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오비에도에서 티그레 후안상(賞)을 수여하게 될 심사 위원들이 이 소설을 읽는 사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거대한 조직에게, 고급 의상에 손톱까지 깔끔한 자들에게, 〈발전〉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는 자들에게 매수당한 무장 괴한들이 세계 환경 운동가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저명한 인물이자 아마존의 열렬한 옹호자를 살해했다.

사랑하는 친구, 치코 멘데스. 늘 과묵하고 행동하는 양심으로 활동하던 당신에게 이 책을 전하지 못하지만 감히 나는 티그레 후안상이 당신에게 주는 상이자 하나뿐인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당신이 걸어간 길을 뒤따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오.

루이스 세풀베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031530 - P11

나의 친구 미겔 트센케,

아마존 강의 위대한 수호자이자

난가리트사 강 상류에 사는 숨비 수아르 족의

옹호자인 그에게 이 책을 바친다.

밀림의 밤을 보내던 어느 날 밤, 그는 마술이

철철 넘쳐흐르는 언어로 환상적인 미지의

세계에 대해 들려주었고, 나중에 나는

적도의 에덴동산에서 멀리 떨어진

또 다른 국경에서 그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이 글을 쓰게 되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031530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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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맥주는 미국 양조가 협회(American Brewers Association: ABA)에서 정의한 말로서 ‘독립 자본‘으로 ‘소규모’로 운영되는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를 가리킨다.
여기서 말하는 독립된 자본은 대기업 맥주회사 또는 음료회사 등의 자본에 종속되지 않는 것을 말하며, 이를 바탕으로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맥주를 생산한다. 국내에크래프트 맥주라는 용어와 개념이 처음 소개되었을 때 ‘수제맥주‘라는 단어로 번역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대공황 시대에 시행된 금주법 이후 지속해온 홈브루잉 금지법이 1978년 폐지되면서 오늘날의 크래프트 맥주 산업이 태동할 수 있었다. 미국 양조장의숫자는 1978년 89개에 불과했지만, 1996년 1,000개를 넘었으며, 2019년 말 기준8,000여 개에 이를 정도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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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8개월간 30개국에서 8,1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755명이 숨진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사스’의 원인은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야생 사향고양이의 몸에 살던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킨 경우다.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거래하는 중국 광둥성의 한 시장에서 거래되는 사향고양이, 너구리, 흰족제비 등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채취해 사스 바이러스와 비교한 결과 유전적으로 99.8% 동일하게 나타났다.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이용한 인간의 욕망이 사스의 원인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4

‘중동판 사스’로 불리는 메르스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의 한 종류이다. 원인으로 낙타가 지목되지만, 낙타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은 박쥐라는 연구도 있다. 서식지가 파괴되어 먹을 것을 찾으러 인간의 마을까지 접근한 박쥐가 낙타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5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수십만 명을 죽인 무시무시한 에볼라 역시, 감염된 원숭이나 과일박쥐와 접촉하여 옮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후 사람 대 사람 감염이 가능하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5

의학 인류학자들은 인류가 경험한 질병을 크게 세 가지 시기로 나눠 이야기한다. 첫 번째 시기는 야생동물을 가축화한 1만 년 전. 야생에서 살던 동물들을 소유하고 길들이기 시작하면서 질병도 같이 들어왔다. 소와 양을 가축화할 때 홍역 바이러스가, 야생돼지를 가축화할 때 백일해가, 낙타를 가축화할 때 천연두가 같이 들어왔다고 알려져 있다. 닭을 가축화하면서 장티푸스를 얻었고, 오리를 가축화하면서 독감에 걸렸고, 나병은 물소에게서, 일반 감기는 말에게서 왔다고 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6

두 번째로 찾아온 인류 질병의 큰 시기는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시작됐다. 당뇨, 비만, 심장병, 암 등 ‘문명의 질병’이라 불리는 질병들이 만연했다. 하지만 적어도 전염병만큼은 20세기 중반에 끝났다고 생각했다. 페니실린 덕분이다. 소아마비와 천연두를 박멸했다. 전염병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한 것처럼 보였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7

