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우리가 책을 읽는 건 아니다. 삶이 깨어나는 시기, 두 눈이 처음 사물을 보기 시작하는 시기엔 책을 읽지 않는다. 입으로, 양손으로 삶을 집어삼키지만 아직 잉크로 눈을 더럽히지는 않는다. 삶의 시원, 첫 수원(水源), 유년의 개울에서는 책을 읽지 않는다. 책을 읽겠다는 생각도, 어느 책의 페이지나 어느 문장의 문을 뒤로하고 쾅 닫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아니, 처음엔 더 단순하다. 어쩌면 더 실성한 건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무엇과도, 그 무엇에 의해서도 분리되지 않은 상태이다. 우리는 진정한 제약이라고는 없는 첫 대륙에 속해 있다. 이 대륙은 바로 당신, 당신 자신이다. 처음엔 광막한 유희의 땅들이 있다. 발명의 광막한 초원, 첫걸음의 강들이 있다. 어머니라는 대양이, 어머니의 목소리라는 철썩이는 파도가 사방을 에워싼다. 이 모두가 당신이다. 끊김도 찢김도 없는 온전한 당신이다. 쉽사리 헤아려지는 무한한 공간, 그 안에 책은 없다. 책이 들어설 자리, 독서라는 경이로운 애도가 들어설 자리는 없다.

-알라딘 eBook <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중에서 - P7

아이는 학교에 가고, 학생의 신분이 된다. 그런데 이 유실에는 실제로 엄청난 행복이 존재한다. 글을 읽는 첫 경험, 책의 한 페이지를 해독하고 어렴풋한 형체들을 감지할 수 있게 된 첫 경험. 그것은 행복을 넘어서는, 정확히 말해 기쁨이라고 할 만한 무엇이다. 기쁨과 공포라 할 만한 무엇. 기쁨은 어김없이 공포를 수반하고 책들은 언제나 애도를 수반하기 마련이니까.

-알라딘 eBook <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중에서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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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하는 것에는 언제나 그 이상의 것이 있다. 너는 훗날 네 아이들을 위해 이 집을 꿈꾸고, 이곳에서 누리게 될 고독을 원한다. 네 남편들은 결코 견디지 못하고 외면해버리는 고독, 네 아이들조차 보지 않는 고독을 너는 이 집에서 누리길 원한다. 생통드라 언덕 위의 얼마 안 되는 고독, 생각하고 꿈꾸고 책을 읽고 기다리는 텅 빈 공간, 너에게 말을걸 때 네가 더는 ‘현재시제‘로 대답하지 못할 이 세상의 집 한 칸, 고독과 빛과 고요로 감싸인 도피네의 작은 처소를 너는 원한다. - P87

그들이 보기에는 여자를 붙들어둘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 결혼이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나면, 결혼생활을 월급 받는 일이나 토요일마다 장을 봐야 하는 일처럼 피할 수 없는 부역이나 고역으로 여긴다. 아내를 맞이하고 난 후에는 더 이상 아내를 생각하지 않으며, 컴퓨터 게임을 하고 선반을 고치고 정원에서 잔디 깎는 기계를 돌린다. 이는 악천후처럼 고난 가득한 삶에서 그들이 휴식하는 방법이며, 떠나지 않고 떠나는 방법이다. 남자에게는 결혼과 함께 무언가가 끝난다. 여자는 반대여서 무언가가 시작된다. - P89

여자는 반대여서 무언가 시작된다. 여자는 청소년기부터 자신만의 고독으로 곧장 나아간다. 고독과 결혼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독을 향해 곧바로 나아간다. 고독은 체념일 수도 있고 힘일 수도 있다. 결혼을 하고 나서 여자는 그 둘 모두를 발견한다. 결혼은 여자들이 가장 자주 원하는 이야기다. 여자들만이, 오로지 그들만이 은밀히 꿈꾸고 가슴 깊은 곳에 간직하는 이야기. 하지만 때로는 진저리치며 달아나기도 한다. 그들은 혼자가 되기 위해, 그로써 충만해지는 자신을 찾기 위해 떠난다. - P89

