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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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간에게 있어서 자신의 아이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일까, 아주 간단명료단순한거 아닌가, 부모에게 있어서 자식이란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도 같은 동일성을 가진 존재, 그러니까 나와 다르지않은 또다른 일체감을 가지는 존재이기에 가장 소중한 생명이 아닐까,,,, 라는게 가장 일반적이고 깔끔한 답일터이나 사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깔끔하질 않죠, 자신의 아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가정 폭력과 아동 학대를 하는 쓰레기같은 부모들이 많습니다.. 짜증나니 이 이야기는 그만합시다.. 이와 반대로 자신의 아이가 자신의 생명보다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인 부모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대부분의 마음이죠, 그런 부모의 아이에게 왜 인간들은 나쁜 짓을 하는 걸까요, 샤를로테 링크 작가는 이번에는 이러한 실종된 여자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수사"입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케이트 린빌이라는 여형사는 국내에 출시된 전작인 "속임수"라는 작품에서 스카보로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자신의 아빠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스카보로 경찰서 반장 케일럽 헤일과 공조하여 밝혀낸 바가 있습니다.. 하나의 시리즈로 이어가는 방법으로 작품을 선택하셔도 나쁘지는 않겠네요, 여하튼 이번에는 아주 소름끼치는 여자아이 납치사건을 설정하여 독자적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줄거리 보시죠, 짜잔


    2. 헐에 계신 할머니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올 한나는 강박이 심한 아빠의 잔소리를 걱정합니다.. 아빠와 약속한 시간에 맞춰 기차를 타야했으나 놓쳐버렸으니까요, 그리고 우연히 차를 타고 지나가던 이웃인 케빈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의 차를 타고 스카보로에 도착하지만 기차를 놓친줄 아는 아빠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질않죠, 연락이 되지않은 아빠를 홀로 기다리던중 그녀에게 다가오는 차와 함께 한나는 그렇게 실종됩니다.. 현재로 이어지죠, 케이트는 아버지와 살던 집을 임대하고 런던에서 경찰생활을 하지만 세입자가 사라집니다.. 엉망이 되어버린 집을 수리하기 위해 스카보로에 머물러야하는 케이트는 우연히 골즈비펜션에 묵게되죠, 그리고 1년전 실종된 사스키아라는 여자아이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이로인해 스카보로에서는 실종사건에 대한 범죄적 관심이 쏟아지죠, 언론에서는 고원지대살인마라 명명한 살인자에 열을 올립니다.. 그리고 케이트가 묵던 골즈비펜션의 가족인 아멜리가 실종됩니다.. 사스키아와 동일한 나이인 아멜리의 실종으로 스카보로가 발칵 뒤집히고 그녀를 찾기위해 경찰력을 집중하죠, 케이트는 본의아니게 사건의 중심에 서고 런던이 아닌 스카보로에서 관할을 벗어난 경찰업무를 진행하지 못해 자신만의 수사를 해나갑니다.. 그리고 또다른 여자아이 맨디의 이야기가 펼쳐지죠, 가정폭력과 부모의 무관심과 학대로 가출을 한 맨디는 지나가던 브랜든의 도움으로 그의 집에 머물게 되지만 본의아니게 그의 집에서 나오게 되고 돌아갈 곳이 없는 맨디는 또다시 세상에서 버려진 신세로 정처없이 떠도는 와중에 그녀에게 다가오는 차소리를 듣게 됩니다.........


    3. '수사'라는 제목이 주는 선입관과는 다르게 소설은 실종된 아이를 찾고하는 주변의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수사라하면 말그대로 범죄사건에 대한 경찰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범죄의 내막을 파헤쳐가는 수사선상의 단서를 찾아나가는 설정이 주를 이루어야함에도 이 작품은 실종된 아이의 이야기가 그들의 부모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스라는 아이의 실종으로 홀로 남은 아버지의 심리와 이야기, 무엇보다 가장 중심이 되는 아멜리의 가족들에게서 벌어지는 상황과 그들 주변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혐오스러운 이기적 욕심과 일그러진 욕망의 이면들이 아주 다이나믹하게 그려지죠, 무엇보다 소설의 시선을 끌고가는 케이트라는 형사 여주인공의 이야기속에서 드러나는 완벽하지 못한 인간의 삶과 현실적 고민의 공감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죠, 작가는 하나의 사건적 소재속에서 무척이나 많은 인물들을 끌어들입니다.. 물론 모든 인물들이 사건과 연결되고 관계적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이 작품이 주는 장르적 모양새를 보다 돋보이게 만든 고급짐이 있습니다.. 케이트는 소설속에서 바보같고 흔한 범죄소설속의 형사의 모습과는 거리감이 많은 인물입니다.. 평범하고 소심하고 자신을 내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이시대의 흔한 소시민의 공감이 이루어지는 인물입죠, 또한 그녀의 파트너와 같은 케일럽 헤일이라는 인물 또한 알콜에 의존해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누구 하나 완벽한 인물은 없다는 것을 작가는 소설속의 모든 설정 인물들속에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런 인물들이 보여주는 현실적이면서 공감가는 심리적 내면은 이 작품을 읽은 또다른 즐거움이죠,