세계의 질병 전문가들은 오늘날의 공장식 축산이 고병원성 바이러스의 강력한 전파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입을 모아 증명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진화 전문가인 얼 브라운은 "고밀도 닭 사육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변이를 위한 완벽한 환경"이라고 말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9

값싼 제품을 소비하겠다는 우리의 욕망이 결국 새로운 인수공통전염병을 만들고 그로 인한 피해는 우리가 받게 되는 거죠. 이 세상에는 공짜가 없어요.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41

군인들의 상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로 진단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극심한 스트레스(정신적 외상)를 경험한 후 활동이 힘들 정도의 불안, 분노, 우울, 수면 장애, 과민,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는 심리적 반응 상태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54

이러한 연관성은 불교식으로 말하면 ‘업(카르마)’이자 ‘인과응보’이고,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뿌린 대로 거두리라’이며,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그림자 원형’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56

한국처럼 좁은 국토에 인구가 밀집한 네덜란드는 1ha(3,025평)당 5.1마리의 돼지를 키우는데, 한국은 같은 면적에 비육돈 무려 1만 2,500마리를 키운다. 덴마크도 같은 면적에 네덜란드와 같은 5.1마리, 독일은 7마리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축 사육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75

페니실린의 개발로 인류는 세균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처럼 보였다. 이후 세균은 항생제를 따돌리며 돌연변이를 일으켰고, 그때마다 인류는 새로운 약을 개발해냈고, 세균은 다시 돌연변이를 일으켰다. 세균도 생명이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해온 것이다. 현재 스코어, 세균은 인간을 추월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78

이상 기온과 미세먼지는 제트기류Jet Stream가 온난화로 인해 약해진 것과 연관이 있다. 제트기류는 북반구 상부의 지상 높은 곳에서 부는 공기의 흐름, ‘바람의 강’이다. 그런데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제트기류가 약해졌다. 대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자 북반구의 열기가 정체되고, 여기에 바닷물 온도까지 오르면서 폭염이 발생한다. 반대로 겨울에는 제트기류가 북극의 강한 한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왔는데,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약해져서 남쪽으로 처지고 이때 북극 한기를 끌고 내려온다. 이 때문에 북반구 일대에 한파가 몰아치게 된다. 제트기류, 즉 바람의 강이 약해지거나 끊어지면서 폭염, 한파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미세먼지도 심해진다. 대기 정체로 인해 미세먼지가 흩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83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총량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1%에 달한다. (2006년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 발표한 보고서 <축산업의 긴 그림자>에서는 축산업이 세계 전체 온실가스의 18%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왔는데, 3년 뒤 2009년 월드워치연구소는 축산업이 51%를 배출한다고 밝혔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84

가축의 트림, 방귀 등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3배 더 강력하게 온난화를 일으킨다. 가축 배설물에서 나오는 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300배 더 강력하게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84

해양 생명의 25%가 산호에 의지해서 살아간다.
산호는 바다 생태계의 근원이다.
산호는 암을 퇴치하는 신약의 원료이다.
또 산호는 태풍으로부터 육지를 지켜주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산호는 동물이면서도 자신의 조직 내 미세조류를 이용해서 광합성을 하는 신비로운 생명체이다.
그래서 산호는 이산화탄소, 즉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온난화 때문에 산호가 죽고, 산호가 죽음으로써 이산화탄소 흡수가 줄어들어 더욱 온난화가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88

가축이 배설한 축사 내 분뇨, 농경지에 뿌려지는 퇴비, 액비 속 암모니아가 대기 중에서 다른 물질과 결합해 초미세먼지로 뭉쳐지는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88

월드워치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인간의 미래를 위협하는 거의 모든 환경 파괴 유형 중에서도 축산업 부문이 선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다. 삼림 파괴, 지표층 침식, 청정수 고갈, 대기 및 수질 오염,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사회 부정의, 지역사회 불안정, 질병 만연 등이 모두 이 부문과 관련되어 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90

