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헌법이다 - 일상을 지키고 내일을 바꾸는 11가지 헌법 이야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3
임지봉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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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가의 기본 질서를 확립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헌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필수적인 소양이다.

그 어느 때보다 헌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헌법 조문에 대한 필사 책을 비롯하여 헌법과 관련된 다양한 책을 부쩍 많이 접할 수 있다. 몇 달 전, 한밤중 20대 대통령이 계엄령을 내렸다. 사실 한밤중의 난리 속에서 우리 가족은 뭣도 모르고 잠에 빠져 있었다. 다음날 아침 경악할 수준의 상황이 벌어진 것과 그로 인해 파생된 뉴스들이 어안을 벙벙하게 했다. 그리고 그 일로 20대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받았고,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파면이 확정되어 그는 20대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왔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몇 차례 미뤄지고, 드디어 판결일! 평소 잔잔한 음악만 틀던 우리 회사 사무실에 판결문을 읽는 현재 소장의 목소리가 울려펴졌다. 오랜만에 듣는 법조문이었지만,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던 것은 그가 읽는 판결문이 일반 국민들이 듣기에도 어렵지 않은 용어로 쓰여있었기 때문이다.

20여 년 전에 전필 과목 중 하나로 배운 헌법 전공서적을 나는 아직도 가지고 있다. 특별한 의미를 두기보다는, 헌법은 개정이 잘 안되기도 하고(물론 과거에는 엄청난 개정이 있었고, 그의 배경에는 자신의 이권을 지키기 위한 권력자들의 암투가 대놓고 담겨있었다.), 모든 법 중 최상위 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졸업 후 책을 들여다본 것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긴 하지만 말이다. 몇 년 전 한 방송인이 자신의 언어로 쓴 헌법 책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다시금 만난 헌법은 꽤나 감동적이었다. 그제야 비로소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이 한 줄을 위해 참 많은 사람들의 피가 뿌려졌다는 것. 그중에 내 희생은 없었지만, 그들의 희생으로 인해 나는 과거에 비해 민주화된 시대를 살고 있다.

책 안에는 헌법 조문 중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그로부터 파생된 5가지의 기본권에 집중하여 책을 서술하고 있다. 한밤중 20대 대통령이 벌인 계엄령(계엄령에 대한 끔찍한 기억이 전 국민에게 있는데, 왜 하필 그는 계엄령을 선포한 것일까?)에 대해 헌재는 그가 권력을 남용하였다는 판결을 내렸다. 여기서 권력의 핵심은 바로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들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이 헌법 1조에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과연 이 헌법 조문을 피부로 체감하며 정치를 하고, 국민을 대하는 공직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궁금하다. (오히려 국민을 개. 돼지로 여겼던 한 공직자의 발언이 떠오른다.)

이 책은 바로 권력의 중심인 국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파악하고 지키기를 독려하며 쓴 책이다. 곁들여 그동안의 헌법 개헌과 시간을 같이한 대한민국 정치사의 이야기와 기본권과 관련되어 나온 판례들에 대한 내용도 마주할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사실을 이번에도 피부로 느낀다. 그동안 법은 늘 있는 사람들을 지키는 무기일 뿐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헌법이 다르게 보였다. 우리 주변에 많은 법들이 모두 헌법의 지배 아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때문에 헌법에 맞지 않는 법은 개정을 하거나, 폐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만 가지고도 왠지 든든해진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가의 기본 질서를 확립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헌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필수적인 소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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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같은 일본 소도시 여행 - 숨은 보석처럼 빛나는 일본 소도시 30
칸코쿠마 지음 / 책밥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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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본을 좋아하지 않는다. 역사를 좋아해서일까? 그렇게 투철한 애국심을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왠지 일본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다. 일본 여행을 할 기회가 여러 번 있긴 했지만, 애써 일본으로의 여행을 고집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일본을 갈 일이 생겼다. 작년 초 칠순을 맞이한 아버지가 가족여행을 이야기하셨다. 솔직히 다른 나라를 가고 싶었지만, 일본을 무척 좋아하는 동생 내외가 강하게 일본으로의 여행을 주장했다. 제부가 본인이 여행 계획을 다 세우겠다고 했고, 우리가 가진 자금과 아직은 어린아이들 그리고 9명의 대가족 여행지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렇게 가깝지만 (내 마음은 먼) 일본으로의 여행을 가게 되었다. 꽉 채운 3박 4일. 오사카와 교토로의 여행이었다. 비행기와 숙소, 여행지까지 제부가 정말 다 계획을 했다. 물론 계획의 대부분이 본인의 3살배기 딸 위주였어서 우린 거의 매끼를 우동위주로 먹었던 것 같다. (아니 일본에 우동만 파냐고?!!!!)