    4. 흔한 범죄소설이 그려내는 전형적인 수사기법이나 방법론이 아닌 실종된 아이와 그 가족이나 주변의 삶과 그 내막속에서 단서와 진실과 길을 찾고자하는 조금은 덜 긴박하고 조금은 덜 긴장되는 작품이지만 무엇보다 그들 내면의 이야기와 거짓과 진실의 경계속에서 심리적 극단을 오가는 인간의 원초적이고 뒤틀어진 욕망과 집착적 심리에 대한 흐름의 문장은 이 작가가 보여주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이제는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전작인 '속임수'를 보면서도 긴가민가 조금은 어설퍼보이는 구성적 연결들이 아쉽다는 생각을 가졌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모든 인물들의 연결과 그 관계적 속내가 대단히 농밀한 상황적 반전과 내면을 보여줌에 있어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작품의 진행과정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방법론으로 차곡차곡 단서와 매듭의 끝을 찾아 미로를 빠져나가서 한순간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방법이 아니라 작가는 작품을 이어나가고 상황을 연결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해결방법과 그 반전의 모양새를 대단히 고급지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조금은 밋밋해보이는 연결들이 이러한 해결적 구도를 수시로 독자들에게 던져주면서도 다음으로 이어지는 상황적 의혹을 연달아 이어나가는 방식에 가독성이 그닥 줄어들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솔직히 전작에서도 그렇고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경찰이 하는 일이 그닥 효율적이지 못한 부분에 대해 오히려 더 현실적이라고 할까요, 물론 케이트가 수사하는 방향성과 직감이 주는 단서의 연결들이 부각되게 하기 위한 반대급부라고 하더라도 조금은 경찰의 영역에 대한 긴장감을 그려주시면서 사건을 이어나가면 조금 더 범죄소설로서 무엇보다 대중스릴러소설로서 즐거움이 크지 않을까하는 작은 욕심은 생깁디다..


    5. 재미지고 흥미진진한 스릴러소설입니다.. 흔한 전형적인 범죄소설들과는 조금 다른 밋밋해보일지도 모를 인물적 심리가 더 주를 이루는 작품이지만 충분히 그 매력이 범죄소설의 틀속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납니다.. 여자아이의 실종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긴장감과 심리적 불안감이 주는 스릴러적 감성은 상당합니다.. 특히나 주인공이 케이트라는 여성에 대한 입체적 이미지는 아주 좋습니다.. 여러 여성적 시선의 심리스릴러소설이 주는 즐거움과 경험을 맛본 어느정도 맛본 독자로서 형사로서 그것도 사건의 중심에서 해결하고잦하는 인물로서 보여지는 케이트라는 여성의 내면을 드러내는 심리는 매우 현실적이죠, 감정적 소심함과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주체적 자아나 사회적 관계의 불편함에 대한 불완전한 자아에 대한 자기혐오를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적용시키죠, 그러면서 모든 수사와 사건의 해결로 나아가는 흐름의 형사적 재능을 또다른 자아의 이미지로 그려집니다.. 무엇보다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대다수의 인물들은 겉으로 드러나고 보여지는 자신이라는 존재의 가치와 이미지에 대해 대중과 주변인들은 얼마나 많은 오해와 착각과 거짓속에서 그들을 대하는 지를 보여주고자합니다.. 한끗만 더 들어가보면 그들의 내면이 어떤 방식으로 변질되고 터져버리는지까지도 말이죠, 이 작품은 범죄소설적 즐거움도 놓치지 않고 이에 따른 반전의 묘미로 제대로 그려내고 있으면서 인물들과 공감 가능한 동조적 대중성을 잘 활용한 듯 싶습니다.. 앞으로 또다른 케이트 린빌의 시리즈가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보여지기만 인간의 매력은 함께하는 인간의 매력을 이기질 못하죠, 외모는 절대 인간의 내면을 앞서지 못합니다..... 라고 못난 저같은 사람은 항상 이야기합니다.. 그래야 뭔가 바란스가 맞능거 가짜나, 아님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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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숨결
박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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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 어리석은 생각이긴 하지만 간혹 조금 아프길 바라던 적이 있어요, 특히 학교 다닐때에는 학교 가기싫어 병원에 입원하는 친구보면 막 부럽기도 하고 그랬죠, 지금도 그래요, 막 회사가기 싫고 몸이 지치고 힘들때면 나이롱환자라도 좀 입원이라도해서 푹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을 안한다면 고짓말, 근데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좀 덜하지만 아이가 어릴때에는 좀 그랬죠, 그렇다보니 덩달아 생전 병원에 입원이라곤 안해본 저로서도 본의 아니게 아이와 함께 입원같은 일이 생기곤 합디다.. 그렇다보니 아이들중 누구 하나가 아프면 다른 아이들도 자기도 아팠으면 좋겠다곤 했죠, 마냥 놀고 항상 엄마나 아빠가 옆에서 붙어있고 누가 챙겨주는 모습이 아프지 않은 아이들의 눈에는 부러운 모냥이었던겝니다.. 근데 사실 당사자는 그렇지않죠, 몸이 아픈거는 둘쨰치고 항상 부담스럽고 힘빠지고 눈치보이는 일이니까요, 누군가가 꼭 필요한 상황이니까요, 그러니 간호사 선생님의 행복한 말 한마디, 평온한 미소, 따뜻한 손길에 아픈 이들은 위로를 받곤 합니다.. 그 대상이 의사선생님이 되면 더욱 신뢰가 발생하기도 하죠, 쉽지 않지만 간혹 회진을 돌면서 아주 친근하고 구체적인 몸상태를 설명해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고맙죠, 하지만 많은 경우는 시간에 쫓겨 무정하게시리  알 수 없는 용어로 빠르게 쭉 나열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참고로 개인적으로는 과거에 병원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한 적이 있다보니 종합병원의 특성에 대해서는 일반인들보다는 조금 더 알고 있서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일반분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죠, 사실 요즘 유행했던 모 드라마의 슬기로운 의사의 따사로운 행동은 그렇게 현실적이진 않습니다.. 제가 볼때는요,


