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의 가장 강력한 힘 중 하나는 내 문제를 객관적으로 쳐다봄으로써 변화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거든요.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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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딱히 남편 생각은 없다. 남편들은 손이 많이 간다. 그렇다고 여생을 홀로 보낼 생각도 없다. 내 말은, 강좌를 같이 들을 정도의 사람만 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온라인 미팅은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로즈 왈, 아니란다. "아니 그게 맞는다고 쳐도, 레이철, 넌 앞으로 살 날 중에 지금이 제일 젊잖아."

-알라딘 eBook <비바, 제인>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0

나는 딸이 하나 있다고, 이름은 아비바라고 했다. 그는 아비바, 히브리어로 봄철 또는 순진무구함을 뜻하죠, 라고 말했다.

-알라딘 eBook <비바, 제인>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3

그러나 나는 더치페이를 고집했다. 나는 다시 만날 의향이 있을 때만 남자에게 밥값을 내게 한다. 로즈는 그게 페미니즘이거나 페미니즘의 정반대라고 하지만, 나는 그냥 그게 매너라고 생각한다.

-알라딘 eBook <비바, 제인>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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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쓰다 막혔을 때는 읽는 게 도움이 된다.
안톤 체호프의 「미녀」, 캐서린 맨스필드의 「인형의 집」, J. D. 샐린저의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ZZ 패커의 「브라우니」 혹은 「딴 데서 커피를 마시다」, 에이미 헴플의 「앨 졸슨이 묻혀 있는 묘지에서」, 레이먼드 카버의 「뚱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인디언 마을」.
아래층에 다 있을 거야. 못 찾겠으면 얘기해라, 네가 나보다 뭐가 어디 있는지 더 잘 알 테지만.
사랑을 담아, 아빠가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95

어떤 것이 훌륭하고 보편적으로 인정된다고 해서, 그게 그것을 싫어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주: 이 문장을 쓰는 데 반나절이 걸렸다. 내 두뇌가 ‘보편적으로 인정된다’는 말에서 헛돌더군.)
너의 카운티 단편소설 공모전 출품작 「바닷가 나들이」에서 나는 샐린저의 단편이 연상됐다. 내가 이 얘기를 꺼내는 건 네가 대상을 탔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대상 수상작, 아마 제목이 「우리 할머니의 손」이었지, 그건 형식이나 이야기나 모두 훨씬 단순했어, 확실히 감정을 더 건드리긴 했지만. 기운 내, 마야. 서점 주인으로서 장담하는데, 수상 경력이란 건 판매에는 좀 영향을 끼칠지 모르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거의 아무런 상관도 없다.
—A. J. F.

P.S. 네 단편에서 가장 발전가능성이 엿보이는 부분은, 이야기에서 공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야. 사람들은 왜 지금 그런 행동을 하는가? 위대한 글쓰기의 특징이지.
P.P.S. 한가지 흠을 잡자면, 수영을 할 줄 안다는 내용은 좀더 일찍 도입했으면 하는 정도.
P.P.P.S. 하나 더, 독자들도 ATM이 뭔지는 알걸.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03

한 문장이 마야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우리 아버지가 내 손을 잡고 악수했을 때, 나는 내가 작가가 되었음을 알았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13

천장은 낮았고, 다양한 시대의 벽지를 몇 겹이나 뜯어내야 했다. 기초는 흔들흔들 불안했다. 에이제이는 그 집을 ‘십 년 후의 집’이라고 불렀는데, ‘십 년 후에는 살 만해질 집’이라는 뜻이었다. 어밀리아는 ‘프로젝트’라고 불렀고, 곧장 공사에 착수했다. 마야는 얼마 전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여정을 헤쳐나온 터라 ‘백엔드’라고 명명했다. "호빗이 살 것처럼 생긴 집이잖아요."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14

에이제이는 딸의 이마에 입맞춤했다. 이런 훌륭한 너드를 배출하다니 기쁘기 그지없었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14

