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삶’은 하나의 ‘별’ 아닐까요? 삶을 보는 관점과 삶을 사는 방식은 이 지구의 사람 수만큼 다채롭게 빛나고 있습니다. 마치 밤하늘 자기만의 빛을 내보이는 별처럼 말이죠. 삶을 살아가는 데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각자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삶의 빛’이 있을 뿐이죠. 고갱도 그러했고, 그는 그 빛을 따라갔습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133 - P267

그런 고갱 미술의 핵심 키워드는 ‘원시성’입니다.
태초의 원시성을 간직한 곳으로 가 문명의 때가 0.01퍼센트도 없는 순수성에 도달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인상주의의 짧은 붓 터치를 거부하고, 사물에 진한 윤곽선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강렬하고 대담하게 색면을 칠해 형태를 단순화(클루아조니슴)시켰습니다.
또 인상주의까지 이어져온 외부세계에 대한 단순 재현을 거부하고, 그리는 모든 것에 화가의 주관적 느낌과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화가가 색과 형태를 자유롭게 변화·왜곡시키는 시발점이 됩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133 - P271

고갱의 이런 생각은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이후 표현주의, 야수주의, 원시주의, 추상주의 회화로 이행되는 씨앗이 되었습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133 - P272

그야말로 마네는 선지자였습니다. 과거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던 미술을 붓으로 내려쳐 금을 냈고, 전혀 새로운 모더니즘 미술로 가는 문을 찾았습니다. 또한 후배들이 그 문을 찾아 열도록 자신의 그림 속에 수수께끼처럼 숨겨두었습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133 - P277

르네상스 이후 500년간 불변의 진리처럼 이어져온 전통적 주제와 기법, 이 금단의 영역에 31세 당돌한 사내가 돌을 던집니다. 그는 ‘보들레르’와 ‘우키요에’라는 두 개의 램프를 쥐고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133 - P293

"현대의 생활, 즉 동시대 사람과 생활상을 그려야 해." 마네에게 수없이 얘기했을 보들레르의 한발 앞선 생각이 마네의 정신을 흔들어 깨운 셈입니다. 그 결과, 풀밭 위에 퇴폐적으로 노니는 1860년대 부르주아들의 생활상을 풍자하는 그림으로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133 - P298

〈올랭피아〉는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라는 명작을 오마주한 작품입니다. 이 점은 〈풀밭 위의 점심 식사〉와 같군요. 그러나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노골적입니다. 왜냐고요? 사실 ‘올랭피아’는 당시 매춘부가 주로 사용하던 이름이었습니다. 즉, 이 그림은 비너스가 아닌 매춘부를 그린 것이죠. 그녀의 목에 걸린 검정색 초커 목걸이는 매춘부를 상징하는 장신구입니다. 그녀 뒤에 흑인 하녀가 들고 있는 꽃다발은 스폰서가 그녀에게 선물한 것입니다. 그녀의 발밑을 볼까요? 벌떡 선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보이는군요. 검은 고양이의 꼬리는 남성의 성기를 상징합니다. 이 그림은 신화의 한 장면이 아닌, 당시 매춘의 현장을 포착한 것입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133 -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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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는 화학적 성질이 뚜렷하게 다른 원소가 92종이 있다.
우리는 최근까지 지구의 모든 물질이 이 92종 원소의 조합으로 이루어져있다고 믿었다.
물론 대부분의 물질은 이 아흔두 가지 원소로 구성된 각종 분자의 형태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생명 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은 산소와 수소 원자로 만들어진 분자이다.
지구 대기는 질소N, 산소, 탄소 C, 수소H와 아르곤 Ar으로 형성된 N₂, 0, CO., HO와Ar 등의 분자를 주요 구성 성분으로 한다.
흙은 규소, 산소, 알루미늄, 마그네슘, 철 등의 원자들로 구성된 매우 다양한 분자들이 주성분이다.
불은 화학 원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원자가 고온의 상태에 놓이면 전자를 잃고 전리된다. 이렇게 전리된 고온의 플라스마가 내는 전자기 파동이 우리에게 불로 보이는 것이다. - P439

모든 원자가 양성자, 중성자, 전자의 세 가지 소립자들로 구성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중성자가 발견된 것도1932년이었다.
양성자, 중성자, 전자의 구성비에 따라서 원자의 종류가 결정되고, 그 원자들이 적당히 모여서 분자들을 생성하고, 이 분자들이 조합을 이뤄 지구상의 모든 물질을 만든다.
그러므로 현대 물리학과 현대 화학은 매우 복잡한 이 세상을 단 세 가지 소립자로 환원시켜 놓은 셈이다. - P441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성자性子는 전하를 띠지 않는다.
양성자와 전자는 똑같은 크기의 양전하와 음전하를 갖는다.
부호가 다른 전하들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이 원자를 원자로 남아 있게 하는 요인이다.
원자는 전체적으로 중성이므로 핵에 있는 양성자의 개수와 전자구름을 이루는 전자의 개수가 정확하게 일치한다.
한 원자의 화학적 성질은 전자의 개수에 따라 좌우되는데, 원자 번호가 바로 양성자나 전자의 개수이므로 원자 번호에서 그 원자의 화학적 특성을 쉽게 점칠수 있다.
그러므로 화학은 숫자 놀음이다.
이 소리를 피타고라스가 들었다면 무척 기뻐했을 것이다.
전자와 양성자를 하나씩 갖고 있으면 수소, 둘씩이면 헬륨, 셋씩이면 리튬, 넷씩이면 베릴륨, 다섯씩이면 보론, 여섯씩이면 탄소, 일곱씩이면 질소, 여덟씩이면 산소,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
원자 번호 92의 우라늄은 양성자와 전자를 각각 아흔두 개씩 갖는다. - P441