두 번째 얼굴은 당연히 너의 얼굴이다. 첫 번째 얼굴과 닮았는데, 마치 네거티브 필름과 인화된 사진처럼 모든 것이 똑같지만 반전되어 있다. 너의 광기는 삶으로 향해 있다. 너는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가장온전한 사람이다. 세상이 시작된 날부터 모든 여자들이 바라던 것을 너는 원했다. 네가 원한 건 자유와 사랑, 자유 속에서 열려 있는 사랑, 사랑 안에서 행하는자유였다. 그건 불가능한 일일까? 그렇다, 불가능하다.
그러나 너는 그렇게 살았고, 그런 삶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상처를 입고, 시련을 겪어도 멈추지 않았다. 자유로운 여성들조차 결코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그녀들은 언제나 두 전쟁 사이에서 살아간다. - P105

너를 상상한다. 핫초콜릿을 마시는 너, 낡은 보라색 실내가운을 걸친 너를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워크맨만이 사라졌을 뿐, 하늘의 목소리는 니체나 키르케고르, 파스칼의 목소리보다 훨씬 더 명료하고 정확하다. - P107

우리는 사랑하는 이에게 말과 쉼과 기쁨을 포함한 많은 것을 줄 수 있다. 네가 준 가장 귀한 것은 그리움이다. 나는 너 없이 지낼수 없었고, 너를 보고 있어도 여전히 네가 그리웠다. 내 정신의 집, 내 마음의 집은 이중으로 잠겨 있었다. 네가 창문을 깨뜨린 후에야 공기가 쏟아져 들어왔다. 얼음처럼 차갑게, 불타듯 뜨겁게, 손에 잡힐 듯 또렷하게.
지슬렌, 너는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너로 인한 그리움과 공허와 고통마저도 내 안으로 들어와 나의 가장 큰 기쁨이 된다. 그리움, 공허, 고통 그리고 기쁨은 네가 내게 남긴 보물이다. 이런 보물은 결코 고갈되지 않는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죽음의 시간이 올 때까지, ‘지금‘에서 ‘지금’으로 가는 것뿐이다. - P110

이곳은 시간이 얼마 없을 때 네가 자주 가던 산책코스다. 나는 걸으면서 다음번 책은 너에 대해 쓸 거라고, 너에 대해서만 쓸 거라고 말한다. 너는 웃는다. 첫문장도 이미 정했다고 네게 말한다. ‘내가 이 생에 감사한다면, 그건 네가 있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이다. 너는 걸음을 멈추고 네가 만일 세상에 없다면 무엇을 쓸 거냐고 묻는다. 미처 생각도 하기 전에 답이 떠오른다. 나는 심사숙고하지 않고 떠오른 답을 그대로 말한다. 마음에 드는 답은 아니지만, 뒤죽박죽 끼어드는 생각을 그대로 말하는 버릇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내가 네게 말한다. 언젠가 네가 더는 이 세상에 없다 해도, 계속해서 이 삶에 감사하고 사랑할 것이라고, 너는 웃음을 터뜨리며 환한 목소리로 내게 말한다. ‘아주 좋아. 그렇게 하는 게 훨씬 좋지. 다음번 책에 그 말을 그대로 쓰겠다고 약속해줘.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문학을 하는 거야. 문학을 해서는 절대로 안 돼, 글을 써야지. 그건 전혀 다른 거거든. 약속해.’ 나는 네게 약속한다. 그리고 우리는 곧바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간다. - 그때 우리는 이미 죽음에 대해 잊어버렸다. 공기를 가르며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이 아직도 한참이나 멀리 있는 것처럼.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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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저마다 그와 비슷한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들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나름대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무엇’이 있었습니다. 또한 그 사연의 주인공이 ‘나’는 아니더라도 ‘내’ 옆에, ‘내’ 앞에, ‘내’ 뒤에 ‘내’가 위로해 줘야 하고 이해해 줘야 하는 소중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오은영의 화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7700 - P4

