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페리는 한 시간 후에나 출발하기 때문에 어밀리아는 느긋이 시내를 돌아보며 항구로 걸어갔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앞 청동 명판에는 이 건물이 앨리스 여관이었던 시절 이곳에서 허먼 멜빌10이 여름을 보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어밀리아는 휴대폰을 치켜들고 명판이 나오게 셀카를 찍었다. 앨리스 섬은 제법 근사한 곳이지만, 조만간 다시 올 일은 없을 것 같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4

에이제이는 남아 있는 손님들을 쫓아내고(특히 아무것도 안 사면서 네시부터 진을 치고 잡지를 죄 들쑤시는 무슨 유기화학 스터디그룹인가 하는 사람들에 짜증이 났다. 분명 그 사람들 중에 화장실 변기를 막히게 한 범인이 있었다) 말만 들어도 우울한 작업, 즉 영수증 정리를 했다. 그리고 마침내 주거지인 위층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그는 냉동 빈달루 한 봉지를 뜯어 전자레인지에 넣었다. 겉포장에 쓰인 대로 9분에 맞춰 돌렸다. 전자레인지 앞에 서 있는데 나이틀리 출판사에서 온 여자가 생각났다. 1990년대 시애틀에서 날아온 시간여행자 같았다. 닻 모양이 프린트된 방수 덧신과 꽃무늬 할머니 드레스, 보풀이 일어난 베이지색 스웨터, 어깨까지 내려온 머리칼은 부엌에서 남자친구가 잘라줬을 것 같다. 여자친구일까? 아니, 남자친구다. 에이제이는 단정지었다. 커트 코베인과 결혼할 무렵의 코트니 러브가 생각난다. 사나운 장밋빛 입은 ‘어떤 놈도 날 해치지 못해’라고 말하지만, 여리고 푸른 눈은 ‘그래 넌 날 해칠 수도 있고 아마 해칠 거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그 커다란 민들레 같은 아가씨를 울리고 말았다. ‘자알했군, 에이제이.’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6

세 잔을 비운 후 에이제이는 식탁에 엎어진다. 그는 백칠십 센티미터의 키에 몸무게는 육십삼 킬로그램밖에 나가지 않고, 냉동 빈달루의 영양도 섭취하지 않았다. 오늘밤 그의 독서 진도는 한 페이지도 나가지 않을 것이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9

거 왜 잘나가는 소설들 있잖아요, 별 중요하지도 않은 조연을 얼마간 쭉 따라가서 포크너식 확장성을 과시하는. 작가가 소소한 인물들까지 얼마나 신경쓰는지 보라고! 평범한 사람인데!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32

"만약 이게 단편이라면 이쯤에서 끝나겠죠. 조그만 반전이 일어나고 끝. 바로 그래서 산문의 세계에서 단편만큼 우아한 게 없다는 거예요. 만약 레이먼드 카버라면 당신은 내게 어줍잖은 위로를 표하고 어둠이 깔리며 모든 게 마무리되겠지. 하지만 지금 이건…… 아무래도 장편소설 같은 느낌이 더 드는군요. 그니까 감정적으로 말입니다. 끝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죠. 이해가 갑니까?"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33

"아, 그런가. 난 그냥…… 잠깐, 고등학교 때 읽은 것 중에 경찰이 나오는 단편이 하나 있었어요. 일종의 완전범죄 같은 건데, 그래서 기억을 하나 봐요. 이 경찰이 자기 아내한테 살해당해요. 무기는 냉동 소고기였고 범행 후 여자는 그 고기를 다른 경찰들한테 먹여서—"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 에이제이가 말했다. "그 단편소설의 제목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이고, 범행 무기는 양의 다리였지."
"맞아요, 그거!" 경관은 꽤나 기뻐했다. "역시 모르는 게 없으시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33

에이제이는 니콜이 그 어처구니없는 까만 새틴 드레스를 입고 현관 앞 기둥을 오른팔로 살짝 감싸안은 채 곱고 시커먼 입술을 꾹 다물고 있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비극적이게도, 내 아내가 뱀파이어로 변했어."
"가엾은 사람." 그녀는 포치를 건너와 에이제이에게 키스하며 멍 같은 립스틱 자국을 남겼다. "당신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같이 뱀파이어가 되는 것뿐이야. 괜한 저항은 하지 마, 그건 최악의 선택이니까. 당신은 좀더 쿨해질 필요가 있어, 이 너드 양반아. 자, 나를 안으로 들여보내줘."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35