세계 3대 의학저널 중 하나인 <란셋THE LANCET>은 2009년, 55명의 과학자들이 1년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기후변화위원회의 목표인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80%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50%를 감축해야 하는데, 축산 동물의 수를 30% 감소시키고 육류 소비를 줄이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아울러 심장마비 등 각종 질병이 줄어 국민 건강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였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91

유엔식량농업기구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채식"이라고 강조했으며, 유엔환경계획UNEP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육식을 포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91

45억 5,000만 년의 역사를 가진 지구라는 별에서 수백만 년의 시간을 거치며 진화한 위대하고 아름다운 생명 공동체가 단지 100년도 채 안 되는 찰나에 막장으로 치닫는 것은 결코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92

작은 일 하나를 결정할 때도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 미래의 7대 후손까지 아무 문제가 없을지를 살피고 결정하는 것이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삶의 철학이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407

연어의 씨를 말리는 건 산업적 어업과 스포츠 연어잡이의 남획, 지구온난화, 벌목으로 인한 계곡 수온의 상승 등인데, 연어 양식이 원인이라는 연구도 있다. 바다판 공장식 축산인 양식장에서 발생한 어떤 바이러스가 야생 연어에게도 영향을 미쳐 심장마비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407

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대지의 따뜻함을 어떻게 사고판단 말인가? 부드러운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우리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으며, 또한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햇살 속에 반짝이는 소나무들, 모래사장, 검은 숲에 걸려 있는 안개, 눈길 닿는 모든 곳, 잉잉대는 꿀벌 한 마리까지도 우리의 기억과 가슴속에서는 모두가 신성한 것들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 대지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지의 아이들에게도 일어난다. 사람이 삶의 거미줄을 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사람 역시 한 올의 거미줄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가 거미줄에 가하는 모든 행동은 반드시 그 자신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대지는 인간에게 속한 것이 아니며, 인간이 오히려 대지에게 속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안다.

세상의 마지막 나무가 베어지고, 마지막 강이 더럽혀지고,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뒤에야 그대들은 깨달을 것인가.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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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미국 오리건주 주민 40명과 미시간주 주민 열 명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은 뒤 집단 식중독에 걸렸다. 원인은 장출혈성 대장균이었다. 1993년, 시애틀에 있는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무려 732명이 집단 식중독에 걸렸고 그중 네 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 희생된 여섯 살 소녀 로렌 루돌프의 엄마는 "다음 차례는 누구인가"라는 캠페인을 벌였고 "안전한 식탁이 우리의 최우선STOP : Safe Table Our Priority"이라는 시민단체를 만들었다. 로렌 엄마의 노력으로 ‘식품 안전에 관한 로렌 법’이 제정되었고, O-157 대장균에 오염된 분쇄육의 판매가 중지되었다. 그러나 거대 식품회사들은 변함없이 오염된 분쇄육을 생산했고 식중독 사고는 되풀이됐다.
로버트 컨너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푸드 주식회사>에도 똑같은 사례가 나온다. 만 두 살의 케빈은 장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된 햄버거를 먹고 12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케빈의 엄마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한 음식을 위한 법, 일명 ‘케빈 법Kevin’s Law’ 제정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97

대장균E.Coli은 인간과 오랜 세월을 함께해왔다. 현재 사람의 몸과 대장균은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대장균이 병원성 대장균으로 변한 데 있다. 소와 돼지는 배설물을 묻힌 채 도축장에 온다. 시간당 수백 마리를 도축하는 과정에서 배설물이 고기에 섞이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햄버거 패티 등 분쇄육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수많은 동물들의 사체를 분쇄하고 섞어서 하나의 패티를 만들기 때문이다. 즉, 한 마리가 오염되면 수백 개의 패티가 오염될 수 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99

