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는 화학적 성질이 뚜렷하게 다른 원소가 92종이 있다. 우리는 최근까지 지구의 모든 물질이 이 92종 원소의 조합으로 이루어져있다고 믿었다. 물론 대부분의 물질은 이 아흔두 가지 원소로 구성된 각종 분자의 형태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생명 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은 산소와 수소 원자로 만들어진 분자이다. 지구 대기는 질소N, 산소, 탄소 C, 수소H와 아르곤 Ar으로 형성된 N₂, 0, CO., HO와Ar 등의 분자를 주요 구성 성분으로 한다. 흙은 규소, 산소, 알루미늄, 마그네슘, 철 등의 원자들로 구성된 매우 다양한 분자들이 주성분이다. 불은 화학 원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원자가 고온의 상태에 놓이면 전자를 잃고 전리된다. 이렇게 전리된 고온의 플라스마가 내는 전자기 파동이 우리에게 불로 보이는 것이다. - P439
모든 원자가 양성자, 중성자, 전자의 세 가지 소립자들로 구성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중성자가 발견된 것도1932년이었다. 양성자, 중성자, 전자의 구성비에 따라서 원자의 종류가 결정되고, 그 원자들이 적당히 모여서 분자들을 생성하고, 이 분자들이 조합을 이뤄 지구상의 모든 물질을 만든다. 그러므로 현대 물리학과 현대 화학은 매우 복잡한 이 세상을 단 세 가지 소립자로 환원시켜 놓은 셈이다. - P441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성자性子는 전하를 띠지 않는다. 양성자와 전자는 똑같은 크기의 양전하와 음전하를 갖는다. 부호가 다른 전하들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이 원자를 원자로 남아 있게 하는 요인이다. 원자는 전체적으로 중성이므로 핵에 있는 양성자의 개수와 전자구름을 이루는 전자의 개수가 정확하게 일치한다. 한 원자의 화학적 성질은 전자의 개수에 따라 좌우되는데, 원자 번호가 바로 양성자나 전자의 개수이므로 원자 번호에서 그 원자의 화학적 특성을 쉽게 점칠수 있다. 그러므로 화학은 숫자 놀음이다. 이 소리를 피타고라스가 들었다면 무척 기뻐했을 것이다. 전자와 양성자를 하나씩 갖고 있으면 수소, 둘씩이면 헬륨, 셋씩이면 리튬, 넷씩이면 베릴륨, 다섯씩이면 보론, 여섯씩이면 탄소, 일곱씩이면 질소, 여덟씩이면 산소,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 원자 번호 92의 우라늄은 양성자와 전자를 각각 아흔두 개씩 갖는다. - P441
백조자리에서 가장 밝은 알파별, 즉 데네브 Deneb 쪽을 관측해 보면 온도가 극도로 높은 초대형의 기체 구에서 나오는 희뿌연 빛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기체 구의 중앙에 있던 별들이 자신의 일생을 초신성 폭발로 마감할 때 생긴 흔적이다. 초신성이 폭발하면 그때 발생한 충격파가 주위에 있던 성간 물질에 전해진다. 그러면 그 성간운의 밀도가 증가한다. 그 결과로 새로운 별의 탄생으로 이어질 중력 수축이 성간운에 유발된다. 그러므로 별들에게도 인간처럼 부모가 있고 그들의 세계에도 세대가 있는 셈이다. 먼저 태어난 별의 죽음이 새로운 별의 탄생을 가져오니까 하는 말이다. - P447
태양과 내 눈 사이에 지구가 가로놓여 있어도 육안을 통과하는 중성미자의 개수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가시광선에 대해 유리판이 투명하해서듯이 중성미자에 대해 지구가 통째로 투명하다. - P449
태양은 이제 적색 거성巨星이 된다. 가시광선으로 드러나는 태양 표면이 중심으로부터 아주 멀리떨어져 있기 때문에 외각부 外投部에서 느끼는 중력은 미약하기 이를 데없다. 그 까닭에 적색 거성이 된 태양의 바깥 대기층은 항성풍의 형태로 공간에 서서히 흩어져 나간다. 벌겋게 부풀어 적색 거성이 된 태양은 수성과 금성을 집어 삼키고 종내에는 우리 지구까지 자신의 품안에넣어 버린다. 그러므로 내행성계가 완전히 태양 안에 들어가게 된다. 내행성계의 최후인 것이다. - P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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