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봄 - 개정판 레이첼 카슨 전집 5
레이첼 카슨 지음, 김은령 옮김, 홍욱희 감수 / 에코리브르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 노래하지 않는 봄.

혹시 요즘 참새가 짹짹거리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혹은 주변에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 적은 있나요? 안타깝게도 근래에 인천에서 새들이 단체로 지저귀는 소리나 광경을 접하지 못했습니다.

저의 고향은 리(里) 단위 소재지입니다. 촌동네인 그곳은 주변에 산이 많아 아침이 되면 뻐꾸기 소리, 올빼미 소리를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온 뒤로 뻐꾸기, 올빼미 소리는 전혀 들은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어쩌면 세상의 다른 소리에 익숙해져 새들이 우는 소리를 듣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보다 봄이 전보다 더 소리 없이 찾아오고 또 소리 없이 가고 있다는 게 전보다 더 크게 느껴지네요.
 
노래하는 새들은 다들 어디로 떠난 것일까요?
 
 
2.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은 올해로 출간 50년을 맞는 책입니다. 50년 전에 살충제의 효과에 대해서 맹신할 때, 그는 그것이 주는 위험성을 경고함으로써 사람들에게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었죠. 지금은 식상하기 이를데 없는 중금속 및 DDT 등의 각종 화학 물질의 체내 축적 문제의 심각성이 그때에는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나 봅니다. 하긴 지금까지도 농약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우리도 농약 등에 대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50년 전 출판한 이 책으로 인해 많은 환경 단체들이 살충제 사용을 억제하는 강력한 시위를 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자연과 인간을 위협하는 살충제 사용이 금지되거나 억제가 되었죠. 또한 과학을 맹신하던 대중들의 인식을 크게 돌려놓습니다. 과학은 만능이고 인간은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벗어나 자연의 인위적인 조작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죠. 이제는 식상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이 책이 지금까지도 인정받는 까닭은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입니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인식을 전면적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이죠.
 
50년이 지난 지금,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가 살충제 사용에 대한 인식은 어떠할까요? 주변을 살펴보면 대체로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설마 죽기야 하겠나? 그런 거 일일이 다 신경 쓰면 아무것도 먹을 게 없다.' 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실 저부터도 식품류에 축적되어 있는 중금속과 잔류 농약보다 일본에서 건너오는 방사능을 더 걱정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50년이 지난 지금에는 살충제에 대한 위험성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법적으로 규제하거나 친환경 농법들이 점차 발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한 행동은 식량을 생산함에 있어서 매우 더디고 손이 많이 갑니다. 출하량도 적어 다른 상품보다 비싸기도 하죠. 하지만 사람들은 결국 이것이 자연과 상생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점점 유기농-친환경 상품을 찾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3. 다시 봄을 노래할 새를 위하여.
 
카슨 여사가 살았던 5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할 때 지구의 환경이 더 좋아진 것인지 혹은 나빠진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DDT를 비롯한 살충제 사용은 비록 줄었을지언정 계속된 산업화 정책과 더불어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 과거 1차 산업 국가였던 곳이 공업화됨에 따라 환경은 더 나빠졌습니다.
 
살충제 등의 사용을 억제하는 노력을 기울임에도 불구하고 새들의 노랫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습니다. 21세기에는 살충제 문제와 더불어 여러 환경 문제들이 고개를 든 것이지요. 이것들 뿐만 아니라 새들이 집을 짓고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는 점도 큰 몫을 할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쯤 다시 새들의 노랫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요? 노랫소리를 기억하기 어려워도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그들이 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봐야하지 않을까요?
 
10여 년 전에 큰 유행을 탔던 것 중에는 웰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웰빙은 우리말로 하면 '참살이'라고 합니다. '참살이'라는 것은 결국 레이첼 카슨 여사가 바랐던 자연과 조화되어 사는 것을 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50년이 지난 지금, 진정한 참살이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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