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하시네요 - 상처받지 않고 웃으면서 써먹는 진상 격퇴술
엔카와 사토루 지음, 서라미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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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 주위에는 많은 서비스직 종이 생겨났다.

제조업을 제외한 상당수가 서비스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에 따라 서비스 직종의 어려움들, 일명 갑질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에는 법이 개정되어 감정노동자들에 대한 폭언이나 성추행에 대한 법령이 실행되고 있기도 하다.

왜 이런 고객 몬스터(갑질)들이 늘어난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매체에서 갑질에 대한 보도가 많아진 것과 함께 고객 제일주의라는 기업 신념을 가진 곳들이 많아진 것일 것이다.

거기에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스트레스받는 상황을 엉뚱한 곳에 분풀이하는 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이 책의 저자는 전직 경찰관이자, 대기업 유통회사에서 클레임 대응 업무를 했던 경험이 있다.

덕분에 그때 경험한 노하우들을 바탕으로 세미나와 강연 및 컨설팅을 하고 있다.

나 역시 서비스직은 아니지만, 전화로 고객의 클레임을 받은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그중 잊히지 않는 기억이 하나 있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우리 회사 대표가 활동하던 한 단체의 장이었다.

다짜고짜 전화를 해서 반말로 본인의 컴퓨터가 안되니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라는 것이었다.

당시 직원들은 먼저 들어온 업무들로 전부 외근 중이었고 사무실에는 나 혼자 남아 있었다.

상황을 설명하고, 최대한 빨리 들어오는 직원을 연결해주겠다고 이야기했지만, 그 사람은 막무가내였다.

그리고 끝내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면서, 내가 누군 줄 알고 이러느냐, 내가 보내라면 보낼 것이지 뭔 말이 그리 많냐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반말로 해댔다.

결국 전화를 끊고 벌렁거리는 가슴을 붙잡고 혼자 울었다.

나중에 상황을 전해 들은 회사 대표는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부당하게 화내고 욕 한 것에 대해 언급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를 들을 수는 없었다.

십여 년 가까이 지난 이 일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내 기억에 또렷하게 남은 것은 당시가 사회 초년생이기도 했지만

처음 당했던 갑질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고객 측면에서 정말 불만이 있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쁜 의도를 가지고(물품, 금품 등의 보상) 접근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또한 다른 일로 상한 심기를 엉뚱한 데 푸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당연히 참고하고, 사과를 하고 그에 따른 보상이 필요하겠지만 후자의 경우는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값질 고객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대응 방안이 자세히 나와있다.

아무래도 저자가 실제 업무를 했던 사람이라서 그런지, 단순한 이론적 이야기들이 아닌 실례를 통해 접근하기 때문에 공감도 많이 되고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응용력 또한 키울 수 있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불만을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이 어떤 측면의 사람인지(책에서는 1.2.3단계로 설명한다.) 구별할 센스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 설명해주는 23가지의 대응법을 통해 진상 값질 고객으로부터 직장도, 내 감정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값질 고객으로부터 시달리고 있는가?

이 책을 통해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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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황교익 지음 / 지식너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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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반신반의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방송에서 보인 저자의 이미지가 나에게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띠지에 빨간색으로 인쇄된 "치킨은 맛이 없다?"라는 말이 왠지 비위에 거슬리기도 했다.

거기에 첫 장에 나온 것은 내가 가장 애정 하는 "떡볶이!"

솔직한 말로 도대체 뭐라고 비평하는지 한번 보기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읽을수록 화는 나지만 어느 정도 수궁할 수밖에 없는 비평들이 펼쳐졌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도 아니고, 무턱대고 비평하는 것도 아닌 그에 따라 적절한 이유와 논리가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그 논리 중에는 정치적 논리 또한 들어있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니...

그가 비평하는 내용들은 맛에 대한 것도 있지만 붙여진 이름에 대한 것, 경제 논리에 대한 것 등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다. 떡볶이라는 이름이 틀렸다는 것(사실 우리가 좋아하는 떡볶이는 볶은 게 아니라 끓인 것이니 말이다.),

치킨의 맛은 사실 양념이나 튀김 맛이지 않느냐는 것(나도 치킨 좋아하는데... 사실 닭 자체의 고유 맛보다는 튀김이나 양념의 맛 때문인 것은 인정할 수밖에...) 등말이다.