진실로!
마야, 내게 어밀리아 이전에 다른 아내가 있었고, 서점 주인이 되기 전에 다른 일을 했었다는 걸 넌 아마 모를 거다. 나는 니콜 에번스라는 이름의 여성과 결혼했었다. 나는 그녀를 무척 사랑했어. 그녀는 교통사고로 죽었고, 그때 이후로 오랫동안 내 안의 커다란 부분이 죽어 있었다. 널 발견하기 전까지.
니콜과 나는 대학에서 만났고, 대학원에 입학한 그해 여름에 결혼했다. 그녀는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그 전에 이십 세기 여성 시인들(에이드리엔 리치, 마리안 무어, 엘리자베스 비숍. 그녀는 실비아 플라스를 진짜 혐오했어)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나는 나대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있었다. 내 논문은 E. A. 포의 작품에 나타난 질병 묘사에 관한 것이었고, 특별히 좋아하는 주제도 아니었지만 진짜 경멸할 정도로 정나미가 떨어지던 중이었지. 그때 니콜이 문학적 삶을 살아가는 더 나은, 더 행복한 길이 있을 거라고 말을 꺼냈다. 내가 말했어, "그래, 가령 어떤?"
그녀가 말했다. "서점 주인."
"좀더 자세히 말해봐." 내가 말했다.
"내 고향에 서점이 하나도 없다는 거 알아?"
"진짜? 앨리스 정도 되는 동네면 하나쯤 있을 법도 한데."
"그래." 그녀가 말했다. "서점 없는 동네는 동네라고도 할 수 없지."
그렇게 우리는 대학원을 때려치우고 그녀의 신탁기금을 헐어 앨리스 섬으로 이주했고, 아일랜드 서점이라는 가게를 열었지.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당시엔 전혀 알지 못했음은, 말할 필요가 있을까?
니콜의 사고 이후 몇 년 동안 나는 만약 그때 박사학위를 마쳤더라면 내 인생이 어떻게 됐을까 종종 생각했다.
말이 옆으로 샜군.
이 작품은 E. A. 포의 단편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라고 해도 될 거야. ‘하루살이’라고 표시된 상자를 보면 내 공책과 스물다섯 쪽짜리 논문(주로 「고자질하는 심장」에 관한 것이다)이 있을 거야. 혹시라도 네 아비가 다른 삶을 살았던 시절에 작업했던 걸 좀더 읽어보고픈 마음이 있다면.
—A. J. F.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16

분명히 말해두는데, 새것이 전부 다 옛것보다 나쁘다는 건 아니다.
호박 머리 부부가 무쇠 머리 아이를 낳는다. 요즘 들어 나는, 매우 명백한 이유가 있다고 짐작되는데, 이 소설이 무척 많이 생각난다.
—A. J. F.

P.S. 토비아스 울프의 「머릿속에 박힌 총알」도 자꾸 생각난다. 그것도 한번 읽어보렴.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30

두 커플은 점점 술에 취한다.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사랑이 아닌지 말다툼을 벌인다.
내가 한참을 골똘히 생각해온 문제는, 어째서 싫어하는/혐오하는/결함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들에 관해 쓰는 것이 사랑하는 것들에 관해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운걸까 하는 거야.* 이 소설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편인데도, 마야, 아직 그 이유에 대해선 뭐라고 운을 뗄 수가 없구나.
(또한 너와 어밀리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다.)
—A. J. F.

* 물론 이것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많은 글들이 설명된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56

"당신 때문에 우는 게 아냐. 나 때문에 우는 거지. 당신을 발견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알아? 끔찍한 데이트를 몇 번이나 했는지 알아? 다시—" 이제 그녀는 숨이 찬다. "—다시 데이트 사이트에 가입할 순 없어. 그럴 순 없다구."
"빅버드, 늘 앞서가는군."
"빅버드라니. 아니 대체……? 이 시점에 우리 사이에 그 별명을 들먹이면 안 되지!"
"누군가를 만나게 될 거야. 나도 그랬는걸."
"엿이나 드셔. 난 당신을 좋아해. 당신에게 길들여졌어. 당신이 내 남자라고, 이 바보야.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순 없어."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60

특이한 방법으로 고객의 돈을 갈취하는 서점 주인에 관한 짧은 희극. 캐릭터들을 보면, 로알드 달의 작품에 흔히 등장하는 기회주의적인 기괴한 인물들의 집합이다. 플롯을 보면, 반전은 늦게 오고 이야기의 결함을 충분히 상쇄하지도 못한다. 「서적상」은 정말이지 이 목록에 있어선 안 되는데—어느 모로 봐도 로알드 달의 특출난 작품은 아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 발끝에도 못 미치지—그럼에도 여기에 올렸다. 범작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 목록에 올려놓은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까? 답은 이렇다. 네 아빠는 거기 나오는 캐릭터들과 연결점이 있어. 그 점이 나한테 의미가 있다. 이 일은 하면 할수록(그래, 당연히 서점이지, 그리고 오그라들게 감상적이 아니라면 이 삶 또한) 그게 바로 핵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결되는 것 말이다, 우리 귀여운 꼬마 너드. 오직 연결되는 것.
—A. J. F.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64

