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 개인의 성향을 분석하고,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우선 노출시키는 것을 ‘큐레이션Curation’이라고 한다. 큐레이션은 본래 미술관에서 기획자가 우수한 작품을 뽑아 전시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단어였지만, 이제는 플랫폼 기업이 소비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작업을 지칭하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20

구글이 웹사이트를 큐레이션하는 비결은 바로 ‘링크’에 있다. 링크는 특정 웹페이지로 바로 넘어가기 위한 주소를 말한다. 구글은 특정 웹페이지를 가리키고 있는 링크가 많다면, 그 웹페이지는 신뢰도 높은 정보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많은 페이지에 인용될수록 신뢰성을 부여하는 검색어 처리방식을 ‘페이지랭크Page Rank’ 알고리즘이라 하는데 구글은 이를 활용했다. 그리고 링크가 많이 걸려있는 순서대로 검색 결과를 큐레이팅해 이용자에게 제공했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22

중국이 쌓아 올린 디지털 만리장성 속에서 중국의 토종 플랫폼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했다. 메신저는 ‘위챗WeChat’, SNS는 ‘웨이보Weibo’, 검색은 ‘바이두Baidu’이다. 틱톡TikTok은 만리장성의 보호 아래 글로벌 슈퍼스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15초에서 1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을 제작하여 공유하는 동영상 플랫폼계의 트위터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29

틱톡의 성공비결은 인터넷 밈meme 문화에 익숙한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읽어낸 데에 있다. 젊은 세대들은 짧은 동영상 소통에 열광했다. 2021년 현재, 틱톡의 전 세계 이용자 수는 약 7억 명이며, 미국에서만 1억 2,000만 건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17 플랫폼 제국이었던 미국도 중국이 만든 플랫폼의 지배를 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30

미국의 화웨이 거래 금지 정책에는 안보 문제뿐 아니라, 향후 벌어질 플랫폼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숨어 있다. 화웨이는 차세대 통신기술인 5G 장비 시장에서 세계 1위(35.3%)의 업체다. 5G 기술 수준도 미국을 추월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5G 기술은 향후 플랫폼 시장에서 매우 핵심적인 기술이다.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향후 새롭게 등장할 플랫폼 사업은 5G 기술을 바탕으로 작동된다. 그래서 미국은 화웨이를 견제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기술굴기를 견제하여 차세대 플랫폼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장악하겠다는 미국의 숨은 의도가 엿보인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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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대학교의 베네딕트 앤더슨B.Anderson 교수는 민족주의의 근간을 동일한 언어와 인쇄자본주의print capitalism에서 찾는다. 출판 산업이 발달하자 동일한 언어가 확산되었고, 사람들은 같은 생각을 공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우리는 같은 민족이다’라는 민족주의의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00

오늘날 사람들이 생각을 공유하는 도구는 인터넷 플랫폼이다. 사람들은 유튜브를 통해 취향에 맞는 영상을 찾아보고 ‘좋아요’를 누른다. 마음에 드는 정치인의 발언은 리트윗하여 널리 전달된다. 이는 인쇄자본주의가 오늘날 다시 나타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Jason Schenker는 이를 ‘디지털 인쇄자본주의digital print capitalism’라고 일컫는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00

SNS는 동질적인 정치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을 규합하는 일종의 ‘디지털 정당’을 탄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디지털 정당은 뉴파워가 만들어낸 현상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들은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관심을 가지는 사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운다. SNS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한 세력은 계속 등장할 것이고, 이들은 더 많은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01

이처럼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여 프로그램에 기여하는 오픈소스는 ‘동료생산peer production’의 일종이다. 동료생산은 느슨하게 연결된 개인들이 명령을 받지 않고 서로 협동하여 재화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말한다.21 동료생산은 생산자 공동체에 의해 관리되며, 시장 논리나 조직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비시장적이고 비독점적인 새로운 생산 모델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기업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권력 모델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03

동료생산의 첫 번째 작동원리인 ‘모듈화’다.24 특정 주제가 잘게 쪼개지면, 수많은 사람이 쪼개진 각각의 모듈module에 참여하여 자료를 독립적으로 작성할 수 있게 된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05

