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만남들로 우리의 평범한 순례 여행은 즐거워진다. 우리는 스치듯 지나는 순수한 애정의 순간을 누린다. 그래서 더 나아갈 수 없으며 절대 선을 넘어갈 수도 없다. 그는 깨끗한 남자고, 내 친구와 아이들을 사랑한다.
비록 누구와도 내 인생을 나누지 않지만 따뜻한 포옹만으로도 충분하다. 양쪽 뺨에 가볍게 입 맞추고, 산책을 떠나고, 함께 잠깐 걷는 것만으로. 원하기만 하면 잘못된 그리고 부질없는 어떤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는 걸 우린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안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4

내 인생의 모든 쓰라린 고랑은 봄과 관련돼 있다. 하나같이 아픈 상처다. 이것 때문에 짙푸른 녹음, 시장에 처음 나온 햇복숭아, 동네 여인들이 입는 살랑거리는 플레어스커트가 괴롭다. 상실, 배신, 실망만을 떠오르게 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마지못해 앞으로 떠밀려 가야 하는 느낌이 싫다. 하지만 오늘은 토요일이라 나갈 필요가 없다. 눈을 뜨지만 일어날 필요가 없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지.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22

그 애는 꿈도 계획도 많다.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 아직 믿는다. 이미 세상에 대항할 용기를 가졌으며 이곳에서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싶어 한다. 이 소녀가 난 사랑스럽다. 어떤 식으로든 그 애의 에너지가 영감을 준다. 동시에 나를 떠올리며 의기소침해진다. 그 애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남자애들 얘기와 웃음이 터져 나오는 재미난 일화들을 들려줄 때 무력감을 지울 수 없다. 겉으론 웃지만 속으론 가슴 아프다. 난 그 나이 때 사랑을 몰랐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25

우리는 자리에 앉아 대화를 시작했다. 수첩을 꺼내 두 여자가 한 남자를 두고 지내온 평행 관계를 시시콜콜 상세히 비교해보았다. 휴가, 기억에 남는 순간들, 허리 통증, 감기. 가슴 찢어지는 긴 이야기였다. 서로 주고받은 자세한 정보와 자료는 의문을 풀어주며 나도 모르는 사이 꾸었던 악몽을 환히 밝혀주었다. 우리는 악몽에서 살아난 두 생존자였고, 그래서 이제 서로 공모자같이 느껴졌다. 그녀의 모든 말과 모든 폭로가 내게 상처를 줬다. 하지만 인생이 산산조각 나는 동안 난 홀가분해지는 걸 느꼈다. 태양이 지고 우리는 배가 고팠다. 더는 할 말이 없어지자 우리는 허기를 채우려고 밖으로 나갔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34

엄마는 날 못 미더운 눈초리로 바라보며 외로움은 결핍일 뿐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엄마는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려 하지 않는다. 내가 만들어나가는 작은 만족들은 엄마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나에 대한 엄마의 집착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내가 보는 시각에는 관심이 없다. 내게 진짜 외로움을 가르쳐준 것은 바로 이 격차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36

여인이 눈을 감고 내가 있건 말건 상관없이 긴 의자 위에 몸을 누인다. 눈을 감은 채 가지런히 누워 있다. 그렇게 그녀는 그 방을 살려내고, 내가 늘 조심스레 건넜던 그 문턱을 넘어와 완전히 방을 소유한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39

물속에서 나는 생활에서 멀리 떨어진다. 생각이 녹아 장애물 없이 술술 풀려나간다. 물이 날 보호해주고 무엇도 건드리지 않기에 몸, 마음, 우주 전체가 참을 만해지는 듯하다. 수영장 바닥에 불안한 명암을 투사하며 연기처럼 흘러가는 빛의 유희를 몸 아래로 관찰한다. 날 재생시켜주는 요소가 감싼다. 내 어머니는 물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48