1년 6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오히려 썩 유쾌하지 않은 기억까지 더 첨가된 일본 여행을 떠올리면서 나는 이 책 『동화 같은 일본 소도시 여행 』을 읽고 있다. 여행에서 경험하지 못한 동화 같은 일본을 마주하고 싶어서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하루 가득 10시간가량의 강행군 투어보다는 책 한 권을 통해 일본 곳곳을 간접적이지만 마주하다 보면 나중에 기회가 될 때 정말 제대로 된 일본을 맛볼 수 있을 같기도 했다.

참 웃긴 게, 여행을 다녀왔다고 또 내가 갔다 온 곳이 눈에 들어온다. 큰 아이는 소리를 지르며 도망 다니기 바빴던 나라공원의 사슴들을 보면서 평생 볼 사슴을 다 봤던 것 같다.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활보하고, 먹을 걸 달라고 엉덩이를 머리로 쿵쿵 받는 사슴들이 책을 보면서 또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책 안에 담긴 곳들은 한곳을 제외하고는 다 낯선 곳이었다. 일본의 문화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신사들과 성, 그 지역의 소도시에서 마주할 수 있는 먹거리들, 다양한 공원과 박물관들도 책 안에서 다 만날 수 있었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저자가 직접 선별한 장소들에 대한 정보들이 담겨있어서 혹시 일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주소와 맵코드, 운영시간과 전화번호, 홈페이지, 입장료와 같은 정보와 함께 가까운 역과 도보로 이동했을 때 얼마나 걸리는지까지 꼼꼼하게 기재되어 있다.

그동안 읽었던 일본 소설들 덕분에, 처음 보는 일본의 소도시들임에도 낯익은 이름들이 꽤 많아서 괜히 뿌듯하다. 특히 얼마 전 봤던 영화 날씨의 아이가 떠올랐던 스와시의 타테이시 공원(근데 책을 읽고 보니 스와시는 너의 이름은의 장소였다고 한다.)은 정말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 하늘과 그 배경을 직접 눈에 담으면 색다른 맛이 있을 것 같아서다.

여행하면 늘 큰 도시의 랜드마크만 떠올리는데, 이 책은 소도시의 힐링할 수 있는 곳곳의 이야기가 세심히 담겨있어서 책을 읽는 것만 해도 여행의 꿈을 부풀게 만든다. 혹시 일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꼭 참고하면 좋겠다. 오히려 책에 소개된 곳들을 여행하면서 인생 여행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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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파괴자
로빈 스턴 지음, 신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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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몇 달 전 한 영상을 보고 심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해당 화면에는 6살 난 아이를 가르치는 엄마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근데 그 영상을 중지한 전문가는 엄마를 향해 지금 아이를 향해 심한 가스라이팅을 하고 계신 걸 아냐는 말을 했다. 이건 엄연히 아동학대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전문가의 말을 듣고 놀랐던 이유는, 그 모습이 내가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말투와 많이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는 늘 피해자라고만 생각했다. 사실 피해자라는 걸 인지하게 된 것은 해당 사건들이 마무리된 이후였다. 십수 년 동안 한 회사를 다녔다. 결혼 전부터 다녔던 회사였고, 결혼 후 임신과 출산 그리고 복직의 단계를 거쳤다. 진통을 하면서 회사 대표의 전화를 받았고, 조리원에 들어가서도 조리원에 있는 노트북으로 일을 했다. 아이를 데리고 회사에 출근했던 날도 있었다. 물론 그 기간은 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기간이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대표는 그때마다 고마움을 표시하기는커녕 다시는 결혼 안한 여직원은 뽑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 내가 급하게 복직을 앞두고 있을 즈음, 대표는 나랑 같이 일하는 직원이 내 복직 때문에 무척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를 본사가 아닌 지점으로 발령을 내겠다고 했다. 당시 지점이 본점보다 집에서 가까웠기에 나는 그 상황을 수궁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도 애 엄마를 어느 회사에서 쓰겠냐, 우리 회사나 되니 니 사정을 봐주는 것이라는 등의 말과 회사가 어렵다는 말로 내 급여는 최저시급 수준까지 내려갔다. 14년을 다닌 회사였다.


