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to Debate 2 - 30 Global Issues, Major New Edition Open to Debate 2
리스코리아 편집부.Neal D. Williams 지음 / 리스코리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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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Open to Debate>시리즈는 리스코리아에서 나온 영어 토론 교재이다. 2016년에 나온 적이 있었으나 자주 거론되는 토론 주제는 시대에 따라 변하는 법, 완전히 새로워진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현재 2권이 먼저 나와 있는데 <Open to Debate1>은 30가지 한국 이슈, <Open to Debate2>는 글로벌 이슈를 다루고 있다. 3권은 Money Issue, 4권은 Culture Issues, 5권 American Issues를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 이슈에서 BTS, Covid 19등을 다루고 있으며 글로벌 이슈에서는 LGBTQ, Social Media 등의 주제를 실어 놓은 것을 보면 <Open to Debate>시리즈가 과거와 상당히 많이 바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Open to Debate>시리즈는 완전히 영어로만 이루어진 토론 교재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책에 나온 대화문과 토픽을 읽고 해당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아무래도 영어 지문을 크게 막히는 부분 없이 읽고, 영어로 토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초급보다는 중급 학습자들에게 추천하는 교재이다. 특히 중급 학습자들이 영어 토론 스터디를 할 때 사용한다면 유용할 듯 하다. 이런 스터디를 할 때, 매번 뉴스 기사를 선정하고 토론할 질문을 만드는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Open to Debate>시리즈를 활용한다면 이런 고민 없이 스터디 전에 해당 주제를 공부하고 미리 대화할 내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Open to Debate2>에서 다루는 주제는 Access to Education, Artificial Intelligence, Child Labor and Trafficking, Covid 19, Drug Abuse, Digital Currencies 등이다. 30가지의 주제 모두 최근 주목받고 있는 내용이며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은 지식들이 많다.

<Open to Debate2>에서는 가장 먼저 해당 토픽에 대한 재미있는 그림을 볼 수 있다. 이 그림들은 주제의 포인트를 간략하게 나타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재미있다. 그림을 보면서 주제를 환기하고, 간단하게 토픽을 소개한다.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 Dialogue로 나온 다음 본격적으로 해당 주제에 대한 글이 나와 있다. 어려운 표현은 빨간 볼드 글씨로 나와 있는데,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이 단어 의미를 모두 영어로 설명해 주고 있다.

주제글과 관련하여 토론할 만한 질문이 7개 나와 있어 영어 스터디 교재로 사용하기에도 적합하다. 관련된 토픽, 더 토론해 볼만한 내용을 제시해 준다는 점도 좋다. 단순히 해당 글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생각할 거리를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완전히 영어로만 이루어지는 토론 수업, 또는 스터디를 할 때 유용하다. 무엇보다 최신 개정판이라 핫한 이슈, 자주 거론되는 이슈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Open to Debate>시리즈 가이드에서는 영어 문법, 단어 등을 어느 정도 공부하고 나면 '말하기 연습'을 많이 할 것을 강조한다. 많이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해야 영어 말하기를 잘 할 수 있다고 거듭 말한다. 영어 말하기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이들에게 <Open to Debate>시리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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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 봐 바꿔 봐 뾰족뾰족 미운 말 - 5-9세를 위한 첫 대화법 연습책 소중해 소중해 시리즈
사이토 다카시 지음, 가와하라 미즈마루 그림, 권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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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한민국 초등학생 여자 아이들의 워너비 아이돌 중 한 명 장원영,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 중에서도 그의 팬이 많다. 방송에서 보는 모습도 멋지지만 무엇보다 화제가 된 것은, 대한민국에 긍정적 사고 열풍을 불러일으킨 '원영적 사고'이다. 원영적 사고란 일상 속의 모든 일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인드! 강철 멘탈로 유명한 그는 뭇 사람들이 '일진이 나쁘다', '운이 나쁘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을 오히려 긍적적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실제로도 뇌에 좋은 영향을 미치며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예쁜 말 하기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부정적인 말, 미운 말보다는 예쁘고 고운 말을 쓰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말 예쁘게 하기'는 타인을 엄격한 잣대로 보고 비난하는 요즘 세상에서 유독 돋보이는 능력이기도 하다. 예쁜 말을 쓰는 것은 어릴 때부터 시작할 수록, 부모부터 쓸 수록 효과가 좋다.