난 그 상실과 불행을 느끼면서 수영장의 물은 이제 그렇게 맑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이 물은 고통과 고뇌를 알고 있고, 오염됐다. 일단 다시 흘러 들어온 물도 알 수 없는 불안에 침범당한다. 그 모든 고통은 이따금 귀로 들어가는 물처럼 다시 흘러나오지 않는다. 아니 정신 속에 고이고, 몸 구석구석에 배여 있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50

그의 존재는 성적 욕구 같은 것을 일으키지 않은 채 날 편안하게 해준다. 뭔가 채워지지 않은 우울한 시선, 이제 예닐곱 시간 눈을 붙이려 하는 반짝이지만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그의 두 눈을 생각한다.
다음 날 우리는 각자의 방문을 열고 나와 같은 승강기를 타고 내려가서 헤어진다. 매일 아침 매일 저녁 약속한 것도 아닌데 서로를 기다린다. 사흘 동안 이 침묵의 관계는 희미하게나마 날 세상과 화해하게 해주었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62

난 공짜나 마찬가지인 빵 값을 지불한다. 엉덩이를 붙일 곳을 찾다가 놀이 공원에 앉는다. 밤에는 텅텅 비지만 이 시간에는 아이들, 부모들, 강아지들, 나 같은 외로운 사람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오늘은 전혀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떠드는 소리가 시끄럽다. 자신을 표현하고 설명하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려는 우리의 충동에 난 새삼 놀란다. 믿어 마지않는 소박한 빵맛에 또 새삼 놀란다. 햇살에 몸을 녹이며 빵을 먹는 동안 성스러운 음식을 먹는 것 같다. 이 동네가 날 사랑한다는 걸 안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69

황량한 여름 사막에서 암초처럼 쌓인 더미, 이 홍수 같은 물건들은 모든 것의 실종을 생각나게 하지만 존재의 진부하고 완고한 흔적 역시도 떠올리게 한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78

어른이 돼서도, 지금 기억나는 또 다른 중요한 순간이 있다. 새 집으로 이사하기 전에 우리가 사랑을 나눴던, 내 처녀성을 잃었던 방을 청소하던 첫 남자친구와의 일이다. 그는 바닥에, 침대 아래, 안락의자 쿠션 사이에 떨어져 잊고 있던 동전을 버리고 싶어 했다. "아무 가치가 없어, 그걸 주워봐야 아무 소용 없어"라고 그가 말했다. 그는 몇 년 동안 가구 뒤에 쌓인 먼지 더미와 함께 그 동전들을 모두 쓸어 버렸다. 순간 나는 우리의 관계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가슴 아프지만 명확히 깨달았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83

모욕을 받은 나는 피곤한데도 다시 걸어서 집으로 돌아온다. 사십 분 동안 어두컴컴한 건물들, 닫힌 창문들 아래를 급히 걷는다. 긴 산책 뒤에도 당혹감을 지울 수 없고 너덜너덜해진 기분이다. 저녁을 망친 것에 친구에게 사과를 할 것이다. 내일 아침 장을 보러 내려갈 광장을 가로질러 간다. 오늘 저녁은 분수대에서 잡담을 나누는 청년들에게 담배 한 대를 부탁한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89

난 결혼한 적이 없지만 많은 여자들이 그러하듯 몇몇 유부남과 사귀었다. 오늘 나는 강 건너 동네에 자리한 이 카페에서 만났던 한 남자를 생각한다. 지금 이 카페에 나는 혼자 있다. 그날 나는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막 카페를 나오던 중이었다. 그가 따라와 길에서 날 붙잡았다. 그는 내 뒤를 미친 사람처럼 뛰어왔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01