    2. 한참 유행했던 스릴러소설의 장르중에 메디컬 스릴러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로빈 쿡 작가의 작품은 아주 대단한 베스트셀러였죠, 저 역시 스릴러라는 대중소설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손이 갔던 작품들중의 하나죠, 아주 재미집니다.. 더군다나 병원 관련 업무에 도움도 되고 이해도가 빠르니 많이 읽게 되더군요, 이후 마이클 파머의 작품들을 보면서 쿡쌤의 의학적 음모나 배신적 연결에 대한 미스터리한 의학적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줄거움도 느껴보구요, 테스 게리첸 여사의 작품에서 진정한 의사의 감각을 스릴감있게 공감해보기도 했습니다.. 저한테 딱입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메디컬 소설은 그렇게 많질 않습니다..영화나 드라마속의 이야기는 즐겁고 흥미롭긴한데 얼마나 현실적인진 몰라요, 그냥 영화같은 이야기의 드라마틱한 서스펜스나 긴박감등은 느끼는 대중적 매력이 다죠, 국내의 의학적 스릴이나 닥터스들의 조직적 영역속에 들어가는걸로는 부족했습니다.. 과거 수많은 국내 의학드라마들을 떠오렬볼때면 의사의 개인적 정의와 생명과 관련된 불의에 맞서 생명에 모든 것을 거는 그런 전형적인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나 나오는 숭고한 의사의 정신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앞서 말씀드린 멋지구리하고 드라마틱하긴 한데 현실적인 의사들 세계속의  이야기는아니죠, 그러던중 만났습니다.. 힘겹게 대입으로 전국 1% 상위권의 능력자들이 의대를 지원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졸업을 합니다.. 이후 전공의라 불리우는 인턴생활과 레지던트생활을 거처 전문의가 되면 그때부터는 조직의 일원으로 펠로우의 인생이 시작되죠, 그렇게 의대를 입학 후 길게는 20년 가까이 지나야 제대로 칼 한번 휘둘어본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되기까지는 찌들고 비루하고 외로운 것이 대학병원 의사의 삶이다라며 라떼를 외치던 어느 외과의 교수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이런 공감을 간만에 만나볼 수 있는 의학미스터리스릴러소설을 읽었습니다.. 박상민 작가의 "차가운 숨결"입니다..


    3. 한 아이가 엄마에게 한번만 강아지랑 산책을 해달라고 애원합니다.. 엄마는 끝내 허락을 하죠, 그리고 산책을 하던중 강아지 줄을 놓친 아이는 큰 사고를 만나게 됩니다.. 이 아이의 이야기는 각 챕터의 첫 시작점에 마지막까지 나옵니다.. 누군가의 과거의 일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아마도 이 아이가 누구인가가 중요한 것이겠죠, 그리고 현실의 이야기가 시작이 되죠, 급하게 울리는 벨소리를 듣고 샤워중이던 강나리 선생은 급하게 병동으로 올라갑니다.. 한 남성이 쓰러진 체 발견된거죠, 그리고 이 남성은 사망을 하게 됩니다.. 그의 갑작스런 사망은 남겨진 부인과 딸인 수아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수아는 힘겹게 투병생활을 하던 아빠의 죽음이 엄마의 사주라고 생각하죠, 그러던 와중에 수아는 맹장염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고 그제서야 이 소설의 주인공 현우와 조우하게 됩니다.. 앞서 주인공 현우는 인턴을 거치고 레지던트 일년차의 생활을 막 시작한 의국의 새내기입죠, 온갖 구박과 어려움을 가장 많이 겪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늘 잠이 부족하고 시간이 없는 의사의 나날입죠, 그의 담당교수인 김태주는 그런 현우를 탐탁하지 않게 보죠, 그러나 그에게도 환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나름의 정을 나누곤 합니다.. 의술을 우선시하고 의학에 기대어 환자의 감성을 외면하는 의사와는 다른 일면이죠, 그러던중 현우와 수아는 만납니다.. 갓 대학에 입학한 수아가 엄마에게 대하는 잔인한 행동들을 보면서 현우는 이유를 궁금해하죠, 그리고 수아로부터 아빠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병원과 엄마와의 음모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수아의 요청으로 아빠인 한재훈의 사망에 대한 진실에 다가가보기로 하죠, 벌써 사망한 지 수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진실을 알아내기란 쉽지않지만 진료차트에서 의문을 발견한 현우는 조금씩 단서를 찾아나서는데,,,,,,, 생가지도 못한 또다른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4. 다들 한마디씩 똑같이 하시리라 여겨지지만 작가님이 현직 의사슨생님이시랍니다.. 그렇다보니 이 작품속의 모든 설정과 이야기와 상황이 주는 현실감은 아주 대단합니다.. 특히나 대학병원이라는 시스템내에서 벌어지는 관행과 조직의 연결고리와 상관관계들이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나죠, 쉽게 말하면 이 소설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속의 의사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의사생활을 하곤 있는 사람들입니다.. 현실적으로 대학병원의 주임교수가 되기까지의 의사생활은 단순한 슬기로움만으로는 되질 않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생각납니다.. 연줄과 정치와 아부와 가식과 불의가 가장 우선시되는 능력과 실력과 의사의 숭고한 정신과 더불어 잘 버무려져야 성공의 사다리에 첫발이나마 올려놓을 수 있다는거겠지요, 이 소설은 그런 약육강식의 포식자들 사이에서 가장 최하위의 부류인 레지던트 1년차가 주인공인게지요, 그렇다보니 아주 리얼한 의사생활이 그려집니다.. 힘겹고 고통스럽고 분노가 치밀고 모든 것을 거부당하는 자신의 최소한의 의사적 의지마저 외면당하는 그런 인물 말입니다.. 조직의 체계속에서 자신의 역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인물에게는 의지할 누구도 없게 되죠, 그런 존재감 없는 주인공이 그들의 삶의 터전인 병원 세상속의 불의를 파헤치고 진실을 찾다니 인물적 설정만으로도 상당히 긴장감이 생기기 마련이죠, 현실속의 대학병원내 거대 시스템이 그대로 소설속에 투영되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읽은 재미가 솔솔합니다.. 의사들간의 위계와 간호사들과의 협업, 무엇보다 환자들의 상황이나 상태들을 의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들이 무척이나 공감가는 부분은 칭찬해 마땅해 고마해