일본의 베스트 셀러 작가인 '사이토 다카시'가 쓴 <바꿔 봐 바꿔 봐 뾰족뾰족 미운 말>은 5-9세를 위한 첫 대화법 연습책이다. 미운 말보다는 예쁜 말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고, 예쁜 말 규칙과 함께 일상 속 30가지 상황별 예쁜 말 대화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앞선 책으로 <찾아봐 찾아봐 예쁜 말 미운말>편이 있는데 4-7세를 위한 첫 대화법 그림책으로 비슷하지만 더 어린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예쁜 말'과 '미운 말', 들어 본 적 있니?

'예쁜 말'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기분 좋게 하는 말이야.

'미운 말'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슬프게 하는 말이지.

<바꿔 봐 바꿔 봐 뾰족뾰족 미운 말> 에서는 예쁜 말과 미운 말을 이렇게 정의한다. 당연히 모든 사람들은 예쁜 말을 하고 싶어하고 예쁜 말을 듣고 싶어한다. '미운 말'이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툭툭 튀어나오는 습관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바로 '미운 말'을 '예쁜 말'로 바꿔서 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잘못을 했을 때 "뭐 하는 거야!"라고 소리치기 보다는 "조심해 줘~"라고 부드럽게 말한다.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배워야 하는 '예쁜 말로 바꾸기 연습'!

책에서는 다섯 가지 '예쁜 말'규칙을 알려준다.

  1. 질문으로 바꾸기

  2. 부탁으로 바꾸기

  3. 관점 바꾸기

  4.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5. 듣는 사람의 기분 헤아리기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유용한 방법이다. 양육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미운 말'을 종종 쓰는 일이 있다. 이런 말습관은 당연히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바꿔 봐 바꿔 봐 뾰족뾰족 미운 말>은 아이의 말습관을 예쁘게 길러주는 책이지만 어른들이 배울 점이 더더욱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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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턱뼈
에드워드 포우위 매더스 지음, 성귀수 옮김 / 이타카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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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카인의 턱뼈>라는 책을 받아보았을 때, 기억에 남아 있었던 소개는 이 책이 굉장히 특이한 추리소설이라는 것과 뜯어서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사람마다 책 보는 방식은 다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 책에 손상이 가는 걸 질색하는 타입인지라 속으로 '뭐?! 책을 뜯어서 봐야 한다고? 나는 절대 그럴 수 없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흐음 그런데 책을 펴서 읽어보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카인의 턱뼈>는 첫 페이지부터 난해한 글로 시작되었다. 소설의 전형적인 시작 방법은 고사하고 도대체 누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나는 양말을 올려주는 척하다가, 그의 몸을 있는 힘껏 창밖으로 밀어 던졌다. 창문은 더 이상 어둡지 않았다. 멍청이는 그만하면 행복하게 죽은 거다.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뭐라 했더라? 콰일리스, 아티, 펙스라 한 것 같은데. 사기꾼에 예술쟁이가 기죽는다고? 끈 얼룩이 따로 없군. 당최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카인의 턱펴> 첫 페이지 중에서-

누가 또 다른 누군가를 죽인 것 같기는 한데, 그것도 양말을 올려주는 척 하다가 창 밖으로 밀어서 죽였는데 이야기의 전말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 그냥 나열되어 있는 말 모두가 부분적으로도 이해가지 않는 것 투성이었다. 나야말로 당최 알아들을 수가 없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책 소개에서 뭔가 본 것 같기도 해서 하는 수 없이 책표지, 그리고 함께 온 설명서 비스무리한 걸 뒤적거렸다. 소개 글에 나온 '세계를 발칵 뒤엎은 악명높은 신개념 추리소설'인 것은 한 페이지만 읽어도 알 수 있었다. 뒤쪽을 보니 이 책은 기발한 퍼즐형 하이브리드 미스터리였다. 6건의 살인 사건이 100장에 걸쳐 서술되어 있는데 애초에 이 책은 페이지들이 뒤죽박죽 섞여 인쇄되었던 것이다. 이 소설에는 단 하나의 올바른 순서가 있으며, 이걸 맞춰야만 6건의 살인 사건의 희생자와 살인자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이었다. 2024년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이 미스터리를 해결한 사람은 불과 4명이며, 얼마나 어려웠으면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을 때 상금을 걸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상금을 타 간 사람은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저자는 1934년 <옵저버>지에 암호십자낱말풀이를 연재해온 에드워드 포우이스 매더스(필명 토르케마다)라고 한다. 한마디로 <카인의 턱뼈>는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추리 소설 자체를 하나의 암호십자낱말풀이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작가도 대단하고, 이 책을 처음 출간한 출판사에도 감탄이 나왔다. 이런 책을 만들다니, 어쨌든 당시에도 꽤나 화제가 되었을 것 같다.