노부인은 지금 공원에서 시끄럽게 소리치며 놀고 있는 아이들보다 더 활기가 넘쳐 보인다. 끈으로 연결된 두 사람의 이미지가 날 감동시킨다. 그들 사이의 헌신, 연결된 삶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난 우리 안에 흐르는, 순환되어야 하고 규칙적으로 제거돼야 하는 물질을 생각한다. 숨겨진, 흉하지만, 중요한 작업들.
그들은 이야기하면서 조심조심 걷는다. 그녀는 다른 곳에서 고통 없이 누워 힘든 수술을 받고 난 뒤 수술실에서 깨어나 이 세계로 다시 들어왔을 것이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06

저녁때 침대에서 책을 읽으면 집 아래로 쌩쌩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점점 내게 안정감을 준다. 아무튼 이 소리가 들려야만 잠들 수 있다. 그러다가 한밤중 언제나 같은 시간에 잠을 깬다. 쥐 죽은 듯한 고요 때문이다. 그 순간 거리를 달리는 차도, 어딘가로 향하는 사람도 없다. 잠이 점점 가늘어지며 날 떠난다. 누구라도 좋으니 어떤 이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그 어둠의 시간에 들어서는 생각은 늘 가장 어둡고 또렷하기까지 하다. 첫 아침 햇살이 어두운 생각을 흩어놓고, 삶의 동반자가 집 아래로 지나가는 소리가 다시 들릴 때까지 그 침묵이 검은 하늘과 함께 날 움켜잡고 있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13

내가 좋아하는 문구점이 시내 한가운데 인적이 붐비는 두 길 모퉁이 옛날 건물에 있다. 연말에 그곳에 가서 아끼는 구매 물품인 새 수첩을 산다. 연말에 수첩을 사는 건 하나의 의식과 같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23

몇 년 전부터 문구점은 내 중심 거점이다. 학생 시절 나는 늘 그곳에서 학교와 대학교에서 필요한 물건, 지금은 수업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물건을 사곤 했다. 필요한 것이기도 했지만 문구점에서 산 물건들은 모두 날 행복하게 해준다. 내 존재를 확인해준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25

유감스럽기는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문구점이 더 이상 없다는 게 놀랍지는 않다. 이 지역 월세는 지나치게 비싸겠지. 그리고 누가 문구점에 가서 그 노트들을 샀겠는가? 학생들은 사실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는다. 정보를 얻고 세상을 여행하자면 자판만 두드리면 된다. 학생들의 생각은 화면에서 돋아나고, 누구든지 이용 가능한 존재하지 않는 구름 속에 산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26

하루에 세 번 사흘 동안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내 친구의 아버지가 땅에 묻힐 때까지 우리는 같은 길을 산책한다. 난 늘 호기심에 찬 개의 두 눈, 재빠른 발걸음, 뭔가를 갈망하는 주둥이가 사랑스럽다. 우리의 여정은 점점 더 날 저쪽으로 데려간다. 개는 날 끌고 가지만 난 개목걸이를 꼭 잡고 있다. 엇나간 사랑이 깨지고 우리의 부족한 사랑 이야기가 더는 그리워지지 않을 때까지 한 걸음 한 걸음 날 위험으로부터 멀리 데려간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34

어린 시절 그 나무 그루터기 위에서, 그 절벽 앞에서 맞닥뜨렸던 것과 같은 당혹감을 느꼈다가 이제 불안한 평정심을 다시 찾는다. 내가 부주의하고 너무 바쁜 나쁜 딸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엄마는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모든 얘기를 풀어놓는다. 난리를 치지도 않고 목소리도 더는 높이지 않는다. 엄마는 자신에 대해 말할 뿐 날 비난하지 않는다. 엄마는 말수가 적어졌지만 내 나이 때는 화를 잘 냈다. 나는 여름에 이웃들이 듣지 못하도록 창문을 잠그고 엄마의 분노를 집 안에 가두고 싶었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41

보통 어느 순간쯤 되면 우리는 내려가 함께 산책을 하곤 했다. 엄마는 불편하게 엉거주춤 내 손을 잡는다. 엄마가 주는 애정이 난 살짝 귀찮다. 하지만 오늘 엄마는 나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피곤해한다. 공기가 엄마에겐 쌀쌀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쇠약해진 엄마를 보니 마음에 눈물이 어린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42

