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 잘될 거야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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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차 직장인이다. 그리고 워킹맘이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 걱정 마, 잘 될 거야를 보면 내가 경험했고, 경험 중이고, 경험할 이야기가 나오는

기분이 든다.

2년 차 직장인 마리코, 12년 차 직장인 마리코, 20년 차 직장인 마리코.

이름은 같지만 자라온 환경도, 회사 내 업무와 입지도 재 각각인 세 명의 여성.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이 이 만화의 주 내용이다.

 

일본 만화라고 하지만, 역시 직장을 그리고 있어서 그런지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2년 차 마리코를 보면서 내 옛 모습이 떠올랐고, 12년 차 마리코를 보면서 현재의 내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고, 20년 차 마리코는 내가 계속 직장을 다니게 된다면 미래의 내 모습이 될 것 같았다.

 

나 역시 신참 때는 나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착각을 했었고, 현재는 어느 정도 승진과 직장 안에 입지를 다지고 있긴 하지만 후배와 선배들의 눈치 속에서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물론 신참 때는 내가 윗사람이 되면 누구보다 제 역할을 잘 해낼 거라는 착각이 심했기도 했다.

막상 중간 관리자급이 되고 나니, 차라리 신입사원 때가 편했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

 

짧은 만화지만, 그 안에 나누는 대화나 내용들을 보면 서글프기도 하고, 누군가는 나를 저런 식으로 판단하기도 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걱정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나도 내 선임들을 저런 식으로 매도(?) 하기도 했었다는 생각에 민망함과 옛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 한다는 속담이 이 만화를 보는 내내 들었다.

3명의 주인공 마리코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상황을 볼 수밖에 없기에, 내뱉는 이야기나 생각하는 내용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되고 있기에 오히려 더 공감이 많이 갔던 것 같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여러 번 접했지만, 볼 때마다 개인의 감정을 만화에 어떻게 이리 잘 표현할까 싶었다.

아마 이 만화가 공감이 간다는 것은 실제 우리의 삶 또한 비슷하다는 이야기인지라 웃프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 위로 아닌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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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5-02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 경제 편 - 행복한 지구 생활을 위한 경제생활 십계명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이경덕 지음 / 사계절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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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내용도 독특하다.

외계인이라... 첫 페이지부터 정말 이런 일이 있을까 싶게 쓴 저자의 글을 보고 유쾌하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외계인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고리라는 행성에 가보고 싶을 정도로 그들의 별(?)은 지구보다 살기 좋은 곳인 것 같다.

그럼에도 지구에서 살기 시작한 그들을 위해 친절하게 지구 설명서를 작성하는 센스를 보아 하니,

자신의 별에서 꽤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지구인인 내 눈에도 우리의 경제생활을 나보다 더 정확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지구인에게도 좋은 안내서가 될 듯하다.

 

경제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어렵고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실례를 통해 접근하면 한층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간중간 사진이라 그림도 들어있고, 보고서이기에 말투가 조금 딱딱하긴 하지만 어렵지 않게 풀어져 있기 때문에 어른은 물론이고,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부담이 없어 보인다.

지극히 경제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경제와 관련 있는 인문학적 접근이 같이 이루어지다 보니 경제 소개서보다는 우리 경제의 문제점이나 발전방향(외계인의 별과의)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여러 분야의 지식을 함께 아우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보고서의 형태를 취하지만 그 안에 문제 제기가 있어서 그런지 그런 질문들과 답을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어서 한결 몰입이 되었다.(마치 고리별 외계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구인들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할까?)

 

경제의 많은 것 중에 신용이 첫 테마인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물론 단지 믿음의 성격이 아닌, 나라 안에 거래를 위한 제 일의 조건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바가 없지 않지만 말이다.

어쩌면 처음 경제(혹은 거래)가 시작되었을 때, 내게 없는 걸 상대와 바꿔쓰는 물물교환의 형태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좋은 의도에서 점점 변질된 현재의 경제는 아마도 "내 이익이 먼저"를 넘어서 "나만 많이 가지면 돼"라는 인식이 강해진 탓이겠지만 말이다.