이 괴상한 이야기는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마을을 소유하는 데서 비롯된 난관들, 부자들이 자기네 생활양식을 사수하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나에 관해 교묘하게 풀어냈다. 피츠제럴드의 진면목이 드러나. 『위대한 개츠비』는 의심의 여지 없는 걸작이지만, 가끔 보면 꼭 토피어리 정원수처럼 지나치게 다듬은 것 같거든. 그에게는 단편이 좀더 널찍하고 실컷 저지레를 할 수 있는 공간이야. 「리츠칼튼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는 매혹적인 정원 요정처럼 살아 숨쉰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36

"아냐! 감성적인 가치는 얼어죽을. 그 책은 엄청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태멀레인』은 희귀본 계의 호너스 와그너같은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요?"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유격수. 그의 야구카드는 희소가치가 높아 미국에서 가장 값비싼 카드로 꼽힌다.
"당연하죠, 우리 아빠가 야구카드 수집가였거든요." 램비에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귀중한 겁니까?"
말이 생각처럼 속시원히 나오지 않았다. "에드거 앨런 포가 처음으로 쓴 작품이에요, 그가 열여덟 살 때였죠. 오십 부밖에 안 찍은데다 익명으로 출간했기 때문에 극히 희귀한 판본입니다. 표지에 저자 이름이 ‘에드거 앨런 포’가 아니라 ‘어느 보스턴 사람’이라고 되어 있어요. 이 판본은 책 상태와 희귀본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사십만 달러 이상 나갑니다. 한두 해 있다가 경제사정이 영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면 경매에 내놓을 계획이었는데. 가게를 그만 두고 경매수익금으로 먹고 살 계획이었다고요."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40

에이제이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알코올중독자까지는 아니지만 술을 좋아해서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필름이 끊길 때까지 마십니다. 담배도 가끔 피우고 즉석냉동 식품을 주식으로 근근이 먹고살죠. 치실은 거의 안 씁니다. 전에는 장거리 달리기를 자주 했지만 지금은 숨쉬기 운동밖에 안 합니다. 혼자 살고, 의미 있는 사회생활과 인간관계가 부족하죠. 아내가 죽은 후로는 일하기도 싫어요."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44

"내 잘못이야." 에이제이는 두번째 맥주잔을 들이켠 후 말했다. "보험에 들었어야 했는데. 금고에 넣어뒀어야 했는데. 술에 취했을 땐 꺼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걸 어떤 놈이 훔쳐갔든, 내 과실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 거지." 진정제와 알코올의 조합은 에이제이를 부드럽게 녹였고, 그는 철학적이 되었다. 대니얼은 피처에서 맥주를 한 잔 더 따라주었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47

"포는 형편없는 작가야, 알잖아? 그 중에서도 『태멀레인』은 최악이지. 따분한 바이런 경6의 아류작. 좀 괜찮은 작품의 초판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치워버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자고. 하여간 나는 수집용 책들은 질색이야. 죽은 종이 뭉치에 다들 왜 그렇게 환장하는지. 중요한 건 거기 담긴 생각이라고, 이 사람아. 그 문장들." 대니얼 패리시가 말했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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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서점, 연매출 대략 35만 달러, 매출의 대부분은 휴가철 피서객이 몰리는 여름 몇 달에 집중.’ 하비 로즈의 메모가 이어진다. ‘매장은 17평. 주인 외에 정규 직원 없음. 어린이 책이 매우 적음. 온라인 활동은 걸음마 수준. 주민을 위한 행사 등 거의 없음. 문학을 주로 취급해서 우리에게 유리한 편이지만 피크리의 취향이 아주 독특함. 안주인 니콜이 없는 상태에서 그의 판매 수완은 신통치 않음. 피크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아일랜드 서점은 섬 안의 유일한 책방임.’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2

긍정왕 어밀리아의 신념은 감수성과 관심사를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과 같이 살 바에야 혼자 사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그렇잖은가?)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5

A. J. 피크리의 사무실 문은 닫혀 있었다. 복도를 반쯤 지나는데 스웨터 소매가 책더미 한 귀퉁이에 걸리면서 백여 권 아니 수백 권쯤 되는 책이 당황스러운 우렛소리를 내며 와르르 쏟아졌다. 문이 열렸고, A. J. 피크리는 그 난장판을 먼저 본 뒤에 눈을 돌려 무너진 책더미를 허둥지둥 다시 쌓고 있는 칙칙한 금발에 덩치가 큰 여자를 보았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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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된 새끼양 다리로 남편을 살해한 후 여자는 경찰들에게 그 양고기를 먹여서 ‘흉기’를 감쪽같이 처리하지. 달의 이 아이디어가 썩 그럴싸하다면서도, 램비에이스는 의문을 제기했어. 과연 전업주부가 작품에 묘사된 방식으로 양 다리를 훌륭하게 요리할 수 있겠냐고. 해동도 시즈닝도 마리네이드도 안 하고 말이다. 그래 갖고서야 어디는 타고 어디는 설익은 질긴 고기가 되지 않겠어? 요리는(범죄도) 내 알 바 아니지만, 그렇게 꼬치꼬치 따지고 들면 전체 이야기가 흐트러지지. 어쨌든 이런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최종 목록에 선정된 이유가 있어. 내가 아는 어떤 여자애가 달의 작품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를 아주 좋아했거든.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1

