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인간 본성의 근본 원리라는 진실을 놓치지 않는 한, 나는 이 책에 혁신적인 내용을 거리낌 없이 엮어 넣었다. 그리스 비극 『일리아스』와 셰익스피어의 희곡 『폭풍우』, 『한여름 밤의 꿈』 그리고 무엇보다 밀턴의 『실낙원』은 이러한 원칙을 잘 지킨 명작이다. 소설 쓰기라는 노동을 통해 즐거움을 주고받으려는 열망 외에 다른 욕심은 없는 소설가라면, 인간의 수많은 감정을 아름답고 절묘하게 조합하여 가장 고결한 시를 빚어낸다는 원칙을 자기 작품에 겸허히 적용하리라. -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2356 - P10

나는 1816년 여름을 제네바에서 보냈다. 날씨는 춥고 비가 내렸다. 당시 나는 친구들과 맹렬히 타오르는 난롯가에 저녁마다 둘러앉아 우연히 알게 된 독일의 귀신 이야기들을 재미 삼아 주고받았다. 이런 이야기들 때문에 비슷한 이야기를 지어내고 싶다는 장난기가 발동했다. 두 명의 친구(그중 한 친구의 펜 끝에서 이야기가 나왔더라면 나보다 훨씬 더 독자의 사랑을 받았을 것이다)와 나는 초자연적 사건에 기반을 둔 이야기를 써보자고 약속했다. -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2356 - P11

누나, 누나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며 그토록 걱정했던 사업이 순조롭게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참 기쁘겠지. 어제 이곳에 도착했어. 나의 첫 임무는 사랑하는 누나에게 내가 잘 있다는 소식을 알리고 일도 성공할 거라고 더욱 안심시키는 거야. -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2356 - P13

다만, 아직 채워지지 않은 한 가지 결핍이 있어. 그게 없어서 지금은 나 자신이 가장 불행한 사람처럼 느껴져. 친구가 하나도 없거든, 누나. 성공을 향한 열정으로 빛날 때 나의 기쁨에 동참해줄 친구, 낙담해서 몹시 괴로울 때 실의에 빠진 나를 지탱해줄 사람이 없어. 물론 내 생각을 종이에 옮겨 적을 수는 있지. 하지만 종이는 감정을 주고받기에는 매력 없는 매체야. 나와 공감해주고, 내 눈빛에 답을 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함께 있었으면 정말 좋겠어. -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2356 - P19

나는 탐험하지 않은 미지의 땅, 안개와 눈의 땅*으로 가는 거야. 하지만 앨버트로스**를 죽이는 일은 없을 테니까 내 안전은 걱정하지 마, 누나.

*낭만주의 시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의 <늙은 수부의 노래>에 나오는 구절.

**<늙은 수부의 노래>에 나오는 새. 주인공인 늙은 수부水夫가 신의 사자인 이 새를 죽이는 바람에 저주에 시달린다.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2356 - P23

마거릿 누나, 전에 보낸 편지에서 말한 적 있지. 망망대해에서 친구 하나 찾을 수 없다고 말이야. 하지만 이제 그런 사람을 찾아냈어. 불행으로 영혼이 파괴되기 전에 기꺼이 형제로 삼고도 남을 만한 사람을 찾아냈단 말야. -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2356 - P33

그의 마음은 이렇듯 망가진 상태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깊이 느껴. 우리가 있는 이 아름다운 곳의 별빛 총총한 하늘, 바다 그리고 모든 풍광에는 여전히 그의 영혼을 드높이는 힘이 있는 것 같아. 이런 사람에게는 이중성이 있어. 즉, 불행에 시달리고 실망에 압도당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면으로 침잠할 때면 마치 천상에 존재하는, 후광을 두른 영혼 같아. 그 후광 안에서는 어떤 슬픔이나 어리석음도 감히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것이지. -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2356 - P35