동료생산의 두 번째 작동원리는 ‘위계구조’다. 놀랍게도 동료생산 시스템에도 관리자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은 최소한의 조율작업만을 수행한다. 참가자들의 작업물 중 어떤 것을 최종 결과물에 반영하고, 어떤 것을 버릴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06

마지막으로, 동료생산은 네트워크의 자율적인 ‘교정능력’을 작동원리로 삼는다.26 관리자와 계획이 부재不在한 동료생산 방식에서는 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한다. 부정확한 정보가 등장하기도 하며, 불필요한 글들이 작성되기도 한다. 그러나 네트워크는 오류를 스스로 교정하는 능력이 있다. 보는 눈이 많으면 오류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는 ‘리누스의 법칙Linus’ Law’이다. 사람들이 많다면 오류는 언젠가 발견되고, 보다 적합한 해결책이 제시된다. 다소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교정 능력 덕분에 동료생산의 결과물은 매일 조금씩 개선될 수 있는 것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06

오늘날과 같은 인터넷 환경은 ‘웹 2.0’이다. 웹 2.0은 이용자들의 참여를 지향한다. 자유롭게 댓글을 달고 리뷰를 쓰며, 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하는 양방향 구조다. 웹2.0이 지향하는 참여에서 동료생산이라는 새로운 생산양식이 탄생할 수 있었다. 사람들의 참여에서 데이터가 축적되고 집단지성이 창출되었기 때문이다. 위키백과, 오픈소스, 크라우드펀딩 등은 웹2.0이 탄생시킨 새로운 생산양식의 모습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07

즉, 플랫폼 기업은 동료생산과 별개의 개념이 아니다. 동료생산의 원리를 상업화하는 데에 성공한 기업이 바로 플랫폼 기업이며, 이들은 웹 2.0을 이끌어 가는 주역이 되었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08

사람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는 현상을 ‘멀티호밍multi-homing’이라고 부른다. 여러multi 채의 집home을 두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뜻이다. 멀티호밍이 나타나는 산업에서는 여러 플랫폼이 공존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플랫폼과 플랫폼이 만나 경쟁하는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플랫폼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승자독식이 불가능하다.1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12

그러나 플랫폼 경제에서 중요한 경영 전략은 소비자들의 ‘멀티호밍을 막는 것’이다. 다른 플랫폼을 통한 소비자의 상품 구매를 막고, 자사 플랫폼을 통해서만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플랫폼 기업들의 최우선 전략이다. 고객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아 독점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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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데이터를 자본이라고 보는 관점은 데이터를 혁신을 위한 자원의 일부로 여긴다. 데이터는 소비자들의 소비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겨난 흔적이며, 따라서 데이터 공급은 지금처럼 무상free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상으로 더 많은 데이터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은 기업의 혁신과도 연결되어 있다. 저렴한 데이터가 공급되어야 GAFA 기업이 혁신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리고 그 혁신의 혜택은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플랫폼 기업이 더 똑똑해지면 소비자들은 더 좋은 서비스를 더 저렴하게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82

설령, 당신이 네이버쇼핑이나 블로그에 단 한 번도 글을 써본 적이 없더라도, 당신은 이미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는 ‘데이터 노동자’다. 당신이 구글과 네이버에 입력했던 검색어들이나, 흥미로운 기사를 클릭했던 흔적들은 또 다른 형태의 데이터들이기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은 사람들의 검색내역을 모아 대중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트렌드 분석이나 미래예측에 활용한다. 이른바, 빅데이터Big Data 분석이다. 당신이 만든 빅데이터는 사소해 보이지만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82

그러나 플랫폼 기업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행위는 아직 노동행위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구글맵에 리뷰를 남기는 일, 배달의 민족에 별점을 매기는 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작성하는 일 등은 내가 즐기기 위해서 자율적으로 하는 취미활동일 뿐이지 직업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데이터 노동은 분명 새로운 생산양식의 특성을 갖추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낡은 제도로는 데이터 노동을 노동으로 포섭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83