    5. 아주 사실적인 국내 의료체계와 병원 시스템을 다루고 있고 무엇보다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존엄한 죽음을 가장 큰 주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작품이 주는 진중함이 큽니다.. 하지만 작가가 의도하고 개연적 연결을 구성한 서사에 있어서 조금은 많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일단은 미스터리 측면의 숨겨진 진실찾기에 대한 비중이 느무 높습니다.. 아주 중요한 설정이고 장르적 감성을 정하는 데에 있어서 충분히 의도한 부분이겠으나 그렇기에 허술한 부분이 제법 눈에 띕니다.. 사실 의학적인 전문용어로 상황을 조금은 고급지고 현실적 의학의 영역에 끌어들일려는 노력은 가상하나 거기까지, 사실 가장 중요한 미스터리를 해소하는 부분은 상당히 아마추어적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작품의 전체의 대부분을 할애한 추리와 논리적 해결의 의도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이죠, 마지막 결론으로 다다르면서 벌어지는 상황들이 주는 반전은 딱 밝혀진 진실까지였습니다.. 이후로 벌어지는 상황들이 주는 극악함과 장르적 오버스러움은 조금 이 작품의 애초의 의도와 맞지 않아보이기도 하구요, 작가가 연결시킨 전반적 구성의 개연성에 있어서 수긍은 하되 의학스릴러가 주는 조금은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해결과 그 스릴감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기는 듯 싶더라구요.. 뭐 그동안 잘나가는 외국 의학스릴러 작가들의 작품만 읽어서 비교대상이 보다 높은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여하튼 힘겹게 쌓은 모래성의 꼭대기에 깃발을 꽂는 순간 허물어져버리는 느낌같았어요, 그리고 최종 결말의 방향성은 뭐랄까요, 굳이 그렇게까지 열어놓을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로서는 군더더기같았습니다.. 조금은 억지스러울지언정 충격은 충격으로 마무리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입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님 말고


    6. '하얀 거탑'이라는 뛰어난 의료시스템을 드러낸 작품이 생각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대단한 매력을 남긴 작품입죠, 원래는 일본의 원작을 국내의 스토리로 만든 작품입니다만 그 속에 들어있는 수많은 병원내의 조직적 관행과 의사들의 정치적 술수와 음모와 의사로서의 가장 숭고한 의지와 능력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실제로도 그러하구요, 그러다 이 작품 '차가운 숨결'을 만났습니다.. 사실 그렇게 거창하고 진중하면서도 사회적 의료체계의 딜레마와 의사적 심리를 고급지게 그려냈다고는 말 못하겠어요, 앞선 말씀처럼 여태껏 읽어보고 시청한 소설과 드라마에서 느꼈던 감성들이 워낙 대단했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너무 높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 박상민 작가의 메디컬 미스터리스릴러소설은 상당히 많은 부분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합니다.. 이전의 작가의 작품은 알 지 못하지만 이 작품속에 담아내고자한 작가만의 장르적 개성에 무한한 노력이 느껴집디다.. 쉽지않은 상황적 연결들도 현실속에서 이끌어내는 배경들이 워낙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중심을 잡아주기 떄문에 충분히 수긍하고 즐기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잘은 모르겠으나 작가적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이야기를 전제로 두자면 조금은 더 고급진 전문적 영역의 메디컬 스토리를 시간에 쫓기지않고 이어나갔으면 하는 생각도 들구요, 장르에 구애를 갖지 마시고 애써 드라마틱한 상황으로 타결책을 만들어야된다는 것보다는 소설속에 구현된 인물적 연결고리와 의사적 내부의 인간적 욕망과 딜레마를 조금 더 농밀하게 다루어주셔도 독자로서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쉽지않은 시간에 이렇게 작품을 선보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해,라고 가식적 멘트를 날리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 좀 고생하시고 고민하시고 선보여주세요, 그렇다고 이 작품이 전혀 고생이나 고민없이 집필됐다고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독자로서 그냥 더 좋은 작품들에 대한 기대를 가진다고 봐주셈, 싫음말고, 떙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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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잔 진구 시리즈 5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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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않은 국내 미스터리스릴러분야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선버려두시는 도진다 작가님의 신작 ‘세대의 잔’ 진구 시리즈 기대됩니다. 대박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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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사이드 클럽 스토리콜렉터 83
레이철 헹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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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막둥이들이 태어나기전에 금연을 했으니 10년정도 담배를 끊었던 것 같네요, 그러다가 문득 태우고 싶더라구요, 이런저런 힘든 일도 많고 한두대 정도는 뭐 괜찮지않을까하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다시 이은 흡연의 시간이 좀 되었습니다.. 벌써 6개월 정도 되었네요, 처음에는 하루에 한대, 두대 그리고 이제는 하루에 최대 5개피까지 태우기도 합니다.. 갈수록 늘어나는거죠, 대신에 이제는 항상 계단으로 다닙니다.. 담배를 태우고 계단으로 오르는게 나은 지, 아님 이전처럼 금연하고 운동 안하는게 나은 지는 생각의 차이가 있겠죠, 근데 문제는 아빠가 담배를 태우는걸 태어나서는 보지 못했던 막둥이 넘들이 뒤늦게 아빠의 흡연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입니다.. 얘네들에게는 담배라는게 좋을게 하나도 없는 해악같은 것일테니까요, 처음에 한두달 하루 한대 정도 태울때에는 아이들도 인정, 그러다가 수량이 늘어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되어버린 것이죠, 신경에 쓰일 수 밖에 없나 봅니다.. 담배를 태우고 들어오면 양치하라, 애초 약속과 틀리다, 자꾸 늘어난다, 맨날 머리아프다면서 태운다며 번갈아가면서 잔소리를 해댑니다.. 그래서 딱 일년만이라고 약속을 정하고 다시 금연의 날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긴 합니다..


