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는 『문명의 붕괴』에서 그 이유를 "바이킹은 그린란드에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생존 방식으로 바꾸지 않았다. 이전에 역경을 극복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가치를 변화한 환경에서도 고수했기 때문이다"라고 결론 내렸다. 왜 과거에는 성공적이었던 가치가 새 환경에서는 파국에 이르게 했을까? (41-42/3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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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어바흐 형이상학적 유물론의 오류

《기독교의 본질》에서 포이어바흐는 신을 인간이 만들었다고 선언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좀 너무 나갔습니다.
어떻게 나갔느냐면, 인간이 만들어낸 신의 모습이야말로 사실은 인간의 모습이라고 하면서, 인간을 신의 위치에 올려놓았어요.
다시 말하자면 변하지 않는 신의 본질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질이라는 거죠.
사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오랫동안 축적된 지식을 통해, 인간의 문화와 행동방식과 사고방식이 환경이나 삶의 조건,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포이어바흐에게는 변하지 않는 기독교의 본질이, 인간의 변하지 않는 본질로 보인 것입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 식으로 얘기하자면, 포이어바흐는 인간에 대한 이데아를 발견했다고 말한 것이지요. 그야말로 ‘형이상학적’ 인간상을 그린 것입니다. (128/364p)

유물론자인 한 포이어바흐는 역사를 다루지 않고, 역사를 다루는 한 포이어바흐는 유물론자가 아니다.** <독일이데올로기>
(130/364p)

마르크스는 헤겔에게서 변증법을 취하고 포이어바흐에게서는 유물론을 취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마르크스의 사상, 곧 변증법적 유물론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131/3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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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는 과시욕 강한 성적 취향과 지구상의 생명 유지 장치들을 최대한 많이 자신의 재산으로 만들려는 광적인 소유욕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놀라울 정도로 번식에는, 즉 생물학적으로 큰 성공을 이루는 존재가 되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124/488p)

지금의 우리와 해부학적으로 같은 호모사피엔스는 약 20만 년 전에 지구상에 등장했다. 그런데 인류는 이보다 훨씬 짧은 약 1만 년 전에야 농업을 시작했고, 7,000년 전에야 문명을 탄생시켰다. 인류가 오랫동안 문명을 탄생시키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33/3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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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it be

나의 모든 관찰 행위는 아무런 긴장도 없이 그저 일어날 뿐이었다. 보편적인 생명감의 결과로서 말이다.
(172/307p)

반면에 일상적인 일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섬세한 움직임에는 호감이 간다. 이를테면 적절한 순간에 적당한 거리를 둔 채 꺼내는 이별의 몸짓, 단호한 대답을 대신하는 정중하면서도 공감이 묻어나는 얼굴 표정, 종업원이 건네주는 거스름돈을 돌려줄 때의 근사한 제스처. 그런 모습을 볼 때 나는 다른 사람들이 춤출 때 느낄 행복감과 더불어 몸이 날듯이 가벼워진다.
(173/307p)

게다가 언쟁을 벌일 때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은 논거가 아니라 서로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일에서의 경합이었지.
(180/307p)