물론 대놓고 한 음식에 대한 비평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기농이나 한식과 세계화에 대한 이야기 우리 민족 교유의 음식에 대한 것 그리고 정치적인 이야기들 또한 각 주제별로 나와있다.

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라는 제목이 이 책 안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매 장마다 느낄 수 있다.

특히 음식을 신화화 되게 만드는 데 생각보다 큰 정치적 힘이 등장하는 것 또한 볼 수 있다.

(이 책은 정치가 아니라 음식 비평인데 정치논리가 생각보다 자주 등장한다. 물론 저자는 음식을 문화의 개념에서 이야기하고 있고, 문화(음식)가 정치보다 위의 논리라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정치성을 띤 책이나 이야기들은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잘못하면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논리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갈수록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에...)

그럼에도 저자가 이야기하는 비평들은(보수보다는 진보 쪽에 가까워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 진보도 아니고... 자신만의 색이 확실한 것 같다.), 묘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그의 비평은 유쾌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덮어버릴 수 없는, 어느 정도 수궁이 가는 비평이었음은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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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유아식판식 - 아이를 식탁으로 부르는
오수정 지음 / 이덴슬리벨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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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로망 아닌 로망이 있었다.

블로그에 올라오는 동물 캐릭터 모양의 도시락들을 보면서, 언젠가 나도 엄마가 되면 이런 예쁜 도시락을 아이에게 싸주고 싶다는 작은 바람이라고 할까?

물론 엄마가 되고 나서 그 바람을 이루기에는 시간적인 제약이 있었고(워킹맘인지라), 무엇보다 큰 제약은 바로 내 손이 공손이라는 사실... ㅠ

사실 부쩍 동물과 캐릭터에 관심이 많아지는 연령대인지라, 평소에도 그림을 그려달라는 아이의 주문이 늘 난감했다. 보고 그려도 형태를 잘 알아볼 수 없는 그림 실력과 나름 예쁘게 놓는다 놨지만 엉망이 되어버린 미적감각 덕분에 내 로망은 가슴속에만 간직해야 할 지경이었다.

그러던 차에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캐릭터 유아 식판식』이라는 책이었다.

평소 저녁을 식판에 주고 있기에, 다른 도구(예쁜 그릇 등의)가 따로 필요 없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우선 나처럼 초보자 곰손 엄마에게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도구라던가, 예쁘게 재료자르는 법, 색 있는 밥 만드는 법부터 설명해줘서 좋았다.

물론 캐릭터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도구들이 있다.

캐릭터의 대부분이 얼굴인지라, 얼굴을 만들기 위한 김 펀치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처음부터 뽀로로나 코끼리같이 아이가 좋아하지만 난이도가 상인 도시락을 만드는 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별 이나 달같이 색 있는 밥과 랩 그리고 김 조금만 있으면 충분히 활용이 가능한 도시락부터 시작했다.

물론... 공손이기에 한 번에 그럴듯한 작품이 나올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모범답안이 있기에 엇비슷한 흉내는 낼 수 있었다.(여전히 캐릭터 도전은 좀 더 내공을 쌓아야 할 듯하다).

캐릭터 식판식이라지만, 역시 아이의 음식을 만드는 것이라 캐릭터를 제외한 음식들이 궁금했다.

캐릭터뿐 아니라 함께 차려진 음식의 레시피 또한 같이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밥뿐 아니랑 빵 도시락(샌드위치 등)에 대한 레시피도 함께 나와 있어서 소풍 갈 때도 꽤 요긴할 것 같다.

아무래도 캐릭터 도시락은 상당한 시간을 요한다. (특히나 곰손이 나 같은 엄마라면)

매일매일 색다른 도시락을 선물해주면 좋겠지만, 적어도 특별한 날 아이를 위한 선물로 준비하면 100점 엄마가 될 것 같다.

(우리 따님은 요즘 이 책 보는 재미에 빠져서 늘 읽어달라고 보챈다. 특히 코끼리 도시락을 먹고 싶다고 주문을 한

상태인지라... 조만간 쉬는 날 큰마음 먹고 도전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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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최유리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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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존감이 낮은 편이다.

몇몇 사건이 그런 원인을 제공했고, 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어린 시절부터 내 안에는 '~를 하면'혹은 '~때문에'를 이루어야 내 가치가 증명된다는 생각이 꽤 깊이 자리 잡았던 것 같다.

