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 행운의 갈림길 2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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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은 아이를 위해 보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내가 더 팬이 된 책이다. 시즌 1이 20권으로 완결된 후, 시즌 2가 다시 시작되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시즌 1도 아직 9권까지밖에 못 읽었는데, 새로운 시즌이 나와서 궁금했는데 벌써 시즌 2의 두 번째 책을 만나게 되었다. 여전한 우리의 전천당 주인 베니코와 스미마루를 오랜만에 만나니 반가웠다. 시즌 1에서는 요도미의 화앙당이 전천당과 베니코를 괴롭혔는데, 이번에는 선복 서점이라는 이름의 서점과 주인인 후다쓰가시라 젠지가 등장한다. 악역이라기에는 뭔가 좀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게, 손님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주인이기 때문이다. 근데, 프롤로그의 마지막 줄의 진짜 의미가 궁금해진다고 해야 할까? 아마 이번 시즌에서는 선복 서점과 전천당 사이의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젠지는 너무 마음이 약해서, 자신이 권해준 책이 뭔가 좋지 않은 상태로 다시 돌아오는 것에 큰 상처를 받고 휴업을 하기도 한다. 문제는 얼굴을 똑같이 생겼지만, 마음은 전혀 다른 젠지의 쌍둥이 형 가이치가 악의 축이 될 것 같다. 가이치도 뭔가 다른 일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는 아직은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이번에도 전천당을 찾는 행운의 손님들이 있다. 시즌 1과 다른 점이라면, 전천당과 선복 서점이 양 갈래 길에 있다 보니 전천당을 찾으려다 선복 서점을 찾거나 그 반대의 경우인 손님들이 등장해서 양쪽 가게의 이야기가 책 한 권에 다 들어있다는 데 있다. 사실 베니코는 선복 서점의 존재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행운의 동전이 아무런 변화가 없는걸 보고 의아해 하긴 한다. 그래도 천하의 베니코이기에, 자신의 가게의 과자들을 손님들이 직접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다른 것과 교환을 한 것 아닌가? 하는 말을 하는데 역시!! 대단하다 싶다) 사실을 어렴풋이 짐작하기도 하다. 책 안에 내용 중 기억에 남는 것을 꼽자면 5살 이지리야마 류마가 구입한 인사말 손지갑이었다. 평소 숫기가 없어 먼저 인사하는 걸 무척 힘들어하는 류마는 고민이 많다. 인사성이 없다는 것을 넘어서 가정교육까지 운운하는 소리를 듣다 보니, 어린 나이에도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인사가 부담스러워 유치원으로 가는 버스 앞에서 도망을 친 류마는 우연히  전천당이 있는 골목에 다다른다. 류마의 고민을 들은 베니코는 인사말 손지갑을 권하는데, 인사말 손지갑에 자신이 원하는 말을 적어서 넣으면 그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아직 글자 쓰기가 서툰 류마에게 베니코는 직접 인사말을 적어서 넣어준다. 유치원으로 향한 류마는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인사를 한다. 류마의 인사를 받은 선생님들은 감격을 할 정도다. 하지만, 친구들은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류마에게 왜 갑자기 인사를 잘하게 되었는지를 캐묻는다. 결국 마모루에게 인사말 손지갑의 이야기를 하게 되는 류마. 그리고 집으로 가기 전, 인사가 아닌 욕설이 류마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아무리 하지 않으려 해도 계속 욕만 나오자 류마는 당황하고, 선생님을 비롯한 친구들도 류마의 말에 놀란다. 하지만 류마는 억울하기만 했다. 알고 보니 류마의 이야기를 들은 마모루가 무토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했고, 무토가 욕을 쓴 쪽지를 인사말 손지갑에 넣어둔 것이었다. 다음날 지갑까지 사라지자 류마는 고민에 빠진다. 과연 류마는 다시 인사를 할 수 있을까?


