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가 힘든 사람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거리감이다. 모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하거나 모든 사람의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는 빨리 포기하는 게 낫다. 나랑 맞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고, 안 맞는 사람에게는 집중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160

두 번째로 작용과 반작용을 강조하고 싶다. 내가 밀어냄과 동시에 나도 밀려나가는 것이 이 원칙이다. 내가 누구를 공격하면 그만큼 내 마음도 공격을 당한다. 남을 아프게 할수록 나에게도 데미지가 쌓인다.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160

자신을 사랑하면 인생이 심플해진다.
혼자 길을 걸어도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하는 느낌이 든다. 외로움이 느껴져도 많이 괴롭지 않고, 방황할 때도 사랑하는 ‘나’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다. 그렇다고 외톨이가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혼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 이 자신감이 타인과 있을 때 생기는 불안감을 없애준다. 그리고 자신감이 매력으로 작용해서 주변에서 인기도 얻는다.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37

‘지금 상황에서 나를 사랑하는 길’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었다. 아무리 내게 중요한 사람이라 해도 그 사람 때문에 나 자신을 사랑하길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에게 고통과 불행을 안겨주는 사람들과 이별할 때는 단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39

자신을 미워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남에게 비난을 들으면 도망이라도 칠 수 있는데 자신을 미워하면 그게 안 된다. 하루 종일 잔소리를 듣게 되고, 그 경험이 쌓인다. 숱한 비교와 비난 속에서 자존감이 낮아진 사람은 생각이 자꾸 비관적인 쪽으로 흐르기 쉽다.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41

게다가 그동안 자신을 너무 못살게 굴었거나 억압해왔다면 더 그렇게 말해줘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잘못된 사회 탓이고 잘못된 교육 탓이다. 투사해도 괜찮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에게 관대해져야 하고 합리화해야 한다. "자기안위에 빠져도 괜찮아"라고 말해줘야 한다.
자존감이 낮아져 있어도 괜찮다. 그 덕에 더 노력할 수 있었고, 때론 무기력에 빠져 쉬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그저 "괜찮아. 그동안 수고했어"라고 얘기해주면 된다. 지금 당장 그게 되지 않는다 해도 괜찮다. 우린 이제 첫발을 떼었을 뿐이니까.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43

차츰 이렇게 자기 확신이 줄어들면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의심하게 된다. 당연히 괜찮은 사람은 나를 사랑할 리 없다고 확신하고 그래서 누가 봐도 부족한 사람의 사랑을 덜컥 받아들인다.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46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연애를 하는 동안에도 상대에게 집중을 하지 못한다. 대신 자신의 모난 성격, 외모, 상처, 애정 결핍 등 부족한 점들을 떠올린다. 누가 봐도 사랑 문제가 아닌 자존감 문제다.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50

혼자 연정을 품거나 호감을 느끼는 건 본능적인 감정이다. 그런데 연애는 다르다. 느낌이 아니라 판단이다. 짝사랑은 감정이지만 연애는 결정이다. 그래서 자신의 판단력을 믿지 못하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56

사랑하는 만큼 가깝고, 남들이 모르는 부분까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작심하고 싸우자면 상대에게 지울 수 없는 고통을 남길 수 있다.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57

사랑하는 이와 제대로 된 사랑을 주고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아픔이다. 타인에게 속 시원히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도 생긴다. 사랑을 하면 자존감이 올라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자괴감만 커지는 셈이다.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58

그래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사랑을 쉽게 끝내지 못한다. 자신이 원하는 사랑이 아니어도 참고 견딘다. 너덜너덜 상처를 입고 우울증에 빠져도 이별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가끔 듣는 사랑한다는 말이나 근거 없는 느낌에 기대어 심약한 사랑을 유지한다. ‘이 사람 말고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거야’란 생각, ‘이별을 감당하지 못할 거야’란 생각은 전쟁 같은 사랑일지언정 완전히 끝나지 않도록 강력한 방어막을 친다. 이렇게라도 사랑하는 것 말고는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무릎을 꿇는다. 그러면 자꾸 슬퍼진다.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59