    2. 근데 어제였군요, 커피점에서 아이랑 음료를 테이크아웃해서 나와서 아이의 음료를 맛볼려고 입을 가져다대니 휙 뿌리칩니다.. 그리곤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이가 갑자기 닭똥같은 눈물을 떨어뜨리며 펑펑 웁니다... 왜, 갑자기, 깜짝 놀라 묻는 저에게 아이는 고개만 푸욱 숙인 체 절래절래 흔들기만 합니다.. 이유인 즉슨 담배 태운 아빠가 자기 음료를 먹으면 간접흡연이 걱정된 것이죠, 그것부터 생각이 더 깊게 들어간 모냥입니다.. 자기도 걱정이지만 담배를 태운 아빠의 건강은 더 걱정스러웠던 모냥인거죠, 맨날 하는 아이들 잔소리지만 언제나 아이들은 걱정이 한웅큼씩 쌓여만 가나봐요, 조금이라도 아빠가 어디 아프다고 하면 담배 태워서 그렇다고 하는 말들이 어제처럼 순간 터져나와 버린거죠, 근데 그런 아이와 다르게 저 개인적인 생각과 욕심만으로 생각해볼짝시면 참 애매하고 힘들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오히려 적은 담배를 태우면서 계단운동과 이전보다 많은 걷기등을 하는 요즘이 오히려 더 나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굳이 안달복달하면서 건강 찾고 엄살 피우는 것 보다 약간의 즐거움과 중독의 매력도 느껴보는 삶도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 오래살고 삶에 집착하는 성향은 딱히 아닌 것 같아서 운명이나 어쩔 수 없는 인생의 미래는 굳이 고민하지 않고 싶은거죠,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부모가 죽는다는 생각만으로도 모든 것이 답답하고 두렵기 그지없을겝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어쩌겠어요, 인생이라는게 다 그런건데,


    3. 오래 살 수 있는 여건만 주어진다면 굳이 빨리 죽을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죠, 하지만 삶을 연장하기 위해 현재의 모든 식생할의 즐거움을 버려야한다면 어떨까요, 저처럼 배나온 중년의 뚱보 아저씨로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난제이기도 합니다.. 여하튼 근미래의 세상에서 인간은 갈수록 수명이 연장되어 신체의 일부를 교체하고 의료기술을 발전시켜 100세 시대가 아닌 300세 시대로 나아가나봅니다.. 유전자들에서 이러한 수명이 연장될 가능성을 가진 라이프와 비라이프의 구분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흔히 말하는 좋은 유전자란 라이프로 지칭하며 수명이 연장될 수 있는 인간의 종입니다.. 비라이프는 기존 우리 삶의 생과 다름없죠, 여기에서 주인공인 레아 기리노는 라이프의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이제 갓 100세가 되어 생일이 코앞입니다.. 여전히 그녀의 외모는 30대에서 멈춰있죠, 그런 그녀가 출근하는 어느날 도로에서 88년전 헤어졌던 아버지를 만납니다.. 그리곤 쫓던 중 무단횡단으로 차에 치일뻔하죠, 그녀의 세상에서는 자살만큼 위험한 범죄가 없습니다.. 이로 인해 레아는 감시를 받는 입장이 되어버립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말이죠, 그리곤 자신을 버리고 사라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도 자꾸만 커져만 갑니다.. 라이프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선 정해진 수명 연장의 룰속에서 규칙적이고 획일적인 기준을 지켜야되지만 아버지와의 만남 이후로 레아는 과거의 자신의 성향을 조금씩 깨우게 되죠, 그리고 안야 역시 라이프의 유전자를 가진 인물이죠, 자신의 어머니는 유명한 오페라 가수이자 라이프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신체를 교환하던 중 부작용으로 현재 코마에 빠진 체 간신히 목숨만 남은 상태로 살아갑니다.. 안야는 그런 어머니를 차마 외면하지 못한 체 비루한 삶을 이어가죠, 바이올린 연주자로 성공할 수 있었지만 자신이 줄리아드 음대에 붙은 날 엄마가 쓰러진거죠, 이런 안야에게는라이프로서의 삶이 그닥 집착스러운 인생은 아닌게죠, 이렇게 레아와 안야는 영원한 삶을 한발짝 다가설 수있는 운명이지만 조금씩 그 삶의 균형이 깨어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차에 레아는 아버지로부터 죽음이라는 삶의 또다른 욕망과 인간의 유한성을 인식하게되고 이와 함께 무엇보다 영원한 삶의 우선순위인 집단에서 자살과도 같은 삶의 유한성을 강조하며 자신만의 인생을 원하는 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안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주어진 삶의 영원함을 눈앞에서 놓치기는 쉬운 일은 아니죠, 이제 제3의 물결이 완성되면 원하면 불멸과도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데 왜 외면하겠어요, 레아에게 주어진 딜레마속에서 그녀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4. 와우, 줄거리가 짜증나게 깁니다.. 소설속에 주어진 상황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우나 이야기의 흐름을 설명하기에 주절거림이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근미래를 다룬 인간의 삶과 관련된 설정에서 가장 전형적인 소재중의 하나가 불멸이라고 봐야되지 않을까요, 불멸에 가까운 인간의 삶의 집착에 대한 근원적인 본능이 주는 디스토피아적 세계속의 삶을 다룬 이야기는 다들 한번씩은 접해봄직한 소재인거죠, 이 작품도 다르진 않습니다.. 다만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성향이 조금은 복합적이고 다변화적 감성으로 다루어지는 입체적 느낌이 크다는 것이죠, 레아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입체적인 성향의 모습은 아주 좋습니다..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기에 모든 것을 갖춘 인물의 설정입죠, 자신의 욕망을 우선시하는 가장 큰 특성과 함께 자신이 살아온 삶과 가정 그리고 부모라는 존재의 영향과 투영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성향을 드러냅니다.. 자신의 삶을 만들어나가기위해 주체적으로 자신을 이끄는 모습속에 어린시절 아버지라는 존재가 보여준 삶의 이면과 엄마에게서 투영된 현실적 삶의 욕망속에서 스스로에게 대립되어가는 감성적 혼란을 아주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죠, 레아만큼 구체적이고 두드러지진 않지만 안야의 삶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레아와 평행적 연결이 이루어지는 대상이지만 따로 똑같은 존재의 양면성을 보여줍니다.. 커리어우면으로 모든 삶의 중심에 자신을 우선하길 원하는 레아와 모든 삶의 집착이 무너지버린 아무것도 자신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없는 존재의 의미마저 흐려져버린 안야의 관계는 작가가 보여주고자한 인간의 내면과 삶의 유한적 욕망에 대한 감성에 대단히 부합하는 인물적 구도라고 봐도 될 듯 합니다..