 

다시금 돌이킬 수 없는 현재를 살고 있지만, 다시금 고리별의 외계인이 느끼기에도 아름다운 지구별의

모습에 걸맞은 포용과 이해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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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사막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김정완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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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막에 대한 동경 아닌 동경이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와 그 안에 있는 작은 오아시스. 끝없이 올라가는 낮 기온과 끝없이 떨어지는 밤 기온...

언젠가 한 번은 사막을 여행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동경은 중동이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 배타적이고, 종교적인 그들의 삶이 내심 궁금했다.

아마 여러 가지 제약이 많고 아직도 위험한 나라들에 속하는 곳들이라서 아무나 범접할 수 없기에 그런 동경이 생긴 듯 하지만 말이다.

 

그런 내게 가보지 못한 나라를 여행하는 기분을, 그곳에서의 삶을 보여주는 책 한 권이 생겼다.

바로 "만약 사막을 만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혼을 하고 영국인 남편을 따라 사우디에 가서 3년가량을 살았다.

모든 것이 낯설고 이질적인 그곳에서의 삶에 대해 저자의 눈을 통해 본 사우디는 사실 내가 동경한 것만큼 멋진 곳이 아니었다.

 

정말 아직도 이런 나라가 있을까? 정도의 심한 남녀 차별이 아무렇지 않게 존재하는 나라였다.

사실 어느 정도 인지는 하고 있었는데(아바야나 히잡을 쓰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ㅠ),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1/100 정도도 안 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를 옹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 태어난 것을 감사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여자의 삶은 너무 비참했다.

첫 장면부터 사실 가슴이 답답하기도 했다.

사람이 죽어가는데, 단지 여자이고 아바야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길 속에서 죽어가야 했던 2002년 마카 여학교 화재사건이

사우디가 아니라 다른 나라였다면 절대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이 그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바야는 기본이고 모든 것을 남성에 의해 시도하고 해결해야 할 지경이었다.

또한 외국인이라도 자유롭게 나라 밖으로 나갈 수 없기도 했다. 정부의 허락(출국 허가서)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 또한 상당히 놀라울 뿐이었다.

 

한국에서 큰 상처를 안고 그 먼 곳으로 떠난 저자의 마음이 어땠을까 감히 상상해본다.

저자의 눈물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았다.

두 자녀를 한국에 두고, 이혼녀라는 타이틀로 인해 숨 막히고 본이 아닌 차별을 받고,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기에 문화가 너무나 다른(아니 너무나 배타적인) 곳에서의 생활도 외국인 남편과의 재혼도 모든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그곳을 떠난 후에도 그녀는 그곳에 대한 기억과 그곳에 남겨진 그녀들의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역시 사람은 동경만으로 살 수 없다. 또한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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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프랑스
경선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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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것은...?

고등학교 때 3년간 배웠던 제2외국어(하지만 인사 두세 개 외에는 기억나는 게 없다.), 바게트 빵을 넣고 달리는 자전거, 에펠탑과 파리...

그리고 친했지만 10여 년 전에 프랑스로 유학 간 언니.

 

이 책은 저자의 프랑스 유학기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프랑스에서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로 그린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언니의 모습이 계속 겹쳐졌다.

매년 방학 때마다 잠깐 들어오는 언니는 늘 바빴다.

있는 동안의 쓸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부지런히 했고, 모자란 뭔가를 채우기 위해(감정이든, 음식이든, 지인과의 만남이든)

늘 분주하게 살다가 또 연락도 없이 훌쩍~떠나버렸다가 다음 해 그즈음에 소리 소문 없이 다시 들어왔다가 또 떠난다.

언니에 대한 기억은 늘 에스프레소를 마셨다는 것이 제일 진한 기억이다.

왜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마시냐는 내 질문에 언니는 웃으며 "그게 가장 싸서, 마시다 보니까 이제는 습관이 되었네."라고 얘기했었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경험한 건 아니지만 언니가 생각나서 한참을 울기도 했던 것 같다.