전천당의 장점은 짧은 이야기 안에 교훈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과유불급에 대한 이야기들을 여기저기서 만나볼 수 있었다. 전천당의 과자만큼이나 신기한 능력을 지닌 선복 서점의 책들을 읽고 난 손님들이 겪는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흥미를 자아낸다. 말미에 젠지의 형 가이치가 동생의 복수를 위해 벌이는 행동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렇게 끝나면... 3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데...! 역시 이번에도 전천당의 이야기는 중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또 깨닫게 된다. 3권이 너무너무 기다려진다. 우리의 베니코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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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천문학 수업 - 블랙홀부터 암흑 물질까지, 코페르니쿠스부터 허블까지, 인류 최대의 질문에 답하는 교양 천문학 드디어 시리즈 8
캐럴린 콜린스 피터슨 지음, 이강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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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하늘을 보면서 참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쳤었다. 달에서 정말 토끼가 절구질을 하고 있을까? 밤하늘에 반짝이는 달을 정말 딸 수 있을까? 등 지금 생각하면 참 말도 안 되게 느껴지는 내용부터 우리의 공상이 실제로 일어나는 내용까지 다양한 천문학의 이야기들은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낸다. 사실 어느 학문이든 조금만 파고 들어가면 복잡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전문서들의 경우는 입문자가 접근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용어들이 가득할 때도 있다. 당연히 그렇기에 엄두를 내기 힘들기도 하다. 다행히 요즘은 유튜브 영상이나, 전공서적이라도 입문자들을 위해 좀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한 책들이 종종 눈에 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띠지에 쓰여있는 한 줄 때문이었다.


"천문학을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니! 별을 올려다본 모든 이들을 위한 입문서"

이 한 줄은 내가 이 책을 펼칠 때부터, 접을 때까지 정말 체감한 문장이다. 정말 입문자들을 위해 천문학 하면 궁금했던 내용들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궁금했던 내용들이 상당수 해소될 수 있었다.




 지구과학시간에 배운 내용 중에 기억하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은하를 구성하고 있는 행성들과 외행성들의 이름이다. "수-금-지-화-목-토-천-혜-(명)" 수성부터 명왕성까지 이어지는 이 조합에서 명왕성이 빠졌을 때 내심 서운했다. 그렇다고 내가 명왕성에 대해 잘 알거나, 큰 애정을 가진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이 책에 저자 역시 명왕성 이야기를 시작하며 2006년 국제천문연맹의 제외에 대해 설명한다. "발견된 지 한 세기도 채 되지 않은 태양계 막내 행성을 무자비하게 쫓아내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일까요?"라고 우리의 아쉬움을 이렇게 표현해 준다. 책의 첫 부분에는 태양계의 항성인 태양과 교과서에서 만난 행성들 그리고 혜성, 운석, 유성들에 대해 각 장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는 왜 우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사실 우리의 삶에 천문학은 보기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태양의 갑작스러운 활동(지자기 폭풍)은 인공위성을 비롯한 지구의 통신과 교통기술 네트워크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1989년 퀘벡 대정전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이 책은 내 궁금증을 꽤 많이 해소해 주었는데, 블랙홀과 화이트홀 그리고 웜홀과 같은 내용에 대해서도 속 시원히 설명해 준다. 아무래도 공상과학이나 SF 영화의 소재로 우주가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천문학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정말 웜홀은 존재할 수 있을까? 우선 웜홀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이를 구성하는 블랙홀과 화이트홀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강해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는, 무겁고 밀도 높은 천체인데 주변 천체와 공간을 비정상적으로 빨아들이기 때문에 실제 이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전파 장비를 통해 적외선, 자외선 등을 측정해 블랙홀 주변을 추적하고 분석한다고 한다. 반면, 화이트홀은 블랙홀과 반대로 모든 물체를 뱉어내는 입구라고 보면 된다. 바로 이 웜홀은 이 둘 사이의 연결 통로를 의미하는데, 벽에 난 구멍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그렇다면 실제 웜홀은 존재할까?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 우리가 상상했던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나 오염된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을 개척하는 이야기가 그저 만화 속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상상이 바로 천문학을 발전시키는 토대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재 많은 과학자들이 하는 연구 역시 그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양한 천문학의 흥미로운 이야기 안에서 궁금증들이 하나 둘 풀려나가는 기분이다. 덕분에 오랜만에 만나는 태양계 행성들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천문학의 업적에 영향을 미친 과학자들, 앞으로의 천문학의 발전과정들을 맛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나처럼 궁금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입문자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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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름 국민서관 그림동화 294
케나드 박 지음,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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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처음 만나는 책이었는데, 『안녕, 여름』이 안녕, 계절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란다. (평소 역주행으로 책을 잘 읽는데, 그림책까지 그럴 줄이야!) 찾아보니 4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10년 여가 걸렸단다. 첫 책인 가을이 2016년 가을에, 두 번째 책인 겨울이 2017년 겨울에, 봄이 2020년 봄에 나왔다. 그리고 마지막 여름이 2025년 여름... 여름이 나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구나 싶다. 



