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가. 그렇지 않다. 개인적인 삶이란 없다. 우리의 모든 은밀한 욕망들은 늘 공적인 영역으로 튀어나올 준비가 되어 있다. 호리병에 갇힌 요괴처럼, 마개만 따주면 모든 것을 해줄 것처럼 속삭여대지만 일단 세상 밖으로 나오면 거대한 괴물이 되어 우리를 덮치는 것이다. 그들이 묻는다. 이봐. 누가 나를 이 호리병에 넣었지?
그건 바로 인간이야. 나를 꺼내준 너도 인간. 그러니까 나는 너를잡아먹어야 되겠어. - P39

충동적으로 차를 유턴시켜 사건 현장으로 향했다. 사진관은 셔터가 올라가 있었고 희미하게 여자의 윤곽이 드러났다. 나는 한참 동안을 차 안에서 사진관의 동정을 살펴보았다. 한 시간 후, 정명식이 나타났다. 그는 주춤주춤 사진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를 보자여자가 풀썩 자리에 주저앉았고 우는 것 같았다. 정명식이 그녀의어깨를 감쌌다. 잠시 후, 그가 사진관 밖으로 나와 갈고리로 셔터를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상가 쪽 뒷문으로 돌아가 사진관 안으로들어갔다. 나는 담배를 피워물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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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의 운명과 행위에 관여하는 신이 아니라, 존재의 질서 있는 조화 속에서 스스로를 드러내는 스피노자의 신을 믿는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56

범신론자는 초자연적인 신을 아예 믿지 않지만 신이라는 단어를 자연이나 우주 또는 그 움직임을 지배하는 법칙을 가리키는 비초자연적 동의어로 사용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57

범신론은 매력적으로 다듬은 무신론이다.
이신론은 물을 타서 약하게 만든 유신론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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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집배원." 카산드라는 말을 고쳤다. "난 그 사람을 보면 우울해져. 그 사람은 기계 같아. 일정이 매일 똑같아. 심지어 신호등이 바뀌는 시간까지 맞춘다니까. 그걸 보면 나 자신의 삶을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 서글퍼져."

데이비드가 화를 냈다. "그래, 당신 정말 힘들게 살고 있구나. 그런데 말이야, 사람은 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하고 살지. 나는 교과서 편집 일이 좋아서 하는 줄 알아?"

"내 말은 그게 아냐. 난 내 일과를 좋아해. 난 그냥 어떤 일을 꼭 열 시 이십이 분에 할 수밖에 없는 게 싫을 뿐이야, 알아?"

-알라딘 eBook <내 인생은 열린 책>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15

exacerbate

-알라딘 eBook <내 인생은 열린 책>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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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걷기 운동을 시킨 다음에는 아버지를 휠체어에 앉히고 잘 묶어두었다. 아버지가 달아나려다 넘어지지 않도록. 나도 달아나고 싶어요. 그런 체하거나 비위를 맞추려고 한 말이 아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정말 아버지와 어디론가 떠나리라고 생각했다. 애리조나주 파타고니아 산속의 트렌치 광산으로. 그때 나는 피부에 자줏빛 백선이 있는 여덟 살 먹은 아이였다.

-알라딘 eBook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133

글을 겨우 읽고 쓸 줄 알 뿐인데 『성경』을 읽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지 나는 지금도 알 수가 없다. 『성경』은 어렵다. 마찬가지로 온 세상 무학의 재봉사들이 소매와 지퍼 다는 법을 어떻게 알아서 옷을 만드는지도 나에게는 놀라운 일이다.

-알라딘 eBook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140

그들을 모두 밴에 태우고 시원찮은 리프트로 휠체어들을 싣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 그날은 메모리얼데이 다음 날로 매우 더웠다. 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대부분 오줌을 지렸다. 차창이 김으로 흐려졌다. 노인들은 줄곧 웃었고 신이 나 있었다. 버스가 우리 차 옆을 지나갈 때나 사이렌 소리가 나거나 오토바이가 지나갈 때는 움찔하며 겁을 먹기도 했다. 아버지는 시어서커 양복을 입어 근사해 보였지만, 파킨슨병 때문에 침을 흘려 가슴 부분이 젖어 퍼래졌고, 한쪽 바짓가랑이를 따라 흘러내린 오줌 자국 또한 퍼렇게 보였다.

-알라딘 eBook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142

"사는 게 끔찍하죠, 아버지?"

"암, 그렇다마다."

아버지가 브레이크를 풀었다. 휠체어가 벽돌 길을 따라 굴러가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그냥 바라보며 주저했다. 그러나 곧 담배를 던져버리고, 본격적으로 굴러내려가려던 휠체어를 얼른 붙잡았다.

-알라딘 eBook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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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과 암컷은 한 종(種)의 내부에서 생식의 목적 때문에 구별되는개체의 두 가지 형(型)이다. 이 두 가지 형은 상관적(相關的)으로밖에는정의할 수가 없다. 그러나 우선 종(種)을 양성(兩性)으로 구분한다는그 의미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연 속에서 암수의 구분은 보편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동물에 관해서만 살펴보더라도, 적충류(腐蟲類)·아메바·박테리아 등의 단세포족에 있어서는 번식은 근본적으로 성(性)과는 무관한 것이며, 세포는혼자서 나누어지고 또 세분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후생 동물(後生動物)에 있어서는 번식이 복분열(複分裂)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즉 그시초에는 무성(無性)으로 발생한 개체가 토막토막 나누어지는 것이다.
혹은 배종 발생(孤種發生)에 의하여, 즉 성적 현상에 의하여 형성된 개체가 토막토막 나누어지는 것이다. 담수(淡水)의 해사(海)에 있어서나, 강장 동물(動物)·해면류(海綿類)·연충(儒蟲)·피낭류(被類)에서 볼 수 있는 발아와 분열의 현상은 잘 알려진 실례들이다. 단성 생식(單性生殖)의 현상에 있어서는 무정란(無精卵)이 수컷의 간섭을 받지않고 유충(幼蟲)으로 자란다. 수컷은 아무 구실도 하지 않거나 혹은 부차적인 구실 밖에는 못한다. 수정(受精)되지 않은 벌의 알들도 분열되어수벌을 낳는다. 진딧물의 경우 수컷은 여러 대 동안 나타나지 않으며,
수정되지 않은 알들은 암컷이 된다. 성게 불가사리 · 개구리의 경우는사람이 인공적으로 단성 번식을 시킬 수가 있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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