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드라이버
우선자 지음 / 하영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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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가지고 생활을 하고 있지만, 매일의 삶이 쉽지 않다.

지금까지 별다른 어려움 없이 평탄할 삶을 살아왔음에도 예상치 못한 순간의 일들에 좌절하고

원망하고 불만을  가지고 살 때가 많다.

만약 내가 이 책의 저자 우선자님의 삶을 살았다면 아마도 나는 일찍 세상을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살아온 삶 하나하나가 너무 힘들고 소위 말하는 굴곡진 삶이었기에 그녀가 이야기하는

감사는 누구도 고백할 수 없는 진정한 감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병과 큰아버지로 인해 온 가족이 거리에 나앉게 된 시점부터 저자의 삶은 참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동생들을 돌보고 아픈 어머니까지 돌보면서도 그 삶을 버텨낸 대단한 큰딸이었다.

성폭행으로 임신을 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 저자는 그 이후부터 남편의 폭력과 가난으로 더 심한 고난을 겪게 된다.

그 외에도 인생의 고비고비마다 어떻게 그 시기를 겪어낼 수 있었는지 사실 이해가 어려웠다.

여러 번의 자살 시도 때마다 그녀 옆에는 그녀를 돕는 도움의 손길들이 있었다.

지내놓고 보면 그 손길이 바로 그녀를 향한 하나님의 sos였다는 고백은 그 삶을 살아냈기에 할 수 있는 고백이었으리라.

삶의 고난의 순간마다 그녀는 여러 종교들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것에서도 진정한 치유와 감사를 경험하기 힘들었다.

아들의 권유로 나가게 된 교회에서 그녀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신앙을 가졌다고 바닥인 삶이 갑자기 확 올라가지는 않았다.

어쩌면 남들이 보기에 여전히 흙길인 삶이지만 그 속에서 그녀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녀의 지난 과거의 고난의 삶을, 그 삶을 살게 한 그 원수 같은 남편마저도 용서하고 포용할 수 있다는 것.

운전을 하면서 이혼한 자녀의 손주를 키우고 자신의 삶을 일궈가면서도 감사할 줄 아는 삶을 산다는 것.

그 모든 고난의 삶을 감수하고 끝내는 인생을 이끌어가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것.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사실 쉽지 않은 삶인 것은 분명하다.

이 책은 저자의 신앙고백이 담긴 인생의 이야기지만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들이 읽어도 충분히 감동될 것이다.

또한 그녀만큼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보지 않은 나에게 많은 자극이 되었다.

감사는 내 삶이 편안하고 안정돼서 가 아니라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그녀의 삶에 더욱 귀한 열매들이 가득하기를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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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어린, 어린왕자 - 어느새 어른이 되고 만 우리에게, 별에서 온 편지
어린왕자 지음, 오차(이영아) 그림 / 프롬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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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에 대한 내 기억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까칠하고 자신만의 생각이 뚜렷하다는 것이 처음 떠오르는 생각이다. 그리고 길들여진다는 단어도 떠오른다.

어린왕자 이야기를 처음 만난 것은 교과서였다. 당시 국어책에 어린왕자와 여우의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어른이 돼서 만난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그때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아마 어른의 입장에서 어린왕자를 보게 되어서 그런 걸까?

이번에 만난 어린왕자는 기존 어린왕자에서 등장인물이나 성격 등의 이야기는 가지고

왔지만, 조금은 다른 어른이 되어버린 그 시절 친구들에게 어린왕자가 하는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위로가 되는 글도, 친구로서 따끔하게 주는 조언들도 들어있다.

물론 조금은 까칠하고 에둘러서 말할 줄 모르는 어린왕자인지라, 따끔한 이야기가 더 많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이 상처가 되기보다는 부끄러움을 일으킨다면 그 이유는 어린왕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다.

엄마가 되고 나서 아이에게 많이 하게 되는 말이 바로 "~하면 ~해줄게"이다.

당장의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 조건을 걸면서 이야기했던 것이다.

근데 생각해보면 비교만큼이나 이런 말을 싫어했던 것 같다.