내가 나고 자란 한국에서의 삶도 그리 쉽지 않고 팍팍하기만 한데...

내 주변에는 가족도 친구들도 있음에도 가끔은 위로받을 곳이 없어 막막하기만 한데...

언니는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저자처럼 그렇게 힘든 생활을 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자의 모습 속에서 또 다른 희망을 보기도 했다.

한국이었다면 그냥 지나칠 일들이나 용기 없음을 탓하며 불편함을 감수하기만 했었을 일들에 도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더 많은 용기와

변화와 도전을 했다는 것일 테니 말이다.

 

그동안 어떤 책도 이렇게 실제적인 이야기를 그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보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안타까움 반, 대단하다는 생각 반 이런 마음을 가지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겼던 것 같다.

그곳에서의 삶에 많이 지쳐있는 모습이 곳곳에 그려져 있어서 안쓰럽기도 했다.

 

이번 여름에도 언니는 한국에 들어올 것이다.

그때 이 책을 꼭 선물하고 싶다.

언니의 프랑스에서의 삶과 얼마나 닮아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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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 - 과민성 까칠 증상의 마음평안 생존법
나가누마 무츠오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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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민하다. 까칠하기도 하다.

덕분에 뭔가 고민이 생기면 잠을 못 자는 건 태반이고, 얼마 전에도 회사에서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닫히려는데 막 뛰어가서 타는데 같은 회사 직원이 막 웃는 걸 보고 나를 보고 비웃는 것 같아서 상당히 기분이 상했던 기억이 있었다.

물론 나 때문에 웃는 게 아니었다는 걸 알았지만 말이다.

 

어쩌면 별거 아니라고 넘길만한 일들에도 스트레스받고 고민하기도 해서 늘 집에 오면 떡실신

지경에 이를 때도 많았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중증은 아니지만 나 역시 HSP(Highly Sensitive Person, 매우 예민한 사람) 적인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읽는 내내, "맞아맞아!" "와! 왠일이니~"를 반복하면서 말하는 나 자신을 보고 사실 좀 당황하기도 했다.

내가 좀 예민하긴 하지만 내 얘기가 반 이상일 줄이야...ㅠ

 

단지, 소심하기에 자존감이 낮기에라고 치부했던 나 자신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HSP는 마냥 불편한 점만 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장점도 꽤 많았다.

공감을 잘하고, 상대의 감정을 잘 살필 줄 알고 직관이 뛰어나는 것 말이다.

(어느 누구나 단점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개인적인 의견인데...

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은데 특히나 현악기를 전공하는 친구(그중에서 단연 바이올린!)들이 상대적으로 HSP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는 모르지만 악기가 작아질수록(바이올린<비올라<첼로<콘트라베이스) 소리에 더 예민하고 더 높은 음을 내기에 좀 더 예민하고 날카로운 성향을 갖게 되는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물론 내 사견일 뿐이지, 뭔가 증명되거나 자료를 조사한 것은 아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HSP라고 주눅 들지 않기를, 스트레스받지 말기를, 스스로를 좀 더 따뜻하게 대하기를 주문한다.

물론 자신의 성향이 어떤 쪽인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좀 더 편안한 삶을 위한 해결방안까지 제시해주고 있어서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구체적인 내 HSP을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5명 중 1명이 HSP라는 사실에 위안 또한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스스로에게 좀 덜 예민하게 굴고, 모든 것이 내 탓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좀 덜 가져보기로 마음먹었다.

과거의 실수를 곱씹는 습관 역시 저자의 조언처럼 제3자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물론 마음먹은 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겠지만 말이다.

 

HSP는 병이 아니다. 또한 어쩔 수 없는(저자의 예처럼 백합이 장미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내 모습이기에 스스로를 너무 옭아매지 않아야 한다는 것 또한 적지 않은 위로가 되었다.

세상의 예민하고 까칠해서 늘 에너지가 빨리는 그대들이여!

우리 모두 용기를 내서 내일은 조금 더 편안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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