 올여름은 참 힘들다. 6월 초부터 삼복더위 저리 가라는 듯 엄청난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 비가 좀 왔으면 싶었는데, 폭염에 견줄 정도로 엄청난 양의 폭우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여전히 수해복구가 되지 않고, 농작물과 가축들을 잃은 사람들의 인터뷰가 가슴을 울린다. 사고로 가족을 잃은 분들도 있다. 근데, 일주일여를 쉴 새 없이 쏟아붓던 비가 멈추자 언제 그랬냐는 듯 또 폭염이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여름이 썩 반갑지만은 않다.

책 속 여름도 그렇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비가 몇 장에 걸쳐 내린다. 비가 오는데도 두 아이는 비를 맞으며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는 자연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그렇게 비가 그치자, 그제야 새들은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꽃도 나무도 위로 옆으로 뻗어나가며 자신의 존재를 알려나간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한다. 햇볕도 전보다 더 강해진다. 늦봄이 떠난 자리를 여름이 채우기 시작한다. 



안녕, 여름 속의 자연은 여름을 참 좋아한다. 조금만 더워도 짜증이 나는 우리와 달리, 자연은 여름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태풍에 쓰러진 나무조차 맑은 하늘을 누워서 볼 수 있어서 즐거워하는 걸 보면 자연은 우리와는 다른 것 같다. 아이들도 늦은 오후까지 친구들과 노느라 정신이 없다. 어느새 여름이 가까이 왔다. 해가 길어진 여름에는 늦게까지 밖에서 놀 수 있어서일까? 아님 방학이 있어서일까? 아이들은 저마다의 놀이에 푹 빠져있다. 해가 지기 시작할 때 즈음 아이들은 인사를 건네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두 아이도 그렇게 집으로 향한다. 이제 다시 봄을 마주하려면, 3개의 계절을 지나야 한다. 그렇기에 아쉽지만 아이들은 떠나가는 봄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새롭게 다가오는 여름에게도 마찬가지로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책의 시작과 끝은 계절에 대한 인사다. 물론 책 안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안녕"이다. 안녕에는 반가움이 담겨있는 것 같다. 우리는 의미 없이 건네는 인사일지 모르겠지만, 책에서 만난 자연은 마치 오랜만에 마주하는 것처럼 반갑기만 하다. 이 여름을 보내면서 가을을 맞이할 즈음에 계절 시리즈의 첫 책인 가을을 만나봐야겠다. 마치 제철 과일과 채소가 우리 몸에 더 좋듯이 계절에 맞춰 읽으면 더 피부에 와닿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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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밭의 파수꾼
도직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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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톱스타 차이한의 애인인 미스터리 소설가 유민. 오랜 시간 친구였던 둘은 10년을 넘게 연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오래 만났지만 유민은 이한을 만날 때면 내심 불안하다. 이한의 상처를 혹시나 기억나게 할까 봐 매사의 조심스럽다. 완벽한 외모에 유민만을 사랑하고, 언제라도 유민을 위해 달려오는 멋진 남자친구를 가졌지만 유민은 균형 속 불균형의 관계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알고 있다. 때론 연기처럼 느껴지는 연인의 사랑고백에도, 알고 있지만 모른 척해 줘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이한의 본명은 장재윤. 아역 연기자로 이미 유명했던 그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13년 전 사건 때문이었다. 연쇄살인마 장수혁. 그리고 병원장 장기혁. 장기혁은 이한의 아버지고, 장수혁은 장기혁의 형. 즉 이한의 큰아버지다. 장수혁이 살인사건을 저질렀을 때, 장기혁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죄하며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또 자신의 형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근데 그날 기혁이 큰돈을 찾아 사라졌을 때, 그리고 얼마 후 시신으로 발견되었을 때, 여론은 급하게 악화되었다. 기혁은 꽤 많은 돈을 직접 찾아서 형 수혁을 만났다. 그리고 경찰이 수혁을 발견하고 방아쇠를 당겨 허벅지를 쐈지만 강을 타고 도망을 친다. 결국 수혁은 잡히지 않았고, 수혁을 쏜 신재범경장은 과잉진압으로 옷을 벗어야 했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아버지를 잃고 살인자를 도왔다는 불명예까지 얻게 된 이한은 스크린에서 사라진다. 아버지가 떠나고 오래지 않아 엄마까지 잃게 된 이한. 몇 년 후, 한 감독의 작품에 출연한 이한은 뛰어난 연기 실력으로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그리고 그 후, 그는 다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다.