네이버와 구글 등의 데이터 수요자는 매우 거대한 수요독점monopsony 기업인 반면, 데이터 공급자들은 노동자로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8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84

데이터 노동조합data union’을 만들 수도 있다.9 데이터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통해 좀 더 높은 임금을 기업에 요구할 수도 있다. 또한 데이터 노동조합은 소수의 플랫폼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하는 것도 막는다. 개인들은 어떤 회사에 데이터를 제공할지에 대한 협상력이 없지만, 데이터 노동조합은 카카오와 네이버 중 어디에 조합원의 데이터를 공급할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85

그런데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 등장하면서 데이터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졌다. 머신러닝은 대량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알고리즘이다. 데이터를 입력하면 기계 스스로가 데이터를 학습하고 판단 능력을 정교화한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86

이것이 바로 오늘날 네트워크 기업들이 데이터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11 GAFA 기업들은 데이터 우위를 바탕으로 자사의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훈련시키고, 결과적으로는 경쟁에서 우위에 선다. 독점력이 클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더 많은 양의 데이터는 또다시 독점을 강화하는 선순환 고리로 작동한다.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데이터’라는 무기를 통해 승자에게 유리한 승자독식의 세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88

이처럼 네트워크에 연결된 대중을 미국의 사회운동가 제러미 하이먼즈Jeremy Heimans는 ‘뉴파워’라고 일컫는다.15 연결 그 자체에서 만들어지는 권력을 뜻한다.
뉴파워는 플랫폼 위에서 탄생했다. 고대 그리스에는 ‘아고라’라는 플랫폼이 있어서 광장 민주주의가 가능했다면, 오늘날에 모든 대중은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에 연결되어 있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92

따라서 뉴파워는 항상 선善한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연결 그 자체는 가짜뉴스에 취약하며,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자극적인 뉴스에 민감하다. 특정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저품질의 상품을 판매하여 이득을 챙기거나, 고의로 대중을 선동하는 사건이 종종 일어나는데, 이들은 모두 뉴파워를 특정 개인의 이해관계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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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소모되는 전기에너지는 엄청난 수준이다. 비트코인 거래 한 번을 위해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는 300㎏이며, 이는 비자카드를 한 번 긁는 것보다 75만 배 많은 양이다.20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57

왜 블록체인 시스템은 블록을 연결하는 작업을 비생산적이고 낭비적인 ‘숫자 끼워 맞추기’로 만들었을까? 이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블록체인은 블록연결 작업을 통해 장부조작 여부를 발견한다. 숫자 끼워 맞추기 작업을 통해 가짜 거래기록을 밝혀내고, 진짜 거래 기록만 남게 된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57

일시적으로는 참True과 거짓False이 병존할 수 있지만, 블록체인에서는 결국 다수가 믿고 있는 기록이 ‘참’이 된다. 이것이 블록 간의 연결 작업을 단순한 숫자 끼워 맞추기로 만들어 둔 이유다. 다수가 작업하고 있는 블록의 행렬이 무엇인지를 가려내는 과정인 것이다. 즉, 블록체인은 ‘계산 효율성’을 포기한 대신, ‘신뢰’를 택했다.22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59

그러나 비트코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술적으로 완벽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신뢰’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24 기술적으로는 복잡하더라도 신뢰를 강제하는 기술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신뢰기계the Trust Machine’다.25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거짓말을 하면 항상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 이는 미래가 예측 가능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은 신뢰를 만들어내는 도구이며,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대체하는 기계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60

블록체인은 단순 반복적인 거래가 많이 일어나는 곳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거래구조가 복잡하면 블록체인이 주석을 달고 추적을 하는 과정이 매우 번거로워지기 때문이다.26 따라서 농업, 물류, 수송 등 단순 반복적이지만 거래량이 많은 ‘공급망supply chain’ 관리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블록체인의 특징은 농산물 원산지 관리, 식품의 안전성 증명, 공중보건 영역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질 것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61

