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론 기본 지침 가운데 ‘오컴의 면도날’이 있다.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개의 이론이 있다면, 더 간단한 쪽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나는 시간 관리에서도 오컴의 면도날 이론을 적용한다.

‘어떤 일을 이루는 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면, 더 간단한 방법을 선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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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이루려면 방법은 간단해야 하고, 주체는 단순해야 한다. 여러 사람의 도움을 얻어야 가능하다면, 사람들을 모으고 설득하고 동의를 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진정 원하는 일이 있다면 일단 혼자 시작해야 한다. 공부도 그렇고, 싸움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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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일하는 사람이 싸울 때도 즐겁게 싸울 수 있다. 운동이란 결국 나를 확장해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는 일이다. 나의 신념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관건은 내가 하는 일이 재미있어야 다른 사람도 보고 함께한다는 것이다.
(261/329p)

간단하고, 재미있고, 공정한 걸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꼰대의 특성은 무엇일까? 말을 길게 하고, 재미가 없고, 불공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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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을 읽다가 지난 몇 년 동안 공공재 몰락이 세계적인 현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공’이란 원래 아름다운 말이다. 생존, 행복, 자유, 품위 있는 삶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합이다. 내 운명은 다른 사람들의 운명과 함께 묶여 있으므로, 모든 사람은 서로에 대한 책임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181/317p)

한때 ‘국가’와 ‘시민 사회’는 대중의 자치에 기반을 둔 공공의 수호자라고 생각되던 시절이 있었다. 불행히도 오늘날 그 두 가지 모두 공공의 적을 자처한다. 현대 사회가 신자유주의적 경제이론에 기반을 둔 이기적이고 잔혹한 개인주의자들의 천국이 되어버리면서 ‘공공의 이익’에 관련된 모든 것은 아예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 피터 플레밍, 박영준 옮김,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 한스미디어, 29쪽.
(182/317p)

왜 공공재를 공격할까? 사유재산은 빼앗을 수 없으니까.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이미 대부분의 자본은 재벌에 넘어갔다. 그러니 주인 없는 공공재의 재산을 팔아먹는다. 이명박 정권하에서 4대강 사업으로 수자원공사가 빚을 지고, 자원외교 결과 포스코의 자산이 날아가고, 언론장악으로 공영방송사가 망가졌다.
(184/317p)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슈퍼 히어로도 아니고, 정의의 용사도 아니다. 세상을 구할 힘도 없고, 자신도 없다. 나 혼자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기에,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표를 한 장씩 나눠준다.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줄 사람에게 표를 주라고. 그가 주어진 힘을 잘 활용한다면, 굶주리는 어린이에게 밥을 먹이고, 병든 노인을 치료하며,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려내고, 이 땅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킬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슈퍼 히어로가 하는 일이란, 곧 정치인이 할 일이니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슈퍼 히어로가 될 수는 없지만,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꿔줄 슈퍼 히어로를 만들어낼 수는 있다.
4월 13일, 우리에게 주어진 표 한 장의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 김민식, 〈카사노바와 슈퍼 히어로〉, 《뉴스타파》, 2016.03.23.

(190/317p)

어떤 남자가 커다란 가방을 들고 들어와 물건을 팔기 시작했다. 박성제 선배는 그 장사꾼이 초보라고 생각했다. 말을 더듬지는 않지만 경험 많은 잡상인 특유의 운율이랄까, 멘트에 노련한 맛이 전혀 없었다고. 어쩌면 회사가 망하거나 정리 해고를 당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해직자 처지로서 마음이 울렸다.
(200/317p)

잘못한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기 전에 당장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화를 내면 아무도 내게 나쁜 소식을 전해주지 않는다. 주위에 입바른 충언을 하는 사람도 사라진다.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고독한 폭군만 남는다. 내 행동에 아무도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다면 내가 완벽한 상사라서 그런 게 아니라, 포악한 리더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직언을 꺼리는 것은 공포심 때문이다.
(204/317p)

힘든 시간, 조금이라도 즐겁게 버텼으면 좋겠다. 회사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낼 때, 하루하루를 축제처럼 즐기고 싶었다. 꽃이 피면 벚꽃 축제장을 찾고, 여름이 오면 물놀이 축제에 가고, 가을이 오면 단풍 축제에 갔다. 징벌의 시간을 즐거움으로 채우며 살았다. 그 즐거움의 힘으로 언젠가 싸울 수 있기를! 스스로를 응원하면서.
(209/317p)