하기 싫은 데 보상이 달콤해서 할 수 없이 했었던 경우가 꽤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싫어했던 말을 엄마가 된 지금 내가 하고 있다는 사실... ㅠ

어린왕자가 아니었다면 나 역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고 넘어갔을 내용이었다.

가끔은 어린 시절 내가 좋았거나 싫었던 것을 써놨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그 감정과 행동들에 대한 생각이 퇴색되기 때문이다.

어린왕자 덕분에 잠깐이나마 그때의 감정과 생각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종종 이 책의 도움을 받아야겠다.

나는 변하지만 어린왕자는 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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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 죽음과 죽어감에 관한 실질적 조언
샐리 티스데일 지음, 박미경 옮김 / 비잉(Being)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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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지나면 우리에게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름 앞에 "고(故)"라는 글자가 붙는다.

며칠 전 중견 연기자가 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다. 우울증이었다고 하는데, 그녀는 개봉을 앞둔 영화도 있었고, 다음 날 출연하기로 한 연극 무대도 앞두고 있었다.

죽음이 삶 위로 덮이는 순간 더 이상 그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아마 죽음이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두려운 단어일 것이다.

한편, 누구나 죽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그 단어가 주는 부담감이나 두려움이 적어도 당장은 나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이 책의 소개 글 한 줄이 참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죽음은 절대 IF 가 아니다 그것은 WHEN이다.

그렇다. 죽음은 누구도 비껴갈 수 없다.

하지만 죽음은 언제나 두렵다. 분위기적인 것도 있고, 경험해보지 않은 미래라는 것도,

막연한 두려움이나 죽음 이후의 일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하지만 어느 것도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대한 무서움이 병적이었다.

동네에서 상(喪)이 나면 장례가 끝날 때까지 잠도 못 잤고, 밥도 못 먹었다.

지금이야 장례식장 혹은 병원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노란색 큰 등을 문 앞에 걸어놓고 집에서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마 내가 처음 경험한 죽음에 대한 기억이 어린 기억에(내 최초의 기억-시신을 본-은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충격적이어서 그런지 죽음은 나이가 든 지금까지도 두려움과 무서움을 동반한다.

이 책 역시 그 죽음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기록되어있다.

요즘 한참 이슈가 되는 연명치료나 존엄사에 대한 부분도 있고, 죽음에 이르는 단계(죽어감, 죽음)에 대한 설명도 있다. 물론 시신에 대한 이야기나 애도에 대한 이야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저자는 직업적으로 죽음을 자주 목도한다. 그럼에도 죽음은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는다.

특히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일수록 그(녀)의 죽음을 인정한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야기한다.

객관적으로 죽음을 이야기하고, 이런 단계를 거친다는 지식적 이야기와 함께 나의 죽음(그리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에 대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한다.

또한 결혼이나 삶의 계획처럼 나의 죽음이 어떤 모습이었으면에 대한 이야기도 전한다.

물론 죽음과 가까이 있는 연명치료나 장기기증 혹은 조력사(존엄사)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특이점이라면 작가가 불교도라서 그런지 관점 자체가 불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꽤 되었다.

죽음은 쉽지 않다. 하지만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누구나 무조건 겪어야 할 부분이다.

단지, 그때가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많이 무거운 주제임에도 꼭 필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죽음에 대해 한번 즈음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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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 대장 버티 3 - 트림 편 코딱지 대장 버티 3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앨런 맥도널드 글, 고정아 옮김 / 아이들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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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에 대한 기억은 누구나 있겠지만, 나 역시 코딱지에 대한 기억이 상당히 오래다.

태어나길 비강이 좁게 태어난 관계로(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숨쉬기가 불편해서 입으로 숨을 쉬고 콧속 이물질을 다른 사람보다 훨씬 불편하게 느낀단다.

덕분에 코딱지 파기는 습관 아닌 습관이 되어버렸다.

어린 시절은 그 짭짤한 맛(?)을 좋아해서 꽤 오래 먹기도 했던 것 같다.

