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대안은 언제나 ‘정황 특정적(context specific)’이다. 여타의 대안들은 구체적인 자신의 정황 속에서 구상되어야 한다. 그래서 그 특정한 정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크고 작은 대안들과 장기적 또는 중단기적 대안들을 끈기 있게 모색하고 찾아 나가야 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33

둘째, 대안은 ‘잠정적’이다. 그 어느 위대한 대안도 평생 지속되는 것은 없다. 오늘 찾은 대안이라고 해도 그 대안이 내일도 작동되는 것이 아닐 경우들이 많다. 왜냐하면 모든 대안은 특정한 정황 속에서 모색되는 것이며, 정황이란 고정불변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34

셋째, 대안은 ‘부분적’이다. 인간의 인식론적 또는 경험적 한계성 때문에 우리의 모든 대안은 언제나 부분적일 뿐이다. 자기 생각을 절대화하지 않는 인식론적 겸허성은 자신이 한때 찾은 대안을 고정시키고 자신에게 매어 놓는 ‘대안의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는다. 어떠한 대안이라도 그것은 완벽한 대안이 아니라 언제나 ‘부분적인 것’이라는 인식은, 자기 절대화의 위험성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35

첫째, 긴즈버그는 소위 ‘동료 결혼(peer marriage)’이라는 평등 결혼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동료 결혼이란 경제적 책임, 양육의 책임, 가사노동의 책임 그리고 여가의 자유 등 삶의 네 분야에서 책임과 평등을 나누는 결혼을 의미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46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 즉 능력위주사회란 한 사람의 출신과 관계없이 그 사람의 객관적 능력에 걸맞은 경제적 대가와 사회적 인정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다. 이러한 능력중심주의와 자본주의가 결합할 때, 한 사람의 가치는 그가 받는 물질적 보상과 비례한다. 우리 각자가 지닌 보기 방식은 이렇게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서 가려지고 제한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57

메리토크라시의 치명적인 위험성은, 사회적 연대와 책임의 의미를 외면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메리토크라시의 횡포를 넘어서기 위하여 무엇이 요청되는가. 마이클 샌델은 겸허함(humility)과 연대(compassion)의 윤리라고 강조한다. 겸허함이란 소위 학벌이나 경력 같은 능력이 자기 혼자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자기 삶에 우연히 주어진 조건과 환경 또는 운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는 인식이다. 이 점에서 겸허함이란 민주사회 시민의 덕목이다. 겸허함의 윤리는 사회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아무리 일해도 경제적 보상을 받지 못해서 2등 인간으로 취급받는 이들에게 부채의식과 책임의식을 가지게 한다. 연대의식이 생기는 지점이다. 모든 이가 자신이 일한 것에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제도 수립을 위해 연대하는 것, 이것이 바로 민주사회의 공동선을 향해 나아가는 가능성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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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시간과 영원이 만나는 기하학적 장소로서 합의된 기만이라는 특성을 띤다. 모래시계와 달리 완벽한 원형을 이루는 회중시계는 인정사정없이 돌아간다. 시계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모든 것이 별일 없이 되풀이되는 인상을 준다. 시곗바늘은 과거와 미래를 껴안고 돌아가면서도 멈춰 있는 듯한 거짓 인상을 풍긴다. 원이 면적을 속인다. 니체가 말하는 영원회귀는 이런 것이 아니다. 그는 "존재의 집"이 동일성과 영원성으로 매년 새로 지어진다고 했다. 반복은 오히려 새롭게 여는 되새김질, 뭔가를 만들어내는 되풀이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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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에 꼬리표를 달고 활기 없는 조그마한 마을에 도착했을 때 나는 세 살, 베일리는 네 살이었다. 그 꼬리표에는 ‘관계 당사자 앞’을 수취인으로 해 우리는 마거리트와 베일리 존슨 2세로 캘리포니아 주 롱비치 〔로스앤젤레스 남쪽의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도시〕에서 아칸소 주 스탬프스 〔아칸소 주 남단 루이지애나 주 경계 근처의 소도시〕의 애니 헨더슨 부인에게 보낸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2061259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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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Ernst Bloch는 그의 책 《희망의 원리(Das Prinzip Hoffnung)》에서, 이러한 새로운 세계를 향한 인간의 꿈을 ‘낮꿈(daydream)’이라고 명명한다. 낮꿈을 통해서 인류의 문명은 무수한 변화와 변혁을 거듭해왔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27