하지만 중요한 건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땐 맘껏 사랑하기를 바라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매일 잠들기 전에 "이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해보자. - <자존감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4247171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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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설가 커트 보니것은 위선을 떠는 모습 말고 별도의 자아란 없으니, 위선 떠는 데 유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죠.
그렇다면 위선의 빤스를 입은 사회는 하의 실종의 야만 상태보다는 나을 겁니다. 누가 아나요? 위선을 계속 떨다 보면, 예식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다 보면, 어떤 내면이 생겨날지도 모릅니다. 『논어』에는 그런 입장을 뒷받침하는 듯한 문장이 있습니다. 본성이 "거기서 거기(相近)라고 해도 후천적인 반복 훈련(習)에 따라 사람은 크게 달라질수 있다(相遠)는 취지의 언명이 있죠.(性相近也, 習相遠也.) - P134

즉 예를 꾸준히 지키다 보면, 단순히 예라는 행동을 반복하는 단계를 넘어서, 예를 지키는 ‘사람‘이 되어버릴지도 모르죠. 마치 아름다운 그림을 보다 보면, 단순히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단계를 넘어서,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처럼. - P135

예를 따르는 일에 관련하여 기존의 전통, 다수의 의견, 그리고 개인의 판단이라는 세 가지 잣대를 제시한 뒤에, 결국 공자는 개인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있죠.
과거에 어떻게 해왔든, 다수가 어떻게 생각하든, 합당한 근거가 있다면 자기 길을 가고 말겠다는 자아(吾)의 목소리가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외적인 행동 규범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존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행동 규범 자체를 바꿀 수도 있는 존재들이라는 거죠. - P137

선생님께서 병이 위중하자, 자로가 기도를 청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것이 있느냐?"
자로가 대답하기를, "있습니다. 기도문에서 말하기를, ‘위아래 신령에게 그대를 위해 기도하노라‘ 라고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기도는 오래되었다."

子疾病,子路請禱,子曰,有諸,子路對曰,有之,謀曰,
禱爾于上下神祇,子日,丘之禱久矣,

『논어』 「술이 편 중 - P149

버나드 쇼는 말했다. 무지보다 위험한 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무지보다는 가짜 지식을 경계해야 한다고.
마치 『논어』에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앎이다" 라고 한 것처럼(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 P151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따라서 인간에게 결함이 있다고 놀랄 필요는 없다. 결함이 있더라도 자신의 결함을인지할 수 있을 때는 아직 희망이 있다. 결함을 안다고 해서 곧 결함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결함을 보완하고자노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뭐가 결함인지조차 모르는 상태라면 절망하기에 충분하다. - P151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려면,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려면, 무능을 넘어 배우는 일 자체에 대해 배우려면, 메타meta 시선이 필요하다. 공자가 극기복례克己復禮라고 했을 때, 거기에는 극복 대상이 된 3인칭의 자아뿐 아니라, 대상화된 자신을 바라보는 1인칭의 자아가 동시에 있다. 메타 시선을 장착한 사람은 대개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서는 발언을 삼가는 사람, 자신이 알 수 없는 큰 영역이 있음을 인정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무지를 선언한다고 해서 그가 곧 메타 시선을 장착한 사람인 것은 아니다. - P152

메타 시선이 있는 이는 무지를 그저 선언하기보다, 질문한다. 『논어』 속의 공자는 제자들 질문에 답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질문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공자는 묘당에 들어가면 매사를 물었다.(子入太廟, 每事問) 늘 그렇듯, 인기를 끄는 이에게는 시기와 험담을 하는 이들이 생겨나기 마련, 사람들은 말한다. "누가 공자보고 예를 안다고 했나? 매사에 묻기만 하는데."(敦謂郡人之子知禮乎, 入大廟, 每事問) 그러자, 공자는 말한다. "그렇게 묻는 것이 예이다."(是禮也.) - P153

"누가 공자보고 예를 안다고 했나?"
그러나 공자는 질문한다.
몰라도 아는 척을 하거나, 알아도 침묵하거나, 아는 것을 가지고 꼰대질을 하는 대신, 질문하기를 선택한다. - P154

자로가 귀신을 섬기는 일에 대해 묻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도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는가?"
"죽음에 대한 감히 묻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삶도 아직 모르겠는데, 죽음을 어찌 알겠는가?"
季路問事鬼神, 子日, 未能事人, 焉能事鬼, 敢問死, 日未知生, 焉知死.

