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혁명과 볼셰비키혁명은 닮은 점이 많다. 구체제가 썩은 문짝처럼 쓰러진 것, 패전이 사회혁명을 부추겼다는 것은 같았다. 혁명으로 탄생한 체제가 구체제보다 더 강력하고 중앙집권적이었다는 것, 최고 권력자가 개인숭배의 대상이 된 것도 똑같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레닌은 병사와 노동자의 도시 봉기로 권력을 장악한 다음 그 권력을 지키기 위해 내전을 벌였다. 반면 마오쩌둥은 오지의 농촌에서 홍군을 창설하고 장기 내전의 군사적 승리를 통해 국가권력을 차지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186

그러나 정치체제만큼은 마오쩌둥이 ‘신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설계한 그대로다. 현대 중국의 정치는 플라톤이 말한 철인정치(哲人政治)의 ‘집단주의 버전’이다. 공산당은 무엇이 선인지 아는 ‘철인’ 또는 ‘현자(賢者)’의 역할을 한다. 공산당은 조직 내부의 ‘민주주의’ 또는 지도자 양성 시스템을 통해 국가 지도자를 세우고, 그 지도자가 전권을 행사하며 국가를 운영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1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재적 독재자의 위협으로부터 미국 사회를 지켜준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확고한 의지가 아니라 민주주의 문지기, 다시 말해 미국의 정당 체제였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51

1787년 미국 헌법은 세계 최초로 대통령제를 만들어냈다. 대통령제는 문지기 역할을 중요한 과제로 남겼다. 의원내각제에서 총리는 의회의 일원이며, 다수당이 선출한다.26 그렇기 때문에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 내부자들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내각 수립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필터 기능을 한다. 반면 대통령은 의회의 일원이 아니며, 다수당이 선출하지도 않는다. 적어도 이론적으로 대통령은 국민이 뽑는다. 그리고 누구나 대선에 출마할 수 있으며, 최고 득표자가 대통령이 된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53

정당은 대통령 후보를 선출함으로써 위험한 선동가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게 막는 권한(그리고 책임)을 부여받았다. 이러한 점에서 정당은 두 가지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우선 민주주의 관리자로서 유권자의 뜻을 가장 잘 대변하는 후보자를 선출해야 한다. 다음으로 정치학자 제임스 시저James Ceaser가 언급한 ‘걸러내기filtration’30 기능을 해야 한다. 즉,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거나 대통령직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을 사전에 걸러내야 한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55

2015년 1월 15일 부동산 사업가이자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스타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의 트럼프타워에서 중대 발표를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로비 층으로 내려왔다. 그는 거기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트럼프는 엄청난 부와 높은 인기로 혹시 가능성이 있을지 모른다고, 혹은 적어도 몇 달 동안 집중 조명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또 한 명의 그저 그런 후보에 불과했다. 그보다 한 세기 앞서 활동한 기업가 헨리 포드처럼 트럼프 역시 극단주의자였다. 트럼프의 정치 경험이라고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났는지 집요하게 캐물었던 소위 ‘버서birther’로서의 역할뿐이었다. 게다가 주요 언론과 정치인들은 트럼프의 이러한 경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7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부분의 국가가 정기적으로 선거를 치른다. 그럼에도 민주주의는 다른 형태로 죽어간다. 냉전이 끝나고 민주주의 붕괴는 대부분은 군인이 아니라 선출된 지도자의 손에서 이뤄졌다.4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는 물론 조지아, 헝가리, 니카라과, 페루, 필리핀, 폴란드, 러시아, 스리랑카, 터키, 우크라이나에서도 선거로 추대된 지도자들이 민주주의 제도를 전복했다. 오늘날 민주주의 붕괴는 다름 아닌 투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13