아주 심플한 거야, 그는 생각한다.마야, 그는 말하고 싶다,이젠 다 알아.
하지만 그의 두뇌가 말을 듣지 않는다.
마땅한 말을 못 찾으면 빌려 쓰는 거지.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1우리는 혼자라서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1 C. S. 루이스가 한 말로 알려져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 루이스를 다룬 영화 <섀도우랜드>(윌리엄 니콜슨 극본)에서 극중 루이스(앤서니 홉킨스 분)의 대사로 나온다.
내 인생은 이 책들 안에 있어, 그는 마야에게 말하고 싶다.이 책들을 읽으면 내 마음을 알 거야.
우리는 딱 장편소설은 아니야.
그가 찾고 있는 비유에 거의 다가간 것 같다.
우리는 딱 단편소설은 아니야. 그러고 보니 그의 인생이 그 말과 가장 가까운 것 같았다.
결국, 우리는 단편집이야.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65

"우리는 우리가 수집하고, 습득하고, 읽은 것들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여기 있는 한, 그저 사랑이야.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런 것들이, 그런 것들이 진정 계속 살아남는 거라고 생각해."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67

그는 고개를 끄덕였고, 마야는 아버지의 두 손에 자기 손을 포갰다. 차갑던 그의 손이 이제 따뜻해지고, 그는 오늘은 이걸로 할 만큼 했다고 판단한다. 내일은, 어쩌면, 말을 찾아낼지도.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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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아기’를 입양해서 럭(행운)이라고 이름 붙인 광산촌 사내들에 대한 몹시 감상적인 이야기다. 내가 처음 이 단편을 읽은 것은 프린스턴 대학에서 미국 서부문학에 관한 세미나를 들을 때였고, 그때는 티끌만큼도 감동이 없었어. 당시 제출한 리뷰(1992년 11월 14일자)를 보면 내가 유일하게 괜찮다고 언급한 건 스텀피, 켄턱, 프렌치 피트, 체로키 살, 뭐 이런 생기발랄한 캐릭터 이름뿐이었지. 이 년 전쯤 어쩌다 「로링 캠프의 행운」을 다시 들춰보게 됐는데 하도 펑펑 울어서 내 도버 염가 문고판이 수해를 입은 걸 볼 수 있을 거다. 생각건대, 중년이 되니 물러진 것 같구나. 그러나 또한 생각건대, 근자의 내 반응은, 인생의 시기마다 그에 딱 맞는 이야기를 접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말해주는구나. 명심해라, 마야. 우리가 스무 살 때 감동했던 것들이 마흔 살이 되어도 똑같이 감동적인 건 아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야. 책에서나 인생에서나 이건 진리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51

책을 도둑맞고 나서 몇 주 동안, 아일랜드 서점의 매출은 미미하긴 해도 통계적으로 희한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에이제이는 이 매출 증가의 요인을 비교적 덜 알려진 경제지표, 일명 ‘호기심 많은 동네 사람들’에 돌렸다.
선의를 품은 동네 사람(이하 ‘선동사’) 한 명이 옆걸음으로 계산대에 다가온다. "『태멀레인』에 대해 무슨 소식 없어요?" 〔해석: 당신의 중차대한 개인적 손실을 내 개인적 즐거움으로 삼아도 될까?〕
그러면 에이제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아직 아무 얘기도." 〔해석: 사는 건 여전히 엿 같지.〕
선동사: 아, 분명 조만간 뭔가 나올 거예요. 〔해석: 현 상황의 결과가 어찌 되든 어차피 난 투자한 것도 아니니 낙관적으로 본다고 손해볼 건 없지.〕 새로 나온 책 중에 내가 아직 안 본 거 있나요?
에이제이: 두어 권 있죠. 〔해석: 거의 다일걸. 당신은 몇 달 동안 우리 서점에 얼씬도 안 했잖아. 아니, 몇 년은 됐겠다.〕
선동사: 뉴욕타임스 서평란에서 본 책이 있는데. 표지가 아마 빨간색이었던가?
에이제이: 네, 알 것 같기도 한데. 〔해석: 그렇게 두루뭉술한 말이 어딨냐? 저자, 제목, 줄거리 설명, 이런 게 있어야 찾는 데 도움이 되지. 표지가 빨간색인 것 같다느니 뉴욕타임스 서평란에 실렸다느니 하는 건 당신 생각보다 훨씬 더 도움이 안 돼.〕 그 책에 대해 다른 건 생각나는 게 없으시고요? 〔네 머리에서 나온 말로 하라고.〕
그런 후에 에이제이는 그 선동사를 신간 코너로 데려가 양장본을 사게 만들고야 만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53