지금 나의 엄마는 스크랩북의 누런 스카치테이프 조각처럼 삶에 붙어 있다. 자신의 일을 하다가 어느 순간 떨어질 수 있다. 거기서 떨어지려면 페이지를 넘기고 종이 위에 빛바랜 네모난 얼룩을 그냥 놔두면 된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46

튜브 뚜껑을 닫다가 실수로 튜브를 눌러서 많은 양의 접착제가 밖으로 흘러나왔고 손가락을 덮더니 곧 피부에 딱딱한 얼룩을 남기며 말라버린다. 손을 씻어도 상황이 더 악화되기만 한다. 물은 도움이 되지 못해서 이제 손가락이 케이크 조각처럼 다른 손가락과 붙어버렸다. 접착제가 묻은 뻣뻣한 손을 하고 있는 생기 없는 내 모습을 거울로 본다. 지우고자 애썼던 먼지를 접착제가 내 피부에 다시 끌어모았다. 오랜만에 처음으로 웃음이 터져 나온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49

외국인 무리의 그 무엇도, 그들의 게걸스러운 즐거움조차 내게 남지 않았다. 작은 테이블은 다시 깨끗해졌고 자리는 비었다. 지금 나는 그 많은 음식을 하나도 맛보지 않은 걸 후회한다. 그들은 친절하게도 부스러기 하나 남기지 않았다. - <내가 있는 곳>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6026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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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핵심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하는 질문이다. 우리는 소중한 시간을 아주 다양한 일에 쓰면서도 이 질문만큼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그 어떤 문제보다도 우리에게 절박한 질문임에도 말이다. 더불어 심리학은 우리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가르쳐준다. 이런 지식은 우리에게 아주 실용적이다. 이런 마음의 법칙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있는 사람보다 모든 면에서 훨씬 더 유리하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4

자기 자신이,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는지 안다면, 적어도 자신의 인생을 통제할 수 있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4

우리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자기 자신으로부터 소외된다. 다시 말해서 나 자신과 멀어진다. 어린 시절에는 감정을 아주 잘 알았으나, 나이를 먹으면서 갈수록 ‘무감’해지는 것이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7

우리가 쓰는 ‘느낀다’는 말은 사실 가면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우리는 자신의 느낌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품은 ‘생각’, 곧 주변 사람들을 보는 자신의 ‘판단’을 표현할 따름이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7

긍정적인 진솔한 감정의 예로는 평안함, 침착함, 행복함, 생동감, 기분 좋은 흥분, 따뜻함, 사랑에 빠짐, 자유로움, 감사함, 낙관적임, 흥미로움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부정적인 진솔한 감정으로는 외로움, 질투, 시기, 배고픔, 탈진감, 멍함, 망설임, 우울함, 놀람, 무기력함, 두려움, 짜증, 변덕스러움 등이 있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9

요컨대, 느끼는 그대로 솔직하게 느끼며 다른 누구의 것이 아닌 나의 인생을 살자.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그 어떤 평가도 하지 말자.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11

이 두 번째 하루는 ‘리프레이밍Reframing’을 통해 다시 해석된 하루이다. 프레임Frame이란 사고방식이나 느끼는 방식의 ‘틀‘을 의미한다. 그래서 ‘틀을 새롭게 함’이란 뜻의 리프레이밍은 틀을 바꾸어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심리학에서 ‘물구나무서기 방법’이라고도 불리는 리프레이밍은 원래 가족치료에서 비롯되었다. 사건을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별 볼 일 없는 그림이라도 액자의 테두리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가치가 달라 보이는 것처럼 지금까지의 낡은 테두리를 버리면, 전혀 새로운 일상이 열린다. ‘틀 바꾸기’는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치는 사건과 상황을 쉽게 대처할 수 있게 돕는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15