선거로 시작된 민주주의 붕괴는 위험하면서도 미묘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칠레의 피노체트처럼 일반적인 쿠데타에 의한 민주주의 붕괴는 즉각적이고 뚜렷한 형태로 일어난다. 가령 대통령 궁에 불이 난다, 대통령은 피격당하거나 투옥되고 혹은 해외로 추방된다, 헌법은 효력을 잃거나 폐기된다. 그러나 선거를 통한 붕괴에서는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탱크가 거리로 진격하는 법은 없다. 헌법을 비롯한 형식적인 민주주의 제도는 온전히 남아 있다. 시민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투표를 한다. 선출된 독재자는 민주주의 틀은 그대로 보존하지만, 그 내용물은 완전히 갉아먹는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13

민주주의 기반이 아무리 튼튼하다 해도 극단주의 선동가는 어느 사회에서나 등장하기 마련이다. 미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가령 헨리 포드Henry Ford, 휴이 롱Huey Long, 조지프 매카시Joseph McCarthy, 조지 월리스George Wallace와 같은 인물들이 그들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시험은 이러한 인물이 등장하는가가 아니라, 정치 지도자와 정당이 나서서 이러한 인물이 당내 주류가 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이들에 대한 지지와 연합을 거부하고, 필요하다면 다른 당의 민주주의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경쟁 세력과 적극적으로 연대함으로써 이들이 권력을 잡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가이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극단주의자를 정치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성 정당이 두려움과 기회주의, 혹은 판단 착오로 인해 극단주의자와 손을 잡을 때 민주주의는 무너진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16

선출된 독재자는 사법부를 비롯한 중립 기관들을 자신의 입맛대로 바꾸거나 ‘무기로 활용하고’, 언론과 민간 영역을 매수하고(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정치 게임의 규칙을 바꿔서 경쟁자에게 불리하게 운동장을 기울인다.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장악한 독재자의 시나리오에서 가장 비극적인 역설은 그가 민주주의 제도를 미묘하고 점진적으로, 그리고 심지어 합법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죽인다는 사실이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73년 9월 11일 정오 칠레 산티아고 도심에서 몇 달째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산 호커 헌터 전투기가 급강하하더니 산티아고 중심에 위치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대통령 관저인 모네다 궁전에 폭격을 가했다. 이후 폭탄 공세는 계속 이어졌고, 모네다 궁전은 불길에 휩싸였다. 3년 전 진보 연합의 대표로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살바도르 아옌데Salvador Allende는 궁전 안쪽에 방어벽을 설치했다. 아옌데 임기 동안 칠레는 사회불안과 경제 위기, 그리고 정치 마비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아옌데 대통령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운명의 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곧 아우구스토 피노체트Augusto Pinochet 총사령관이 이끄는 칠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고 국가권력을 장악했다. 운명의 그날, 아옌데 대통령은 아침 일찍 라디오 방송을 통해 자신은 결코 투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수많은 지지자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아옌데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대통령 궁을 호위했던 군 병력과 경찰 모두 그를 버렸고, 라디오 선언은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졌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아옌데 대통령은 죽었다. 그리고 칠레의 민주주의도 함께 죽었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자신의 온몸으로 끌어안고 모순을 뚫고 나가려는 헌신, 그런 자세와 철학이 민중의 사랑과 존경을 받게 하는 것 같아요. - <추미애의 깃발>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5001 - P128

제주 4·3은 현대사의 비극을 가장 민주적으로 풀어낸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적 입법과 사법적 해결, 국가 차원의 배상과 보상을 이끌어낸 ‘역진불가’(逆進不可)의 예이기도 합니다. 정부의 사과와 사법부의 무죄 선고, 국가의 책임까지 연결하는 작업은 세계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경우라고 합니다. - <추미애의 깃발>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5001 - P155

그냥 묻고 지나가면 잘못된 역사가 반복될 뿐입니다. 부끄러운 일이에요.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앞으로의 잘못을 예방하는 일이기도 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기본작업이기도 합니다. - <추미애의 깃발>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5001 - P16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