한동안 그네들은 능력이 출중한 여자가 잘못된 결혼으로 고생하는 줄거리의 현대물에 호응했다. 여자에게 어떤 일, 그러니까 자기들에게는 벌어지지 않는(혹은 벌어졌어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그런 종류의 일이 벌어지면 마음에 들어했다. 여주인공을 재고 자르고 판단하는 데서 재미를 찾았다. 자식을 버리는 여자는 도를 넘은 거지만, 남편이 끔찍한 사고를 당하면 대체로 환영이다(남자가 죽고 여자가 새로운 사랑을 찾으면 금상첨화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82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포동포동한 여자애가 초등학교 운동회 행사를 위해 연습한다.
여자애가 뜀틀을 넘느냐 못 넘느냐 하는 문제에 얼마나 그애와 함께 노심초사하게 되는지, 너 자신도 놀랄걸. 바우슈는 외견상 이렇게 소소한 에피소드에서 강렬한 긴장감을 짜낼 수 있고(하지만 확실히 이게 포인트지), 바로 그 점을 통찰해야 한다. 뜀틀 행사도 항공기 사고 못잖은 엄청난 드라마가 될 수 있다는 것.
아버지가 되고 난 다음에야 이 이야기와 조우했으니, 프리마야(마야가 오기 전) 시대에도 이 소설을 좋아했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인생에서 단편에 더 끌리는 시기를 여러 번 거쳐왔다. 그 중 한 시기는 네가 걸음마하던 시절과 일치한다. 내가 장편을 읽을 시간이 어디 있었겠니, 안 그래, 우리 딸?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92

마야는 자신의 손을 에이제이의 손 위에 얹어 아직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게 막는다. 아이는 눈으로 그림과 글 사이를 왔다 갔다 훑는다. 돌연 ‘빨강’이 빨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기 이름이 마야라는 것을 알게 되듯, 에이제이 피크리가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게 되듯, 세상에서 제일 좋은 곳이 아일랜드 서점임을 알게 되듯.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99

가족여행이 엉망이 되어버린다는 내용이다. 이건 에이미가 가장 좋아하는 거지. (그녀도 언뜻 보면 꽤 귀여운데, 안 그러냐?) 에이미와 내 취향이 항상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이건 나도 좋아한다.
에이미가 이 소설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을 때, 그녀의 기질 속에 내가 생각지 못했던 기묘하고 놀라운 것들, 내가 가보고 싶은 어두운 장소들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사람들은 정치와 신, 사랑에 대해 지루한 거짓말을 늘어놓지. 어떤 사람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한 가지만 물어보면 알 수 있어.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엇입니까?’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00

그에 대한 속죄로, 여전히 그의 취향은 아니지만, 에이제이는 『늦게 핀 꽃』에 기회를 주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여든 살이고, 통계학적으로 말해서 4.7년 전에 죽었어야 한다’라고 책은 시작했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02

에이제이는 어밀리아를 피쿼드1로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피쿼드는 앨리스 섬에서 두번째로 훌륭한 해산물 전문 식당이다. 가장 훌륭한 식당은 엘 코라손인데 점심 때는 문을 열지 않고, 문을 연다 하더라도 고작 비즈니스 미팅인데 엘 코라손은 너무 연애 분위기로 보일 것 같았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06

에이제이는 테이블 위로 상체를 기울여 어밀리아의 얼굴에 흘러내린 금색 곱슬머리를 쓸어넘겨주었다. "당신을 처음 보고선 민들레를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어밀리아는 의식적으로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도무지 감당이 안 되는 머리라니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에요."
"전문용어로 잡초인 것 같네요." 그녀가 말했다.
"당신 진짜 아름다워요."
"학교 다닐 때는 빅버드14란 소릴 들었죠."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43

에이제이는 책을 덮어 도로 램프 옆에 세워놓았다.
그는 쪽지를 썼다. ‘사랑하는 어밀리아에게. 만약 당신이 나이틀리의 가을철 도서목록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앨리스 섬에 온다면 솔직히 못 견딜 것 같습니다. —A. J. F.’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45

