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만난 레이토는 한창 개구쟁이 초등학생으로 커 있었다. 투병생활을 지켜보았기 때문인지 엄마의 죽음에 당황한 기색은 없었다. 후미는 치후네를 “옛날에 엄마와 할머니가 신세를 졌던 사람이야”라고 소개했다. 레이토는 꾸벅 머리를 숙였다. <녹나무의 파수꾼>
아프로디테와 헤파이스토스는 애증의 관계였다. 헤파이스토스는 자신의 절룩거라는 다리처럼 아프로디테의 불륜을 통해 인생의 절룩거림을 맛보았다.그럼에도 그는 그녀를 사랑하였고, 그녀의 부탁이라면 무엇이든 만들어 주었다. 그는 심지어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의 불륜으로 낳은 자식 에로스를 위하여 그의 절대적인 무기인 황금의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그는 아프로디테가 누구에게도 머물지 않는 바람이라 생각하고는 그녀를 자신의 속박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아프로디테는 아들인 아이네이아스를 위해 헤파이스토스에게 훌륭한 무기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였다.(326p)
투르누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아이네이아스는 라비니아와 결혼하였다. 그리고 이미 라티누스 왕으로부터 라티움의 통치권을 물려받았다. 그는 트로이유민과 라틴족을 결합시킨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고 라비니아의 이름을 따서 나라의 이름을 라비니움이라고 명명하였다.라비니아와 아이네이아스 사이에서는 아들 실비우스가 태어났다. 하지만 아이네이아스는 실비우스의 탄생을 보지 못하고 그 전에 숨을 거두었다. 실비우스는 유복자로 태어난 것이다. 아이네이아스가 죽은 뒤 라비니움의 왕위에 오른 사람은 아이네이아스와 전장(戰場)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고투했던 트로이에서 데려온 아들 아스카니우스였다. (470p)
그런데 신을 섬기는 레아 실비아는 강가에서 잠깐 잠이 들었다. 이 모습을 본군신 아레스가 그녀를 보고는 한눈에 반하고 말았다. 아레스는 하늘에서 내려와 그녀를 겁탈하였다. 그러나 레아 실비아는 자신이 겁탈당하는지 몰랐다. 그 녀가 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모든 일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레아 실비아는 임신하였다.(474p)
두 아이는 늑대의 젖을 먹고 컸기 때문에 각각 로물루스와 레무스(젖꼭지를 뜻하는 ‘루마‘에서 유래되었다)라 불렸다. (477p)
이 도시가 창건된 날짜를 일반적으로 4월 21일로 보고 있다. 로마인은 이날을 도시의 탄생일로 삼고 해마다 신성하게 기리고 있다.로물루스는 도시를 세운 뒤 군대를 조직하고, 가장 뛰어난 100명을 뽑아 정무회를 만들었다. 또 그들을 파트리키안, 즉 귀족으로 삼고 그 모임을 원로원 이라 명명했다.(482p)
로물루스는 세력이 있고 부유한 사람들은 아버지와 같은 사랑과 관심을 갖고아랫사람들을 돌보아야 하고, 평민들은 그들을 아버지처럼 사랑하고 존경해야한다고 생각하고 파트리키안으로 부르기를 원했던 것이다. 이렇게 원로와 평민을 구분하고, 또 귀족과 평민을 구별해 전자는 보호자라는 뜻의 파트론이라부르고, 후자는 피보호자라는 뜻의 크리에트라 불렀다.로물루스는 이런 방법으로 두 계급이 서로 화합하며 친근하게 지내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파트론은 언제나 크리엔트의 법정 변호인과 친구가 되어 주고, 크리엔트는 파트론을 존경하며 충실하게 섬겼다.(484p)
사비니의 딸 헤르실리아의 중재로 인해 양군은 휴전할 것을 약속하고 양쪽대표인 로물루스와 타티우스가 만났다. 여자들은 남편과 자식들을 아버지와 형제에게 소개하고 음식을 대접했다. 결국 휴전 협정이 맺어져, 남편과 같이 살고 싶은 여자는 그대로 살되 실을 잣는 일만 하기로 했다. 그리고 로마인과 사비니인은 시내에 함께 살되 시의 이름은 로물루스의 이름을 따서 로마라 하고, 주민은 타티우스의 출생지 이름을 따서 쿠리테라 부르기로 하는 한편, 로물루스와 타티우스가 공동으로 나라를 다스리기로 했다. 이로 인해 갑자기 시의 인구가 2배로 늘어나자, 사비니인 가운데서 100명의원로를 더 뽑고 군대도 더 늘렸다. 그리고 시민을 람넨세스, 타티엔세스, 루케레스 등 세 부족으로 나누었다.(493p)
부족을 가리키는 ‘트리베‘란 단어가 이때의 부족 숫자가 셋이었음을 가르쳐준다. 사비니인은 로마인의 달력을 채택하고, 로물루스는 아르고스풍의 둥근방패를 버리고 사비니인의 긴 방패를 사용하기로 했다. (495p)
머릿속 사고가 멍하니 흐려지는 가운데, 이게 정말 현실인가, 하는 소박한 의문이 떠올랐다.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전혀 다른 장소에 누워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건 아닐까. 어쨌든 바로 한 달 전만 해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장소에 있었던 것이다. 그곳의 잠자리는 이곳보다 더 형편없었다. 당연하다. 다름 아닌 경찰서 유치장이었으니까.<녹나무 파수꾼>
덤불숲을 빠져나가면 문득 시야가 툭 트이고 그 앞쪽에 거대한 괴물이 나타난다.정체는 녹나무다. 지름이 5미터는 되겠다 싶은 거목으로, 높이도 20미터는 넘을 것이다. 굵직굵직한 나뭇가지 여러 줄기가 구불구불 물결치며 위쪽으로 뻗어나간 모습은 큰 뱀이 뒤엉켜 있는 것 같다. 처음 봤을 때는 완전히 압도되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녹나무의 파수꾼>(히가시노 게이고)
한국에서 암울한 18개월을 보낸 뒤 그저께 밤에 집으로 돌아온 노먼 풀러 하사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재너의 보금자리 밖의 현관에서 기다렸다.-알라딘 eBook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중에서<유혹하는 아가씨> (198/718p)
"담배를 피워도 될까요?" 풀러가 물었다."그런 것을 물어보다니 당신은 참으로 사려 깊군요." 수재너가 말했다. "그럼요, 난 전혀 상관없어요."풀러 하사는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치고 간신히 담뱃불을 붙였다.-알라딘 eBook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중에서<유혹하는 아가씨> (199/71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