하이애니스1에서 앨리스 섬으로 가는 페리 안, 어밀리아 로먼은 손톱에 노란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칠이 마르기를 기다리면서 전임자의 메모를 훑어본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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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개의 말로도 내 진짜 감정 하나를 붙잡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은 나에게 말이 아니라 ‘느낌’으로 다가섭니다. 그림 앞에 서면 나의 내면이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드러나는 이유입니다.
결과적으로 그림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이는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달라진 뇌파로도 확인되지요. 내 몸과 마음이 최상의 리듬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11

‘일-사람 관계-부와 재물-시간 관리-나 자신’
삶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고 또 가장 향상시키고픈 다섯 가지 영역입니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오랜 기간 임상 현장에서 효과가 좋았던 명화들 중에서 엄선하여 구성했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압박을 느끼던 이가 먼저 마음의 빗장을 열고, 온갖 스트레스로 머리가 복잡하던 직장인들은 평안과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또한, 그림은 시간과 돈의 한계를 넘어 한 차원 높은 시선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게 만들어줍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13

원은 시작과 끝이 없는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영원’을 상징하고, 공간을 둘러싸 그 안에 있는 것들을 보호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원을 색칠하면서 사람들은 내면으로의 회귀와 만남을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만다라를 그리는 미술 치료는 임산부와 중년 주부, 직장인의 우울 등 여러 방면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는데, 그만큼 원은 우리의 무의식에 깊이 닿아 있는 형태라고 하겠습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29

이처럼 빨간색은 사람을 ‘업’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눈으로 받아들인 광선이 시신경 자극을 통해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혈액순환을 높이고, 혈압과 체온을 상승시키고, 신경조직을 자극합니다. 그래서 우울증 치료제를 일부러 빨간색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31

눈 먼 자를 위한 이 그림의 힘이라고 하면 세 가지가 있겠습니다.
먼저 한 가지에 매몰된 시선을 잠시 그림으로 돌려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힘, 노랗고 붉은 난색 계열을 통해서 신체 에너지를 선사하는 힘, 그리고 한 가지 더, 작은 조력자의 존재를 통해 정서적 위안을 주는 힘이 있습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43

아름답다고 평가했을 때는 뇌 전두엽 중에서도 보상계인 내측안와전두엽이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보상계란 도파민dopamine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즐거움과 쾌락을 느끼는 뇌의 영역입니다. 시각으로 인지된 그림이 사람의 감정이나 심리 상태를 좌우하는 뇌에도 영향을 미쳐, 행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얘기입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97

대인관계에 원만함을 보이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주황을 많이 꼽지요. 빨간색처럼 강하지는 않으면서 우리에게 에너지를 주고, 노란색처럼 쾌활하면서 그보다는 편안함을 주기 때문입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110

자꾸 사람들 사이에 내가 겉도는 것 같다면, 다른 사람들에게서 문제를 찾기 전에 먼저 나의 모습을 돌이켜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들이 손 내밀기 어려운 철벽 같은 갑옷을 입고 있을지 모릅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115

그림을 감상하며 마음이 편한 음악을 함께 들으면 더 효과가 좋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음악은 슈베르트Franz Schubert의 즉흥곡 2번 내림 A장조인데, 어떤 심상이 떠오르기보다는 투명한 음 자체를 즐길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120

미술창작과 감상에 관한 한 논문에 의하면, 예술가가 지닌 자아의 ‘리비도libido’는 자기 작품 속의 등장인물과 예술가 자신의 동일화를 이루게 합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130

‘리비도’란 인간의 모든 행동 속에 숨어 있는 근원적 욕망을 뜻하는데, 그 리비도가 작품에서 사랑의 대상을 선택하고 발견하는 즐기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131

리비도의 추구와 전이라는 무의식적인 기능 하에서, 화가가 작품 속에 빠져들었듯이 우리도 무도회에서 행복해 하는 사람들과 합체되어 공감대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것이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 하는 우리의 본능을 충족시켜주는 이 그림의 비밀이라고 하겠습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131

우리는 돈에 대한 이해관계나 인간적 배신에 의해 참 많이 부대끼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사람에게 염증을 느낀다고 하죠. 하지만 이런 숭고한 사랑이야기를 접하게 될 때면, 또다시 사람을 믿어보고자 하는 마음이 고개를 드는 것 같습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141