<카인의 턱뼈>는 재미있게도 한 페이지는 영어 원문으로, 다른 한 페이지는 한국어 번역이 나와 있다. 인물의 이름이나 유명한 일화 등은 영어로 읽는 것이 추리에 더 유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100쪽 모두를 읽고 숨겨진 단서를 찾아 페이지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날짜, 지명, 인명, 사건 등을 보고 구글에서 검색해야 한다는데 한글 검색으로는 찾기 힘들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우선 이 책은 전세계적으로 출간되어 있으며 작가가 영어권이기 때문에 그 문화권에서 유명한 사람이나 지명 등이 다수 언급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어로 구글 검색을 해 봤더니 여러 글이 줄줄이 뜨는 반면, 한글로는 거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영어 질문 중에는 AI가 이 책의 정답을 맞췄냐는 내용도 있다. 아직 AI는 제대로 추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책은 가짜 단서와 가짜 이름 등이 섞여 있어 AI가 추리에 뛰어난 사람들만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다니 재미있다.

한국인이 <카인의 턱뼈> 정답을 맞추기엔 좀 불리하지 않나 생각된다. 아무래도 서양 문화권에 박식하고 영어로 검색을 잘 하는 사람들에게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이렇게 재미있는 형식의 추리소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와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전세계에서 <카인의 턱뼈>를 제대로 추리한, 다섯 번째 정답자가 되고 싶다면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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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따라 국악 따라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34
주연경 지음 / 한솔수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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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양악기, 서양클래식, 서양음악 등에 대한 그림책이나 아동도서는 잔뜩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 전통 악기에 대한 그림책은 찾기 힘들다. 태교로 또는 아이들 정서 발달을 위해 듣는 음악도 서양 클래식이 대부분, 클래식 기초와 역사에 대한 유아클래스는 자주 볼 수 있지만 국악기 관련 수업은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우리는 한국인인데, 정작 우리나라의 예술과 문화를 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소홀할 때가 많다.


<호랑이 따라 국악 따라>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한국악기 소개 그림책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처음 들이는 전집으로 유명한 '돌잡이 명화'의 소리책 중 하나, <흥겨운 우리가락> 외엔 국악기에 다루는 유아 도서를 거의 보지 못했다.

반가운 마음으로 집어든 책, <호랑이 따라 국악 따라>에는 어쩐지 친숙해 보이는 호랑이 한 마리가 악기 연주자들 사이에 서 있었다. 흥겨운 소리에 푹 빠져 있는 듯한 호랑이. 딱, 소리를 들으며 호랑이를 따라 전통 악기를 살펴보았다.


표지를 넘기면 총총총 남아 있는 호랑이 발자국을 볼 수 있다. 꼬리만 남기고 호랑이가 들어간 곳은 바로 '국악당'. 핑크빛 건물이 우리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첫 번째로 들리는 전통 악기 소리는...

툭툭툭

툭툭툭

툭툭툭

축 소리가 들려요.

호기심 많은 호랑이가 귀울여요.

축 소리를 듣느라 정신없는 호랑이, 꼬리만 살짝 보인다.


덩 덩

뎅 뎅 뎅 뎅

좌고 소리가 울려 퍼질 때는 노오란 호랑이의 뒤통수가 보인다. 쇳소리 맑은 편종 아래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하는 호랑이, 오동통한 엉덩이가 돋보인다. 끼이이잉 낑낑 아쟁 소리를 따라가기도 하고, 이 다음 번엔 호랑이는 무슨 소리를 따라갈까?