인간은 완벽할 수 없습니다. 완벽한 부모도 불가능해요. 그런 부모는 어디에도 없어요. 부모는 본능적으로 자식을 사랑하지만, 목숨을 바칠 만큼 엄청나게 사랑하지만, 그래서 결국은 자식에게 어떤 식으로든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오은영의 화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7700 - P5

우리,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지만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잖아요. 나이와 상황, 사는 곳, 하는 일은 모두 다르지만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잖아요. 내일의 삶이 불안하고 오늘의 삶이 버겁지 않은 사람이 없잖아요. - <오은영의 화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7700 - P6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나’, 그런 ‘나’를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보고 미워했던 ‘나’,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나’…. 그 상처받은 ‘나’와 미워했던 ‘내’가 화해하기를 바라요. 상처의 시작은 ‘나’ 때문이 아니었어요. 그것을 기억하세요. 그것을 알고 당신이 당신 자신과 진정으로 화해하기를 바랍니다. - <오은영의 화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7700 - P6

그렇게 아팠는데 아무렇게나 살지 않고 버틴 것, 그것은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증거이기도 하고, 당신 안에 엄청난 힘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 <오은영의 화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7700 - P8

당신은 문제를 인식했기 때문에 이 책의 첫 장을 펼쳤겠지요. 당신은 내면에 그런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 인식이 있을 뿐 아니라 그렇게 상처받지 않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인간의 갈등이나 고통, 인간의 상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사람입니다. 이 부분에 눈을 뜬 사람이에요. 이것은 당신의 엄청난 내적 자원이에요. 저는 당신이 그 힘을 좀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 가며 당신의 그 힘이 더 단단해져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 <오은영의 화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7700 - P9

부모는 아이에게 생명의 시작이자 생존의 기반이에요. 그리고 전쟁터의 방공호 같은 존재입니다. 아이는 부모가 없으면 살 수가 없어요. 몸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습니다. 아이는 부모에게 조건 없이 수용받아 본 경험, 깊고 따뜻한 사랑으로 살아요. 아이는 부모에게 사랑받았던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 <오은영의 화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7700 - P16

자아의 기능 중 현실 검증력이라는 것이 있어요. 아주 본능적이고 충동적인 나의 모습을 현실에 맞게 검증해서 인간답게 행동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평생 동안 갖추려고 노력해야 하는 중요한 기능이지요. 인간은 어떤 계기로 나쁜 마음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드는 것 자체는 죄가 아니에요. 마음은 언제나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 마음을 가졌지만 행하지 않았다면 괜찮습니다. 잘 살고 있는 거예요. ‘나’의 정신은 건강한 겁니다. - <오은영의 화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7700 - P20

너무 힘들면 거리를 두세요. 멀어져도 괜찮습니다. 가족이 서로 관여하지 않거나, 사는 거리가 멀거나, 연락이 좀 뜸하다고 가깝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정말 잘 지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형식보다 더 중요한 거예요. - <오은영의 화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7700 - P53

이게 바로 ‘마음의 충족감’입니다. 마음의 충족감은 아이가 ‘와! 부모가 내 마음을 잘 아는구나’라고 느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따뜻한 느낌이 확 차오르는 거예요. 양으로는 측정이 안 되지만 물통에 물이 차오르듯이 내 마음에 사랑이 꽉 차오르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그럴 때 아이는 ‘아, 행복해!’, ‘아, 나는 사랑받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합니다. - <오은영의 화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7700 - P74