‘신경 언어학 프로그램Neuro-Linguistic Programming’은 우리의 행동에서 나타나는 특정 사고방식과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보다 편안하고 성공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리프레이밍은 그 안에서도 이미 효과가 검증된 방법이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16

진창에서 빠져나올 결정적인 한마디가 필요하다면,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Epiktētos의 말을 기억하자. 이 고대 철학자는 핵심을 꿰뚫고 있다.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사물이나 사건이 아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이 불안의 원인이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17

이처럼 자극에 대해 태아가 보이는 반응에 심리학자들은 ‘습관화Habituation’라는 거창한 표현을 붙였다. 습관화는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자극에 대한 반응은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대개 이런 과정은 빠른 속도로 이뤄지며 습관화의 저주는 태어나기 전부터 죽을 때까지 우리를 따라다닌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20

한편으로 보면 습관화는 우리로 하여금 배움의 능력을 갖게 해주는 중요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되풀이를 통해 몸에 익히는 게 배움이기 때문이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20

그러니까 지혜로운 사람은 즐겁고 신나는 일일수록 한번에 오래 하기보다는 간격을 두고 자주 끊어서 한다. 이렇게 끊어줌으로써 습관화로 인한 무뎌짐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20

부담스러운 일에는 정반대의 원리가 적용된다. 오히려 새롭게 시작할 때마다 울화가 치민다. 일을 끊어주면 습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다시 그 일을 하려고 할 때 더 큰 고통이 따른다. 그러니까 부담스러운 일을 할 때에는 될 수 있는 한 끝까지 밀어붙이는 게 습관화 활용 전략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저절로 부담감이 덜어진다. 그러니 즐겁고 신나는 일은 짧게 끊어서 하고, 지겨운 일일수록 단번에 끝내라! 당신의 인생이 한결 편안해질 것이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21

이처럼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면서 그 원인을 찾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귀인Attribution이라고 한다. 귀인에는 내적 귀인Internal attribution과 외적 귀인External attribution이 있는데, 전자는 성격, 태도, 기분 등 ‘사람의 내부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고 후자는 환경적인 요인, 즉 운이라든가 돈, 날씨 등 ‘외부에서 원인을 찾는 것’을 말한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23

사람들은 보통 실패나 잘못을 했을 경우 그 탓을 외부로 돌리고 칭찬받을 일을 했을 경우에는 자신이 잘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내가 실패하면 ‘운이 없었기(외적 귀인) 때문’이고 타인이 실패하면 ‘원래 실력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내적 귀인)’이다. 반대로 내가 성공하면 ‘내 능력이 워낙 뛰어나기(내적 귀인) 때문’이고 타인이 성공하면 ‘운이 좋아서(외적 귀인)’라고 그 원인을 외부로 돌린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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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이제 윙윙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로베르트와 그녀의 침실에 갇혀 있던 파리들과 달리 방금 나간 파리는 망상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이 강점이었다. 이미 오래전에 그녀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 곤충들을 사냥하지 않았다. 앞으로 언젠가 다시 위경련을 겪지 않고도 신문을 읽을 수 있을 거다. 언젠가 줄기차게 자신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있을 거다. 그저 가능한 일을 해보자. 숲속 벤치를 만든 사람처럼. 암튼 앞으로 며칠간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씨감자를 얻어 와 심어보자. 벽에 페인트칠도 하고. 할 일이 생각날 거다. 중요한 건 혼자서 해내는 것이다. 물론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다. 며칠간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벌써부터 공허감에 빠져드는 듯하고 몸 가장자리 윤곽이 점점 희미해지며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도 말이다. 일단 여기서 나가야 한다.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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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rd continues to be committed to us even when we sin. He continues to love us. In some ways, the nature of his love for us resembles an enduring marriage, or how a father or mother may love a misbegotten child. Hosea was being called to be like God when he had to love a person who would have been difficult to love. We are difficult to love when we sin; a sin is always a transgression against the Lord." Shin looked carefully at Isak’s face to see if he had reached him. - P64

