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고르기가 끝난 후 나는 구비해야 할 다른 품목들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침대는 곧 아마존 트레킹에도 다 못 가지고 갈 만큼 많은 것들로 뒤덮였다. 휴대폰과 아스피린, 에너지젤, 헤드폰 등등. 나는 이 자질구레한 잡동사니를 모두 반바지의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반바지가 엄청나게 불룩해졌고, 결국은 내가 앞서 언급했던 뷰러 데이스 월드챔피언십 팩 뷰러 레이스, 즉 ‘짐을 진 나귀 끌기 세계 대회’에서 달리게 된 것임을 깨달았다. 차이가 있다면 이 대회에서는 짐나귀인 뷰러가 바로 나라는 점이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28787 - P316

아내의 출산 때 배워둔 라마즈 호흡을 두어 번 쉬며 마음을 가라앉힌 후 다시 잠이 들었다. 약 40분간.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28787 -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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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는 죽음을 통한 삶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결코 알 수 없는 어둡고 모호한 죽음이 아닌, 우리의 일상을 함께하는 죽음 그 자체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과정을 통해 그로부터 우리의 ‘오늘‘이 갖는 의미를 새롭게찾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 P21

검시(檢屍, postmortem examination)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의 목적으로 변사체 및 현장을 조사하는 것을 검시(檢視)라 하고, 검시에 입회하거나 감정(鑑定)을 의뢰받아 의사가 사망을 확인하고, 시체에 대해 조사하는 것을 검시(檢屍)라고 한다. 검시에는 검안과 부검이 있다. - P6

검안(檢案, postmortem inspection)
시체를 훼손하지 않고 의학적으로 검사하는 일이다.
검안 의사는 검시에 입회하거나 또는 입회하지 않은 경우라도 검안의 목적과 시체의 상황에 대한정보를 이해하고, 자세한 외표 검사로 얻은 정보를 이용해 사망의 원인, 손상의 정도, 질병의 유무, 중독의 여부를 결정한다.
가능하다면 사망의 기전과 사망의 종류를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 P6

부검(剖檢, autopsy, necropsy)
시체를 해부해 검사로 사인 등을 알아내려는 것이다.
부검 과정에서 시체가훼손되며 법적 규제를 받는다.
부검은 목적에 따라 계통부검, 병리부검, 행정부검, 사법부검으로 나뉜다. - P6

해부(解剖, dissection)
시체를 절개해 관찰하고 장기나 조직을 적출하거나 채취하는 행위 자체를의미한다. 일본의 영향으로 해부와 부검을 혼용하는 경향이 있다. - P6

존엄사
사전적 의미는 인간이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행위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불치, 난치의 환자가 품위 있게 죽기를 바랄 경우 치명적 의약품을 제공해 환자 스스로 고통 없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자살 원조 행위, 또는 식물인간 상태와 같이 환자에게 의식이 없고 생명이 단지 인공 심폐기로 연장되고 있는 경우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 생명 연장 장치를 중단하는 행위 등으로 해석한다.
즉 중의적 맥락이 있는 용어다. - P7

뇌사
뇌의 기능이 완전히 정지해 회복 불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여기서 뇌의기능이란 사고와 판단을 주관하는 대뇌피질과 맥박, 호흡 등 기본적인 생명활동을 주관하는 뇌관의 기능을 포함한다. - P7

식물인간
인간에게는 운동, 감각, 정신 작용의 동물성 기능과 소화 흡수, 호흡, 배설, 혈액순환의 식물성 기능이 있다.
이중 동물성 기능이 정지되고 식물성 기능만 가능한 상태의 환자를 식물인간이라고 한다.
인공호흡기를 쓰지 않으면살 수 없는 뇌사와는 구분된다. - P7

줄기세포
크게 배아 줄기세포와 성체 줄기세포로 나뉜다.
배아 줄기세포는 여러 종류의 신체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지만, 생명의 씨앗인 배아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성체 줄기세포는 특정조직으로만 분화할 수 있어 제한적이지만, 윤리 논쟁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 P7

직업이 법의학자이다 보니, 죽음을 바라볼 때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사뭇 담담하게 과학적으로 그것을 직시하는시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매번 한 사람 한사람 각자의 죽음을 마주할 때마다 늘 다르게 가슴속을 울리는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고는 한다.
개중에는 처참한 개인적 불행을 감지하게 하는 죽음도있고,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비극적 양상을 반영하는 죽음, 이것은 분명 개인적 비극을 넘어선 사회적 비극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게 하는 죽음도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색채의 다양한 죽음을 통해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진짜맨얼굴, 우리 삶의 민낯을 한번 제대로 같이 마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것이 이제부터의 내 이야기의 취지라 하겠다.
법의학자로서 끊임없이,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고민할수밖에 없었던 삶과 죽음에 대한 학문적 바탕은 물론이고그 과정에서 나름대로 축적한 아름답고 행복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 P23

즉 이제는 자연스럽게 죽음으로 가는 단계라고 보는 졸음의 단계, 혼수상태를 무한정 연장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그 소멸의 상태를 중단시켜 심장을 계속 뛰게 할 수 있고호흡을 계속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말기암 환자라든지 식물인간 상태를 겪는 뇌질환 환자 등에게도 생명 연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렇듯 우리에게는 현재 연명의료로 발생하는 그레이존gray zone, 즉 삶과 죽음 중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불분명한중간 지대의 존재가 새롭게 부상했다. 이외에도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죽음에 관해 새로이 고려할 사항이 많아진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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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기념품인 그 사진들은 또한 당신이 15마일경에 자연연소가 되는 경우 당신의 가장 가까운 혈육이 보험회사에 제출할 근사한 증거가 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28787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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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스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이 희망을 품고 앉아서 누구라도 앞을 지나가면 눈을 맞춰보려고 애쓴다는 것이다. 희망의 대상이 얼굴조차 돌리지 않거나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면 그들의 희망은 빠르게 비통함으로 변한다. 그리고 그 비통함이 분노로 변하면 그들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본다. 나는 이런 부스 옆을 걸어서 지나며 이런 감정의 순환을 겪어보았고, 부스를 지키는 이와 나 모두 각자의 운명적 임무를 완수했다는 만족감으로 계속 발걸음을 옮겼다. 게임 종결.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28787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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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빵과 파스타와 그 밖에 내가 찾을 수 있는 모든 탄수화물 음식을 꽉꽉 채워 목구멍으로 넘겼다. 빵의 속을 파서 만든 그릇에 맥주 반죽을 입힌 펜네 파스타를 담고, 젓가락으로는 브레드 스틱, 음료로는 큰 유리잔에 담긴 쿠키도우●로 구성된, 손수 고안한 식단을 앞에 두고 앉았던 그날 밤, 나는 탄수화물 축적에 최적화된 장소를 드디어 찾아냈음을 깨달았다. 근사한 밤이었다. 필름이 끊어지기 전에는.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28787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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