블록체인은 ‘사회적 확장성’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진화해 나갈 것이다. 중개기관을 대체할 수 있다는 뚜렷한 장점 때문이다. 스마트 계약28, 하이퍼레저 패브릭29 등은 블록체인이 그 활용성을 점차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30 언젠가 블록체인은 애플리케이션을 넘어 오늘날의 윈도우 OS와 같이 모든 컴퓨터에 깔려 있는 기본 인프라 기술이 될지도 모른다. 블록체인이 플랫폼이 되는 ‘서비스로서의 블록체인BaaS: Blockchain-as-a-Service’이다.31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62

알바의 일종인 비정규직 프리랜서 노동이 확산하는 현상을 ‘긱 이코노미gig-economy’라고 일컫는다. 앞으로는 정규직 없이도 생계를 유지하는 데에 문제가 없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62

무형의 서비스인 컴퓨팅 파워도 공유된다. 온라인 쇼핑회사인 아마존은 컴퓨팅 파워를 공유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아마존은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와 같이 쇼핑 수요가 몰리는 시즌에 대비하여 대용량의 서버를 구축해 두었다. 사람들의 수요가 몰리더라도 원활히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쇼핑 수요가 낮은 평상시에는 서버를 100퍼센트 가동하지 않고 IT 업체들에 대여하고 있다. 이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아마존에서 가장 큰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부문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63

정치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스템과 같다.1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처리하여 공공의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 정치다. 데이터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자는 권력을 획득한다. 대중들의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적합한 정책을 제시하는 사람은 더 많은 대중의 지지를 받는다. 정치 경쟁을 정보 처리의 관점에서 보면, 누가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수집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는지를 둘러싼 싸움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66

민주주의는 참여와 토론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틀릴 확률을 획기적으로 낮춘 시스템이다. 컴퓨터공학에서 "보는 눈이 많으면 프로그램의 오류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라는 ‘리누스의 법칙Linus’ Law’을 정치체제로 구현한 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67

시스템이 투명해지고,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해지면서 민주주의라는 참여형 데이터 처리 방식은 느린 속도라는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68

공공서비스는 이제 더 이상 정부만의 영역이 아니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 9호선, 인천대교, 신분당선은 민간기업에 의해 건설된 대표적 인프라다. 정부가 민간과 협력하는 민관협력 파트너십(PPP, Public-Private Partnership)이라는 방법으로 건설된 것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69

경제 권력은 자본파업의 가능성을 통해 힘을 휘두른다. 노동자의 본래 역할이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라면, 자본은 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노동자들을 조직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즉, 투자하여 공장을 짓고 이윤을 내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자본가들이 공장을 짓지 않는다면, 이를 ‘자본파업’이라 한다. 기업가들이 기존 생산설비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도 일종의 자본파업이다.
기업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시키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은 자본파업의 전형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72

자본파업은 일자리만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다. 자본파업이 발생하면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다. 전통적 제조업의 일자리는 해외로 나가버리는 대신, 그 기업이 빠져나간 빈자리에는 바이오, 게임 등과 같은 신新산업 분야의 일자리가 생겨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고학력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저학력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없애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즉, 자본파업은 현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자리 감소와 소득 양극화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가져온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74

사람들은 한번 적응한 제도를 바꾸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움직이던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는 관성을 지니고 있듯이, 법과 제도도 사람들에게 적응되면 현상을 유지하려는 관성을 지닌다. 이를 제도의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e’이라고 한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74

경제 권력에 유리한 제도가 형성되는 현상은 국제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세계 각국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러 나라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 등은 친기업적 제도가 국제적으로 형성된 예다. 자본의 논리로 국제적 법정을 만들어 민주국가를 심판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5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75

기업이 우리의 일상을 관찰하는 오늘날 자본주의 모습을 ‘감시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라고도 일컫는다. 감시자본주의란 우리의 일상 행동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의 자본주의다. 구글과 카카오가 우리의 검색기록을 활용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감시자본주의의 전형이다. 우리는 인터넷 공간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항상 흔적을 남긴다. 감시자본주의의 기업들은 이러한 흔적(행동잉여, behavioral surplus)들을 수집하여 데이터를 얻고,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타깃 광고, 가격차별, 맞춤형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78

