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은 현자들이 ‘상기想起’, 즉 영혼이 이미 관조한 것을 다시금 떠올리는 연습을 한다고 보았다. 우리가 새로 배우는 것은 없다. 우리는 레테의 평원을 지나오면서 잊어버린 것, 오랫동안 의식 속에 파묻혀 있던 지식을 끌어낼 뿐이다. 잃어버린 지식을 다시 정복하는 것이 철학의 업이요, 무지의 동굴에서 서서히 빠져나오는 과정이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69

죽을 날이 가까워지면 또 하나 해야 할 일이 있다. 퇴장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윤리적이거나 의학적인 결정을 가급적 모두 마무리해야 한다. 생물학적 생존에는 궁극적 가치가 없다. 자유와 존엄이 더 중요하다. 자율성, 세상을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능력이 사라지면 먹고 자고 숨 쉬는 것이 고문처럼 괴롭다. 그러면 사라질 때가 된 거다. 할 수 있는 한 우아하게, 세상과 작별할 때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73

벨기에는 환자의 의식이 명징한 상태에서 "숙고한 후 자기 의지로" 요청하는 경우 조력자살을 법으로 허용한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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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가 될 만한 사람들, 이들은 프랑스의 살아 있는 지성이자 정신의 영원한 증인으로서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고, 사려 깊으며 지혜로웠다. 적극적이고 건강미 넘치며 단호함과 겸손함을 지닌 이들은 정체된 채 늘 제자리걸음만 하며 성질이 급해 실패만 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표본이자 인내심의 거룩한 예였다.

-알라딘 eBook <사물들> (조르주 페렉 지음, 김명숙 옮김) 중에서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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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라 난초 이파리는 조화와 화합의 아름다움과 그윽함을 깨닫게도 한다. 이런 난초 이파리를 보면서 떠오르는 말은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서로 조화를 이루어 어우러지되 부화뇌동하지 않고 서로 천박하게 닮지는 말라는 말씀이 그것이다. -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57144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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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비토라는 지명은 올리베토Olivetto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올리브 숲, 혹은 올리브 과수원이란 뜻으로, 이 일대에서 보이는 아주 오래된 올리브나무들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이 오래된 마을은 로마 제국의 이베리아 반도 점령 시절부터 서고트족과 무어인의 침략, 그리고 기독교 세력의 국토 회복기였던 레콩키스타Reconquista까지 모두 겪어 왔다. - <느릿느릿 복작복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430 - P8

이 책은 그런 공간의 소담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상 낙원과는 거리가 멀지만 굳이 낙원일 필요도 없이, 나날이 의미 있고 평화가 넘쳐나는 곳. 단순하게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의 삶을 이어 나갈 수 있는 곳. 누군가에겐 꿈과 같은 일을 가능하게 해 주는 집과 가족, 마을에 대한 이야기다. - <느릿느릿 복작복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430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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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었다. 우리가 보고, 맛보고, 노래하고, 취하지 못한 이 모든 경이로운 것들은 사라졌다. 우리에게 부드러운 눈길을 던지고 이내 돌아선 그 사람들은 우리가 관심을 쏟지 않았기에 가버렸다. 헛것을 좇느라 사랑해주지도 못하고 쓸데없이 마음고생만 시킨 그녀, 잘 챙겨주지도 못했는데 너무 일찍 저세상으로 떠난 친구, 전에는 귀찮기만 했지만 지금은 한없이 그리운 어머니의 사랑. 이제 시간이 없다! 호시절은 끝났다. 후회가 우리를 갉아먹는다. 다시 살 수 있다면, 스무 살만 더 젊었어도! 우울한 사람은 그렇게 되뇌지만 어이할까. 그는 20년 전으로 돌아가더라도 예전과 똑같이 자기가 옳다는 확신을 갖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터이니!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60

예지는 과오를 저지른 후에야 찾아오니 과연 헤겔이 말한 대로 "미네르바의 올빼미(지혜의 상징)는 황혼이 내려앉은 후에야 날아오른다." 그때 위험을 무릅쓰고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면 그건 아마 우리가 원치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후회는 피할 수 없는 만큼 무익하다. 패배주의가 늘 써먹는 알리바이가 있다. 다시 붙잡기엔 너무 늦었다, 긴 여행을 떠나기엔 너무 늦었다, 다시 사랑하기엔 너무 늦었다, 이제 와 내가 뭘 해, 겁쟁이는 그렇게 말한다. 20세든 80세든 하면 된다. 담대함이란 돌이킬 수 없는 숙명에 지지 않는 것이므로.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61

요컨대, 우리는 우리의 경험과 함께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 부조화가 필멸자의 운명이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64

우리 삶을 구획하는 시간부사들 중에서 ‘벌써’와 ‘아직도’ 역시 특별하다. ‘벌써’는 나이 많은 이들에게 통계적 비정상, 짜증스러운 조숙으로 와 닿는다. ‘아직도’는 짜증과 고질적 비정상을 나타낸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67

‘벌써’가 젊은 사람들의 보기 드문 능력에 대한 반응이라면 ‘아직도’는 당황스러운 지속에 대한 반응이다. 특히 ‘지금도 그래? 여전히 그러고 있단 말이야?’라는 뜻이다.
‘아직도’는 조심스러운 바람을 담고 있기도 하다. 죽어가는 이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를 부르짖으며 자신의 삶을 붙들어주기를 원한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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