이런 흑 역사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코딱지 대장 버티의 3권이 드디어 나왔다.

1.2권을 이미 읽어보았기에(https://blog.naver.com/grace83724/221527760212 참고),

물론 장난의 정도가 좀 더 세졌다고 할까?

여전히 버티는 창의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한대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른들의 눈으로 보자면 지저분하고, 당황스럽고, 때론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아이의 눈으로 보자면 유쾌하고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친구일 것이다.

트림에는 작은 이야기가 4개 들어있다.

급식 반찬이 맘에 안 들어서 급식 거부를 외치다 외면받자 강행한 샐러드 업그레이드(?) 이야기,

버티가 좋아하지 않는 누나의 친구의 등장으로 방을 빼앗기게 된 버티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

그리고 버티만이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의 발명품까지...

이제는 아이의 입장이 아니라 엄마의 입장이라서 그런지, 버티의 행동들에 대해 사실 웃고 넘길 자신이 없긴 하다.

아무래도 어른이 되면 그 상황의 즐거움을 보기보다는 외부의 인식해야 할 눈이 상당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럼에도 버티를 응원한다.

버티이기 때문에 불의하고, 불편하고, 부당한 상황에 대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에 말이다.

자신들도 싫어하는 음식을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아닌 척,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강요하는 어른들의 이중적 모습이나, 압수한 간식을 나눠먹으면서 험담을 하는 모습, 친구의 집에 왔으면서도 자신의 집인 양 무례하고 예의 없이 구는 모습, 버티의 의견 존중 없이 일방적인 통보나 강요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이 모든 것에 대해 버티는 괴상한 행동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일 수 있다.

단지 조금 더 기발하고 아이답게 표현한다는 것뿐.

아마 나이가 들수록 버티의 모습이 부담스럽고, 걱정되고, 때론 불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더 틀에 갇히고 아이보다는 어른에 모습이 되었다는 뜻이겠지만 말이다.

여전히 버티는 사랑스럽고, 유쾌하고 말릴 수 없는 아이다.

그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어른이 되어서도 유쾌하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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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푸가 - 철학자 김진영의 이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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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작에는 끝이 있다.

사랑도, 만남도, 연애도, 결혼도 말이다.

끝이 없는 시작이 과연 있을까?

졸혼이나 헤어짐, 이혼 등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인생은 유한하지 않기에 언제가 될지 모를 끝을 향해 하루하루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물론 모든 시작에 끝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 끝은 그 모든 때가 지나고 끝을 경험한 후에나 느낄법한 이야기니까 말이다.

어쩌면 인생의 끝을 경험한, 이제는 그리워해야 할 위치에 있는 그의 글인지라 더 끝이 진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닐는지...

사랑의 기억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사랑의 때, 한참 좋을 때를 보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할 만한 것이 많다.

여기서 사랑이란 단지 남녀 간의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우정도, 가족의 사랑도, 호감이나 관심도 모두 포함하는 감정이다.

사실 어려운 내용들도 상당했다.

인용되는 부분도 많고, 철학자의 글이라서 그런지 생각을 하게 하는 깊이 있는 글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그 안에 들어있는 글을 읽다 보면 내가 그동한 했던 많은 끝과 이별의 이야기와 겹쳐지는 것이 많았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여럿이었는데, 그중 여운이 제일 많이 남는 이야기가 있었다.

사랑을 하게 되면 내 존재는 두 개가 된다.

원래의 나와, 너와의 만남으로 인해 너의 영향을 받은 나.

너와의 이별은 그렇게 만들어진 나와의 이별이기도 하기에 네가 떠나고 나면 그 부재의 자리에 두 존재가 남겨진다.

그래서 내게 오래 영향을 미친 사람일수록 그 끝은 더 큰 상실감을 준다.

시간이 흐른 후에 돌아봐도 너에 의해 남겨진 나는 이별을 머금고 있다.

살면서 경험하는 많은 이별과 끝에서 담담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저 그 감정 그대로 오롯이 안고 참아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오랜 상실감을 가진 누군가뿐 아니라 끝을 경험한 누구라도 공감이 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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