덕분에 수능 점수가 기대 이하로 나왔을 때, 낮은 자존감 덕분에 완전 하향지원한 학교에 입학했을 때, 이력서를 집어넣은 곳마다 떨어졌을 때, 친구들과 학벌. 회사 등이 비교당했을 때...

그 어느 때보다 좌절하고 극단적인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다.

나 역시 저자의 샤넬 백처럼 내 학벌, 내 직장, 내 연봉, 내 가족이 나를 인정하고 높여줄 동아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최유리의 책이 나에게 와닿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물론 나는 명품족도 아니고, 명품 가방은커녕 명품이라 이야기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제목의 샤넬 백은 스스로를 대단한 것 같이 느끼게 해주는 매개체다.

명품 백, S대, 대기업 등이 바로 그 예 일 텐데 그런 마크나 로고가 마치 그 사람의 가치를 대변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저자나 나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것 또한 사실이다.

타인에게 존경받고 싶고, 우쭐하고 싶고, 척하고 싶은 것의 내면에는 나 자신이 그런 지위나 로고 없이는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 말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들 속에서 이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로고를 벗었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나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내가 누구인 지를 아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입고 싶은 것, 내가 행복한 것을 찾는 삶이 로고를 찾아 사는 삶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저자는 이미 가진 것(S대, 박사과정, 명품 백 등) 들이기에 쉽게 말하는 것은 아닐까 말할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그런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의 행보를 봤을 때 이 책의 내용이 뜬 소리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책을 읽기 시작하며 그녀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 "~척"할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한 것에 후회하지 않는지 말이다.

그녀는 오히려 지금이 행복하다고 한다.

패션 힐러(패션+ 힐링, 누군가의 정체성 찾기와 정체성 입기를 돕는 사람이라는 뜻의 합성어)로 오늘도 당당히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 삶의 샤넬 백은 무엇일까?

나 또한 샤넬 백을 버리고, 나는 누구인가에 좀 더 집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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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나를 집어삼키지 않게
제니 재거펠드 지음, 황덕령 옮김 / 리듬문고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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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엄마의 죽음은 어떤 의미일까?

제목만큼이나 가슴 아프지만, 그래서 더 여운이 남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의 주인공 사샤는 얼마 전 엄마를 잃고, 아빠와 둘이 사는 여자 아이다.

학교를 다니고 있고, 짝인 멜타와 친하다.

사샤에게 엄마의 부재는 덤덤한 척하지만 상당히 큰 상처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사샤는 엄마처럼 되지 않기 위해(사샤는 죽음이 삶에 실패라고 생각한다.) 슬픔이 사샤를 삼키는 걸 막기 위해 자신만의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그 목표를 하나하나 이루어가려고 한다.

살아남기 위해(=성공하기 위해) 사샤는 7가지의 목표를 정한다.

머리카락 다 잘라버리기, 살아있는 것 키우지 말기, 책 읽지 않기, 밝고 화려한 색깔의 옷만 입기,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기, 산책 피하기 그리고 코미디 퀸 되기.

엄마와 반대되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지만, 사샤는 모든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다.

오히려 목표를 이루기 위해 행동하다 보니 엄마를 더 이해하고 닮아갔다고 할까?

어쩌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이런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무엇보다 엄마의 죽음.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라는 사실이 사샤에게 다가오는 여파가 상당히 큰 것 같다.

특히 주위에서 사샤를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엄마의 죽음에 대해 말을 건네오는 것이 아이에게는 오히려 더 큰 충격이고 상처가 되었을 것 같다.

사실 나는 자살을 반대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물론 자신의 인생이고, 자신의 결정이지만 그 선택으로 인해 남겨진 사람들이 받게 될 상처와 아픔은 누가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설령 그게 우울증 같은 병에 의한 것이라도 말이다.

조금씩 엄마를 이해하고 성장해가는 사샤이지만,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 만은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이 참 가슴 아팠다. 물론 그런 딸을 두고 떠나 앞으로 아이의 성장을 지켜볼 수 없는 엄마 또한 안타깝긴 하지만 말이다.

아이의 성장과 엄마의 부재 그리고 죽음.

많이 무거운 주제지만 그럼에도 사샤라는 아이 특유의 밝은 기운이 가득하기에 그리 무겁지만은 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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