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들어가자 베니테스가 고개를 들고 천천히 일어났다. 키는 평균치보다 조금 작았다. 얼굴은 섬세하고 잘생겼지만 도무지 나이를 짐작할 수가 없었다. 피부는 부드럽고 광대뼈는 나왔으며 몸은 여위었다 싶을 정도로 날씬했다. 악수를 할 때 보니 완전히 탈진한 사람처럼 손아귀에 힘이 없었다. - <콘클라베>,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dfdc0c5fcd84b3b - P100

"오, 주여, 우리를 축복하소서. 이제 우리는 주님의 너그러우신 선물을 마주했습니다. 또한 이 음식을 함께하지 못하는 이들을 축복하소서. 오, 주여, 우리가 먹고 마실 때, 굶주리고 목마른 이들, 아프고 외로운 이들, 그리고 오늘 밤 우리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식사를 도와줄 수녀들을 잊지 않도록 도우소서.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 <콘클라베>,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dfdc0c5fcd84b3b - P113

주님을 만나고자 한다면 용기가 필요하다. 누구든 나를 따르고자 한다면, 먼저 자신을 포기하고 날마다 십자가를 질지어다. 목숨을 부지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해 삶을 버리면 구할 것이니라……. - <콘클라베>,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dfdc0c5fcd84b3b - P115

그날 밤, 로멜리는 어두운 방, 침대 위에 누웠다. 목에는 축복의 마리아 묵주를 걸고 두 팔은 포개어 가슴에 얹었다. 이런 자세는 사춘기 시절 육체의 유혹을 피하기 위해 처음 시도했는데, 아침까지 자세를 유지하느냐가 핵심이었다. 지금은 60년이 지나 그런 식의 유혹이 전혀 문제 되지 않지만 그동안 습관이 붙은 터라 여전히 이렇게 무덤가 인형 같은 자세로 잠을 청했다. - <콘클라베>,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dfdc0c5fcd84b3b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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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셨잖습니까? 그런데도 사임을 허락하지 않으셨어요. 예, 좋습니다. 이해하죠. 성하께서도 이유가 있으셨을 테니까요. 아무튼 제게 힘과 지혜를 주시어,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로멜리가 닫힌 문을 향해 말했다. - <콘클라베>,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dfdc0c5fcd84b3b - P60

이곳이 방주로구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혼란의 파도에 휩싸인 방주. - <콘클라베>,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dfdc0c5fcd84b3b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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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 로멜리는 이때를 돌아보며, 바로 그 순간 교황위 승계 전쟁이 시작됐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세 추기경 모두 선거인단 내에 지지파가 있었다. 벨리니는 그레고리오 대학 총장과 밀라노 대주교를 역임했으며, 아주 오래전부터 진보주의자들의 위대한 지적 희망이었다. 트랑블레는 교황청 사도궁무처장과 인류복음화성 장관을 동시에 맡고 있기에 제3 세계와 관련해 후보 자격이 있었다. 더욱이 미국인처럼 보인다는 이점도 있었다(실제로 미국인이라면 선출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아데예미는 혁명의 가능성을 신성의 불꽃처럼 품고 다니는데, 늘 언론매체의 주목을 받기에 언젠가는 ‘최초의 흑인 교황’이 될 것 같은 인물이다. - <콘클라베>,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dfdc0c5fcd84b3b - P39

"레이, 큰일 날 소리 하지 말게. 지옥은 내일 열릴 거야. 추기경들을 불러들일 때." 로멜리가 대답했다. - <콘클라베>,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dfdc0c5fcd84b3b - P49

결국 과도한 겸손은 또 다른 차원의 허영이 아니겠는가? 더욱이 자신의 겸손을 과시한다면 그것도 죄다. - <콘클라베>,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dfdc0c5fcd84b3b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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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 내장 깊숙이 빨려 들어가 대장내시경 촬영을 하는 것만 같다. 그러다가는 구절양장의 가파른 비탈길이 머리핀처럼 급격히 돌아간다.

-알라딘 eBook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지음) 중에서 - P23

육백마지기 정상 못 미쳐 한쪽 산비탈에 계란프라이 꽃이라는 애칭이 있는 샤스타데이지 꽃이 떼판으로 피어난 것이 장관이었다.

-알라딘 eBook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지음) 중에서 - P23

태초에 이 땅에 주인으로 태어나 잡초라는 이름으로 짓밟히고, 뽑혀도 그 질긴 생명력으로 생채기 난 흙을 품고 보듬어 생명에 터전을 치유하는 위대함을 기리고자 이 비를 세우다.

-알라딘 eBook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지음) 중에서 - P25

잡초는 지구의 살갗이다.

-알라딘 eBook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지음) 중에서 - P25

물 가까이 살다
물을 만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풀 되리라

아버지 날 공부시켜
편한 사람 되어도
나 다시 공부해서
풀 되리라

-알라딘 eBook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지음) 중에서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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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주에는 은하집단 5억 개, 대형 은하 100억 개, 왜소 은하 1000억 개, 항성 2조×10억 개가 있다(폭이 약 150억 광년인 이 우주는 우리가 아직 볼 수 없는 아주 큰 전체 우주에서 작은 점 하나에 불과할 수 있다).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42c63516274117 - P32

헤르바르트는 생각이 고립된 상태에서 의식 속으로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의식 속에 있는 다른 아이디어 복합체와 동화되었을 때에만 의식에 들어올 수 있다는 주장을 표현하기 위해 ‘통각統覺 집합체apperceptive mass’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해서 헤르바르트는 핵심적인 개념 하나를 세상에 소개했다. 의식적인 생각과 무의식적인 생각 사이에 경계선이 존재하며,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생각도 있다는 개념이었다.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42c63516274117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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