나는 가장 위대한 사랑을 나 자신 안에서 발견했어요.
가장 위대한 사랑을 얻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가장 위대한 사랑이니까요. 〈The Greatest Love of All〉
(217/317p)

우선 상대가 협력하는 한 거기에 맞춰 협력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지 말 것. 둘째, 상대의 예상치 않은 배반에 응징할 수 있을 것. 셋째, 상대의 도발을 응징한 후에는 용서할 것. 넷째, 상대가 나의 행동 패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행동을 명확하게 할 것.
- 로버트 액설로드, 《협력의 진화》, 시스테마, 43쪽.
(230/3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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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긍정하고, 다만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따름입니다. 그래야 상처가 깊지 않습니다.
(164/317p)

저자 바버라 애런라이크는 그와 같은 긍정주의에 일침을 가한다. ‘시스템이 공정하지 못한데 개인의 노력 따위가 무슨 소용이야. 긍정주의는 경제적 불평등과 빈곤을 가리는 도구일 뿐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도 긍정의 마약에 취해 위기 신호를 감지하지 못한 탓이다’라고 말한다.
(172/317p)

중국의 문호 루쉰은 자신의 어느 작품집 후기에
‘질 나쁜 이기주의자들을 조금이라도 기분 나쁘게 만들기 위해 살고 있다’
고 썼어요. (174/3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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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스의 딸들인 케레스는 끔찍한 죽음을 주관하는 불쾌하고 탐욕스러운 정령들로, 주로 시체를 찾아다녔다. 노르웨이와 게르만 신화에 등장하는 발키리처럼 그들도 전장에서 죽은 전사들의 영혼을 수집했다. 그러나 자애로운 발키리와 달리 케레스는 영웅들의영혼을 천국 같은 발할라 궁전으로 데려가지 않았다. 그들은 이시체에서 저 시체로 날아다니며 시체들의 피를 쪽쪽 빨아먹었다. 피가 완전히 다 빠진 시체는 어깨 너머로 던져버리고 다음 시체로옮겨갔다. (77p)

태초의 바다 신 폰토스와 가이아 사이에 아들 포르키스와 딸 케토가 태어났다. 이 남매가 결합하여 섬에 사는 세 자매 고르고네스(단수형은 고르곤), 즉 스테노, 에우리알레, 메두사를 낳았다.
꿈틀거리는 독사들로 이루어진 머리칼, 뚫어질 듯 응시하는 강렬한 눈, 사악한 억지 미소, 멧돼지의 엄니, 놋쇠 갈퀴손과 맹금의 발톱이 달린 발, 비늘 달린 황금빛 몸. 이 괴물 자매들은 등골이 오싹할 만큼 무시무시한 생김새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찰나의 순간이라도 고르곤의 눈과 마주친 사람은 말 그대로 곧장 돌로 변해버렸다. ‘돌이 된‘ 이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페트리파이드 petrified‘에는 ‘겁에 질려 몸이 굳은‘ 이라는 뜻도 있다.
(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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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꼴찌를 목표로 시작하는 싸움도 있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싸움도 있다.
(134/317p)

뮤지컬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주인공은 소리 높여 노래한다. 〈When Tomorrow Comes〉. ‘내일이 오면’ 세상이 바뀔까? 모르겠다. 중요한 건 일단 내일까지 살고 볼 일이라는 것이다.
(139/317p)

승산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지 않는다. 싸워야 할 때 달아나지 않는 것이 인생에 대한 예의다. 승패에 집착하기보다 과정을 즐긴다.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때로는 처참하게 질 수도 있다. 그것 역시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살면, 도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기는 싸움만 하려고 들면, 승산이 없을 때마다 달아나게 된다. 그렇게 도망 다니며 살면 인생에서 배우는 게 없고 남는 게 없다. 지는 싸움에서 더 크게 얻는다. 싸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143/317p)

평민과 노비의 노동력을 수탈할 수 있었기에 양반은 자유를 누렸다. 이제 우리도 인공지능 로봇에게 생산 활동을 맡기고, 조선시대 선비처럼 살 수 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풍요로운 시기가 온다. 독서하고 글을 쓰는데 이보다 더 좋은 시절도 없다. (145/317p)

"살아 있는 순간은 다 배워야 할 때다. 오늘을 살려면, 오늘이 즐거워야 한다. 오늘이 즐거우려면, 오늘이 새로워야 한다. 오늘이 새로우려면, 어제 몰랐던 걸 오늘 깨달아야 한다. 즉 즐거운 삶을 위해서는 매일 배워야 한다."
(148/3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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