물론 우연찮은 화해의 순간도 있었지. 무언가가 길을 막고 서 있어서 서로 가까운 거리에서 스쳐 지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우리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도 모른 채 어느새 서로를 껴안고 있더군. 그녀가 무언가를 치우려고 내게 몸을 숙이는 찰나 갑자기 그녀를 내 쪽으로 끌어당긴 적도 있어. 애당초 그럴 마음은 없었는데도 말이야. 그렇게 해서 우리는 한참 동안 서로를 휘감고 있었지. 하지만 점점 커져가는 공허를 느꼈고 결국 화가 나서 서로 떨어졌지. 이런 종류의 화해들은 우연히 일어나는 것 같아. (182/307p)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점점 자유로워짐을 느꼈고 그녀 역시 그러리라고 믿었지. 나는 우리가 더이상 옛날처럼 서로 허물없는 사이로 엮일 수 없고, 더이상 서로를 조롱할 필요가 없으며, 더이상 부부 간의 비밀스러운 대화, 즉 우리끼리만 이해하는 암시적인 말들로 다른 사람들을 우리의 대화에서 배제하는 일이 없어졌다는 사실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지. 우리는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아주 솔직하고 정직하다고 여겼어. 우리끼리만 있는 경우가 아니라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경우, 이를테면 손님으로 레스토랑에 가거나 여행객으로 공항에 나가거나 영화 구경을 갈 때, 그리고 남을 방문하거나 남들 앞에서 일정한 역할을 연기해 보여야 할 때면 우리는 다시 사이좋은 모습을 보였지. 우리는 맡은 역할을 해내는 데 익숙해 있었으니까. 우리가 그런 역할들을 천연덕스럽게 잘해낸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낄 정도였어. 물론 그러면서도 서로가 가까워지지 않도록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지. 각자가 자신만의 공간에 머물렀고, 상대방과 접촉하는 일이라고는 지나치는 길에 슬쩍 잡아당겨보는 정도가 고작이었어. (183-184/307p)

증오할 때는 그녀를 사물로 여기다가도, 긴장이 해소되면 존재라고 여기는 그런 적당한 거리감 같은 거. (184/307p)

나는 그녀가 하나의 ‘존재’로 거듭나도록 해주려고 그야말로 모든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어왔다. 이 생물, 이 물건이라는 말처럼 나는 유디트를 이라는 지시대명사를 붙여 불렀다.
(265-266/307p)

그러자 유디트가 우리가 어떻게 이곳 미국까지 오게 되었는지 말했다. 그리고 그녀가 그동안 나를 추적하면서 많은 해코지는 물론이고 살해까지 하려 했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지금은 마침내 서로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헤어지기로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녀가 우리의 이야기를 다 들려주자 존 포드는 말없이 얼굴 가득 웃음을 지어 보였다. (283/3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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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관념론적 변증법

인류의 역사란, ‘절대정신’이 끊임없는 변증법적 과정을 통해 자신을 실현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보았습니다. 변증법적 발전 과정 자체가 ‘절대정신’의 섭리에 따른 것이라는 말이죠. 그러니까 우리는 ‘절대정신’이라는 작가가 쓴 연극의 배우가 되는 셈이죠.
(119/364p)

그래서 마르크스는 헤겔 철학이 ‘물구나무서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헤겔이 세상을 변증법적으로 파악하는 탁월한 성과를 냈으면서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를 ‘절대정신’이라는 관념의 결과물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지요. 사실 우리가 가지게 되는 관념들은 우리 외부의 사물이나 현상들이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뇌에 전달되어 생기는 결과물인데, 헤겔은 이러한 결과물인 관념을 ‘절대정신’이라고 칭하며 만물의 근원에 놓는 실수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원인에 해당하는 우리 외부의 사물이나 현상이 오히려 관념의 결과물로 되어버렸죠. (120-121/364p)

신이란 인간이 생각하고 느끼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인간이 갖는 가치 이상을 신은 갖고 있지 않다. 신에 대한 의식은 인간의 자의식이며 신의 인식은 인간의 자기 인식이다. 그대는 신으로부터 인간을 인식하며 그리고 다시 인간으로부터 신을 인식한다. 인간과 신은 동일하다. 인간에게 신인 것은 인간의 정신Geist이고 영혼Seele이며, 인간의 정신·영혼·마음은 인간의 신이다. 신은 인간의 내면이 나타난 것이며 인간 자체가 표현된 것이다. 종교는 인간의 숨겨진 보물이 장엄하게 밝혀지는 것이며 인간의 가장 내적인 사상이 공언되는 것이며 사랑의 비밀이 공공연하게 고백되는 것이다. <기독교의 본질> 루트비히 포이어바흐 (121-122/364p)

독일에서 종교 비판은 본질적으로 종료되었다. 그런데 종교 비판이란 모든 비판의 전제이다. (중략) 비종교적 비판의 바탕은 이것이다. 인간이 종교를 만들지, 종교가 인간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헤겔 법철학 비판 서설> 카를 마르크스
(122/3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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