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문장으로 자기를 소개하면 되는데, 그중 하나에는 반드시 거짓말이 들어가야 해. 소개가 끝나면 다른 친구들이 어떤 게 거짓인지 알아맞힐 거고. 그럼 나머지 네 개는 자연스레 참이 되겠지? 선생님 말 이해했어? -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8aec12f6c4e4c72 - P14

한마디로 요약되지 않고, 직접 말했을 때보다 그림으로 그렸을 때 훼손되는 부분이 적은 어떤 마음을. 그러다보면 자신도 그 과정에서 뭔가 답을 알게 될 것 같았다. 혹은 다른 질문을 발견하거나. -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8aec12f6c4e4c72 - P77

소리는 저 바깥 세계로부터 순식간에 멀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 시작되는 동시에 끝나는 기분, 자신을 둘러싼 시공이 바뀌는 기분이었다. -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8aec12f6c4e4c72 - P93

그럼에도 왜인지 자신이 그 일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선의와 매혹 사이에서 본능적으로 어떤 불경함을 느껴서. 무엇보다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가 있으며 그 이야기가 자신을 왜 찾아왔는지 알고 싶어서. -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8aec12f6c4e4c72 - P99

지우는 만화 속 ‘칸’이 때로 자신을 보호해주는 네모난 울타리처럼 여겨졌다. 둥글고 무분별한 포옹이 아닌 절제된 직각의 수용. -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8aec12f6c4e4c72 - P111

소리는 용식을 스케치하는 데 열중하다 사방에 환한 빛을 느끼고 잠시 고개 들었다. 지하철 유리창 안으로 대도시를 가르는 큰 강물과 뭉게구름, 기하학적 구조가 아름다운 교량을 비롯해 고층 빌딩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소리가 먼눈으로 긴 수평선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좋은 직선이다.’ -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8aec12f6c4e4c72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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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지우는 짧은 꿈을 하나 꿨다. 꿈속에서 지우는 제 앞의 빈 종이를 한참 응시했다. 지우는 뭔가 고민하다 손에 4B 연필을 쥐었다. 그러곤 오랜 시간 공들여 새를 그렸다. 어깨 힘을 이용해 대범하게 새의 윤곽을 잡고, 섬세하게 깃털 결을 살리고, 작고 까만 눈에 물기를 줬다. 언젠가 조류도감에서 본 솔새였다. 그런데 얼마 뒤 한 남자가 다가와 그 그림을 빤히 들여다보더니 기묘하게 웃으며 말했다.
—개를 참 잘 그렸네.

-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8aec12f6c4e4c72 - P8

옛날 옛날에

세상에 자비도 없고 희망도 없고 노래도 없던 때

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첫날 자신이 만든 밤이 너무 좋아서.

그 밤을 덮고 자느라

세상에 인간은 있되

구원도 없고 기적도 없고 선의도 없다는 걸 잊었습니다.

첫날 자신이 만든 밤이 너무 좋아서.

자신이 만든 밤이 너무 편해서. -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8aec12f6c4e4c72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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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made love. The wing story. My body is not bird-like. Again. The wings. The love. Bird-like. Again. I beg everything again.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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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 yourself to the cigarettes in the kitchen drawers’
she said,

‘and one day you too will wheeze like me.
The daisies on my grave will puff and wheeze, you mark my words.’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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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잃었다.
무너져버린 세상의 잔해 위에 앉아서 나는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햇볕만은 따뜻했다. 내가 앉아 있는 콘크리트 더미도 햇볕에 표면이 달구어져 따끈따끈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알라딘 eBook <그녀를 만나다> (정보라 지음) 중에서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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