"Maybe my life can be significant—not on a grand scale like my brother, but to a few people. Maybe I can help this young woman and her child. And they will be helping me, because I will have a family of my own—a great blessing no matter how you look at it." - P67

So when he would tuck her in between two sheltering boulders and untie the long sash of her blouse, she let him do what he wanted even though the cold air cut her. She’d dissolve herself into his warm mouth and skin. When he slid his hands below her long skirt and lifted her bottom to him, she understood that this was what a man wanted from his woman. Lovemaking would make her feel alert; her body seemed to want this touch; and her lower parts accommodated the pressure of him. Sunja had believed that he would do what was good for her.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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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는 또 헛되이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그녀는 기다릴 것이다. 처음엔 몇 분을, 그다음엔 몇 시간을, 몇 날 며칠을 기다릴 것이다. 시간이 아무 의미가 없어질 때까지, 마을이 해체될 때까지, 집들이 무너져 내릴 때까지, 도라와 버스 정류장만 남을 때까지, 먼지 자욱한 광활한 땅 위에 ‘종말’이라는 작품명의 초현실주의 유화처럼 굳어버린 채로 말이다.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109

그녀를 그리워할까? 여하튼 그녀는 모든 게 미안하다. 그들은 공식적으로 헤어진 게 아니다. 그저 잠시 떨어져 지낼 뿐이다.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연방정부가 봉쇄령 문제와 관련해 어떤 조치를 내놓든 상관없이, 코르프마허 교수가 새 파트너와 함께 베를린으로 와서 도라와 악셀을 만나게 할 때면 꼭 이런 일이 생긴다. 주임 의사인 그가 지닌 의학 전문 지식은 미디어의 담론과 대중의 흥분을 넘어 그의 존재를 돋보이게 한다. 그러니까 현 상황에서 고집스럽게 가족 소모임을 갖자는 건 바이러스를 경멸하는 그의 방식인 거다.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118

"1미터 50센티짜리 좌석이에요." 포니테일 머리의 남자가 말하고는 웃으며 운전석 좌석과 연결된 옆자리를 두드린다. 실제로 그 자리는 코로나로 거리두기를 하고 앉을 수 있다. 하지만 도라는 낯선 사람의 배송차를 타도 될지, 건축자재 마트에서 만난 사람이라면 이젠 낯선 사람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베를린이라면 이런 초대에 응하는 건 자살행위일 거다. 근데 이곳에선 몇 주일 치 장 본 물건을 들고 작은 지붕조차 없는 버스 정류장에서 두 시간 반을 기다리는 게 오히려 자살행위일지 모른다. 차 뒤쪽 화물칸 같은 곳엔 이 남자가 자루째 구입한 화초용 옥토가 실려 있다. 성폭력범은 절대로 옥토를 사지 않는다는 걸 제시하는 범죄 통계가 분명 있을 거다.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131

분명한 건 세상에 도라보다 힘이 조금 더 센 사람뿐 아니라 열 배는 더 센 사람도 있다는 거다. 톰이 연신 허리를 구부리자 입고 있던 해진 노르웨이산 스웨터도 딸려 올려간다. 그 바람에 도라는 곱슬곱슬한 그의 가슴털이 아래 배꼽까지 나 있는 걸 보게 된다. 왠지 톰의 모습을 감상해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배가 볼록한 편이지만 살이 찐 건 아니고, 팔과 어깨는 기계처럼 움직인다. 인간의 몸이란 얼마나 서로 다른가. 여기 이 남자의 몸은 그녀의 몸과 손과는 다른 물질로 만들어진 것 같다. 근데 도라의 손은 톰의 손과 조금 닮아 있다. 톰의 몸은 땅바닥에 찰싹 달라붙어 있기라도 한 듯 플립플롭 샌들을 신고 있는 발 위에 고정돼 있다.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132