2년 전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방치된 할머니의 집은 아버지가 한 달에 한 번 다녀가도 관리가 되지 않았다. 글이 써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딸에게 바람도 쐬고 글도 써보며 할머니의 집 관리를 맡기는 아버지의 조언에 유민은 할머니 집을 향한다. 다행히 사촌이자 경찰 시험을 준비하는 한재가 이미 그곳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유민의 아버지 역시 걱정이 덜 되었다. 그렇게 내려온 할머니 집은 한재가 벌여놓은 쓰레기 더미들과 무섭게 자란 마늘밭의 잡초들로 심난하기 그지없는 상태였다. 아침 일찍 할머니의 마늘밭으로 향한 유민은 잡초를 뽑다가 이상하게 파헤쳐 진 흙더미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안에는 5만 원권 다발이 잔뜩 들어있었다. 순간, 이 돈을 가지고 입을 닦을까 싶었지만 양심이 찔렸다. 유민을 찾아온 한재 역시 유민이 발견한 돈다발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리고 유민이 잠든 밤, 한재는 다시 마늘밭을 향한다. 사라진 한재가 마늘 밭에 있을 거라는 생각은 유민 또한 했다. 한재를 잡기 위해 마늘밭으로 향한 유민은 그곳에서 그놈을 만나게 된다. 13년 전, 이한의 아버지 기혁을 살해하고 도주한 연쇄살인범 장수혁 말이다. 세월이 흘렀지만, 유민은 그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수혁에 의해 죽을뻔한 유민은 다행히 다급한 유민의 목소리에 출동한 경찰 사이렌을 듣고 수혁이 도망쳐서 겨우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유민은 자신이 만난 수혁의 생존 소식을 이한에게 전하게 된다. 그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온 이한. 근데 이한의 모습이 너무 낯설다. 늘 과거에도 말했듯이 수혁을 직접 만나야겠다는 말과 함께 유민에게 집착을 하기 시작한다. 

다시금 사건 현장을 둘러보다가, 또 다른 이상한 점을 발견하는 유민과 이한. 그리고 다시금 등장하는 수혁. 수혁을 만난 후로 이한이 이상해진다. 왜 이렇게 수혁에게 집착을 하는 것일까? 불안해진 유민은 도움을 구하기 위해 수혁 사건으로 옷을 벗고 농사를 짓고 있는 재범에게 연락을 한다. 한숨에 달려오는 재범. 이한을 보는 눈빛이 뭔가 이상하다. 이한 역시 재범을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다. 유민의 할머니 집으로 내려온 이후, 10년간 만나면서 한 번도 안 하던 행동을 하는 이한. 가방을 잠가두고, 유민의 눈치를 살핀다. 유민 역시 그런 낌새를 챈다.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이한의 점퍼에서 접이식 칼을 발견하는 유민. 왜 이렇게 불안한 거지?