<호랑이 따라 국악 따라>에서는 호기심 많은 호랑이 뒤를 따라다니며 국악기의 온갖 소리를 감상한다. 국악기 소리를 온갖 아름다운 도형과 선, 그리고 의성어로 표현한 그림책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악기들의 향연에 빠져든다. 소리가 함께 제공되지 않는 것은 아쉽지만,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면서 국악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좋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이와 함께 국악 연주를 들으러 간다면, 우리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을 더욱 깊이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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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경성 2 - 격동의 한국 근대사를 뚫고 피어난 불멸의 예술혼 살롱 드 경성 2
김인혜 지음 / 해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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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이자 미술사가인 김인혜 저자는 2012년부터 한국 근대 작가들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작가들의 아카이브를 수집하고 구축하였다. <조선일보>에서 <김인혜의 살롱 드 경성>연재를 시작했고 한국 근대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어 <살롱 드 경성>시리즈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근대 시기는 역사적으로 암흑기이지만 외국의 문물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과도기이자 예술이 크게 발달하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한국의 미술사에서 이 시기를 빼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본격적으로 근대 시기의 예술사를 다룬 책이 나왔다는 것이 반갑다.

지금 이렇게 살아남아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죄도 없이 죽어간 사람들의 '한'이 우리들에게 남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노년의 이응노 작가가 한 말-


저자는 노년의 이응노가 파리에서 일본인 작가에게 한 말을 서문에 썼다. 이 말이 한국 근대의 예술사를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이응노 작가는 동백림 사건으로 한국에서 2년 여간 감옥살이를 했고 백건우-윤정희 납치미수 사건 이후로는 고국과 단절된 삶을 살아야 했다고 한다.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지 못하기도 했다. 이응노의 삼촌은 1910년 일본에 나라가 넘어갔을 때 자결을 했고, 많은 이들이 독립운동을 하면서 목숨을 바쳤다. 죄도 없이 죽어간 사람들이 참으로도 많았던 시기였다. 작가는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선대 예술가들을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에 대해 고민했고 그와 관련된 내용을 <살롱 드 경성>시리즈에 담았다고 한다.


<살롱 드 경성2>에서 다루는 한국의 근대 예술가들은 오세창, 안중식, 고희동, 김동성, 노수현, 이상범, 변관식, 전호황, 박생광, 전혁림, 윤중식, 원계홍, 김종영, 천경자, 이응노, 서세옥 등이다. 다들 한국의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이들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근대 작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들이다.


추사 김정희 <세한도>의 진정한 가치는 작품 다음에 펼쳐지는 장장 14미터 길이의 조선과 중국 문인 20명의 감상평에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 지성사의 장대한 기록이나 마찬가지인데, 이 감상평 말미에는 1949년에 쓴 위창 오세창의 글이 있다고 한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비밀에 부치고 말하지 않아 사람들이 알지 못한 지 이미 5~6년이 지났다. 금년 9월에 군이 문득 소매에 넣고 와서 나에게 보이기에 서로 펴서 읽고 어루만지니, 비유컨데 황천에 있는 친구를 일으켜 악수하는 것과 같이 기쁨과 슬픔이 한량없다."


-오세창의 감상평-


<세한도>는 이상적의 소장품이었는데 일제강점기 일본인 개인 소장가에게 팔렸다가 서예가 손재형이 각고의 노력 끝에 다시 고국으로 들여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오세창에게 감상평을 부탁했다고 한다. 오세창의 아버지 오경석은 8대에 걸쳐 역관을 했던 집안 출신으로 사비를 들여 수많은 신서와 세계지도를 들여와 조선에 유포했다고 한다. 중국이 서양 열강에 의해 잠식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목도한 그는 조선에도 곧 비극이 닥칠 것을 예감하고 세계는 둥글고 지구 반대편에는 중국보다 더 강력한 나라들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었던 것이다.


오세창은 파란만장한 시기 부친과 스승을 모두 잃었고 유길준의 구데타 음모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는 간신이 목숨만 건져 일본으로 망명하기도 했다. 그런 그는 일본 망명 시절 천도교 3대 교주인 손병희를 만나 각성하게 되었다. 오세창은 손병희의 뜻을 이어받아 일반 대중을 일깨우는 데 헌신하기로 마음먹는다. <만세보>의 초대 사장이 되었고 <대한민보>를 간행하여 기울어가는 나라의 마지막 보루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썼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일본인의 간섭을 피해 목숨 걸고 신문을 만드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살롱드경성2>에는 이렇게 목숨을 걸고 한국을 지키기 위해 다방면의 문화예술 활동을 펼쳤던 이들, 세계로 한국의 문화를 알린 이들, 한국의 참옥한 실상을 그렸던 이들, 한국의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이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나온다. 한국 근대사 미술을 선명한 작품 사진과 함께 하나씩 알아보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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