미워하는 일도 에너지 소모이기에 그렇습니다. 내게 불쾌감을 준 이미지를 몰아내기 위해 나의 몸은 포도당의 일부를 아드레날린 생산으로 돌립니다. 그 전까지는 몽땅 엔도르핀(즐겁게 웃을 때 몸에서 나오는 호르몬)을 생산하는 데 썼던 포도당이 줄어드니, 당연히 그만큼 불행해지죠. 그리고 그렇게 생산된 아드레날린을 소모하기 위해 소리를 지릅니다. 자기도 모르게 벌컥
화를 내고 이내 머리를 감싸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나는 화를 냄으로써 아드레날린을 발산하고 불쾌감을 해소했지만, 이제 상대방이 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키우게 되죠. 미움의 악순환입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152

돈과 행복의 관계를 조사한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의 기사에 따르면 물건을 구매하기(소유)보다 무언가를 하는 편(경험)이 훨씬 더 큰 만족감을 주고, 수입과 상관없이 타인을 위해 돈을 쓸 때 더 큰 행복을 느낀다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187

아버지도 가장이라고 권위를 내세우거나 바깥일에 정신이 팔려 있지 않습니다. 편하게 앉아서 자기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옛날이야기를 읊어주고 있죠. 아이들도 아버지의 이야기에 푹 빠져 듣고 있고요. 아내가 둘러쓴 붉은 천과 주황색 죽이 따뜻한 분위기를 돋구어냅니다. ‘밖에서 돈을 벌어오는 집안의 기둥’이라는 부담스러운 타이틀이 아닌,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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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결핍 이론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 이론을 지지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서로 잘 지내지 못하는 이유는 관계 맺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즉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가 싸운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라면서 읽기, 쓰기, 셈하기를 배웠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 어떻게 서로 소통하는지 가르쳐주는 수업은 전혀 받지 못했다. - <관계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58337 - P7

다른 전문가들은 사실은 우리가 잘 지내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잘 지내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동기 부여 이론이다. 달리 말하면, 불편한 상대방과 좀더 친밀해지려는 동기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싸운다는 것이다. 싸우고 나면 뭐라도 남기 때문에, 우리는 적대감과 대립 관계로 끝나고 만다. 싸우는 것이 차라리 일정한 반응을 불러오므로, 결국 우리는 그 사람과 적대하고 갈등하는 관계에 빠지게 된다. - <관계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58337 - P7

한편 이 분야의 이론 중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천성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인간관계 갈등의 원인을 찾기도 한다. 이 이론은 데보라 태넌이 쓴 책 《남자를 화나게 하는 말 여자를 토라지게 하는 말》과 존 그레이가 쓴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덕택에 유명해졌다. 두 저자들은 남성과 여성의 말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 소통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의 언어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주안점이 있는 반면에 남성의 언어는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다. - <관계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58337 - P9

인지 이론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분노 혹은 관계에서 빚어지는 갈등이 궁극적으로는 정신적인 허상 때문에 일어난다는 입장이다. 달리 말해서, 우리가 누군가 싸움을 벌일 때 우리는 실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스스로 주입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렇게 자신을 속인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왜곡된 생각들이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ies(미래에 대한 개인의 기대가 그 미래의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경향성)으로 작용해서 아주 타당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짜증을 느끼는 사람에게 일단 멍청이라고 낙인을 찍으면 그 사람을 멍청이로서 대한다. 그리하여 자기 생각이 옳았다고 믿으며, 그 사람은 실제로 멍청이가 되는 것이다. - <관계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58337 - P10

일부 전문가들은 자존감 부족이 인간관계 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즉 자신을 아끼고 존중하지 않으면 남을 사랑하는 일도 힘겨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자신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을 남에게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인지이론가들 중에도 이런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아이가 자존감을 키우며 자라면 그만큼 남에게 따뜻하고 믿음이 넘치는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으며 성인이 되어서도 폭력, 범죄, 조직범죄 따위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 <관계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58337 - P11

한편 또 다른 전문가들은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관계 소진relation burnout’이라 불리는 또 다른 문제에서 생겨난다고 믿는다. 누군가와 관계가 불편할 때 부정적 측면은 언제나 더 악화되기 일쑤다. 가령 배우자끼리 헐뜯는 일이 심해지면 연애 때의 즐거운 유희는 중단하게 된다. 이윽고 결혼생활 자체가 골칫거리, 짜증, 외로움의 근원이 되고, 한때 느꼈던 기쁨과 애정은 사라지고 만다. 이쯤 되면 차라리 별거를 하거나 이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 <관계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358337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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