 이한의 과거가 등장하고, 마늘밭에서 돈다발이 발견되는 순간 독자들은 눈치를 챌 것이다. 13년 전  사건이 다시 시작된다고 말이다. 10년간 굳게 믿었던 남자친구 이한의 이상행동이 연인 사이의 신뢰를 조금씩 갉아먹고, 이들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검은 그림자는 불안을 더욱 증폭시킨다. 유민이 알지 못하는 과거가 그렇게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예상치 못한 반전 앞에서, 이번에도 무너졌다. 과연 진실을 알게 되어도 유민은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랑하는 이한을 위해 유민은 이 모든 비밀을 철저하게 감출 수 있을까? 이 책의 제목은 바로 그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한 한 사람의 처절한 사투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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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게무의 여름 - 제73회 소학관 아동출판문화상 수상작, 제71회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수상작 다산어린이문학
모가미 잇페이 지음, 마메 이케다 그림, 고향옥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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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해 준 책을 만났다. 책의 제목을 보고 등장인물의 이름이 주게무인 줄 알았는데, 주게무는 일본 만담 중 하나의 이름이다. 부부가 오래 기다림 끝에 얻은 아이의 이름을 고민하다가, 한 승려가 알려준 이름들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승려가 알려준 것을 전부 이름으로 써서 무척 긴 이름이 된 이야기라고 한다. (급 우리나라의 김 수한무~이 이름이 떠올랐다.)


 천신 마을에 사는 4학년이 된 4총사 가쓰와 야마, 슈와 아킨은 늘 가쓰의 집에 모여서 놀기를 좋아한다. 가쓰는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근위축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같이 뛰어놀았던 가쓰의 병세가 점점 심해지고 이제는 다리를 절면서 걸을 정도로 증상이 심해지고 있다. 덕분에 친구들은 거동이 불편해진 가쓰의 집에 모여서 함께 놀며 시간을 보낸다. 가쓰의 장래희망은 만담가다. 그렇기에 가쓰는 매일같이 주게무 만담을 연습하여 친구들 앞에서 선보이고 있다. 당연히 친구들도 매일 같이 하는 가쓰의 만담을 다 외울 정도가 된다.




책 안에는 4총사가 벌이는 여름방학 속 이야기가 담겨있다. 동네마다 무섭거나 이상하게 소문이 난 사람이 있는데, 천신 마을 역시 그런가 보다. 과거 곰을 만나서 살아돌아온 곰잡이 아저씨에 대한 소문이 퍼져있다. 여름을 앞두고 모험을 하고 싶다는 4인방의 의견이 하나가 된다. 그중 첫 번째 모험은 곰 잡이 아저씨의 집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과거 산에서 갑자기 곰을 만난 아저씨는 놀라서 곰을 넘겨버리고 겨우 살아서 마을로 돌아왔는데, 곰의 발톱에 볼이 심하게 상처를 입어 여전히 그 자국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 번도 곰 잡이 아저씨를 본 적 없는 4인방은 무섭기만 하다. 모험이라는 이름으로 아저씨를 찾아간 4인방은 의외의 아저씨의 모습에 무척 놀라는데...


 이야기 곳곳에서 3명의 아이들은 몸이 불편한 가쓰를 배려하는 모습이 나온다. 점점 몸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가쓰를 왕따시키기 보다 가쓰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 위해 참 많이 노력을 한다. 다이빙 역시 그렇다. 



천신 마을 아이들은 다이빙이 어린이 딱지를 떼는 방법이라는 전통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가쓰를 제외한 3명은 다이빙에 다 성공을 했는데, 몸이 불편한 가쓰만 아직 시도를 못하고 있었다. 드디어 마음을 먹은 가쓰! 하지만 몸이 불편한 관계로 친구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솔직히 가쓰의 도전을 앞두고 나 역시 무척 걱정이 되었다. '설마 사고가 나는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 때문에 말이다. 친구들 역시 그랬던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든 가쓰를 돕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짜고 물속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과연 가쓰의 모험은 성공했을까?


 서로 말하지 않지만 이들은 서로 가쓰가 상처받지 않고 또래와 같이 생활하기 위해 서로서로 배려하고 도와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내 이런 행동이 가쓰에게 상처가 되는 건 아닐까?'에 신경을 많이 쓰고 서로 눈빛으로 주고받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예뻤다. 가쓰 역시 그런 친구들의 배려를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친구의 실수에 웃으면서 대꾸를 할 수 있었다. 주게무의 여름을 통해 4인방은 진정한 친구이자 멋진 청소년으로 자라난다. 이들의 이야기를 한번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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