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국가가 정기적으로 선거를 치른다. 그럼에도 민주주의는 다른 형태로 죽어간다. 냉전이 끝나고 민주주의 붕괴는 대부분은 군인이 아니라 선출된 지도자의 손에서 이뤄졌다.4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는 물론 조지아, 헝가리, 니카라과, 페루, 필리핀, 폴란드, 러시아, 스리랑카, 터키, 우크라이나에서도 선거로 추대된 지도자들이 민주주의 제도를 전복했다. 오늘날 민주주의 붕괴는 다름 아닌 투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13

선거로 시작된 민주주의 붕괴는 위험하면서도 미묘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칠레의 피노체트처럼 일반적인 쿠데타에 의한 민주주의 붕괴는 즉각적이고 뚜렷한 형태로 일어난다. 가령 대통령 궁에 불이 난다, 대통령은 피격당하거나 투옥되고 혹은 해외로 추방된다, 헌법은 효력을 잃거나 폐기된다. 그러나 선거를 통한 붕괴에서는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탱크가 거리로 진격하는 법은 없다. 헌법을 비롯한 형식적인 민주주의 제도는 온전히 남아 있다. 시민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투표를 한다. 선출된 독재자는 민주주의 틀은 그대로 보존하지만, 그 내용물은 완전히 갉아먹는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13

민주주의 기반이 아무리 튼튼하다 해도 극단주의 선동가는 어느 사회에서나 등장하기 마련이다. 미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가령 헨리 포드Henry Ford, 휴이 롱Huey Long, 조지프 매카시Joseph McCarthy, 조지 월리스George Wallace와 같은 인물들이 그들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시험은 이러한 인물이 등장하는가가 아니라, 정치 지도자와 정당이 나서서 이러한 인물이 당내 주류가 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이들에 대한 지지와 연합을 거부하고, 필요하다면 다른 당의 민주주의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경쟁 세력과 적극적으로 연대함으로써 이들이 권력을 잡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가이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극단주의자를 정치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성 정당이 두려움과 기회주의, 혹은 판단 착오로 인해 극단주의자와 손을 잡을 때 민주주의는 무너진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16

선출된 독재자는 사법부를 비롯한 중립 기관들을 자신의 입맛대로 바꾸거나 ‘무기로 활용하고’, 언론과 민간 영역을 매수하고(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정치 게임의 규칙을 바꿔서 경쟁자에게 불리하게 운동장을 기울인다.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장악한 독재자의 시나리오에서 가장 비극적인 역설은 그가 민주주의 제도를 미묘하고 점진적으로, 그리고 심지어 합법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죽인다는 사실이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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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9월 11일 정오 칠레 산티아고 도심에서 몇 달째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산 호커 헌터 전투기가 급강하하더니 산티아고 중심에 위치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대통령 관저인 모네다 궁전에 폭격을 가했다. 이후 폭탄 공세는 계속 이어졌고, 모네다 궁전은 불길에 휩싸였다. 3년 전 진보 연합의 대표로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살바도르 아옌데Salvador Allende는 궁전 안쪽에 방어벽을 설치했다. 아옌데 임기 동안 칠레는 사회불안과 경제 위기, 그리고 정치 마비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아옌데 대통령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운명의 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곧 아우구스토 피노체트Augusto Pinochet 총사령관이 이끄는 칠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고 국가권력을 장악했다. 운명의 그날, 아옌데 대통령은 아침 일찍 라디오 방송을 통해 자신은 결코 투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수많은 지지자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아옌데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대통령 궁을 호위했던 군 병력과 경찰 모두 그를 버렸고, 라디오 선언은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졌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아옌데 대통령은 죽었다. 그리고 칠레의 민주주의도 함께 죽었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중에서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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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자신의 온몸으로 끌어안고 모순을 뚫고 나가려는 헌신, 그런 자세와 철학이 민중의 사랑과 존경을 받게 하는 것 같아요. - <추미애의 깃발>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5001 - P128

제주 4·3은 현대사의 비극을 가장 민주적으로 풀어낸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적 입법과 사법적 해결, 국가 차원의 배상과 보상을 이끌어낸 ‘역진불가’(逆進不可)의 예이기도 합니다. 정부의 사과와 사법부의 무죄 선고, 국가의 책임까지 연결하는 작업은 세계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경우라고 합니다. - <추미애의 깃발>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5001 - P155

그냥 묻고 지나가면 잘못된 역사가 반복될 뿐입니다. 부끄러운 일이에요.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앞으로의 잘못을 예방하는 일이기도 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기본작업이기도 합니다. - <추미애의 깃발>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5001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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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를 결집시키는 것, 그것은 눈물입니다. 촛불도 눈물입니다. 그 눈물이 힘이 되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누군가는 힘 없는 혁명, 패배한 혁명이었다고 말하지만, 동학이 살아난 것이 제주 4·3이고, 제주 4·3이 살아난 것이 광주 5·18이고, 그 5·18이 또 살아나서 촛불이 되었습니다. - <추미애의 깃발>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5001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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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자체가 기본적으로 인권침해적이라는 걸 인식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시민적 상식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 <추미애의 깃발>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5001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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