진정한 낮꿈이란, 그 꿈을 통해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변혁적 실천이 동반되는 꿈이다. 많은 이가 찾고자 하는 ‘대안들’은 바로 이러한 변혁적인 ‘낮꿈’의 결과들이기도 하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27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우선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지금’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다. 그 비판적 성찰이 기존의 현실에서 무엇이 결여되어 있고, 무엇이 변화되어야 할 문제들인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특정한 사안들에 대해 비판적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모든 변화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비판적 문제 제기가 결여된 ‘대안’이란 대부분, 권력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자신들의 권력과 이득 확장을 위한 현상 유지적인 장치일 경우가 많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27

차별과 배제를 은밀하게 가리는 현실구조에 대한 심층적이고 다층적인 비판적 분석은 인류 문명사에서 정의, 평등, 권리의 원을 확장하기 위한 변화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 요소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27

보편적 대안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 바로 모더니즘 사유의 결정적 한계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이 모더니즘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 제기를 하는 지점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29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이 추구하던 인간의 자유와 평등에의 비전이 이러한 거대 이론들이나 보편 대안 담론들에 의하여 진정한 의미의 자유나 평등을 실현하는 데 스스로 근원적인 오류를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유럽이 만든 이 세계를 위한 보편 대안으로서의 거대 담론들은 결국 유럽, 남성, 중상층, 기독교인들을 세계의 중심에 서게 했다. 더 나아가서 비서구 세계를 자신들이 만든 기준으로 개발하고 기독교로 개종시켜야 할 ‘미개인들’로 간주했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30

대안 찾기란 매우 치열한 분석, 고민 그리고 씨름의 과정이다. 이 점에서 ‘이론은 연장 상자’와 같으며, ‘이론은 실천(theory is practice)’이라는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통찰은 새로운 세계를 갈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이들이 늘 기억해야 할 중요한 모토가 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31

주체적으로 사유하는 ‘고독의 시간과 공간’ 가지기를 회피한다면, 외부 세력이(그것이 사람이든, 대중 매체이든, 사회나 국가든) 나를 대신해 내 삶의 방향과 대안을 결정하게 하는 ‘식민화’의 문을 열게 된다. 스스로 사유하고, 읽고, 고민하고, 대안을 찾으려고 씨름하는 과정에 들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정황과 연계된 대안의 실마리를 찾아갈 수 있게 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31

가부장제 사회에서 페미니즘과 여성운동에 거부감을 느끼고 오히려 반대자의 역할을 하는 여성들이 많다. 그런 여성들은 가부장적 가치를 내면화함과 동시에 그 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테크닉’을 체현했기 때문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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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코즈모폴리턴 사상을 사회정치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모든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는 ‘목적의 왕국(Kingdom of Ends)’을 설파한 철학자다. 칸트의 코즈모폴리터니즘은 세계화 시대에 국경을 넘어서는 세계 정의, 환대, 권리를 상기시킴으로써 세계평화를 이루기 위한 정치철학적 토대를 놓은 중요한 공헌을 한다. 그런데 그 위대한 사상을 확산시킨 칸트도 인식의 사각지대를 분명하게 지니고 있었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06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Alain Badiou는 키스를 포함해서 인간이 몸과 몸으로 나누는 여타의 행위를 ‘몸의 예식(ritual of body)’이라고 명명한다. 한 존재가 다른 존재와 만나는 ‘함께함의 예식’이며 ‘존재의 예식’이다. 서로의 존재를 전부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만이 키스를 나눌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연인 간의 키스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키스는 상대방과 나누는 삶의 의미 그리고 지순한 관계를 가리키는 심오한 메타포가 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14

키스로 상징될 수 있는 사랑, 즉 진정한 관계란 한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평등과 자유 그리고 존엄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고유한 존재로서의 자신을 타자와 나눌 수 있는 가능성의 세계를 가리킨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16

대학교는 다층적 위계주의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사회의 축소판이다. 그런데 그 존재의 위계구조에서 가장 밑바닥에 존재하고 있는 청소 노동자들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소중한 지혜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척박한 삶의 정황에서도 ‘인간됨’을 지켜내며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삶의 지혜이다. 삶의 지혜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는 한 개인의 삶에서뿐만 아니라, 한 사회가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구성하는 데도 중요하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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