『논어』 「선진 편 중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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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도 살아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림에 감사하면서 밥을 먹는 그만큼 나의 사랑도 깊어지기를 기도해 본다. 내가 절밥을 언제 또 먹게 될지 모르지만 오늘처럼 바람 많이 불고 스산한 날은 정갈하고 푸근해서 좋았던 따뜻한 절밥, 자비의 밥상이 그리워진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19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도
잎맥의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시가 되어 살아온다
 
둥글게 길쭉하게
뾰족하게 넓적하게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나무 위에서 웃고 있다
 
마주나기잎 어긋나기잎
돌려나기잎 무리지어나기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운명이
삶의 나무 위에 무성하다
-이해인, <잎사귀 명상> 전문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2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못 받아들이는 데서 오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다름을 머리로는 ‘축복으로 생각해야지.’ 결심하지만 실제의 행동으로는 ‘정말 피하고 싶은 짐이네.’ 하는 경우가 더 많기에 갈등도 그만큼 심화되는 것이리라. 나하고는 같지 않은 다른 사람의 개성이 정말 힘들고 견디기 어려울수록 나는 고요한 평상심을 지니고 그 다름을 아름다움으로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한다. 꽃이 진 자리에 환히 웃고 있는 싱싱한 잎사귀들을 보듯이, 아픔을 견디고 익어 가는 고운 열매들을 보듯이…….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3

나의 우유부단함은 동료의 맺고 끊는 성품으로 길들이고, 나의 덜렁댐은 동료의 빈틈없는 섬세함으로 길들인다. 나의 날카롭고 경직된 부분들은 동료의 부드러운 친절과 유머로 길들이고, 나의 감정이 넘쳐서 곤란할 적엔 이성적인 동료의 도움을 받는다. 나의 나태함은 동료의 부지런함에 자극을 받고, 나의 얕은 믿음은 동료의 깊은 믿음에 영향을 받으면서 나는 조금씩 더 착해지고 넓어지는 나를 발견하는 기쁨에 감사한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3

우리가 한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경험하는 만남과 이별을 잘 관리하는 지혜만 있다면 삶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웬만한 일은 사랑으로 참아 넘기고,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마침내는 이해와 용서로 받아 안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면서 말이다. 서로의 다름을 비방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이렇게 다를 수도 있음이 놀랍고 신기하네?!’ 하고 오히려 감사하고 감탄하면서 말이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2

봄이 일어서니
내 마음도 기쁘게 일어서야지
나도 어서 희망이 되어야지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그렇구나 그렇구나
마음에 흐르는 시냇물 소리……
-이해인, <봄 일기-입춘에> 전문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6

봄과 같은 사람이란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 게다……. 자기의 처지를 불평하기 전에 우선 그 안에서 해야 할 바를 최선의 성실로 수행하는 사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새롭게 하며 나아가는 사람이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8

봄과 같이 따뜻한 맘씨, 봄과 같이 부드러운 말씨, 봄과 같이 밝은 표정, 봄과 같이 환한 웃음, 봄과 같이 포근한 기도를 바치며 함께 길을 가는 우리가 되기로 해요. 어떤 이유로든지 그동안 말 안 하고 지내는 이들과의 냉담한 겨울이 있었다면 그 사이에도 화해의 꽃바람을 들여놓아 관계의 봄을 회복하기로 해요. 그러면 우리는 어느새 봄길을 걸어가는 꽃과 같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29

3월의 바람 속에
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
아직은 시린 햇빛으로 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
늘상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살아 있기에 바람이 좋고
바람이 좋아 살아 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
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 당신이 계시기에
나는 먼 데서도 잠들 수 없는 당신의 바람
어둠의 벼랑 끝에서도
노래로 일어서는 3월의 바람입니다
-이해인, <3월의 바람 속에> 중에서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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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다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한
내 마음속의 언어들
깨고 나서 더러는 잊었지만
결코 잊고 싶지 않던
가장 선하고 아름다운 꿈들
모르는 이웃과도 웃으며
사랑의 집을 지었던 행복한 순간들
속으로 하얀 피 흘렸지만
끝까지 잘 견뎌 내어
한 송이 꽃이 되고
열매로 익은 나의 고통들
살아서도 죽어서도
나의 보물이라 외치고 싶어
그리 무겁진 않으니까
하늘나라 여행에도
꼭 가져가고 싶어