    5. 그렇다보니 이 작품에서 제목처럼 '수이사이드 클럽'이라는 개념의 주 중점적 스토리는 조금 헐거워보이는 듯 합니다.. 모든 상황의 중심과 이야기의 틀속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드러내야될 인간의 유한한 삶의 욕망을 드러낼 인간의 집단적 반발이 크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이 작품은 인물론적 구성에 집중하고 레아의 심리와 삶과 의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주인공인 안야조차도 레아의 시선과 행동적 영역내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듯 합니다.. 그러니 레아에 기인한 이야기의 구성은 이 작품의 재미적인 측면에서는 한 수 접고 들어가야되는 것이죠, SF적 상상력과 디스토피아적 근미래의 세상의 배경적 구성은 나쁘지 않았으나 작품이 대중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스릴이나 서스펜스적 재미는 그닥그닥, 그렇다는말은 제목과 소설의 의도와 사회적 문제에 대한 보다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집필되지 않았다는 것이겠죠, 잔잔하면서도 한 여성의 삶과 과거의 인생과 앞으로 다가올 그녀의 또다른 삶의 기로에서 그녀의 선택에 주안점을 두고 작품은 상당히 밋밋하게 이어지고 삶과 죽음의 존재적 사유와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진 유한한 인생에 대한 사회적 통찰과 미래로 나아갈수록 감성이 메말라가는 인간의 내면적 갈증을 작가가 집중하다보니 아쉬움은 제법 많습니다.. 사실 이 작품에서 어떤 부분에서도 작품적 긴장감이나 스릴러로서의 감성을 찾아볼 수는 없었지만 일종의 SF소설로서 보여주고자한 작가의 독창적 세계관을 보여줌에 있어서는 인물속에 투영된 근미래의 세상의 모습은 대단히 리얼한 공감이 이루어지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6. 인간은 두종류로 나뉜다.. 라이프와 비라이프, 자기가 원하는 것과 상관없이 태어나면서 유전자로 정해진 삶의 미래는 항상 그렇듯이 신분의 차별이 이루어지죠, 자신의 의도만큼 오랫동안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부류는 자신의 생명을 끊임없이 연장시키기위해 모든 것을 다 하면서 또한 세상의 중심으로 나갑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비라이프의 삶은 비루하고 여전히 세계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모든 삶의 중심에서 벗어난 외곽으로 밀려나죠, 삶의 터전이 달라지는겁니다..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기준은 현재든 미래든 다름없이 인간을 가릅니다.. 항상 그렇죠, 이 작품의 가진 자들 중 일부는 그들 스스로 '수이사이드 클럽'이라 지칭하며 삶의 유한함과 인간의 흔한 욕망적 공감을 드러내지만 전혀 와닿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들만의 세상인거죠, 그들의 세상속에서 바라보는 흔한 인간의 내면과 삶의 이면과 현실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수이사이드 클럽"은 두 여성의 삶과 그들의 주변과 심리와 드러나지 않은 이면의 고통을 다루고 있지만 그래서 사실적이면서 현실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공감을 나눌 수는 있지만 작품적 재미와 의도와 부합되지 않은 즐거움은 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작품적 구성에 있어 집필과정에서 너무 고급적으로 고민한 듯 싶어서요, 그래서 그런지 작품이 막 클래식하면서 어렵고 난해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막 대중적이고 흔한 전형적 스릴러가 많이 들어가지도 않은 어중간한 성향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작가가 이 독후감을 볼 가능성은 전무하겠지만 혹여라도 영어로 댓글 다실 분들은 저와 같은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부디 작가에게 잘 설명해주심 좋겠구만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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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수상한 서재 3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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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동집약적 산업이 퇴락하기 전 나름 부유한 동네에서 소비문화가 정점을 이루던 곳이기도 합니다.. 내수경제의 기간산업의 주축이 되었던 수출자유지역이라는 명칭과 국가산업단지로서 계획도시로 발돋움한 지역적 기반이 나라의 중심 도시와 천길만길 떨어져있어도 그닥 서울이 부럽지 않은 동네였죠, 부산이라는 국내 두번째 도시의 영역에 속해있으면서도 메트로폴리탄이라는 울타리에 포함되지않고 나름의 지역내 주체적 역할을 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명칭과 특생게 맞춰 시를 이룬 곳을 하나로 뭉쳐서 또다른 광역적 확대를 계획했던 곳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젠 과거라고 할 정도로 눈에 띄게 무너져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여전히 노동이 우선적인 공장지대를 담고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입장에서는 더이상 노동의 요구와 그 수요가 대칭을 이루지못하고 조금씩 하향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이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심도시에서는 노동집약적인 공장지대와 산단의 이주를 지역과 외국으로 돌린 지 오래이니 정보화를 내세운 3차 산업혁명의 적응기와 더불어 이제는 바이오테크널리지의 관심속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시기로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린 인력시장에서 간당간당한 일용직 노임에 의존하는 건설시장의 불경기를 탓하며 조선업계의 불황속에서 끊임없이 나자빠지는 지역경제에 불안을 떨고 살아갑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한 중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은 구조조정을 거쳐 명퇴를 종용하고 강제 휴업을 강행하기도 합니다.. 한때는 가장 철가방이라 자부하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던 사람들이 말입니다..