이처럼 개인정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는 현상을 ‘프라이버시 역설privacy paradox’이라고 한다. 프라이버시의 역설이 존재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기업들은 우리의 개인정보를 손쉽게 얻고 있는 것이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79

그러나 우리가 자발적으로 콘텐츠와 데이터를 업로드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네트워크 기업의 부를 창출하는 행위가 된다. 사용자들이 많고,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그 네트워크의 가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즉, 온라인 세계에서 나의 소비행위는 순수한 취미나 단순한 소비가 아니다. 이는 소비행위인 동시에 네트워크라는 참여농장에서 일하는 생산행위이기도 하다. -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7899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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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내 첫 책(마지막 책이기도 한)을 낸 만화 출판사 영업부장이었다.

잡지만화 시절 실시된 마지막 공모전. 거기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나는 만화가가 됐다. 담당 편집자는 첫 대면에 내 만화가 절대 잘 팔릴 만한 내용이 아니라고 선언하듯 말했다. 그는 예방주사라 했지만, 내겐 군대 고참이 부리는 텃세로 느껴졌다. 오히려 내 만화에 관심을 갖고 잘 팔아보겠다고 한 건 영업을 담당한 김 부장이었다. 말년 병장이 갓 들어온 이등병에게 격의 없이 대하듯 그는 정말 친절했다. 담당 편집자 예상대로 잘 안 팔려 찬밥이 된 내 만화책을 좋아해주고, 어떻게든 팔아보려 노력한 그야말로 나의 유일한 우군이었다. - <망원동 브라더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5344491 - P19

제법 시원하네, 만족하던 찰나 양심이 간질거려 일어선다. 문을 열고 선풍기를 정확히 문과 마루 사이에 놓고 회전 모드로 작동을 시키자, 바람이 김 부장의 러닝셔츠를 흔든다. 선풍기는 일정하게 고개를 돌리며 방으로도 바람을 밀어넣는다. - <망원동 브라더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5344491 - P22

방으로 들어와 눕는다. 아까만큼 시원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밤을 날 수 있을 듯하다. 그때 귓가에 들리는 소름끼치는 윙윙 소리. 아이 씨……발! 선풍기 바람을 타고 모기들이 침공한다. 방의 창에는 방충망이 있지만 마루와 부엌 창엔 방충망이 없다. 그렇다고 문을 닫을 수도 없는 노릇. 왜 나는 에프 킬라가 떨어져도 새로 살 생각을 안 하는가? 식료품 살 돈도 빠듯해 생필품은 늘 뒷전이 되는 것이다. 순간 목덜미가 가렵다. 어느새 모기들이 흡입을 시작한 모양이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문을 닫고 바람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문을 열어둔 채 선풍기 바람을 맞는 대신 모기에게 뜯길 것인가.

결국 나는 1. 불을 켜고, 2. 선풍기를 김 부장에게 고정하고, 3. 방문을 닫고, 4. 눈에 불을 켜고 박수 쳐가며 방 안 모기를 다 잡아 죽인 뒤, 5. 불을 끄고 잠을 청했다.

더위에 쪄 죽더라도 모기는 질색이다. 김 부장 취향은 모르지만 그는 바람을 얻었고 모기에겐 노출됐다. 무릇 인생이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 나는 공평한 내 처사에 스스로에게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 뒤이어 밀린 잠이 스멀스멀 올라와 더위도 잊을 즈음, 마루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젠장, 김 부장의 코골이가 시작됐다. 모기가 코의 알람이라도 건드렸나보다. 그렇게 코골이 대마왕 김 부장의 공습으로 인해 나는 좀처럼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역시 삶은 공평하지 않다. - <망원동 브라더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5344491 - P23

자기 개발서를 읽는 건 자기를 주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냥 읽고 있으면 면죄부가 생기는 느낌. 자본주의 사회의 성경이 바로 이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자기 개발서대로 살진 않는다. 그건 성경 말씀대로 살진 않지만 천국에 간다고 믿으며 성경을 읽는 사람들의 심리와 비슷한 거다. - <망원동 브라더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5344491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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