이해인, <어떤 보물> 전문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9

아침에 눈을 뜨면 아직 내 심장이 뛰고 있고 숨을 쉬는 것에 대하여 새롭게 감사하고 기뻐한다. 기도 시간에 기억할 사람이 많은 것도, 소박한 상차림이지만 하루 세 끼 먹을 수 있는 은혜를 또 새롭게 기뻐한다.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11

늘상 절제와 극기를 미덕으로 삼는 수도자의 신분이다 보니 그동안 감탄사를 너무 많이 아끼며 살아온 듯하다. 어린 시절의 그 밝고 긍정적인 감탄사를 다시 찾아 나의 남은 날들을 더 행복하게 가꾸어 가야겠다. 한숨을 웃음으로, 거친 말을 고운 말로, 불평을 감사로, 무감동을 놀라움으로 바꾸어 날마다 희망의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 ‘좋다’ 수녀가 되리라 마음먹으며 활짝 웃어 본다. 《좋은 생각》 2007년 8월호 -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805514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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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당신은 죽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이라고 한 가브리엘 마르셀은 타당하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동정한다는 것은, 그 순간 그 타인의 삶과 자신의 삶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를 죽음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것이다. 당신은 죽지 않아도 돼! 신형철에 따르면, "마르셀의 문장은 뒤집어도 진실이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너를 살리겠다는 뜻인 동시에 너를 살리기 위하여 나도 존재해야만 한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존재해야만 해! 즉 이사랑은 내가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맹자 역시 이러한 동정심의 실현이야말로 사람이 살아가야 할 이유라고 생각했다. - P81

재아가 물었다. "인자의 경우, 누군가 ‘우물 안에 사람(혹은 인)이 있다‘라고 하여도 우물에 따라 들어가겠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떻게 그가 그럴수 있겠는가? 군자는 우물에 갈 수는 있지만, 빠질수는 없다. 속일 수는 있지만, 무턱대고 속일 수는없다."
宰我問曰, 仁者雖告之日井有仁, 其從之也, 子曰, 何爲其然也. 君子可逝也, 不可陷也, 可歎也, 不可因也.
『논어』 「옹야」 편중 - P87

기만 없이 정확히 사랑한다는 것은 이렇게 힘들다.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상대에게 투사하는 데 너무 익숙하다. 상대의 정확한 모습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환상을 사랑한 대가는 혹독하다. 사랑의 파국은 대개 상대와 자신에 대해서 부정확했던 사랑의 파국이다. - P89

"어떤 문장도 삶의 진실을 완전히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다면, 어떤 사람도 상대방을 완전히 정확하게 사랑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되지 못한 진실은 아파하지 않지만, 정확하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고통을 느낀다." - P90

미움의 파국은 대개 상대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속에서 자신의 막연한 앙심을 투사했던 미움의 파국이다. - P91

『논어』에 묘사된 공자는 누군가를 미워하고비판하는 일에 대해 사뭇 당당하다. 실로 『논어』에는 많은 이들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이 실려 있다. 『논어』를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어떻게 모든 이를 사랑할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미워할 것인가, 라는 정교한 미움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P92

공자의 입장은 단호하다. 못된 사람들에게 무조건 잘해주거나 화해를 도모하려 하지말라. 원수에게는 잘해줄 것이 아니라, 그에 합당한 갚음을 해주어야 한다. 공자의 이상형은 이토록 무골호인無骨好人과 거리가 멀다. 그는 무골호인이 아니라 유골호인有骨好人이다. - P93

『논어』에 따르면, 모든 이로부터 사랑받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모든 이들이 좋은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좋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나쁜 사람이 미워하는 것이 낫다.(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 제대로 된 사람은 나쁜 사람을 미워할 뿐 아니라, 나쁜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기 마련이다. 공자는 어설픈 평화주의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저 사람처럼 모나게 살지 마라" 하고 말하지 않는다. "저 사람처럼 모나게 살지 마라" 에서 "저사람"을 맡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공자이다. 공자에 따르면, 비타협적으로 살 때라야 비로소 악한 일에 가담하지않을 수 있다.(惡不仁者, 其爲仁矣, 不使不仁者加乎其身.) - P94