    2. 지역을 그렇습니다.. 사회경제의 중심지에서 벗어날 수록 더욱 심합니다.. 지역의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장단지와 산업의 틀이 무너지기 시작하지만 그속에서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터져나오는 물에 손가락부터해서 막아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실정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발전하고 세상은 변하고 이 속에서도 빈부의 격차는 두드러지게 드러납니다.. 권력을 가진 이는 여전히 권력속에서 누구보다 먼저 살길을 찾아 자신의 이속만 챙기기에 급급하고 이렇게 기득권의 영역을 변함없이 굳건합니다.. 그러니 기득권에 기생하고 그들의 영역속에 포함되고자 또다른 누군가는 헤매고 혼란스러워하는 대다수의 대중을 바보로 만들어갑니다.. 알면서도, 바보가 될 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대중은 살기 위해,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그들의 비밀의 울타리를 자처하기 마련인거죠, 그렇게 이들은 기득권과 사회적 권력의 호위병이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들에 동조하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살아가는 일이 여젼히 우리의 주변에서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런 세상이라고, 힘이 없으면 항상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인생이라며 자조하면 살아가는 이 시대의 아픈 삶속에 당신은, 혹은 나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지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 "콘크리트"라는 작품도 흔한 쇠락한 지역의 깊숙한 곳을 파고들어 인간이 가진 아픔과 악랄함을 파헤친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하승민 작가의 "콘크리트"입니다..


    3. 안덕은 한동안 잘나가던 지역의 산업단지들이 즐비했으나 이제는 쇠락하여 지역 경제가 무너진 곳입니다.. 여전히 과거의 기억을 잊지못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지역민의 이야기속에 그들이 간직한 비밀과 인간의 내면속에 풍겨나는 악취를 만나게 됩니다.. 안덕은 좁은 동네입니다.. 장정호는 이런 안덕에서 나름 유지로 지역의 대소사에 관여하며 그를 통해 모든 일이 진행됩니다.. 장정호를 중심으로 많은 인물들이 지역내 토호로서 기득권을 가지고 살아가죠, 윤정두도 그런 인물입니다.. 장정호와 함께 지역내에서 나름 이름값을 하는 인물로 대형마트의 사장입니다.. 하지망 이런 빌어먹을 인간들은 자신의 권력으로 타인을 깔아뭉개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는 그런 인물이죠, 많습니다.. 그는 자신의 마트에서 일하는 직원의 임금을 체불하고선 반성은 커녕 오히려 협박을 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다가 노동청의 고발로 상황이 반전되면서 장정호를 찾아가 해결을 요청하죠, 장정호는 자신의 조카뻘인 조세휘라는 여성을 변호사로 마트사장 윤정두를 만나게 힙나다.. 세휘는 이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서울에서 검사로 있다가 남편과의 이혼소송후 고향인 안덕으로 내려와 변호사 개업을 하였으나 지역특성상 딱히 살아갈 일이 막막하던 차에 지역의 유지인 장정호의 부탁을 받게 된거죠, 심지어 장정호는 세휘를 정계에까지 진출하고자하는 의도를 내비칩니다.. 세휘는 못마땅하지만 자신의 아들인 수민의 양육권을 보호(세휘는 알콜중독증상이 있어 양육권을 포기해야될 지도 모를 상황)하고 치매에 걸린 엄마의 치료비등을 이유로 장정호를 돕기로 합니다.. 하지만 세휘가 윤정두의 마트를 찾아가는 날 윤정두의 마트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고 윤정두는 실종됩니다.. 그리고 화재 현장에 절단된 손가락이 발견되죠, 장정호는 사건의 단서를 찾기위해 세휘를 이용하려 합니다.. 하지만 단서는 전혀 없고, 얼마지나지않아 횟집을 하던 장정호의 또다른 동생 김영남이 실종되면서 횟집이 화재에 휩싸입니다.. 연쇄범죄가 발생하면서 세휘는 혼란에 빠져드는데.....