높이가 높은 좌석에 앉아 가는 덕분에 도라는 차창 밖으로 멀리 지나가는 들판을 바라보며 드라이브를 즐긴다. 톰은 정상적인 속도를 유지하며 핸들, 페달, 기어를 다루는데, 마치 날 때부터 그것과 함께하며 자란 거 같다. 이런 차를 가진 사람의 삶은 어떨까. 건축자재 마트의 물건을 절반이나 사서 싣고 집으로 돌아오고 언제든 짐을 몽땅 싸서 이사를 가고 차에서 지낼 수 있을 테지. 또 필요하면 온 가족을 데리고 도망갈 수도 있겠지.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132

농사짓는 사람들이 독일 땅 절반에 비닐을 씌우고 있는 동안, 도라는 면 에코백을 들고 장 보러 간다. 그녀는 배 속에서 스멀스멀한 느낌이 올라오길 기다려보지만 아무 기척이 없다. 한순간 얼어붙은 듯이 가만히 머릿속으로 그 광경을 그려본다. 잘 다져진 밭고랑 귀퉁이, 거기에 씌운 검은 비닐. 곤충을 닮은 기계. 구부정한 사람들의 어두운 실루엣. 여기에 빠진 건 약간의 피아노 음악뿐이다. 시대착오적인 미래주의. 기계에 의한 인간의 노예화.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133

"아스파라거스는 마피아 같은 거예요. 슈퍼마켓을 모두 꽉 잡고 있지요. 소상공인은 거기 들어갈 수 없어요. 여느 다른 곳도 마찬가지죠. 대기업은 장려하지만 소상공인은 망하지요. 가장 최근엔 대국민 사기극 때문에 가게 장사가 너무 안 돼 우리 사람들을 빌려줄 수밖에 없었어요."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134

도라는 재차 로베르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그녀는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감을 갖고 있으며 자기 자신을 초인간으로 여긴다고 비난한 적이 있었다. 숭고한 진리를 품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을 니체가 말한 초인간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아는 것도 능력도 허용되는 것도 더 많은 사람으로 생각한다고 말이다. 그 말에 로베르트는 격노해서 사람들을 위해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도라가 바로 그 점을 왜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142

연신 흙에 코를 박는 요헨을 바라보고 있던 그녀는 문득문명의 충돌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깨닫는다. 동양과 서양 간 문명의 충돌뿐 아니라 베를린과 브라켄 간, 대도시와 지방 간, 도심과 변두리 간 문명의 충돌도 존재한다는 걸.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145

요요가 보기에 잘나가는 여성 법률가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건 사법 국가고시를 치는 것만큼이나 가치 있는 일이 틀림없다. 반대로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학 공부를 중단하고 광고 분야에서 일하면서 생태 활동가인 남자와 사귀다 헤어지고 속내를 알 수 없는 시골 마을 사람들과 살고 있는 도라는 완전 골칫덩이가 돼버린다.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147

‘선한 사람’과 그의 불행에 몰두하면 할수록, 도라는 그를 더 좋아하게 된다. 그녀 자체가 ‘선한 사람’이고, 그녀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이 다 ‘선한 사람’이다. 아마 고테를 제외하고는. 새 이웃집 여자에게 침대를 만들어준 그라 하더라도 말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방법으로 이 무자비한 세상을 헤쳐나가고 긍정적인 걸 보태며 혼란스러운 것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애를 쓴다. 개개인의 추진력이 얼마나 강하고 얼마나 다운돼 있는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을 돕는 본능을 갖고 있다. 그녀가 만들어낸 ‘선한 사람’은 아이러니한 시대정신을 담은 캐리커처로서, 계속 생산되는 청바지를 가능한 한 많이 팔아야 한다. 근데 이 ‘선한 사람’은 세상에 스며든 허무함에도 불구하고 그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는 아주 인간적인 바람의 아이콘이다. 이는 희극적이고 비극적이며 특히 실존적이기도 하다.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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