공자는 말한다. 오직 인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미워할 수 있다고.(唯仁者, 能好人, 能惡人) - P95

안정복은 『천학문답天學問答』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덕으로 원수를 갚고 원한으로 원수를 갚지 말라고 하느님이 사람들에게 가르쳤다는데…… 군주나 아버지의 원수를 두고 이런 식으로 가르친다면 정의를 해치는 바가클 것이다."(天主敎士, 以德報讐, 不以讐報讐… 若以君父之讐, 而以此爲敎, 則其害義大矣.) - P96

자공이 물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지역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경우는 어떻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만 가지고는 아직) 안 된다." "그 지역 사람들이 모두 미워하는 경우는 어떻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만 가지고는 아직) 안 된다. 그런 경우들은, 그 지역의 좋은 사람이 좋아하고 그 지역의 나쁜 사람이 미워하는 경우만 못한 것이다."
子貢問曰, 鄕人皆好之, 何如, 子曰, 未可也. 鄕人皆惡之,
何如, 子曰, 未可也, 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
『논어』 「자로」 편중 - P97

그러나 공자의 제자들이나 『논어』의 편집자는 유려한 예식의 집전자로서의 공자만큼이나 현실에서 실패한 선생의 모습을 사랑했던 것 같다. 결국, 기적과는 인연이 멀었던 사람, 신이 아니라 인간에 불과했던 사람, 결핍을 느꼈기에 과잉을 꿈꾸었던 사람, 안 되는 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知其不可而爲之者)을 사랑했던것 같다. - P106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구나!" 자공이 말했다. "어째서 선생님을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겠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고, 범속한 것을 공부하는 것으로부터 고매한 곳에 이르니, 나를 알아줄 것은 아마 하늘이런가!"
子曰, 莫我知也夫, 子貢曰, 何爲其莫知子也, 子曰, 不怨天, 不尤人, 下學而上達, 知我者其天乎.
「논어」 「헌문편」 중 - P108

뛰어난 소수만이찬란한 악행을 할 수 있다.
동시대를 살았던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발리오니의 행태는 뛰어난 덕성과는 거리가 멀고, 그저 우유부단함의 결과에 불과하다고. 마키아벨리가 보기에 인간 대다수는 대단한 선행뿐 아니라 대단한 악행도 할 능력이 없다. 강해 보이는 사람 앞에서는 얌전하게 굴면서, 약해 보이는 상대가 나타나면 지분거리며 하루하루를 소일할 뿐이다. ‘찬란한‘ 악행을 할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발리오니 역시 보통 인간에 불과했던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보기에 오직 뛰어난 소수만이 찬탄을 자아낼 만한 악행을 할 수 있다. 정치공동체를 창설하기 위해 폭력을 서슴지 않고,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고귀한 거짓말(noble lie)을 서슴지 않았던 건국자들이 그 드문 소수들이다. 그들은 악행에도 불구하고 경배받는다. - P120

『논어』에서는 바로 그러한 덕성을 중용中庸이라고 불렀다.
중용은 종종 오해를 부르는 상당히 어려운 개념이기에 번역조차 다양하다.
‘The mean’ (평균성)이라는 영어번역은 ‘중용‘을 이음절어로 본 결과이다.
‘Centrality and commonality (중심성과 평범성)라는 영어 번역은 중용을 ‘중中‘과 ‘용庸’이라는 개별 단어가 병렬해(and) 있다고 본 결과이다.
‘Focusing on the familiar’ (일상적인 것에 집중하기)라는 영어 번역은 중용을 ‘중‘이라는 동사와 ‘용‘이라는 목적어가 결합했다고 본 결과이다. - P123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중도의 길을 가는 사람을 얻어 함께할 수 없다면, 반드시 뜻이 높은 사람이나 소신을 지키는 자와 함께 하겠노라! 뜻이 높은 사람은 진취적이고, 소신을 지키는 자는 하지 않는 바가 있다."
子曰, 不得中行而與之, 必也狂狷乎. 狂者進取, 狷者有所不為也.
『논어』 「자로」 편 중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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