    4.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세휘라는 여성은 전직 검사이지만 어떤 능력이나 주체적 역할이 없는 인물입니다.. 항상 자신의 박약한 의지를 보여지기나 하고 술에 의지하면서 중심으로 나서질 못하죠, 그와 다르게 장정호는 세상의 중심인물처럼 안덕의 모든 것에 자신의 손을 거치게 만든 지역의 구심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중심의 틀은 하나씩 무너져내리면서 안덕의 현모습처럼 퇴락의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휘는 여전히 비루한 모습으로 사건의 영역에서 헤어나질 못하죠, 뭐랄까요, 여느 장르소설답지는 않아요, 느와르적 측면과 함께 전형적인 서사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역적 감성을 아주 세세하게 드러내기때문에 감성적 까칠함이 읽는내내 사라지질 않습니다.. 소설의 문장이나 배경이나 상황들이 하나같이 힘이 빠져보입니다.. 악하지만 강인해 보이는 인물들도 한순간에 나자빠져버리고 사건 수사의 주체인 주인공은 술에서 헤어나지도 못하고 심지어 사건의 중심에는 그 스스로보다는 범좌자의 의도에 의해 상황속에 밀려 사건의 중심으로 다가가는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반부를 거쳐 드러나는 범죄자와 관련된 상황적 연결은 무척이나 단조롭지만 자연스러운 매력을 가집니다.. 꼬아서 반전으로 활용할 것 처럼 느껴지는 부분을 있는 그대로의 상황속에서 대단히 자연스럽게 연결시켜버리죠, 전형적인 꼬임과 암시와 복선에 대한 에측이 오바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단순하게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설마 야가 그랬겠어, 조금은 더 생각한 반전이 있곘지했지만 처음 느낀 그 느낌이 지금 니가 느낀 느낌 그대로야라고 하는 것만 같더군요, 그러다가 마지막의 충격은 참나,


    5. 쇠락해가는 지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내면과 그들의 삶의 이면을 다룬 이 작품은 솔직히 다 읽고 나면 찝찝합니다.. 설정이나 내용면에서 보면 한때 유행헀던 윤태호 작가의 웹툰인 '이끼'가 연상되기도 하더라구요, 차근차근 인물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속에 챕텨별 부제 역시 지역의 중심이 되는 인물들의 직종과 그 이야기속에 담긴 비열하고 잔인한 인간의 이중성을 그대로 담고 있죠, 서사에 있어서도 좋은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아주 전형적이고 흔한 이야기속에서 진행되지만 읽으면서 작가가 의도한 특유의 개성이 담겨 있습니다.. 인물도 그러하거니와 서사와 구성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역할론이 아주 색다릅니다.. 단순할 정도로 표면적이죠, 하지만 이 단순함속에 숨겨진 충격적 반전은 이 작품을 덮고 난 후에도 쉽게 사그러들지 않습니다.. 심지어 저는 꿈에서도 나타나더군요, 소설의 서평적 관점에서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반전이고 상황적 미스디렉션이지만 독후감적 관점에서는 아주 찝찝하고 불쾌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감정선은 아마 이 작품을 읽어보셔야지만 알 수 있으리라 여겨지구요, 사실 좀 단점을 논하고 싶으나 달리 생각해보면 그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모든 것이 충격적 반전과 연관이 되기에 그러려니하고 너무 많은 것은 바라지말자라고 하면서도 태풍과 함께 몰아닥치는 소용돌이의 흥분이 좀 오바이긴 했습니다.. 태풍이 주는 감성적 긴박감이 너무 길었어, 아님말고, 또한 주인공의 매력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멋진 장르소설임에는 틀림없으니까요,


    6. 국내 장르소설 그중에서도 스릴러소설이 보여주는 감성들의 대다수의 조금은 메마르고 비열한 인간의 이중성과 거치른 느와르적 감성을 드러내곤 합니다.. 물론 외국이라고 다르지는 않겠습니다만 유독 제가 읽는 국내소설에서는 이러한 감성들이 두드러지게 느껴집디다.. 일종의 편견과 선입견이라고 봐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큰 재미를 못느껴요, 작품마다 잔재미와 그 설정이나 인물이 주는 매력정도에 만족하곤 하는데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작품은 설정도 그래, 배경도 그래, 감성도 그래, 특히 주인공은 더 그래, 전혀 색다를게 없는 작품이여야함에도 불구하고 아주 매력적인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 모든 전형적 독후감의 느낌외에 이 작품속에서는 그저 그래했던 모든 부분들에 세세하고 꼼꼼하고 농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죠, 단순한 설정속에 담긴 촘촘한 구성의 묘미가 그러했고, 흔한 쇠락한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메마른 배경속에서 살아가는 삶의 내면을 그려내는 것이 그러했고 모지리같이 하는 것도 없고 주체적 의지도 부족하고 입체적 묘미도 없는 세휘라는 여성의 이미지속에서도 그녀가 겪는 상황적 혼란이 주는 매력이 나쁘지않았으니까요, 희안하죠, 그리고 마지막 결론의 반전이 주는 충격은 그 의도가 옳든 그르든 쉽게 잊혀지지 않기 때문에 여느 국내 장르소설이 주는 매력보다는 더 나은 즐거움을 가진 작품이 아닌가 싶더군요, 분명 호불호가 있을법한 작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호호거리면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가독성도 좋은 작품입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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