싼 옥수수 사료의 대량생산은 싼 고기의 대량생산을 이끌었다. 《잡식동물의 딜레마》의 저자인 마이클 폴란은 영화 <푸드 주식회사>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평균적인 미국인 한 명은 1년에 200파운드(90.7kg)의 고기를 먹죠. 싼 사료를 먹이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소들은 옥수수를 먹도록 진화되지 않았어요. 풀을 먹도록 진화한 동물이죠. 옥수수를 먹이는 유일한 이유는 옥수수가 싸기 때문이고, 또 옥수수가 소를 빨리 살찌우기 때문이죠.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00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동물 영양학자 알렌 트렝클은 <푸드 주식회사>에서 옥수수 사료와 햄버거병의 연관성을 설명한다.
옥수수가 많이 포함된 사료 때문에 대장균이 산성에 내성을 갖게 된다는 연구가 있어요. 기존의 대장균이 더 해로운 대장균으로 변하는 거죠.
이 과정에서 대장균의 돌연변이가 일어나 병원성 대장균이 발생하고 햄버거병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01

국내에서 ‘인간광우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프리온 질환(크로이츠펠트야콥병Creutzfeldt-Jakob disease, CJD)’ 의심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15명, 2006년 19명이었는데, 이후 급증하여 2016년엔 289명, 2017년엔 328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묘하게도 이 증가 추이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재개한 이후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급증한 추이와 비슷하다. 인간광우병 의심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주위에서 보기 어려운 것은, 잠복 기간이 수년 이상으로 길고 확진이 어렵기 때문이다. 뇌 조직 검사를 통해서만 확진이 가능하다. 또 사망했을 경우엔 부검을 통해서만 정확한 사인 분석이 가능하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05

인간광우병 증상은 치매와 유사하다. 미국에서 알츠하이머(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 중 상당수를 인간광우병(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 vCJD) 환자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 치매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젊은 치매’가 늘고 있다. 9년 사이에 50대 치매 환자가 2.4배 늘었고 40대 치매 환자도 같은 기간에 1.5배 늘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05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는 경쟁, 맹목적 성장, 소비보다는 협동, 공감능력, 생태 감수성, 버려지는 것들을 새롭게 업사이클링하는 능력, 자급자족, 적정기술, 일상의 예술 이런 가치들이 더 중요해질 거라 생각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09

인류 역사상 최악의 팬데믹은 스페인 독감이었다. 1918년 처음 발생해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2,500〜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은 14세기 흑사병을 능가한 최악의 전염병이었다.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H1N1 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21세기 전염병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만나서 "재수 없는 형태로" 조합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언제든 가능한 이 조합이 현실이 되면 그 파괴력은 스페인 독감 때보다 훨씬 더 강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전 세계 구석구석 연결된 비행기와 수많은 여행자와 물류를 타고 바이러스가 빛의 속도로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24

업체에서 이용하는 동물 중엔 놀랍게도 과일박쥐도 있었다. 박쥐는 에볼라, 메르스를 일으킨 바이러스의 숙주 동물로 추정되고 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1

야생동물과 인간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 건강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과 자본주의가 이 거리를 자꾸 좁히고 있다. 그 결과 인류는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희생자를 낸 에볼라, 사스, 그리고 에이즈의 공통점은 ‘인수공통전염병’, 즉 사람과 동물이 공통으로 걸리는 전염병이라는 점이다. 많은 질병들은 ‘종간 장벽’이라는 것이 있어서 인간이 걸리는 질병과 여우가 걸리는 질병이 따로 있다. 그런데 지난 수십 년간 진행된 막대한 생태계 파괴로 이 종간 장벽이 무너지고 전에 없던 많은 인수공통전염병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새로 생겨난 질병의 75%는 인수공통전염병이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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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아이와 돼지 아이는 종의 장벽을 넘어 교감하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대화하고 있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10

십순이의 여덟 새끼 중 막내. 이름이 있고 삶이 있었던 아기 돼지 돈수는 그렇게 도축장에서 생을 마감하고 고기가 되었다. 그리고 유기농 축산물을 취급하는 마트에 전시된 후 양질의 고기를 찾는 누군가의 식탁 위에 올랐을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30