 10년 넘게 장기근속하던 직원들이 줄줄이 사표를 던졌고, 그 틈에 나 역시 사표를 내고 나왔다. 대표는 여러 가지 회유 작전을 폈지만, 나보다 먼저 나갔던 사람들의 조언(?) 덕분에 사표를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다른 회사에 입사를 했다. 새로 들어간 곳의 대표와 직원들을 내 능력을 인정해 주었고, 아이가 갑자기 아픈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오히려 걱정해 주면서 연차나 재택근무를 하라고 먼저 배려해 주었다. 그리고 이직을 하고 나서야 나는 능력이 없는 것도, 애 엄마라서 일을 못하는 게 아닌,  내가 아주 오랫동안 가스라이팅을 당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책 안에는 4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친밀한 사람들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한다. 애인이나 남편, 친구, 어머니, 회사 상사로부터 크다. 사실 가스라이팅을 하는 가스라이터들이 문제지,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가스라이티들은 지극히 피해자일 뿐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가스라이티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가스라이팅을 외부에서 보면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가혹 행위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러한 관계는 항상 두 사람의 합작품이다......

당신이 옳다는 주장을 그만두거나 상대방이 옳다는 것을 인정함으로써 가스라이팅을 끝내는 것이다.

 가스라이티들이 생산되는 이유 중 하나는 낮은 자존감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기 때문이다. 특히 어려서부터 그런 상황에 오래 노출되는 경우 결정권을 가스라이터들에게 넘기는 가스라이티가 될 확률이 높다. 또한 사회적 분위기와 환경도 가스라이팅을 부추긴다. 앞에서 예를 들었던 엄마의 경우 6살 아이가 한글을 제대로 쓰지 못하자 여러 가지 협박과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스라이팅을 했다. 한글을 못쓰면 바보가 되고,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으며, 인생을 망치게 된다는 말.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들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아이로 하여금 그 상황에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가스라이팅이다. 

 

 책 안에는 실제 사례를 통해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1,2, 3 단계로 가스라이팅을 이야기하는데 한 단계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3단계에 이르게 되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가스라이터의 말에 완전히 귀속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책 안에는 가스라이팅을 구별하는 방법도 나온다. 그렇다면 가스라이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의 가스라이티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가스라이터와의 관계가 끊어질까 봐다. 그래서 알면서도 끌려다니는 경우도 벌어진다. 하지만 단호하게 현 상황을 인지하고 이야기했을 때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다. 만약 그래도 변화가 없다면, 관계로부터 멀어질 필요가 있다. 나처럼 직장을 나오거나, 지인과의 거리를 두는 경우가 그 예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가스라이팅에 대해 정확히 인지할 수 있었고, 나 역시 가스라이터이자 가스라이티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스스로 가스라이팅으로 벗어나기 위한 인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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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적 서울 이야기 - 우리가 몰랐던
배한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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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울에서 살고 있는 서울 토박이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 생신 즈음인 설날이 되면 아버지의 7남매들은 매년 돌아가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할아버지의 생신 상을 차렸다. 그중 서울에 살고 있는 큰아버지와 우리 집에서 생신 상을 차리게 되면, 내 또래의 친척들은 신이 나했던 기억이 있다. 소풍 때면 단골로 갔던 롯데월드와 서울에 살았지만 자주 가지 못했던 63빌딩, 청와대 등 서울의 랜드마크가 된 곳들을 다녔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이 책을 읽으며 서울의 옛 모습을 접하며 정말 몰랐던 사실을 많이 깨닫게 된다. 덕분에 지금과 달랐던, 또 지금과 많이 닮았던 서울의 과거를 재조명하는 시간이 되었다.


