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은 복원이다." 번역 강의를 할 때마다 빼놓지 않는 말이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영어 문장이 실은 한국어 문장이라고 상상해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번역은 영어 원문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라 원래의 한국어 원문을 복원하는 작업이 된다. 그저 원문을 대하는 태도만 바뀌었을 뿐이지만 번역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81451 - P3

문학은 언어 예술이다. 당연한 말 같지만 여기에 여타 예술 장르와의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하자면 문학은 음악이나 미술과 달리 ‘언어’를 표현 수단으로 삼는다. 음악의 재료인 소리와, 미술의 재료인 이미지는 인류에게 보편적이어서 국경 밖으로 쉽게 전파되지만 문학은 언어의 장벽을 넘지 못한다. 번역의 도움 없이는. -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81451 - P11

번역은 텍스트에서 출발하지만 텍스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한다. 말하자면 언어로 표현되기 이전의 상태, 인물과 사건과 배경이 존재할 뿐인 무정형의 상태에 언어의 옷을 입히는 작업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작가를 일종의 번역가로 볼 수도 있고 번역가를 일종의 작가로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직 언어로 표현되지 않은 어떤 플롯을 한강은 한국어로 번역했고 스미스는 영어로 번역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어느 시점부터 작가와 번역가는 대등한 존재가 된다. -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81451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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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의 고령자 집단은 전쟁 이후 급격한 사회변동과
‘버블 시대‘의 풍요로움을 경험한 세대이다. 특히 태평양전쟁(1947~1948)에서 패전한 직후에 태어난 ‘단카이 세대団塊世代(베이비 부머‘를 뜻하는 일본식 조어)가 일본 전체 인구 중 가장 두꺼운 연령대를 구성한다.
이들은 전쟁이 끝난 빈곤한 시절에 태어나 고도의 경제성장을이끌어 낸 주역으로 지금의 젊은 층에 비해 진취적인 태도가 두드러진다. 이제 겨우 70대 중반인 이들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본 사회의 원숙한 버팀목이다. 고도 소비사회의주역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 의식이 비교적 높은 세대이기도하다.
일본사회가 젊은 패기보다 원숙한 전문성을 선호하는 것은, 이들 세대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고령자 인구 집단의 경제적 영향력은 젊은 세대를 압도한다.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편이다. 그렇다 보니 그들의장점인 ‘원숙함‘이 젊은 세대의 ‘새로움‘보다도 긍정적인 가치 평가기준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도 있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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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혼네는 아무도 모르게 꽁꽁 숨겨두는 속마음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들켜야 하는 속마음이다. 달리 표현하면 다테마에는 속마음을 감추는 수단이 아니라, 속마음을 들키기 위한 수단이다.
다테마에로 혼네를 감추는 것이 아니라, 다테마에로 혼네를 에둘러 드러낸다는 해석이 더 어울린다. 그런 점에서 다테마에와 혼네의 문화는 속내를 감추는 이중성과는 거리가 멀다. 정반대로,
간접적이나마 속내를 분명히 드러내는 능동적인 방법이라고 할만하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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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love)’이라고 말할 때, 난 그 말을 여기서 느껴요." 엄마는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리켰다. "하지만 ‘아이[愛]’라고 말하면, 여기서 느껴요." 엄마는 가슴에 손을 얹었다. - <종이 동물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7063 - P22

나한테 마침내 이야기할 사람이 생긴 거야. 나는 말이지, 너한테 내 언어를 가르치면, 내가 한때 사랑했지만 잃어버렸던 것들을 작게나마 다시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 네가 처음 나한테 말을 했을 때, 우리 어머니랑 나랑 똑같은 억양의 중국어로 말을 했을 때, 난 한참 동안 울었단다. 너한테 처음으로 종이 동물을 접어 줬을 때, 그래서 네가 웃었을 때, 난 세상 모든 걱정이 사라진 것만 같았어. - <종이 동물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7063 - P34

"아뇨. 센틸리언은 고삐 풀린 알고리즘이에요. 사람들이 원하는 것처럼 보이는 걸 점점 더 많이 제공할 뿐이죠. 그리고 우리는, 그러니까 나 같은 사람들은, 바로 그 점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생각해요. 센틸리언은 우리를 조그만 거품 속에 가뒀어요. 그 속에서 우리가 보고 듣는 것들은 전부 우리 자신의 메아리예요. 그래서 점점 더 기존의 믿음에 집착하고, 자신의 성향을 점점 더 강화해 가는 거죠. 우린 질문하기를 멈추고 뭐든 틸리가 판단하는 대로 따르고 있어요.

세월이 흐를수록 우리는 점점 더 고분고분한 양처럼 변해 가고, 털도 점점 더 복슬복슬해져요. 센틸리언은 그 털을 깎아서 더 부자가 되고 말이죠. 하지만 난 그렇게 살기 싫어요." - <종이 동물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7063 - P60

"봤지요? 틸리가 없으면 당신은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자신의 삶조차 기억 못 하고, 어머니한테 전화 한 통 못 겁니다. 이제 인류는 사이보그입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의식을 전자(電子)의 영역으로 확장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자아를 두뇌 속으로 다시 욱여넣기가 불가능합니다. 당신들이 파괴하려고 했던 당신의 전자 복제판은 문자 그대로 실제의 당신입니다.
이렇게 전자적으로 확장된 자아 없이는 살 수가 없게 된 이상, 당신들이 센틸리언을 무너뜨려 봤자 금세 다른 대체재가 등장해서 우리 자리를 차지할 겁니다. 이미 늦었다, 이겁니다. 거인은 이미 오래전에 램프에서 탈출했어요. 처칠이 이런 말을 했다지요. ‘건물을 만드는 것은 우리이지만, 나중에는 그 건물이 우리를 만든다.’ 우리는 생각하기를 돕는 기계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그 기계가 우리를 대신해서 생각을 한다, 이겁니다." - <종이 동물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7063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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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자의 어리석은 소리에 대꾸하지 마라. 너도 같은 사람이 되리라.
미련한 자의 어리석은 소리엔 같은 말로 대꾸해 주어라. 그래야 지혜로운 체하지 못한다.
― 잠언 26:4-5

-알라딘 eBook <카탈로니아 찬가>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중에서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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