백조자리에서 가장 밝은 알파별, 즉 데네브 Deneb 쪽을 관측해 보면 온도가 극도로 높은 초대형의 기체 구에서 나오는 희뿌연 빛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기체 구의 중앙에 있던 별들이 자신의 일생을 초신성 폭발로 마감할 때 생긴 흔적이다.
초신성이 폭발하면 그때 발생한 충격파가 주위에 있던 성간 물질에 전해진다.
그러면 그 성간운의 밀도가 증가한다.
그 결과로 새로운 별의 탄생으로 이어질 중력 수축이 성간운에 유발된다.
그러므로 별들에게도 인간처럼 부모가 있고 그들의 세계에도 세대가 있는 셈이다.
먼저 태어난 별의 죽음이 새로운 별의 탄생을 가져오니까 하는 말이다. - P447

태양과 내 눈 사이에 지구가 가로놓여 있어도 육안을 통과하는 중성미자의 개수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가시광선에 대해 유리판이 투명하해서듯이 중성미자에 대해 지구가 통째로 투명하다. - P449

태양은 이제 적색 거성巨星이 된다.
가시광선으로 드러나는 태양 표면이 중심으로부터 아주 멀리떨어져 있기 때문에 외각부 外投部에서 느끼는 중력은 미약하기 이를 데없다.
그 까닭에 적색 거성이 된 태양의 바깥 대기층은 항성풍의 형태로 공간에 서서히 흩어져 나간다.
벌겋게 부풀어 적색 거성이 된 태양은 수성과 금성을 집어 삼키고 종내에는 우리 지구까지 자신의 품안에넣어 버린다.
그러므로 내행성계가 완전히 태양 안에 들어가게 된다.
내행성계의 최후인 것이다. - P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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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들의 척력 덕분에 우리는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꾸려 갈 수 있다.
우리의 일상이 원자의 미시적 구조에 의존하는 것이다.
전하만 사라져 버리면 모든 것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먼지 부스러기가 된다.
전기력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우주의 그 어떤 구조물도 그대로 남아 있을 수가 없다.
그렇게 된다면 전자, 양성자, 중성자 등으로 만들어진 구름들 그리고 중력으로 엉겨 붙은 소립자의 덩어리들만이 있는 무형의 우주가 우리의 세상일 것이다. - P435

탄소의 핵에 양성자와 중성자가 각각 여섯개씩 들어 있고, 핵 바깥에는 전자 여섯 개의 구름이 자리하고 있다.
탄소 원자의 핵에서 한 덩어리를 떼어 내면, 예를 들어 양성자와 중성자를 두 개씩 떼어 낸다면 그것은 더 이상 탄소 원자가 아니라 헬륨 원자가된다.
이렇게 원자핵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 핵폭탄과 원자력발전소에서 실제로 발생한다.
이 경우 탄소 원자가 분열하는 것은 아니다.
애플파이를 91번 가른다면, 즉 탄소 원자를 한 번 더 쪼갠다면 작은탄소 원자가 아니라 다른 종류의 원자, 즉 탄소와는 전혀 성질이 다른 원자가 만들어진다.
원자를 자르면 원소의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이다. - P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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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여정 - 조지프 캠벨이 말하는 신화와 삶
조지프 캠벨 지음, 박중서 옮김 / 갈라파고스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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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의 조지프캠벨 만년의 역작입니다. 그의 신화에 대한 통찰을 또 한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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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를 위한 조언: 원칙적으로 친구들 집안일은 절대로 하지 말 것. 조만간 우리는 그들에 대해 너무 속속들이 알게 되고, 그러면 그들은 우리를 불쾌하게 생각한다. 또는 그들을 너무 속속들이 알고 나면 반대로 우리가 그들을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알라딘 eBook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64

버스가 늦는다. 차들이 휙휙 지나간다. 차를 타고 지나가는 부자들은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절대로 보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들은 차를 타고 지나다니면서 늘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본다……. 사실 그들은 그냥 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나 보는 것 같다. 가난한 사람들은 많이 기다린다. 사회보장연금 수령, 실직수당 신청, 빨래방, 공중전화, 응급실, 감옥, 기타 등등.

-알라딘 eBook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65

청소부를 위한 조언: 앞으로 해방된 여성을 많이 볼 것이다. 첫 번째 단계는 여성의식 함양 모임, 두 번째 단계는 청소부, 세 번째 단계는 이혼이다.

-알라딘 eBook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71

청소부를 위한 조언: 당신이 일을 철저히 한다는 걸 그들이 알게 할 것. 일을 시작하는 첫날, 청소한 뒤 가구를 제자리에 놓을 때 잘못 놓을 것……. 5에서 10인치 정도 벗어난 곳에 놓거나 반대 방향으로 돌려놓을 것. 먼지를 털 때는 샴고양이 도자기 인형들의 위치를 바꾸어놓고, 크림 그릇은 설탕 왼쪽에 놓을 것. 칫솔 놓아둔 위치도 모두 바꿀 것.

-알라딘 eBook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77

청명하고 추운 1월의 어느 날이다. 구레나룻을 기른 네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29가 모퉁이에서 연줄처럼 잇달아 나타난다. 거칠어 보이는 여자가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시동을 켠 채 버스정류장 앞에 서 있다. 50년형 다지 픽업트럭 짐칸에 탄 청소년들이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든다. 나는 마침내 울고 만다.

-알라딘 eBook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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