서울의 인구 과밀화와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옮기고 각 부처들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상황은 현재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과거에도 서울은 갑자기 늘어난 인구로 인해 집이 부족하고, 급기야 집값이 2개 이상 치솟는 상황이 이어졌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 시발점이 된 것은 17세기 후반 전란 후 전염병과 대기근을 겪을 때부터라고 한다. 배를 곪고 사는 백성들은 구휼미라도 받기 위해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몰려들었고,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후에도 고향으로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 머무른다. 자연히 인구가 급증한 서울은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고, 특히 종로구 일대는 집값이 1년 안에 2배 이상 오르는 일이 벌어질 정도로 부동산 폭등을 경험하게 된다. 지금과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당연히 서울은 산업화의 붐이 일어나면서부터 인구가 모이기 시작했다는 내 착각은 이 책을 통해 깨진다.


 또 흥미로운 내용 중에 하나는 명동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무래도 얼마 전까지 회사가 명동에 있었던 터라, 매일매일 마주했던 풍경을 조선시대의 눈으로 보게 되니 흥미로웠다. 당시 명동성당의 첨탑이 높아서 첨탑에서 궁 안의 궁녀들의 모습이 보여서 발을 치기도 했다고 하니, 현재의 프라이버시의 문제가 그 당시에도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식사 후 주변을 돌다 기억의 터를 본 적이 있었다. 그곳이 과거 통감관저로 사용되었고 이후 위안부 기억의 터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책을 통해 명동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 밖에도 이태원이나 미아리, 동교동, 금호동 등이 서울의 공식 공동묘지였는데, 이태원과 한남동 주변이 택지가 되면서 무연고 묘를 망우리 묘지로 옮기고 그 지역을 주택가로 바꿨다는 이야기,  청계천이 쓰레기와 우물 등 때문에 하수구로 사용되었다는 점, 세종 때 좌의정 벼슬을 받았던 허조는 척추장애인, 선조 때 이조판서를 지냈던 심희수도 하반신 장애인이었다. 지금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데,  차별이 심했을 것 같은 조선시대에 불편한 몸을 가졌어도 능력에 따라 고위 관직에 올랐다는 사실이 또 다르게 다가왔다.


  책을 읽으며 마주한 조선의 모습은 참 새로웠고, 그동안 나 역시 현재라는 틀 안에서 서울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의 미래는 또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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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 에피소드와 명화로 읽는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시부야 노부히로 지음, 양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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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교양 시리즈를 꾸준히 읽어오고 있다.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은 성경이다. 성경을 인문교양 시리즈로 마주하니 낯설었다. 그동안 만났던 내용들은 그리스 로마신화를 비롯한 세계의 신화에 관련된 내용들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책은 성경을 실제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성경의 전체적인 내용을 스토리로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구약 27권 신약 39권 총 66권의 성경 전체를 다루기보다는 스토리(구약은 창세기를, 신약은 예수와 관련된 부분을 다루고 있다.)를 중심으로 다루기에 읽기에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각 장과 연결되는 명화(실제 명화보다는 저자가 그림을 보고 일러스트 한)가 등장하는데, 이 전의 시리즈에서도 그림이나 도표 등을 많이 활용해서 한결 간편하게 정리해 주었기에 이런 점은 이 책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제목 그대로 에피소드와 명화로 읽는 작품이기에 성경 전체를 다 만나볼 수는 없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인문 교양 시리즈로 만나는 만큼 어렵지 않게 성경의 내용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이 책은 개신교보다는 가톨릭이 보는 성경을 중심으로 두고 구성하였다. 그렇기에 책의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가령 개신교에서는 사사기라고 부르는 책을 가톨릭에서는 판관기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고, 선지자 에스겔을 에제키엘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꽤 낯설었다. 물론 전체적인 내용은 같겠지만 말이다. 


 기독교인임에도 쉽지 않은 구약의 레위기~신명기나 예언서들, 신약의 바울서신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아서 어렵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부분을 좀 쉽게 풀어내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긴 했다. 다행히 구약의 경우는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에제키엘)을 각 장으로 다루고 있었고 방대한 성경의 내용을 두 페이지 분량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성경 속에 등장하는 표현들이 우리의 일상 속에 깊이 침투해있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비로소 깨닫게 되었고, 특히 서양의 문화와 문학 등에 성경의 영향을 받은 경우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마주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마주하고 보니 서양 사회와 문화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또한 책에 등장하는 명화에 대한 설명들이 별도의 말풍선 등으로 되어 있어서 실제 명화를 찾아보면서 이해도가 높아졌고, 그와 함께 곁들여진 도표나 사진들 덕분에 상식 또한 늘어나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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