육체적인 위험보다 더 나쁜 것은 정서적인 피해야. 스티커(도축장에서 동물의 목을 찌르는 일을 하는 사람) 일을 어느 정도 하다 보면 동물을 죽이면서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게 돼. 도살장에서 걸어 다니는 돼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어. 세상에, 이 돼지는 정말 귀엽게 생겼군. 애완동물처럼 쓰다듬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야. 도살장에 있는 돼지들은 내게 강아지처럼 다가와서 코를 문질러대지. 그런데 2분 후에 난 그 돼지들을 죽여야 해.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46

1906년, 미국 사회를 뒤흔든 한 편의 소설이 발표된다. 시카고 식육 공장 지대의 비인간적 상황을 리얼리즘 기법으로 적나라하게 묘사한 업튼 싱클레어의 《정글The Jungle》이다. 리투아니아 출신의 건장한 청년 유르기스가 그의 애인 오나,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신대륙이라 불리는 미국으로 이주해온 뒤 겪는 비극적인 삶을 그린 이 작품은, 도축장에서 일어나는 참혹한 동물 학대와 노동자 인권 유린, 그리고 경악할 정도로 불결한 위생 문제를 묘사하고 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48

유르기스와 오나 가족의 비극적인 붕괴는, 그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한 곳이 자본주의의 메카인 시카고였기 때문이고, 그들이 얻은 일자리가 도축장이었기 때문이며, 그들이 가난한 나라에서 온 이주민이었기 때문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50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에게 비교적 문턱이 낮은 일자리는 20세기 초인 그때나 21세기인 지금이나 도축장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50

<비포 선라이즈> 같은 로맨스 영화를 만든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미국 식육 산업의 실태를 그린 <패스트푸드 네이션 Fast Food Nation>이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에릭 슐로서의 동명의 책(국내에서는 《패스트푸드의 제국》으로 번역 출간됨)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 픽션 영화는 햄버거 패티가 얼마나 먹을 게 못 되는지를 고발할 뿐 아니라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도축장과 육가공 업계의 민낯을 신랄하게 보여준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52

도축장의 벽은 너무 높았고, 나는 돈수와 십순이를 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들었다. 축산 공장의 벽이 점점 더 투명해져서,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길 바라면서. 옥자는 가상의 생명체이지만 한국에는 1,150만 마리의 십순이와 돈수가 공장에서 살고 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58

지금 숨 쉬기 힘든 고통을 받는 건, 그동안 우리가 동물들을 공장에서 숨 막히게 하고, 땅에 산 채로 묻으면서 숨 막히게 한 업보, 카르마(Karma)인 것만 같아. 어느 지혜로운 부족이 이렇게 말했어.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돼 있고, 대지에게 일어나는 일은 대지의 아이들에게도 일어난다고.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66

황선미 작가의 원작을 토대로 만든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주인공 암탉 잎싹이가 목만 내밀고 갇혀 살던 곳이 배터리 케이지다. 죽기 전에는 나올 수 없는 곳. 잎싹이는 배터리 케이지를 빠져나오기 위해 죽은 척을 한다. 농장주는 잎싹이를 꺼내 구덩이에 던져버린다. 잎싹이는 그렇게 지옥 같은 배터리 케이지를 빠져나와 자유의 몸이 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84

배터리 케이지는 1930년대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정된 공간에 많은 수의 닭을 사육하고, 닭의 움직임과 사료 섭취량을 줄임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고안됐다. 드라마틱한 생산량 증가는 닭의 고통도 드라마틱하게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85

2014년 초,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터졌다. 2016년 11월 중순,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또 터졌다. 이 두 번의 전염병으로 정부는 대한민국 인구만큼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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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과 살충제 달걀은 전혀 다른 사안 같지만 원인은 똑같다. 그 둘은 닭의 습성과 복지를 무시한 채 오로지 더 많은 생산을 위해 닭들의 생명을 쥐어짜는 공장식 축산이 만들어낸 샴쌍둥이인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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