랑이 어떻게 이어져 가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은하 식당의 밤을 바라보는 묘미일 것이다.

어쩌면 익숙하고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다 보니 어느새 은하 식당 영업시간(저녁~밤)이 되어 있었다.

짧지만 따뜻하고 애틋한 이야기 속으로의 여행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은하 식당의 밤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민시팔이 하상욱과 카카오 프렌즈의 튜브의 만남은 역시나 신선했다.

한 줄의 시를 가지고 많은 것을 농축해내는 그의 시집 서울시 1.2권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박장대소했고 두 번째는 공감이 갔고, 세 번째는 눈물이 났다.

아마도 그 촌철살인, 한 단어에 새겨진 의미가 나에게도 웃어넘기기엔 웃픈 단어나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역시 이번에도 만만치 않다.

아마 튜브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 고스란히 문장과 어울려서 더욱 상승효과를 낸 것 같다.

6개의 주제를 가지고 펼쳐지는 시와 튜브의 조화 속에서 전보다 더 묵직한 공감과 눈물을 뽑아낸 것은 아마도 전처럼 밝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전보다 어른의 삶이 익숙해져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어쩌면 어른이기에 감수해야 한다고, 때론 "을"이기에, 좋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라는 갖가지 이유를 대면서 스스로를 괴롭혔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내가 이렇게 행동했을 때 피해 보는 누군가를 나보다 먼저 생각했었기에 말이다.

그래서 남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는 글 들 속에서 막연한 괴리감을 느끼기도 했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이기적인 사람의 모습을 하라고 부축이는 것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늘 당하고, 늘 참고, 늘 포기하면서 사는 것이 과연 나를 위해서 옳은가 하는 생각 또한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타인에게는 이기적인 사람이 안되려고 하지만 반대로 나에게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고 있었기에...

그런 글들이 상당히 있었다. 덕분에 생각의 전환이 되었다.

튜브와 하상욱의 시는 나에게 이야기한다.

더 이상 피해자가 되지 말라고...

또 한편으로는 그런 위해(몸이든 마음이든)를 가하는 가해자들을 향해 외친다.

이상 고따구로 살지 말라고...ㅋㅋ

아마 이 글이 위로가 되는 이유는...내가 까지(?) 못한 것들을 대신해주기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나에게도 충고를 날린다.

제발 그렇게 당하고만 살지 말라고...

더운 여름 스릴러만큼이나 속 시원한 글을 만날 수 있는 간접 휴가였다.

+ 동생(디자이너임)에게 보여줬더니 광폭하면서 100% 공감을 외쳤던 글.

(나는 이쪽 생리를 잘 몰라서 공감 못했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