개구리 내기에서 진 상습 내기꾼에 대한 이야기로,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원형이다. 줄거리는 대단할 게 없지만 트웨인 특유의 이야기 솜씨에서 비롯된 재미 때문에 읽어볼 가치가 있다. (트웨인 소설을 읽고 있으면 종종 그가 나보다 더 재미있어하는 건 아닐까 의심스럽다.)
‘뜀뛰는 개구리’를 보면 항상 리언 프리드먼이 섬에 왔을 때가 생각난다. 기억나니, 마야? 잘 모르겠다면 나중에 에이미한테 물어봐라.
문지방 너머로 에이미의 낡은 보라색 소파에 앉아 있는 너희 두 사람이 보인다. 너는 토니 모리슨의 『솔로몬의 노래』를 읽고 있고, 에이미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고 있지. 얼룩무늬 고양이 퍼들글럼이 두 사람 사이에 자리를 잡았고, 나는 기억이 닿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46

"난 섬에 처박혀 있고, 가난하고, 애도 딸렸고, 수익이 점점 줄어드는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거 잘 알아요. 당신 어머니가 나를 싫어하고, 작가 이벤트를 주최하는 일에는 영 젬병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73

"내가 말할 수 있는 거라곤…… 내가 말할 수 있는 거라곤, 우린 함께 헤쳐나갈 수 있을 거예요, 맹세코. 나는 내가 읽는 책을 당신도 같이 읽기를 바랍니다. 나는 어밀리아가 그 책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내 아내가 되어주세요. 당신에게 책과 대화와 나의 온 심장을 약속할 수 있습니다, 에이미."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73

어밀리아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당신을 사랑하니까 이건 비밀로 해두겠어. 리언 프리드먼(리어노라 페리스?)이 썼듯, ‘좋은 결혼이란, 적어도 한 부분은 음모로 이루어진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74

"무슨 말씀이신지 알아요, 엄마. 눈 감고 달려드는 걸로 보이지 않는다는 거죠." 램비에이스가 말했다. "남자는 여자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죠. 여자는 남자가 전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고. 둘 다 세상에 완벽이란 건 없다는 걸 알고 있죠."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75

에이미는 병을 뒤집어 바닥면에 적힌 제목을 읽었다. ‘좋은 사람과 귤(Good Man-darin)은 찾기 힘들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76

‘사랑받지 못하리라는 은밀한 두려움이 우리를 고립시킨다. 하지만 고립이야말로 사랑받지 못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유일한 이유다. 언젠가, 언제일지 모르는 어느 날, 당신은 차를 몰고 길을 가리라. 그리고 언젠가, 언제일지 모르는 어느 날, 그가 혹은 그녀가 거기에 있으리라. 당신은 사랑받을 것이다. 생애 처음으로, 결코 혼자가 아니기에. 혼자가 아니기를 선택했기에.’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76

남자는 아내 옆에서 딴 여자들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아내는 마뜩잖다. 결말의 멋진 비틀기는 반전에 가깝다. 너는 영리한 독자니까 반전이 있을 거라는 걸 아마 알겠지. (반전이 있으리란 걸 알면 그 반전은 만족도가 떨어지는가? 예상치 못한 반전은 조악한 구성의 증후인가? 글을 쓸 때는 이런 것들을 고려해야 해.)
딱히 글쓰기와 관련된 사항은 아니지만…… 언젠가 너도 결혼에 대해 생각할 날이 오겠지. 주변에 딴 사람이 있어도 너밖에 안 보인다는 사람을 골라라.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77

몸져누운 아버지가 ‘가장 훌륭한’ 스토리텔링 방법에 대해 딸과 논쟁한다. 분명 마음에 들어할 거야, 마야. 지금 바로 아래층에 내려가서 네 손에 이 책을 쥐여줄지도 몰라.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90

마야의 창의적 글쓰기 수업 숙제는, 자신이 좀더 잘 알았으면 좋았을걸 하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나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내게 유령이나 다름없다." 마야는 썼다. 첫 문장은 잘 풀렸는데, 이 다음엔 어디로 가지? 마야는 이백오십 단어를 쓰면서 아침나절을 다 허비한 끝에 패배를 인정했다. 이야기랄 게 없었다, 그 남자에 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그는 정녕 마야에게 유령이었다. 애초에 구상부터 실패가 내재된 일이었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91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마야는 어밀리아의 고양이에 대해서 썼다.
‘퍼들글럼은 프로비던스에서 앨리스 섬으로 이사를 하게 될 줄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마야는 문장을 수정했다. ‘퍼들글럼은 서점 위층에 살게 될 줄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알라딘 eBook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중에서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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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 아주머니는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 <그림의 힘>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0044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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