이때부터 엘리자베스 라벤차는 나의 놀이동무였고 나이가 들면서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엘리자베스는 온순하고 착한 아이였지만, 여름 곤충처럼 쾌활한 장난꾸러기이기도 했어요. 발랄하고 명랑했지만, 강인하고 깊은 감성을 지녔고, 성정 또한 유난히 다정했습니다. 누구보다 자유를 만끽했지만, 제약과 변덕을 만나면 누구보다 품위 있게 태도를 굽힐 줄도 알았지요. 상상력도 넘쳐흘렀지만, 응용력 또한 대단했습니다. 외모는 그녀의 정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밤색 눈은 새처럼 생기발랄하면서도 한없이 부드럽고 매혹적이었습니다. 몸매는 날아갈 듯 호리호리하게 가벼웠고, 무지막지한 고단함을 견뎌낼 힘을 가졌으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로 보였어요. 나는 그녀의 지성과 상상력에 경탄하면서도 아끼는 애완동물을 살피듯 그녀를 보살피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외모와 정신에서 나오는 우아한 기품이 가식 없는 태도와 이토록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사람은 그때껏 결코 본 적이 없었습니다. -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2356 - P44

나는 현자의 돌과 불멸의 묘약에 관해 아주 성실하게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내 오롯한 관심사는 무엇보다 불멸의 묘약이었습니다. 부를 얻는 것은 부차적인 목표에 불과했습니다. 인간의 몸에서 질병을 쫓아내고, 난폭한 죽음을 제외한 그 무엇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인간을 강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거기에 따라올 영광은 얼마나 클까요! -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2356 - P49

돌이킬 수 없는 가장 끔찍한 악, 죽음이라는 불행에 사랑하는 이와의 인연을 찢긴 가족들의 마음, 영혼에 깃든 공허감, 얼굴에 비친 깊은 절망감은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 - <프랑켄슈타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2356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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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 재욱, 재훈 (리커버 에디션)
정세랑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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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하나는 출간할 책을 위해 남겨두었 답니다.
삼남매의 아주 작은 초능력이 이웃에게 어떤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가 될지 사뭇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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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전략으로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사용자가 급증한다면 락인(Rock-In)효과도 노릴 수가 있습니다. 락인효과는 잠금효과라고도 하는데, 사용자를 다른 곳으로 못가게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1025 - P294

아마존의 CEO 제프 베이조스*는 ‘플라이휠’ 전략을 강조했는데요, 낮은 가격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이 늘어나면 물건을 팔려는 판매자가 늘어나게 되고 ‘규모의 경제’로 비용이 줄어들게 되면서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게 된다는 전략입니다. 초기에는 막대한 적자를 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익을 내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1025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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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주식격언이 있습니다. 주식투자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말이죠.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소문이 들리면 그 기업의 주식을 사고, 그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면 주식을 팔라는 의미입니다. -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1025 - P280

주가는 미래를 선반영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호재든 악재든 주가는 이를 미리 반영합니다. 특히 주식을 처음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이 현상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좋은 뉴스가 확정되었는데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은 사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이것이 상식입니다. 확정된 미래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1025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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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책장에 꽂힌 책들의 제목을 읽기 시작했다. 집중해, 소리 내어 읽어. 에드워드 애비, 치누아 아체베, 셔우드 앤더슨, 제인 오스틴, 폴 오스터. 건너뛰지 말고, 천천히. 한쪽 벽 전체에 꽂힌 책들의 제목을 다 읽고 나자 기분이 나아졌다. 그녀는 똑바로 일어섰다.

-알라딘 eBook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240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다. 창문에 낀 먼지는 노란 필름을 붙인 듯했다. 곰팡이가 핀 회갈색 벨벳 벽과 좌석에선 먼지가 풀풀 났다. 당시 난 손톱을 많이 깨물었는데, 그렇게 해서 생살이 드러난 손끝이나 넘어져 까진 무릎, 팔꿈치가 곰팡이 나고 먼지 많은 벨벳 시트에 닿으면…… 그건 고통 그 자체였다. 이가 아팠다. 머리카락마저 아팠다. 실수로 털이 엉겨붙은 죽은 고양이라도 만진 듯이 몸서리쳤다. 나는 몸을 웅크리고 더러운 창문 위 화분 같은 금색 조각 홈을 붙들었다. 그 아래, 낡은 가발처럼 달랑달랑 달린 손잡이 줄은 썩고 지저분했다. 그렇게 홈을 붙들고 있자니 공중에 높이 떠서 흔들거리는 형국이 되어 옆에 지나가는 차들의 뒷좌석에 있는 식료품 봉투, 자동차 재떨이를 만지작거리는 아기, 크리넥스 티슈 상자들이 다 들여다보였다.

-알라딘 eBook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 지음, 공진호 옮김) 중에서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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