많은 부모가 저에게 물어요. "아이에게 어떻게 해 주어야 할까요?" 부모는 아이에게 뭔가 해 주려고만 합니다. 그런 마음도 사랑 맞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부모에게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에게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지는 중요합니다. 어떤 것은 꼭 해 주어야 해요. 그러나 아이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어요.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하면 아이에게 해가 됩니다. 무언가를 해 주는 것보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안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오은영의 화해>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7700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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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우리를 질책하지만 우리에게 환상을 제공할 때는 보상이 될 수 있다. 매일 아침 새 삶을 시작한다는, 말은 안 되지만 꼭 필요한 환상 말이다. 시간은 우리를 끝으로 인도하는 카운트다운인 동시에 지치지 말고 다시 시작하라는 신성한 허락이다. 반복은 불모성과 생산성이라는 양가적 힘을 지녔다. 반복은 고갈시키는 동시에 변화시킨다. 반복은 시간의 지속 안에서 버티고 나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래서 우리 안의 두 가지 시간성, 즉 직선적으로 흐르는 시간성과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시간성은 반복을 통하여 조화를 이루고 관성에 빠진 듯 보이면서도 전진하는 느낌을 준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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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네게서 사랑한 것을 담담히, 단순하게 표현해야 한다면, 네가 지녔던 자유를 사랑했다고 말할 것이다. 나는 너 자신조차 예측할 수 없던 네 마음, 누군가가 너에게 느꼈을 수도 있던 정념을 거부하던 네 마음을 사랑했고, 다시 말해, 너의 사랑과 지성을 사랑했다.
그 까닭은 진정한 사랑과 관능적인 지성과 몸소 체험한 자유만이 우리에게 고동치며 비상하는 단 하나의 심장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너의 죽음에서 내가 알 수 없던 것들은 네가 살아있는 동안에도 알 수 없던 것들이었다. 죽음은 삶을 숙명으로 바꾸지 않는다. 죽음은 마침내 해독할 수 있는 텍스트가 담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나는 너를 빛 속으로 달아나는 심장을 가진, 반항적이고 잡히지 않는 사람으로밖에는 상상할 수없다. - P43

나는 네가 바로 옆에 있을 때조차 다가갈 수 없는 존재라고 늘 생각했다. 그걸 알면서도 너를 사랑했다.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두 번 결혼했고, 수많은 관계로 이어져 있던 너. 나는 너보다 더 자유로운 사람, 더 자유롭고, 더 지혜롭고, 더 사랑이 깊은 사람을 본적이 없다. 자유와 지혜와 사랑은 세 단어이나 똑같은말이다. 각 단어가 다른 두 단어와 유리되면 알맹이도 의미도 없는 텅 빈 언어가 되어버리므로. - P44

네가 죽고 며칠 동안은 너무 괴로운 나머지 네 사진을 볼 수가 없었다. 지금은 사진을 보아도 담담하다.
너는 죽기 나흘 전에 사진을 찍었는데, 그것이 너의 마지막 사진이 되었다.
사진들 속에서 나는 네 옆에 있다. 무덤덤하게 사진을 바라본다.
내게는 증거나 흔적이나 표식이 필요치 않다. 너는 내게 속한 적이 결코 없었다. 너는 단 한 번도 누구의 소유인 적이 없었다.
너는 네가 만난 사람들을 온전히 사랑했다. 그리고 이 사랑 안에서 빛나는 자유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다. 사진에는 자유의 이미지가 없다. 그 이미지를 담을 수 없다. 너는 사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나의 애착 안에, 내가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있다. 그리고 앙토냉 아르도 같은 시인의 언어 속에 네가 있다. - 나는 너를 보지 않고서는, 황량한 이미지들 속에 있는 네가 아닌 더 확실한 너를 보지 않고서는 아르토의 글을 다시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 P69

‘마음에 그를 품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지 않는 한, 우리는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마음에 품는다는 건 사랑하는 자를 자신의 소유로 만들지 않고 마음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을 어떻게 영원히 줄 수 있는가?‘
너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 우리 모두가 답을 안다. 답은 우리가 사는 동안 질문에 스민 불안을 회피하지 않는 것이다. 답은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지슬렌, 너처럼 춤추고 웃음을 터뜨리면서 질문 속에 영원히 머무르는 것이다. - P70

지혜로움이란 가장 소중한 것을 다른 이에게 제안하는 것이며, 만일 그가 원한다면, 원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채비를 갖춰놓는 것이다. 지혜로움, 그것은 자유를 수반한 사랑이다. 너는 알고 있을까. 붉게 타오르는 가을 하늘 저 끝과 같이, 바닥에서 60센티미터 높이에는 늘 어디에나 네가 있다는 것을.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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